이슈브리프

북한의 핵위협이 날로 증가하고 있고 우리의 안보는 더욱 위태로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동맹인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위해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확장억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무슨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우리는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우리 정부는 북핵위협에 대응하여 북한의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먼저 공격하겠다는 킬체인(Kill-Chain),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겠다는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그리고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북한에 대해 대량 보복을 하겠다는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이라는 “3축체계(3-Axis)”를 구축하여 대응하겠다고 하는데 이 모든 방안이 재래식 군사력에 기반하고 있어서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즉 우리가 추구하는 3축체계가 북핵위협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것인지를 확신할 수는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를 구체화하기로 했는데, 한국이 추구하는 3축 체계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어떻게 상호 연결되고 보완적인지 명확하지 않다. 특히 북핵에 대해 미국이 무슨 수단을 동원하여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 있으며, 미국이 확장억제조치에 대한 결정을 할 때 우리가 어떻게 참여하고 협의할 것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들이 남아있다.

미국의 안보공약과 확장억제를 믿지만 미국의 정책은 정부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미국은 앞으로 베트남 전쟁과 같은 군사적 개입을 피하며, 핵무기 위협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란이나 침략에 대해서는 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협력하여 대처해야 할 것“이라는 ‘괌 독트린’을 발표하고 1971년 주한미군 제7사단을 철수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은 자주국방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카터 대통령도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했었다. 이렇듯 미국의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변하고 우리의 안보는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고, 미국 정부의 교체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처한 안보상황은 닉슨 독트린이 발표되었을 때보다 좋다고 할 수 없고, 우리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

핵무기는 핵무기로만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에서의 정설이다. 1991년 소련연방이 해체되기 직전 소련은 유럽에 배치되어 있던 약 2만개의 전술핵무기를 철수했고, 미국도 한국에 배치되어 있던 핵무기를 포함하여 전세계에 배치되어 있던 6천여개의 핵무기를 철수했다. 한때 미국은 900개가 넘는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했었고 1991년경에는 약 100개의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었다. 지금 북한은 최소 30개에서 최대 60개에 달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를 지키고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현재 미국이 본토에 보관하고 있는 130여개의 전술핵무기중 수십개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확장억제의 개념과도 부합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은 유럽에 약 100개의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고,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에 대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의 핵무기 운영 계획 수립에 참여할 기회를 주고 유사시 이들 국가들의 항공기에 미국의 핵무기를 장착하여 운반하게 하는 핵무기 공유체제(Nuclear Sharing)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렇게 하면서 왜 한반도에서는 안된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곤란하다.

북한은 예측불허한 상대이다. 경제적으로 실패했고 가지고 있는 것은 핵무기뿐인데 언제든지 우리에 대해 기습공격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핵을 가진 북한이 서해에 있는 작은 섬을 무력으로 기습 점거하면 우리는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면 북한은 우리에게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것인데, 북한의 핵위협에 우리가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우리를 지원할 지도 의문이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가 제대로 작동되는 지를 검토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김정은이 한국에 대해 미사일 발사 명령을 하는 것을 사전에 알 수 있는지, 김정은의 명령이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발사를 준비하는데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얼마만에 우리에게 도달할 것인지, 또한 우리의 대응에는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알아야 대응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 모든 과정이 “보고, 결심하고, 대응한다”는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매우 긴박한 상황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간 확장억제의 실행 절차를 협의하고 연습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도발의 징후를 보이면 괌, 하와이 그리고 일본에 있는 B-52 전략폭격기, F-35 스텔스기, 핵잠수함 등의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배치할 것인데, 전략자산의 전개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와는 협의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는 유럽의 경우와는 다르다. 유럽에서는 핵무기 운영계획, 목표, 절차 등을 논의하고 공유하는 핵기획그룹(NPG, Nuclear Planning Group)을 설치하여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확장억제를 위해서는 핵무기가 어떠한 상황에서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은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 지 궁금하다. 미국은 핵무기 사용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우리와는 어떠한 절차를 거치고 결정되어 실행될 것인지를 협의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