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ner: Hillary R. Clinton
총평
기대 했던 만큼 매우 흥미로운 토론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생각보다 트럼프 후보의 준비가 많이 안 되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팽팽한 토론이 되지 못했다. 토론회 때의 후보들의 오늘 토론에서의 하이라이트 발언들도 상대적으로 적었고, 한 시간 가까이 되어 클린턴측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준비했다”는 오늘의 사운드 바이트가 나왔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은 본인에게 주어질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 (너무) 철저히 준비한 모습이었다.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짧지만 명료하게 실수였다고 책임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부분, 건강문제가 나올 거라 예상하고 ‘스태미나’에 관해 국무장관으로 일하면서 보낸 시간/방문국가 등의 수치를 열거하는 부분, 마지막 코멘트 직전 카메라를 정면으로 향하고 했던 연설에 가까운 응답 등 지나치게 많이 준비한 느낌마저 들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토론이 10명이 넘는 후보들이 나와서 하는 공화당 경선 토론회와는 차원이 다른 양자 대결이었다는 점을 숙지하고 연습했어야 했다.
첫 30분 가량은 트럼프가 상당히 선전했다. 본인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무역통상부분과 일자리 문제를(물론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집요하고 상당히 공격적으로 몰고 갔다. 그러나, 이후 세금납부내역서 문제, 인종차별문제, 오바마 대통령 출생지 문제 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평정심을 잃는 모습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출생증명서 부분은 오늘 밤 트럼프 측 재난의 하이라이트격이었다.
대선 토론에서는 토론에 임하는 자세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후반부 트럼프 후보가 흥분한 모습은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였다. 토론 내내 클린턴의 말을 끊는다던지, “wrong”이라고 말하면서 끼어든다던지, 비웃는 듯 한 표정을 짓는다든지, 사회자인 Lester Holt에게 살짝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분들은 모두 마이너스 요소였다. 이에 반해, 클린턴은 트럼프가 무슨 소리를 해도 무시하는 듯 한 제스쳐나 표정은 절대로 짓지 말라고 단단히 강훈련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대통령 토론회에 임하는 올바른 표정 짓기 교과서를 보는 듯했다. (레스터 홀트는 그다지 존재감 없는 사회자 역할을 했다.)
토론회는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다. 토론회를 보는 시청자들 중 대다수는 이미 응원하는 후보가 정해져 있다. 맘을 아직 정하지 못한 유권자라도 누가 더 대통령(presidential)스러운 지를 보는 것이지, 누구의 정책이 더 맞고 틀리고를 보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의 대결인 이번 선거의 토론회에서는 누가 더 대통령스럽지 않은가(unpresidential) 혹은 정말 찍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확인하러 시청한 유권자도 많을 것이다.
오늘 밤, 더 대통령스러워 보였던 것은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클린턴 후보 지지자들은 기분 좋게 잠에 들 것 같다.
Best moments for Trump:
마지막 코멘트. Hillary Clinton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I will absoultely support her.”
Best moments for Clinton:
“I call it ‘Trumped Up, Trickle Down’ because that’s exactly what it would be,”
“I think Donald just criticized me for preparing for this debate. And, yes, I did. You know what else I prepared for? I prepared to be president. And I think that’s a good thing,”
* 본 글의 내용은 연구진들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