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2020년 COVID-19 팬데믹(pandemic) 이후 중국의 외교 노선은 기존의 주동작위(主动作为) 노선과는 다른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COVID-19가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음모론 제기, △중국의 방역 성과 및 정치체제에 대한 미화 및 선전, △타국의 방역 상황에 대한 비난 및 조롱, △특정 국가에 대한 외교·경제적 보복 등은 상대국가가 불쾌감과 우려를 느낄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이 중국의 애국주의 영화 ‘전랑(战狼, Wolf Warrior)’을 연상시키면서, 중국의 공격적 외교 행태는 ‘전랑외교(战狼外交, Wolf Warrior Diplomacy)’라고 불리고 있다.
이러한 전랑외교는 COVID-19의 발병과 팬데믹으로 중국 정부가 직면한 대내외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COVID-19에 대한 초기 대응 실패로 중국 정부는 대내적으로 시진핑 및 중국공산당 통치체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확대됨으로써 정치안보적 위협에 직면했다. 대외적으로는 COVID-19 사태가 팬데믹으로 발전하면서 COVID-19에 대한 중국 책임론 확산, 중국 체제에 대한 비난과 공격, 반중 정서의 전 세계적 확산이라는 도전을 극복해야 했다. 이와 같은 대내외적 도전을 극복하고 중국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는 중국 내 애국주의 노선으로 형성된 민족주의적 정서와 COVID-19 방역 성과를 바탕으로 소위 전랑외교를 시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년여간 전랑외교를 통해서 중국 정부는 △COVID-19 책임론 회피, △중국 체제의 우월성 과시,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이미지 구축, △미국의 반중 연대 약화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볼 때, 전랑외교는 중국 내 민족주의적 정서를 자극해 당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유도함으로써 시진핑 정부가 직면한 정치안보적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서 추진되고 있었다.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자국의 경제력과 외교력을 기반으로 미국 주도의 반중 연대에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압박으로 가함으로써 미국의 반중 연대를 약화하고 장기적으로 중화질서의 재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2022년 제20차 당대회를 통해서 시진핑의 3연임의 공식화가 예상되고 있다. 시진핑의 3연임은 정기적인 세대 교체나 집단지도체제와 같은 개혁개방 이후 형성된 당내 정치적 관례를 깨는 행위이기 때문에 중국공산당 내의 공감대 형성은 물론,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진핑은 자신의 3연임이 자신의 권력욕에 의한 독재정치로의 회귀가 아니라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드러내고 핵심이익의 수호와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전랑외교를 지속 및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러한 전랑외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외교와 가치외교를 추진하는 현 상황은 미국의 동맹이자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 중견국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그 참여 정도를 조정할 수는 있지만 미국 및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랑외교를 추진하는 중국은 이를 계기로 한국에게 압박과 회유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중국이 한국에게 가할 외교적·경제적 공세는 물론 해상 충돌, 문화 및 가치 갈등을 계기로 하는 민간 부문에 대한 비난과 여론 공격 등 다양한 압박을 염두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목차
요약
I. 들어가며
II. 전랑외교의 출현 배경
1.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국내외 도전과 기회
2. 중국의 애국주의 노선
III. 전랑외교의 의도
1. COVID-19 책임론 회피
2. 중국 체제의 우월성 과시
3. ‘책임 있는 대국’ 이미지 구축
4. 미국 주도의 반중 연대 약화
5. 소결: 전랑외교의 함축성
IV. 향후 전망
1. 전랑외교의 지속: 국내정치의 안정화 필요성
2. 전랑외교의 확대: 경제 제재와 군사 압박
V. 나가며: 전랑외교와 한중관계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