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8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 7월 1일 방글라데시 다카 식당, 7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쇼핑몰에서 ISIS 연계 테러가 잇달아 일어났다. 2015년 11월 13일 파리 테러 이후에도 ISIS가 배후를 자처하는 자살폭탄과 총격 테러가 미국 샌버나디노, 터키 이스탄불과 앙카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벨기에 브뤼셀, 미국 올랜도 등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발생했다. 왜 ISIS 테러가 극성을 부릴까?
2016년에 들어와 IS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장악 영토의 1/3 이상을 잃고 재정 압박에 시달리며 조직원들 다수가 떠나가는 위기에 처해있다. 반 ISIS 국제연합전선의 공습과 이라크 정부군의 공세로 전투에서 밀리니 비대칭 전략인 테러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6월 29일 이슬람 칼리프 제국 선포 2주년을 앞두고 ISIS 지도부는 존재감 과시를 위한 테러 공격이 어느 때보다 필요했고 온라인 선전 선동에 박차를 가했다. 6월 초부터 시작된 성스러운 달 라마단 기간에 성전을 벌이라고 부추겼다.
하지만 테러 확산의 근본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ISIS 지도부의 낮은 조직 장악력과 탈 중앙화”에 있다. ISIS 조직원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극단주의에 빠졌기 때문에 핵심 지도부의 권위, 명령체계, 위계질서를 크게 존중하지 않는다. 조직 수뇌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조직원을 선별하고 일사 분란하게 지휘체계를 작동하는 알카에다와는 사뭇 다르다.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충원된 ISIS의 경우 상향식 조직의 특성 상 하부 조직의 목소리가 훨씬 크며 중앙 지도부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테러를 벌인다. 방글라데시, 이집트, 리비아에서처럼 ISIS보다 훨씬 앞서 조직된 이슬람 급진단체가 테러 감행 후 ISIS 지부임을 자처하며 유명세에 편승하기도 한다. 먼저 테러를 저지른 후 ISIS 배후를 주장할 경우 핵심 지도부로도 잃을게 전혀 없다.
중앙 지도부의 통제 없는 산발적인 테러는 테러의 불가측성을 더욱 높인다. 더구나 세기말 적인 ISIS 모방 테러는 각 국의 특정한 국내 문제와 맞물리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근거지를 둔 ISIS 핵심 수뇌부가 사라져도 각 나라의 부정부패, 치안부재, 이민자 통합, 총기허용 등의 취약한 고리를 공격하는 테러가 이어질 것이다.
이번 이스탄불 국제공항 테러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의 부정부패와 권위주의 정치가 결정적인 촉발요소로 작용했다. 물론 터키가 반 ISIS 국제연합전선에 참여하며 시리아와 긴 국경선을 접하고 있고 과거 “zero problems with neighbors” 정책 하에 이슬람 극단주의 격퇴에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 것 역시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독 터키에서 ISIS 테러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에르도안 정부가 테러 전담 인력을 정적 관리를 위한 공안 부서에 대거 배치한 데다가 유능한 인력이 직언을 하면 바로 퇴출시켜 치안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일어난 ISIS 연계 테러의 경우, 총기규제의 허술함이 취약고리였다. 개방적인 민주 사회임에도 911 테러 공격 이후 보안 검문 검색이 강화되고 다문화정책보다는 동화정책이 힘을 얻었으나 미국의 고질적인 총기허용 문제가 온라인 극단화를 거친 외로운 늑대에게 빌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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