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23 17:00 | 수정 : 2015.01.26 10:30
1. 누가 뒤를 잇는가?
79세인 이복동생 살만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다.
사우디를 세운 압둘아지즈 국왕은 22명의 부인 사이에 아들 44명 을 뒀다. 그러나 사우디는 장자나 아들 아닌 형제 승계 체제이다. 23일 서거한 90세 압둘라 국왕은 2005년 즉위했으나 왕세제 시절인 1995년부터 병석의 이복형 파드 국왕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사우디를 통치해왔다. 이제 국방부 장관과 리야드 주지사를 역임한 살만이 국왕이 되고 이복형제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가 왕세제가 된다.
2. 장자 계승이 아닌 형제 계승 체계라면 사우디에 왕자의 난이 발생할 수 있나?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현재 사우디에는 약 7,000여 명의 왕자가 있고 많은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우드 왕실은 정치 권력과 석유 자원을 둘러싼 경제 이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견해 차이에 따른 내부 분열로 인해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오고 막대한 이해 관계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압둘라 국왕은 2007년 선출위원회를 조직하여 국왕 단독으로 후임 왕세제를 고르는 방식을 없앴다. 위원회 내에는 다양한 모계라인의 대표가 포함돼 있어서 일종의 집단지도체제 방식으로 작동한다. 물론 현재 왕자들이 너무 나이가 많은 것은 문제다. 사실 압둘라 국왕 재위 시절 2명의 왕세제가 노환으로 죽었다. 하지만 이제 왕세제가 된 막내 아들 무크린은 69세로 대부분의 조카들보다 나이가 어리다.
3. 그렇다면 사우디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 이슬람 급진세력의 부상, 둘째, 셰일 가스 혁명과 저유가이다.
사우디 왕실은 폐쇄적인 지배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과 순응에 대해 과도하게 강조해왔다. 왕실 체제에 대한 순응이 이슬람의 실천이라는 담론을 확산하고 순수한 초기 이슬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살라피즘’을 강조했다. 이는 곧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2001년 911 테러 공격을 자행한 알 카에다 소속 19명 이슬람 지하디스트 가운데 15명이 살라피와 와하비파에 속한 사우디인이었다. 이는 곧바로 2004년 12월 친미 왕실을 겨냥한 사우디 내부 테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와 더불어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 혁명 이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OPEC의 리더라는 지위가 위태로워진 것도 큰 문제이다. 사우디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지분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대대적인 증산으로 저유가를 이끌고 있다. 저유가로 셰일개발의 채산성을 낮춰 앞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려는 계획이다. 이에 단기손실을 감수하고 미국 셰일개발업체와 한판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이러한 저유가 상황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셰일업체들을 시장의 논리에 따라 정리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 게다가 이란과 러시아가 저유가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사실 역시 미국의 지켜보기 대응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와 OPEC도 언제까지나 손실을 감수할 수 없는 만큼 올해 중반 쯤에는 유가가 70달러대로 반등할 것이다. 물론 인구 60% 이상이 20대 이하 젊은 층이라는 것, 여성에 대한 과도한 억압 같은 문제들도 사우디의 불안정을 야기시키는 큰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