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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단계 대만 공격 시나리오’ 분석
단기 기습에 대규모 상륙작전 쉽지 않을 듯
 
대만은 중국에 늘 눈엣가시였다. 시진핑의 장기집권을 눈앞에 둔 중국은 2022년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가 시작하면서부터 대만을 겨냥해 매달 1회 이상의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1월에는 군용기 39대를 띄워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고, 5월에는 랴오닝 항모를 동원해 8일간 100회 이상 함재기를 뜨웠다. 심지어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에도 계속 군용기를 띄우며 대만을 압박했다.

8월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펠로시의 방문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시진핑 주석이 전면에 나서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불 갖고 장난치면 타죽는다”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펠로시가 대만을 떠난 다음 날인 4일에는 동부전구 휘하의 공군기와 해군기 100여 대를 동원해 사상 최대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꾸준히 노려온 중국의 공격 시나리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지금까지 크게 3차례 군사분쟁을 조장해 왔다. 1954년 1차 대만해협 위기에서 중국은 이장산다오(一江山島)와 다천췬다오(大陳群島)를 점령해 저장성 앞의 대만 영토를 빼앗았다. 1958년 2차 대만해협 위기에서는 진먼다오(金門島)를 겨냥했지만 미국이 개입하자 전략을 바꿨다. 중국은 향후 21년간 진먼에 47만여 발의 포탄을 발사하며, 미국과 수교하고서야 포격을 그쳤다. 마지막 3차 위기는 1996년 대만 최초의 직선제 총통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군사적 압박으로 시작됐다. 중국이 대만 해상봉쇄에 나서자 미국은 항모전단 2개를 파견했다. 군사적 격차를 실감한 중국은 물러났다.

열세인 중국은 미국이 동중국해로 오는 것을 막는 일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그래서 1996년 3차 대만해협 위기 이후 중국은 A2AD(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을 기조로 미국을 막고 대만을 점령하고자 했다. 반접근이란 적의 분쟁지역 전개를 지연시키거나 멀리 떨어져서 작전하게 하는 것, 지역거부란 적이 분쟁지역에 접근했을 때 작전을 방해한다는 뜻이다.

2000년대 초반 시점에서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공격 시나리오는 우선 3단계 공격이었다. 먼저 진먼과 마쭈 등 중국 본토에 가까운 거점을 점령한 다음, 대만에 가까운 펑후다오(澎湖島)를 점령하고, 마지막으로 대만으로 상륙해 들어간다는 복안이다. 만약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충분하다면 대만까지 단번에 상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륙작전을 위해서는 4가지 선제적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제공권을 장악해야 하고, 둘째로 제해권을 장악해야 한다. 하늘과 바다를 모두 장악하지 못하면 상륙은커녕 부대는 이동하다가 소모된다. 셋째로는 승함에서 상륙까지 치밀한 스케줄로 해상수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스케줄이 한 번이라도 꼬인다면 상륙공격 시 필수적인 수적 우세를 보장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상륙부대의 화력 우위가 필수다. 해군 함포사격이든 전폭기의 근접항공지원이든 지상군의 야포이든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화력지원이 없으면 전쟁은 이길 수 없다. 따라서 급격히 성장하는 경제를 바탕으로 중국은 2000년부터 15년간 연평균 10%를 넘는 국방예산 증가율을 유지하면서 급격히 군사력을 증강했다.
 
표1
 
대만의 12배에 이르는 중국 군사력
 
사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군은 엄청난 예산 투입에도 군 현대화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시진핑 시대에는 집권 이후 ‘2개의 100년’과 ‘중국몽’의 국가전략을 제시하면서, 국방 목표로 ‘강군몽’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군은 과거 7대 군구로 나뉘었던 병력을 2015년부터 5대 전구로 개편했고, 군종은 육·해·공군에 로켓군과 전략지원부대를 더해 5대 군종으로 재분류했다. 요컨대 시진핑에 이르러서야 어느 정도 군 현대화가 이뤄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우선 전체 규모로만 놓고 보아도 중국과 대만의 군사력은 비교 불가능하다. 중국은 대만의 12배에 이르는 병력을 보유한다. 군사장비도 6~10배 정도 숫자에서 차이가 난다. 게다가 심각한 것은 2010년대 이후 중국군에도 첨단 정밀타격 무기가 널리 보급되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만은 중국의 극심한 반발로 미국이나 기타 서구 국가에서 첨단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빈번히 좌절되면서 전력이 급격히 노후화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에 이르러 중국과 대립각을 본격적으로 세운 후에야 미국이 첨단 장비를 판매하고 있어 힘겹게 전력을 따라잡고 있다.

실제 전쟁이 발생하면 동부전구 병력이 대만 공격의 주역이 된다. 육·해·공군의 합동전력으로 구성된 동부전구는 육군 제71·72·73 3개 집단군에 더해, 중국의 3대 함대 중 하나인 동해함대, 그리고 상하이·푸저우 기지 휘하에 10개 전투기여단을 두고 있다. 대만과 일본을 상대한다는 중요성으로 인해 중국 최강의 스텔스기인 J-20이 상하이 기지의 9여단에 배치되어 있으며, 상륙작전에 대비해 최신형 075형 강습상륙함을 포함해 상륙함 22척을 배치해 놓았다. 상륙 임무를 맡을 수륙합성여단 4개가 동부전구에 위치하며, 이들이 대만 상륙의 첨병을 맡게 된다. 심지어 올해 1월에는 인민해방군 육전대(중국판 해병대)의 사령관이었던 쿵쥔이 동부전구의 육군사령관을 맡았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려면 우선 A2AD부터 확실히 돼야 한다. 아니면 미국과 함께 AUKUS(미국·영국·호주 등 3개국이 2021년 9월15일 공식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협의체)의 일원인 영국과 호주가 자동 참전하고, 일본까지 가세할 수 있다. 아직 중국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전력이다. 이런 위험을 안고서라도 대만을 점령하려면 미군 등 지원군 전력이 도착하기 전인 2주 내에 점령을 완료해야만 한다. 2주 내 점령을 감안하면 동부전구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최소한 남부전구 병력까지 동원해야 하고, AUKUS 등의 견제까지 생각하면 북부전구도 움직여야 한다.

전쟁이 시작되면 제공권 장악이 우선이다. 공군력은 수적으로 중국이 훨씬 우세하며, 동부군구에는 J-20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되어 있다. 대만 공군도 F-16V 같은 4.5세대 전투기를 도입했지만 공중전으로만 치면 역부족이다. 공중전력의 부족은 방공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대만은 요격용 미사일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전투기뿐만 아니라 중국 로켓군이 보유한 다양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들이 주요 시설을 타격할 것이다.

하늘을 장악했으면 이제 바다를 건너와야 한다. 중국 해군 전체의 함정 보유 수는 360척으로, 300척을 가진 미군보다 많다. 그러나 막상 동부전구에는 상륙함이 22척뿐이고, 9만 명의 대만 지상군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5만 명 이상을 동원해야 한다. 대만 예비군까지 감안한다면 최대 120만 명을 투입해야 한다. 여기에 전차와 장갑차, 다연장발사차량 등을 포함한 수천 대의 차량 등 수송해야 할 지상군 장비도 상당하다.

단기 기습에 이런 정도의 병력 동원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인원과 장비를 모두 실어 나를 상륙함은 없다. 여기에 대만은 해군함은 부족해도 수많은 지상 발사 대함미사일로 적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 결국 상륙 병력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중국 해군은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해군 함정이 공격당하면 여기에 탑승한 상륙 병력과 장비도 상당 부분 손실될 것이다. 즉 제해권을 장악하더라도 중국 해군은 엄청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미·중 전쟁 되면 주한미군기지도 공격 대상
 
상륙작전 자체도 문제로 꼽힌다. 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상륙 당시 15만6000여 명을 수송하기 위해 함정 5000여 척을 투입했다. 동부전구의 수륙합성여단 4개에 해병여단 2개를 더해 6개 여단으로 1차 상륙전력을 구성하더라도 전체 전력은 4만 명도 못 된다. 게다가 후속전력 11만 명과 장비를 2주 내에 전개하는 것도 어렵다. 중국이 자랑하는 해상민병대를 동원하더라도 병력과 장비를 기간 내에 옮기는 것은 거의 무리에 가깝다.

결국 2주 내에 승리하지 못하면,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과 전쟁을 수행해야만 한다. 중국이 퇴각하지 않는다면 이제 대만전쟁은 미·중 전쟁으로 번지며 전혀 다른 국면으로 바뀌게 된다.

이때부터 대한민국도 전쟁에 끌려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미·중 전쟁 국면이 되면 주한미군기지는 중국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영토 안의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을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한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중국에 대한 교전에 임할 수 있다. 물론 중국에 대한 공격 대신 방어만을 취할 수도 있다. 주한미군이 약화되고 중국과 교전하는 상황은 북한에는 대남 공격의 호기가 된다.

한편 북한이 중국과 협의를 통해 주한미군을 묶어두기 위해 국지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을 위해 동북아에 할당된 정보감시정찰자산을 중국에 집중하는 동안 북한에 대한 감시가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은 독자적 대북 감시능력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만전쟁은 중국과 대만 양국의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대한민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 본 글은 8월 13일자 시사저널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About Experts

양욱
양욱

외교안보센터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2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방송을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현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