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2021년에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은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1 핵무기는 대량살상무기(WMD)의 일종이다. 그 외 대량살상무기로는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 전자기펄스(EMP)가 있으며 본 보고서에서는 이 세 가지 무기를 통칭하여 기타대량살상무기(OWMD)라고 한다. 본 보고서는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후속 연구의 결과로,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위협의 특성을 밝힌다.
쟁점
수십 년 전 북한 정권은 정권의 생존을 확보하고 한국을 지배하여 북한 주도의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기 위해 강력한 군 무기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일찍이 소련으로부터 핵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당한 북한은 화생무기 개발을 추진했고, 그 후에는 EMP 무기 및 사이버 역량도 개발했다. 그러나 2021년 보고서에 기술된 바와 같이, 지난 20년간 북한은 상당한 핵무기 역량을 구축해왔다.
다량의 핵무기를 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기타대량살상무기 역량을 유지하며 사이버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평시에 영향을 주기 위해, 그리고 한국과의 전면전을 준비하기 위해 기타대량살상무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여기서 한국과의 전면전은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전쟁, 즉 단순히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 본 연구는 북한의 정보 부인으로 인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인식하며, 공개된 문헌을 바탕으로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활동을 설명하고자 한다. 또한 한미 양국이 이러한 무기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제안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더욱 강력한 한미 방어력이 북한의 공격성을 억제하기를 기대한다.
접근법
본 보고서는 다양한 공개 자료에서 입수한 북한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에 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저자들은 각자의 군사 전문성, 북한에 대한 지식, 과거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 사용 내용을 토대로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이 평시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내지는 사용될 수 있는지 밝히고, 위기상황이나 전시에는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한 가정을 제시한다. 본 보고서는 억제의 기초 이론 또한 제시하는데, 특히, 한미 양국이 북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해당 이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기타대량살상무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민간인 사상자 수를 추정하기 위해 기타대량살상무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면적과 한국의 인구 밀도가 사용되었고, 시설 및 장비에 미치는 영향은 다양한 출처를 통해 추산되었다. 그 후 저자들은 각자의 혁신적인 제안을 덧붙여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주요 연구 결과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위협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북한은 상당한 양의 화학무기(알려진 바에 따르면 2,500~5,000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생물학무기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핵 EMP 공격을 실행하기에는 충분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재래식 EMP 공격 역량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매우 공격적인 사이버 해커부대를 조직했으나 이 해커부대가 한미 주요 인프라의 사이버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알려진 바가 없다(시간이 지나면서 성공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 북한은 평시에 억제, 강압, 영향력 행사를 위해 기타대량살상무기보다는 주로 핵무기를 사용한다. 북한은 사람을 대상으로 화생무기를 시험하는 경우와 화학무기를 통해 암살을 시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타대량살상무기의 사용을 피해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평시에 기타대량살상무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정권 생존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 북한은 정보를 수집하고 금품을 편취하며 피해를 가하기 위해 평시에 적극적으로 사이버 능력을 이용했다(예: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 평시의 북한 도발에는 여러 목적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주된 목적은 정권이 저지른 많은 실패를 무마하고 자신들의 힘이 건재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한편, 대외적으로 김정은은 한국보다 북한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2 나아가 북한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고자 한다.
• 북한은 도발을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북한의 평시 도발은 대량살상무기 사용 등의 상황 악화의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미사일 시험발사 및 핵실험과 같은 북한의 도발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미 양국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막고자 한다.
• 북한은 ‘핵 그림자’가 한미 대응을 상당 부분 억제할 것으로 기대하며, 미래에는 평시에도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 전시에 북한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정권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무기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면전의 성격을 상당히 바꾸어 한미 군사력 및 민간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다. 이러한 전쟁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하면 한국과 미국은 대참사를 겪을 수 있다.
제언
본 연구는 수집한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행동 방침을 제안한다.
• 제한적 기타대량살상무기/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의 제한적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북한의 공격을 탐지하고 공격의 책임 소재를 파악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은 제한적 대량살상무기 공격도 전쟁 행위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러한 공격은 전면전의 신호탄이 되는 전조공격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미 양국이 사실상 전면전이 실제로 시작될 것이라고 판단하면, 북한의 미사일 및 핵무기를 격퇴하기 위해 조기 재래식 대전력 대응을 개시할 완벽한 명분이 생긴다. 이러한 대응은 뒤따르는 북한의 전면공격(북한 정권은 단 한 번의 타격으로 한국군을 소탕하기 위해 이러한 공격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을 약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3
• 전면적 기타대량살상무기/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 한미군사계획은 북한이 기타대량살상무기,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사용하여 한국을 침략하는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감시 및 경고, 대전력 작전, 적극 방어, 소극 방어, 복구 및 재건, 민방위 등을 포함하여 충돌 발생에 대비한 전략 및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한미 양국 정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이미 이러한 개발을 완료했을 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전략적 억제 및 전투 집단(strategic deterrence and warfighting group)’4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제를 강화하고 억제가 실패할 경우 격퇴하는 데 필요한 전략과 역량을 권고할 수 있다. 한미연합사는 제안된 전략에 부합하는 전쟁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한미 양국 정부는 전략 및 전쟁 계획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 충돌 억제. 한미 양국은 북한의 모든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억제’의 행동방침은 기타대량살상무기와 사이버공격을 수반하는 도발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왜냐하면 북한과의 모든 대립은 전쟁으로 확장될 위험을 안고 있으며 북한의 소위 ‘핵 그림자’는 기타대량살상무기의 사용을 확대하려는 북한의 의지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도발하는 경우응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시 한미 양국은 이를 직접적으로 저지하지 않더라도 한국 사회 및 문화(김정은이 ‘악성 암’으로 간주한 바 있다5)에 관한 외부 정보를 북한에 대량 유입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또한 중국 등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사례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유엔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석탄 등의 화물을 운송하는 북한 선박을 금지 및 몰수하여 군사계획에 전용되는 외화조달을 방해하겠다는 위협도 가능하다.
• 북한에 적대감이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 한미 양국은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고 입증함으로써 한반도의 대립 고조에 대한 김씨 정권의 정당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미 양국의 적대감에 대한 북한의 잘못된 정보를 적극적으로 반박할 수 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일방적인 ‘당근과 채찍’ 전략을 이행하여 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북한의 협상 거부를 막을 수 있다. 가령, 한국과 미국은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을 북한에 공급하고, 북한 청년들에게 유학 기회를 제공하거나, 유엔에 일부 섬유 수출 제재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협상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여러 제안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 및 KN-23 탄도미사일 사찰을 요청할 수 있다. 북한이 이를 거절할 경우 상당수의 북한 고위층은 김정은의 거절에 분개할 가능성이 크다(첫 번째 ‘채찍’). 두 번째 채찍은 한미 양국이 불법 환적에 연루된 북한 선박을 차단 및 몰수함(차단에 동참하도록 중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으로써 대북 경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다.
• 협상 난국 타개. 대내외적으로 북한은 북미 문제 해결의 책임이 미국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북한에 합리적이고 나아가 통 큰 제안을 함으로써 북한의 협상 거부를 타개하고 북한이 한미와의 협의를 거부할 경우에는 북한에 책임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요약문
도표
1. 서론
방법론
북한의 목표와 전략
북한의 비대칭 전력 사용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고서의 구성
2.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의 배경
북한의 화학무기 역량 개요
북한 화학무기의 종류, 영향, 지속성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
화학무기 운반
화학무기 사용은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북한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북한은 평시에 제한적 공격을 위해 화학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북한의 화학무기 확산
북한은 주요 공격 및 전면전을 위해 화학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북한 화학무기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잠재적 대응책
발사 이전 단계
표적 탐지
북한 화학무기와 연관된 표적 파괴
적극 방어
소극 방어
사후 관리
보복 및 비용 부과
억제력 달성을 위한 방어 및 보복 조치 결합
3. 북한의 생물학무기 위협
생물학무기의 배경
북한의 생물학무기 위협
탄저병
유행성출혈열
북한의 생물학무기 사용 가능성
평시
전시
북한의 생물학무기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잠재적 대응 방안
발사 이전 단계
적극 방어
소극 방어와 사후 관리
보복 및 비용 부과
방어 및 보복 결합을 통한 억제력 달성
4. 북한의 EMP 위협
EMP 개요
북한의 핵 전력
북한의 잠재적 핵 EMP 공격
한국에 대한 핵 EMP 공격
미국에 대한 핵 EMP 공격
북한의 비핵 EMP 역량
북한 EMP 공격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잠재적 대응
5. 북한 사이버 역량의 위협
북한의 사이버 위협 개요
북한 사이버 역량의 성격과 규모
북한은 어떠한 사이버 역량을 사용할 것인가?
평시 전략적 효과를 위한 북한의 사이버 공간 이용 가능성
북한은 강압 및 전쟁 목적으로 사이버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북한의 사이버공격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나?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잠재적 대응
협상
방어적 대응
공세적 대응
제3국 협력
결론
6.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사이버 무기 혼합 사용의 특성 및 대응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공격 예측
북한은 기타대량살상무기와 사이버 역량으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시너지 효과 달성
북한은 기타대량살상무기와 사이버 역량을 사용할 의지가 있나?
평시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 사용
위기나 제한적 전쟁 상황에서의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 역량 사용
전면전에서의 북한의 기타대량살상무기 및 사이버공격 사용
북한의 전면전 준비
북한의 전면전 실행
북한의 남침 실패 후 정권의 생존
중국 개입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한국과 미국의 대응 계획
평시 대응
‘당근과 채찍’ 전략
전시 대응
결론
부록. 핵 EMP의 기술적 설명
약어
참고문헌
본 보고서는 아산정책연구원과 RAND 연구소가 공동으로 집필한 연구 보고서입니다.
- 1. 베넷 외, 2021.
- 2.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다. 남한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라디티야 레이(Siladitya Ray),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한국의 선제타격 발언 비난하며 한국군에 대한 핵전투 무력 수행 협박(Kim Jong-Un’s Powerful Sister Threatens Nuclear Elimination Of South Korea’s Military After Pre-Emptive Strike Warning)”, 포브스(Forbes), 2022년 4월 5일.
- 3. 이 문장은 토마스 마레스카(Thomas Maresca), “남측의 공격 시 북한의 핵 대응 경고: 괴멸, 전멸(N. Korea Warns of Nuclear Response to South If Attacked: ‘Total Destruction and Ruin)”, 유나이티드 프레스 인터내셔널(United Press International), 2022년 4월 5일자에 수록된 김여정의 말을 인용했다.
- 4. 핵·재래식 통합전(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같이 사용했던 제대로 된 통합전은 마지막으로 1980년대 유럽에서 발생했다)에 정통한 자문단으로, 한미 군지도부에 북한의 핵무기, 기타대량살상무기, 사이버공격의 잠재적 영향과 장래 충돌 발생 시 미국의 핵무기 대응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책임 당국이 적절한 전략 및 군사 계획을 수립하도록 도울 수 있다.
- 5. 최상훈, “김정은, K-Pop은 새로운 문화 전쟁에서 ‘악성 암’(Kim Jong-Un Calls K-Pop a ‘Vicious Cancer’ in the New Culture War)”, 뉴욕타임스, 2021년 6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