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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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 서방은 러시아를 강하게 제재하였으며 우크라이나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쟁의 승패는 가려지지 않고 있으며,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측의 사회경제적 손실, 병력 손실은 계속 커지고 있으며 무기도 고갈되어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비해 러시아의 경제력이 크지만, 서방에 비교해 러시아의 경제력은 작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더욱 지원하여 전쟁을 조기에 종식할 수 있지만 러시아는 주요한 순간마다 핵 사용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서방을 견제하였다. 일부 신흥시장국가들의 대러 제재 불참, 핵협박을 통해 서방의 대(對)우크라이나 대규모 군사지원을 제한하려는 러시아의 전술 등 역시 전쟁이 길어지고 있는 요인의 하나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가 강하고 서방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과 러시아 간 탈동조화는 글로벌 공급망과 가치사슬 재편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미중 전략경쟁, COVID-19 팬데믹, 디지털 대전환, 기후변화 등과 상호작용하면서 국제사회는 대전환을 맞이하고 있으며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러시아는 독일, 프랑스 등 일부 서방 선진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희망하지만 이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러시아를 자국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BRICS, SCO 회원국을 늘리면서 중동,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과는 최고의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중국에만 의존하지 않으려고 자국의 에너지와 광물 자원을 활용하여,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가운데 경제 안보 불안 요소가 많은 한국, 일본 등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할 것이다. 러시아는 다극 질서를 추구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한미 동맹과 민주주의 연대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와의 협력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아야 북-중-러 권위주의 연대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외교 전략은 한미 동맹의 축이 튼튼하게 구축되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만,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우리를 미국 동맹네트워크의 틈새로 생각하여 이를 공략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그들의 부당한 압력이나 요구에 대해서는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을 발휘하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와 전황

 
2022년 2월 24일 푸틴 대통령은 특별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포하였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로 대대적으로 침공하였다.1 개전 초기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차량이 아닌 총알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서방의 망명 권유를 거부하고 전쟁을 진두지휘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였다.2 전쟁 이틀째인 2월 25일 키이우 외곽 호스토멜 공항을 점령하려고 러시아 공수부대가 투입되기도 하였지만3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를 성공적으로 방어하였다.

개전 직후 서방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및 감축, 러시아 해외 자산 압류, 러시아 은행 SWIFT 퇴출, 전략물자 러시아 수출 금지, 서방 기업의 러시아 시장 철수, 러시아와의 인적·문화 교류 중단 등 러시아를 강력히 제재하였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청을 받아들여 대전차 공격무기 재블린 등을 지원하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2022년 3월 25일 우크라이나의 군사 잠재력을 대폭 감소시켰고 돈바스 해방에 주력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1단계 주요 과업을 끝낸다고 밝혔다.4

소위 특별군사작전 1단계에서 휴전 협상이 벨라루스에서 2차례, 튀르키예에서 2차례 진행되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가입과 안전을 보장받고 NATO 가입 포기한다는 초안이 마련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러시아의 침공 목표가 우크라이나 중립화, 非나치화, 비무장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허가,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 합병 인정 및 돈바스 지역의 독립국 인정 등 6가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휴전 협상은 결렬되었다.5 5월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를 위한 출구를 찾겠다고 언급하였으나 미국 역시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였고 결국 장기전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6

특별군사작전 2단계에 들어서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 초점을 두었다. 러시아군은 신속한 진군보다는 치열한 포격전과 진지전을 이어가면서 양쪽의 피해는 점점 커졌다.7 러시아군은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육로로 연결하는 마리우폴을 방어하던 우크라이나 아조프 연대를 궤멸시켰다. 또한 서방의 군수지원이 들어오는 보급선을 전투기와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서방의 지원을 견제하였다. 전황이 불리하게 되자 서방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을 제공하였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9월 러시아가 점령했던 북동부 하리키우 등을 수복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9월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 경험이 있는 예비군 30만 명을 모으는 ‘부분’ 동원령에 서명하였다. 9월 말 러시아는 헤르손, 자포리아, 도네츠크, 루한스크에서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하였고 이를 빌미로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을 합병하였다. 그리고 러시아는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8 10월 2일 우크라이나군이 리만 지역을 수복한 다음 10월 8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케르치 대교에 폭발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과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공격하였다. 10월 13일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주 합병 선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채택되었다.9 11월 10일 우크라이나는 헤르손과 드네프르강 이북을 모두 수복하였다. 러시아 동원 병력은 10월 말 이후 돈바스 전선과 벨라루스에 배치되었다. 2022년 12월 이후 돈바스 지역 바흐무트에서 양측의 공방전 거세게 이어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추가 투입하여 항전하고 있지만 많은 희생이 따르고 있다.10

젤린스키 대통령은 2022년 12월 미국,11 2023년 2월 런던, 파리, 브뤼셀을 방문하면서 서방의 지원을 거듭 요청하였고, 이에 미국은 M1 에이브럼스 전차 31대, 독일 레오파드2 전차 100여 대, 영국 챌린저2 전차 14대 지원하기로 하였다.12 아직 전투기 지원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쟁 1주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여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으며,13 폴란드에서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 강조하였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행한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맺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하였다.14 전쟁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현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도 종전을 위한 협상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고 있다. 2023년에 들어 러시아의 1~3월 大공세설이 있었지만 실제 대대적인 공세로 이어지지는 못했고, 이후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돈바스 지역의 주요 거점들을 중심으로 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후 변수들

 
가. 종전 혹은 정전 협상
 
현재로서는 전쟁이 누구의 승리로 언제쯤 끝날 것인지 전망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쟁은 인적 자본과 물적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며 누가 더 좋은 무기를 오래도록 전략적이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다. 군사력과 경제력이 월등하게 앞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해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주된 공간이 우크라이나이므로 우크라이나의 물질적 피해가 더 크다. 지난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추산한 자국의 경제성장률은 –3%이며 우크라이나의 중앙은행이 집계한 자국의 경제성장률은 –30%이다.15

러시아가 2022년 9월 말 부분 동원령을 내린 이후 러시아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도로, 철도 등 주요 인프라에 집중되어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역량을 약화하였다. 러시아는 제재 등의 여파로 삶의 수준이 추락하고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성장은 지체되었다. 그러나 자원 부국으로서 자급자족을 통해 문명을 충족시키는 최소한의 삶을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전력망이 파괴되면서 단전, 단수가 잦아졌으며 돈바스 산업단지는 빼앗겼고 비옥한 흑토 지역은 전쟁터가 되었다. 전 인구의 3분의 1이 피난민이 되었고 산업생산이 3분의 1 이상 줄어들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문명의 삶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다. 서방의 지원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결정요인이 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을지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월 바이든의 키이우 방문과 지원 약속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것이다. 러시아에 비해 우크라이나 경제 규모는 턱없이 적지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전체의 경제규모와 러시아의 경제를 비교하면 러시아의 확연한 열세가 된다.

2023년에 들어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의 점령지를 계속 늘리는 추세였지만, 5월에 들어서는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붙이는 등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 NATO 회원국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국이 가지고 있는 루소포비아(Russo phobia, 러시아 혐오)와 러시아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크다. 서방의 지원 없이 전쟁 수행이 불가한 우크라이나가 자급자족이 가능한 러시아를 이길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가 패한다면 NATO는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지원을 줄일 수도 없는 이유이다. 따라서 서방의 지원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물러날 때까지 전쟁을 장기화할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병력 손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쟁물자를 무한정 투입할 수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능력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핵전쟁 등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종전 협상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 하에 있는 서방 국가들의 선거 일정과 결과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5월 현재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튀르키예의 경우 선거 결과에 따라 튀르키예가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인 정책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결국 전쟁은 큰 손실을 초래하면서 어느 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없는 전선이 고착된 상태에서 종전(정전)할 가능성이 크다.16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일방적인 패배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하였다는 점에서 영토를 일부 상실하더라도 종전(정전)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에게는 의미 있는 결과가 될 것이다. 러시아는 전략적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인 면이나 군사적인 면에서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고, 서방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결코 전쟁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서방의 대러 제재와 러시아의 핵 위협
 
서방이 러시아를 더욱 강하게 제재하고 조기에 대규모 무기 지원을 단행했다면 러시아의 패배로 전쟁이 빨리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서방의 대러 제재는 에너지, 금융, 전략물자, 수출입, 외환, 인적 및 문화 교류 등을 총망라하는 역대급 수준이었고, 전쟁 초반 러시아 경제는 크게 동요하였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에 들어 러시아 사회와 경제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기 시작하였다. UN의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141개국 찬성), 10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합병 규탄(143개국 찬성) 결의안이 통과되었음에도 적지 않은 국가들이 대러 제재에 불참하였다. 중국, 인도,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브라질, 남아공,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중립을 취하면서 자국의 실리를 추구하였다. ‘COVID-19’ 팬데믹으로 허약해진 각 국가들의 경제 상황을 감안한다면 자원 부국 러시아를 제재하는 데 많은 신흥시장국가들이나 개도국의 참여를 얻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덕분에 러시아는 빠르게 사회경제를 안정화할 수 있었다. 대러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려는 서방의 의도는 실제 성과를 내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편 서방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면서 견제 받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을 수행하면서 NATO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적절하게 차단하기 위해서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꾸준히 위협하였다. 2022년 2월 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운용 부대에 경계 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하였고 3월 말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의 근거를 언급하면서 핵전쟁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였다. 4월 말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핵전쟁 위험이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였다. 9월 부분 동원령을 내리고 우크라이나 점령 4개 지역을 합병한 다음에도 핵을 포함한 모든 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하르키우와 헤르손에서 패퇴한 다음 전세가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점에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위협을 통해 전선을 고착화할 수 있었다. 2023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최신 전차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다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였고 2월 바이든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서 계속 지원을 약속하자 푸틴은 미국과 핵협정을 중단한다고 선언하였다. 이처럼 핵무기 사용 위협은 NATO가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무기를 지원하거나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시점마다 있었다.

물론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독트린은 정해져 있으며 현실적으로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는 경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패배한다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푸틴 체제는 붕괴할 수 있으며 이로써 러시아 연방이 해체될 위기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1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내고 일시적으로 패퇴시킬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으로부터 전차와 전투기, 대포 등을 통합적이고 포괄적으로 지원받는다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다. 러시아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세계 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위협으로 전황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고민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아직 이번 전쟁을 공식적으로 특별군사작전으로 명명하고 있다.17 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패배하여 핵을 사용할 상황까지 내몰리는 것은 러시아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현 상황에서 핵을 사용할 명분은 딱히 없다.

 
다. 복합적 무기 체제의 동원
 
이번 전쟁은 21세기 들어 강대국이 전략 자산을 제외한 무기들이 투입된 전쟁이기에 재래식 무기와 드론, 인공위성 등 다양한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무기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전쟁을 통해 무기사용과 관련한 기술적인 진보가 향후 4차 산업혁명을 가속할 것이다. 군비경쟁도 심화하고 첨단 기술을 적용한 무기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많은 국가가 이번 전쟁을 통해 얻게 된 교훈으로 군사 현대화를 서둘러 추진할 것이며 전략도 전투 교본도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포탄과 탄약이 부족하게 되었다. 전쟁은 첨단 기술로만 수행할 수 없으며 이번 전쟁으로 재래식 무기와 첨단 기술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방을 현대화하고 방위산업을 고도화해야 하지만 전쟁이라는 열악한 상황에서는 투박하고 전투 현장에 맞는 적정기술을 사용한 재래식 무기도 중요하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정밀 무기는 전투상황에서 수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이 생길 수 있다. 반면 투박하고 거친 기술을 사용한 재래식 무기는 전장에서 쉽게 수리 가능하고 다시 전선에 투입될 수 있다. 냉전 이후 아프리카에서는 소련제 무기와 트럭이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그 이유는 고장이 발생했을 때 기계식 작동 방식이 수리가 빠르고 부품 조달도 쉽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쟁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람보르기니’급의 비싼 무기들이 더 많이 사용될 것이지만 드론처럼 ‘국민차’ 수준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가고 활용이 많이 될 수 있는 무기 개발도 중요함을 이번 전쟁이 보여주었다. 따라서 과거 전쟁의 패러다임으로 관성을 가지고 무기체계를 고도화하는 것만 추구하기보다는 무기의 현대화와 이를 연계할 수 있는 무기를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군사 현대화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라. 동맹과 틈새 국가
 
강대국 간 대립이 격화될 수 있는 지정학적 틈새에 놓인 국가는 동맹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이번 전쟁이 지정학적 단층선에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어 이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유럽 국가들의 안보 불안과 군비 증강을 초래하였다. 오랜 기간 중립을 지켜왔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중립을 포기하고 2022년 5월 18일 NATO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8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핀란드와 스웨덴의 NATO 가입에 대한 비준안에 서명하는 등 20여 개 국가가 비준을 마치며 NATO의 결속력은 강해지고 회원국은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스웨덴, 핀란드와 튀르키예 간 쿠르드족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었지만 이 두 나라는 튀르키예가 요구한 조건을 모두 수용하였다. 핀란드는 2023년 3월 기존에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튀르키예가 가입을 승인함에 따라 4월 NATO 회원국이 되었고, 2023년 가을까지 스웨덴의 NATO 가입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등 러시아의 모든 방어 수단을 쓸 것이라 으름장 놓고 있다. 틈새 국가의 안보 불안과 동맹 강화 추세는 동아시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은 22년 만에 루손섬 북부 2곳에 미국 군사 기지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지정학적 틈새에 끼어 있지 않은 개도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전략경쟁에 중립적인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국의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 개도국은 주권의 관점에서 러시아가 벌인 전쟁을 규탄하고 있지만 서방과 러시아 사이 중립적인 지위를 가지려고 한다. 개도국은 ‘COVID-19’ 팬데믹으로부터 발생한 경제적 손실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하였고 선진국에 비해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 세력뿐 아니라 경제적 실리를 더 많이 제공해줄 수 있다고 판단한 대항 세력과도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거리 접근을 지향할 것이다. 중립을 지향하기에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는 하겠지만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인 지원은 하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가 아직 전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전쟁으로 규정하더라도 러시아가 이끄는 집단안보조약기구(Collective Security Treaty Organization, CSTO) 회원국인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로 침공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쟁에 참전하지 않을 것이다. 상하이협력기구(SCO)나 브릭스(BRICS)의 회원국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NATO처럼 군사적인 동맹으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CSTO 회원국 역시 러시아가 제시하고 있는 공세적 러시아 디아스포라 정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동맹으로 결성되더라도 명분이 뚜렷하지 않으면 동맹을 위해 피 흘리면서 싸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3. 전쟁의 여파

 
가. 국제질서 변화의 촉진제
 
전쟁이 끝날 기미가 없기에 이 전쟁으로 국제질서에 어떤 변화가 발생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이를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순히 유럽에서 발발한 국지전의 성격을 넘어서고 있다. 그렇기에 국제사회의 변화를 유발하고 미중 전략경쟁에 더해져 대서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세계질서 변화를 촉진할 것이다. 이 전쟁으로 탈냉전 시기 경계 없는 경제 활동을 보장하였던 보편적 세계화 시대가 종언을 고할 가능성이 크다. EU와 러시아 간 구축된 상품-자원 교환 무역구조를 붕괴하였고 전쟁이 끝나더라도 EU와 러시아 간 협력은 바로 복구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참여하였던 에너지, 식량, 광물 자원, 기술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세계 무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러시아의 비중이 높은 석유와 천연가스, 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광물 자원에서의 공급망 재편은 주요국 경제 안보 정책의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러시아가 공급하던 광물 자원의 공급망 재편은 중국을 가치사슬에서 축출하는 반도체 동맹,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등 다양한 시도와 더불어 상승 작용하여 주요 선진국은 광물 자원과 첨단 제품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호주 등의 국가에 대한 자본투자를 늘릴 것이다. 물론 투자하고 생산하여 안정적인 공급망으로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해소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전략 비축유 1억 2천만 배럴을 방출하였고 현재 전략 비축유 수준은 2000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만일 중동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여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되면 비탄력적인 상품인 유가는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과 가치사슬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몰아내는 것은 정치와 비즈니스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경제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WTO 체제 역시 더 이상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금융질서, 에너지, 광물 및 소재 등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으로의 전환도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쟁은 대전환을 일으키는 촉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강대국이 참여하는 전쟁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후 러시아는 EU와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다극 질서를 추구할 전망이다. 서방과의 관계가 복원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중국과 최고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국의 에너지와 광물 자원을 활용하여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 안보 불안 요인을 가진 국가와 협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도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북한과의 관계 역시 양자적이기보다는 동북아 지역 전체를 두고 고려할 것으로 전망되어 무작정 북한 편들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나. 러시아 권력 구조와 사회경제적 미래
 
전쟁이 끝난 다음 러시아 권력에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당분간 푸틴 권력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특별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명분을 대내외적으로 계속 선전하고 이를 권력 유지의 명분으로 삼을 것이다. 러시아는 젤린스키 정권이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쫓아내고 집권한 세력이라고 규정하면서 정권의 합법성에 흠집을 내었다. 마리우폴 수비를 책임졌던 아조프 연대가 네오 나치라고 비판하면서 나치즘을 물리치고 승리한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연장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18

푸틴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여전히 견고하다. 부분 동원령을 내린 직후 9월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Levada Center)는 러시아 국민의 푸틴 지지율은 77%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는데, 2023년 1월 푸틴에 대한 지지율은 다시 증가하여 82%에 달하고 있다.19

지지율이 조금 떨어진다고 바로 푸틴 정권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적다. 러시아 국민의 반발과 대항 세력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지만 이러한 반발과 반대 세력의 목소리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을 때, 9월 부분 동원령을 내렸을 때 러시아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했지만 이들의 반발과 목소리는 애국주의 열풍에 묻혀버렸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와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러시아 내 반대 세력이 전국 단위로 조직되지 못하고 있다. 전쟁에 반대하던 러시아 대항 엘리트 일부는 전쟁 직전 국외로 떠났고, 일단 해외로 나간 반대 세력은 러시아로 입국하는 것이 차단되어 反푸틴 세력의 규합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교도소에 있는 푸틴의 정적(政敵) 알렉세이 나발니와 그를 지지하는 反푸틴 세력의 활동은 VPN 서비스를 사용하는 젊은 세대에만 전달되고 있다.

러시아 권력의 변화는 푸틴 주변의 권력 엘리트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데, 푸틴의 유산 자체를 반대하는 쿠데타 가능성은 거의 없다. 푸틴을 둘러싼 급변사태(실각, 퇴임 등)가 발생하더라도 더 강경한 지도자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러시아 권력 엘리트들의 생각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 사회경제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2022년 3월 말과 9월 말 자국 군 전사자를 두 차례만 공식 발표하고 더 이상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9월 21일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한 전사자는 5,937명인데 서방의 정보당국은 이보다 더 많은 러시아 병사가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20 러시아군 병력손실과 관련된 통계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추산은 가장 큰데, 부상자를 포함 러시아군 총 인명 피해가 10만 명을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21 러시아군의 피해 상황에 대한 어떤 정보가 더 정확한지 알 수는 없지만 가장 낮은 추정치도 이미 아프가니스탄 전쟁 9년간의 전사자 수에 버금가는 피해 규모이다.

전쟁으로 젊은 세대의 인구통계학적 손실이 크게 됨에 따라 전쟁이 끝나게 되더라도 인구통계학적 손실은 클 것이다.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전쟁에 참전하였다가 다친 아프가니스탄 참전 상이 용사회는 소련 말기 국가가 허용하는 술, 담배 등의 이권 사업을 하면서 범죄 행위를 일삼는 마피아 조직으로 변질하여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아빠를 잃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역시 국가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의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의 20~30대 청년들이 전쟁에 동원되어 목숨을 잃거나 다친 채 사회로 돌아와 사회적 손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방의 대러 제재로 첨단 기술 교류가 줄어드는 문제와 더불어 인구통계학적 가장 생산적인 연령층이 전쟁으로 피해를 가장 많이 받게 됨에 따라 러시아는 축소된 잠재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가질 것이다. 러시아가 부담할 전쟁의 사회경제적 손실로 인해 한때 자원가격 상승 덕분에 2007년 러시아 경제 규모가 G10으로 도약하였던 업적이 역사적인 최고점으로 당분간 오랫동안 기록으로 남길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에의 함축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냉전 붕괴 이후 형성된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강대국들은 가치, 동맹, 가치사슬, 글로벌 공급망, 경제안보,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국의 위상을 다시 강화하고자 한다. 아젠다 간 관련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복합경쟁을 하는 시기를 관통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이해관계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대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달라진 글로벌 협력 지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외교·안보에 있어 우선순위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 해결, 미중 전략 경쟁하 대외 균형 외교 등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의 전략적 입장을 미국의 글로벌 전략과 연계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면서 도발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가지고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견제한 것처럼 북한이 우리나라와 동북아 지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선택을 감행할 경우를 고려한 국제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NPT 체제의 완전한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국제사회에 전하는 것이 요구된다.

경제 안보 이슈 역시 그간 글로벌화로 형성된 연결성을 무 자르듯 일순간에 단절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제시하는 글로벌 전략의 큰 틀을 맞추되 세부적인 내용을 잘 관찰하여 협의한다면 더 많은 이슈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3월 말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관련 IRA 세부 지침에 배터리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양·음극재를 핵심 광물로 정의하고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추출한 광물이라 하더라도,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이를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원산지를 협정 체결국으로 판단한다고 결정하였다.22 한국 기업이 중국 등에서 수입한 광물을 가공해 부가가치 기준만 충족시키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8월 IRA가 제정되었을 때 한국 기업이 혜택을 보려면 공급망 변화가 필요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과 협의한 결과 세부 규정에 한국 기업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었다.

에너지 안보에 있어서는 대러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러시아에서 진행해 온 기존의 프로젝트를 유지하고 에너지 수입도 계속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현상 유지를 바꾸려는 시도를 저지하는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동아시아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러시아와의 협력을 일정 부분 미국에 설득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정책에 있어서 우리는 원론적으로는 ‘자유·평화·번영’과 같은 가치, 그리고 규칙 기반 세계질서에 대한 지지의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민간인 피해와 인도적 참상의 가중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도 이러한 맥락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투명성을 바탕으로 러시아와의 양자협력을 여전히 소중히 여기고 있지만, 러시아가 선을 넘을 경우 이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거나 휴전 단계에 들어선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에 대한 전략적 복안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북-중-러 권위주의 연대가 형성되어 북-러 간 핵 및 미사일에 대한 협력으로까지 발전하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전쟁 개입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동안 러시아가 표방해 온 ‘다극 질서’에서 한국과의 협력관계는 중요하며, 러시아도 한국과의 적대적인 관계까지는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한미 동맹과 민주주의 연대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와의 협력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는 상황을 유지할 수 있어야 우리의 외교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러시아가 한국을 ‘틈새’ 국가로 인식하여 부당한 압력이나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전략적 명확성’을 발휘하는 것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연합뉴스, [우크라 일촉즉발] 전쟁의 ‘방아쇠’ 된 동부 돈바스, 2022.02.22.
  • 2. CNN, Zelensky refuses US offer to evacuate, saying ‘I need ammunition, not a ride’, February 26, 2022.
  • 3. YTN, 러시아군,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 장악…공수부대 투입, 2022.2.25.
  • 4. Reuters, Russia states more limited war goal to ‘liberate’ Donbass, March 26, 2022.
  • 5. UN News, Ukraine war: No chance for serious peace negotiations yet, says UN chief, January 18, 2023.
  • 6. 연합뉴스, 바이든 “푸틴, 전쟁서 출구 못 찾아 걱정돼…해법 찾아보겠다”, 2022.05.10.
  • 7. 경향신문, 우크라, 돈바스 포격전서 탄약 부족 ‘열세’…전황 급변, 2022. 6. 12.
  • 8. President of Russia, Address by the Presid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September 21, 2022,
    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69390 (검색일 2023.02.20.)
  • 9. 연합뉴스, ‘러 불법 영토 병합’ 규탄 결의 유엔총회서 채택…압도적 찬성, 2022.10.13.
  • 10. BBC News 코리아, 우크라 전쟁: ‘조금씩 러시아가 이기고 있습니다’ … 바흐무트 주변 점령해가는 러시아군, 2023.02.13.
  • 11. 연합뉴스, 백악관 “젤렌스키 21일 미국방문…바이든과 정상회담” 공식 발표, 2022.12.21.
  • 12. BBC News 코리아,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전차 지원 결정, 2023.01.26.
  • 13. BBC News 코리아, 바이든,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푸틴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돼’, 2023.02.21.
  • 14. VOA, 바이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서 결코 승리 못할 것”…푸틴 “핵실험 준비해야”‘뉴스타트’ 중단 선언,
  • 15.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작년 경제성장률 -30.4%…소련서 독립 후 최저, 2023.01.05.
  • 16. 2023년 3월 시진핑 주석은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 평화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였다. 이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에만 유리한 중국의 휴전 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래서 종전 협상을 당장 시작할 명분은 없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철수를 전제로 협상할 수 있다고 하였다.
  • 17. 푸틴이 2022년 12월 국무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을 ‘전쟁’이라고 명명하기도 하였지만, 아직 ‘전쟁’이란 용어가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 18. TASS, Putin points to Ukraine as only country glorifying neo-Nazism, Oct. 6, 2022.
  • 19. 푸틴 지지율, https://www.levada.ru/en/ratings/ (검색일: 2023.02.23.)
  • 20. 러시아 독립 매체가 밝힌 러시아군 전사자는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러 독립 매체 자체 확인 우크라전 러군 사망자 1만 명 넘어”, 2022.12.19.
  • 21. 경향신문, 우크라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 10만 명 이상 제거”, 2022.12.23.
  • 22. 연합뉴스TV, 미국 IRA 세부지침 발표…한국 입장 대체로 반영, 20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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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

이상준 교수는 러시아 및 유라시아 정치경제 전문가로서 지난 20여 년 동안 러시아 경제 체제와 국제경제협력, 중앙아시아 개발협력에서 다양한 연구실적을 쌓아왔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장(2018)를 역임한 바 있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유러시아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러시아/CIS 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러시아 체제와 경제발전 관련 논문과 저서 80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