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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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북러 관계에서 주목할 부분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2025년의 북러 관계가, 북러 포괄적 동반자 관계 협정 체결 이후, 어떤 식으로 발전할 것인지이다. 일각에서는 러우 전쟁이 종전하면 북러 관계는 빠르게 이전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러시아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협력 의지는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2024년의 북러 新조약에 따라 현재의 군사안보적 협력에서 벗어나 경제, 사화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둘째, 러시아가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맺어진 북한과의 협력 관계를 종전 이후 세계질서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또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이다. 러시아가 추구하는 다극질서에서 북한 카드의 유용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러시아는 당장 북한을 활용하여 아태지역 전략을 계속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 모두가 국제제재하에 있는 상황, 특히 북한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에게도 협력을 확대하는 데 구조적인 제약이 된다는 점에서 대북 제재 약화를 적극 시도할 전망이다. 또한 북한과의 물류 인프라가 협력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내년 말까지 북러 자동차 도로 건설을 통해 이러한 제약요인을 부분적으로 해소하고자 할 것이다.

셋째, 북한은 트럼프 재집권 이후 대미 전략 및 대외 전략에서 러시아의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러우 전쟁 기간 대러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드론 등 미래 전쟁이 필요한 무기 생산기술을 러시아로부터 확보하고 북한의 에너지 및 식량 안보 이슈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대안으로서 러시아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다만, 러시아가 진정한 중국의 대체재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 북러 관계를 발전시킬 인적, 물적 기반이 취약한 구조적 장애요인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 간 관계 발전은 예상보다는 다소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

넷째, 우리나라는 미러, 북러, 미북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관계 형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적극 모니터링해야 하는 도전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미러 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 휴전 이후 국면 전환에 의해 종전 및 평화협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대러 제재 일부가 해제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 제재 일부가 해제될 것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상황 변화 시 복귀가 가능한 ‘바이백 옵션’ 거래를 한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높게 유지한 기업을 중심으로 러시아 시장 복귀는 묵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은 러시아 정책의 변화에 대한 배경으로 북러 관계 밀착이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이를 적절하게 제어한다는 논리를 통해 국제사회에 설득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

 

1. 북러 조약 체결 이후의 협력 강화 추세

 
1) 북러 관계 추세
 
2024년 6월 18~19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러시아와 북한은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이하 북러 新조약)』에 서명했다. 그리고 11월 9일, 푸틴이 새로운 조약 비준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였고, 11월 1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조약이 비준되었다. 12월 비준서 교환 후 조약은 공식 발효되었다. 러시아와 북한 지도부는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을 적극적으로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년 10월 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간 전략적 협의 이후 양국은 문화와 경제 분야에서 상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다. 라브로프는 러시아와 북한의 긴밀한 접촉은 두 나라의 관계를 강화할 뿐 아니라 유라시아 지역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였다.1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의 기조는 2025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북러 간 관계는 군사적인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될 것이다. 올해 2차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북한군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퍼레이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으며2 이를 축하하기 위해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과 북러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연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접촉 준비에 대한 세부 사항이 합의되는 대로 크렘린이 즉시 이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는 러시아와 북한 간 정기적인 고위급 접촉이 유지되고 있으며, 양국 대표단 방문은 이웃 국가 간 지속 가능한 대화의 일환이라고 언급하였다. 실제 2024년 러시아와 북한 간 외교, 경제, 군사부 대표단의 상호 방문은 40회 이상을 기록하였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자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군사적인 측면에서 북러는 무인기(드론)를 공동 개발하고 올해부터 생산할 가능성이 크다.3 이는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 대가로 이루어진 양국 간 군사기술 이전의 대표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북한 핵무기 개발에는 여전히 신중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2025년 2월 9일 외교관의 날 행사에서 북러 정상 간 합의를 현실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도 알 수 있지만 북러 간 협력을 실현하는 데는 실질적인 노력이 배가되어야 한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와 북한은 동맹 관계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특별군사작전(Cпециальной, SVO)에서 다친 수백 명을 북한의 요양소와 병원에서 재활시킨 것은 북러 관계가 긴밀해진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많은 러시아 제품과 소비재, 통조림, 야채, 고기, 과자, 쿠키, 소시지, 치즈, 밀가루, 설탕 등이 북한 소비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고 부가적으로 언급하였다. 그러나 마체고라는 협력과 관련하여 인적 및 문화 교류를 우선적인 협력 방안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려면 상대국의 언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며 북러 간 협력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인프라 등 물적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4 마체고라의 발언은 북러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인적, 물적 기반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북러 주요 지도자의 협력 의지 언급
 
북러 관계와 관련하여 양국 지도자의 협력 의지는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5년 새해를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2025년이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네오나치에 대한 승리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새해 인사를 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고, 김정은은 2월 9일 일요일 인민군 창건 기념일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하여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망상”에서 “전쟁의 장기화를 의도적으로 조장한다”고 주장하고 “북러 사이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정신에 부합되게 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위업을 변함없이 지지·성원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라브로프 외교장관 역시 북러 관계의 발전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와 이를 위한 러시아 측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었다. 라브로프는 북러 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심화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북한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5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이후에도 이러한 논조를 이어가고 있다. 라브로프는 2025년 2월 19일 국가두마(하원) 연설에서 러시아의 지역적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는 이웃 근린 국가와 지속적인 통합을 통해 “우호의 벨트”를 강화하고 대유라시아(Great Eurasia)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6

러시아는 관련 국가와 양자 관계뿐 아니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독립국가연합(CIS),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다자간 구조의 틀 안에서 외교안보의 쟁점 및 현안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다자간 구조의 틀 역시 기존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도 포함하고자 한다. 러시아는 다자간 협력 틀의 범위가 유라시아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고 회원국도 중복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래서 라브로프는 북러 新조약을 지리적인 범위를 확장하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북한과 전략적 협력의 관계 발전에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 러 하원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라브로프는 “러시아는 북한과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진다. 우리는 모든 위험을 제거하는 것을 옹호한다. … (북러 新조약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기본적으로 경제, 인도주의 분야, 교육, 문화, 군사적 상호작용, 군사 기술 협력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이 조약에는 당사국 중 한 나라가 제3국에 의해 공격이나 침략을 받을 경우, 다른 당사국은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중요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 조약은 10년 전 중국과 북한이 체결한 협정을 문자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국가두마는 이를 비준하면서, 상호 군사 지원에 관한 이 조항은 각 참가국의 법률과 헌법에 따라 이행된다는 점을 명시했다”라고 답변하였다.7

러시아와 북한 지도부의 언급을 종합하면, 북러는 양자적인 측면에서 군사협력에 치중하면서 이를 경제적, 사회문화적 협력으로 확대하고자 하며, 세계질서 측면에서 전략적인 성격을 가진다고 판단하며 이를 당분간 유지 또는 발전시킬 계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사와 실제

 
1) 북러 협력의 구조적 촉진 요인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후 서방 제재로 모스크바에 우호적인 국가 수가 크게 줄어드는 지정학적 현실에서 북한은 러시아 외교 정책 노선을 지지하는 국가 중 하나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북한은 러시아 연방에 편입된 새로운 지역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최초이자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유엔에서 반러시아 결의안에 정기적으로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러시아를 계속 지지하였다. 2023년 1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는 공식적인 발언8이 러시아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수사였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지정학적 상황 변화와 새로운 국제체제의 윤곽이 형성된다고 판단한 러시아는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무역 및 경제적 접촉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가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먼저 해결해야만 했다고 판단하였다. 러시아는 북러 조약 체결 전후 이미 북한 무기 조달과 병력 지원을 받았기에 북한을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자 동맹으로 격상시키고자 하였다. 북한과의 무역 및 경제협력이 평양과 다차원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하였고 북한을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국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러시아 국익에 부합한다고 계산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현재의 국제 질서가 나름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그래서 낡은 국제체제가 붕괴하고, 그 자리를 점차 지역주의 혹은 다극 체제가 대체하고 있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이다.

러시아는 동북아시아를 세계 연결의 새로운 중심점 중 하나로 여기고, 그래서 극동 러시아와 접경하는 이웃 나라와 이 지역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 구축을 중요한 전략적 과제로 삼게 되었다. 또한 남북한 갈등이 고조되면 러시아 국경 지역(예를 들어, 연해주 등)에서 안보 위협이 현실화될 것이기에 이를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였다. 그리고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갈등 당사자들 사이 중재자 역할을 자주 자청하였다는 점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의 정치적 지지와 안보적인 협력만으로 장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고 무역과 경제협력을 심화하고자 한다.

 
2) 북러 협력의 구조적 장애 요인
 
북러 협력을 발전시키는 데는 구조적 장애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북러 양국은 경제협력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협력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북러 교역 규모는 북중 무역 규모에 비하면 규모가 적다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성장 궤도로 진입시키고자 한다.9  무역과 경제협력은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첫 번째 제약 요인은 제재이다. 양국은 모두 제재받고 있다. 특히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은 양국 간 특정한 물품의 거래에 대해 금지하고 있어 무역 거래 규모와 수준을 높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러시아는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자국에 부과된 제재를 우선하여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2025년 2월 18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이 “안보리 권한을 우회하는 독자 제재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정당성이 결여됐으며, 상식에 반하는 행위”라고 언급하자 러시아 역시 “제재를 가할 권한이 있는 유일한 기관은 안보리뿐이고, 다른 모든 조치는 불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의 독자 제재 체제를 날 세워 비판하였다. “현재 북한에 부과된 제재는 한반도 상황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한 시점은 이미 한참 지났다”고 덧붙여 설명하였다.10 러시아는 이미 2024년 3월,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 준수를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그룹의 임기를 연장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당시 바실리 네벤쟈 유엔 러시아 대사는 제재의 재검토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기조는 2024년 6월 푸틴 대통령이 평양 방문 당시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부과한 제재가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발언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11

두 번째 문제는 북러 간 인프라 부족은 양국 간 무역과 경제협력을 충분하게 발전할 수 없게 하는 구조적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북러 두만강 자동차 도로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톤넬유즈스트로이(TonnelYuzhStroy LLC)를 러시아 연해주와 북한을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 설계 및 건설 계약자로 선정하고, 이를 법률 정보 공식 인터넷 포털에 게시하였다. 계약에 따른 작업 완료 기한은 2026년 12월 31일이다.12 이 교량은 총연장 800m, 폭 10m, 왕복 2차선으로 건설되며, 위치는 북러 간 열차가 오가는 철교에서 강 하류로 415m 내려간 지점에 놓일 것이다. 북러 간 두만강 자동차 교량이 완성되면 기차보다 탄력적으로 물동량을 자유롭고 신속하게 수송하고 여객도 운송할 수 있어 북러 간 교역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 한편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여객열차 운행도 5년 만에 재개되었고 2024년부터 북한은 철도역, 상점, 식당 및 관련 건물을 철거하고 재건하는 것을 포함하여 대대적으로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철도무역이 거의 0으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은 러시아부터 소량이지만 주기적으로 석유 제품과 화물을 수입하고 있다.13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인프라 제약은 북한 무역의 95% 이상이 중국과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다.

 
3) 북러 협력의 전망
 
제재와 인프라 부족이라는 제약하에서도 북러 양국은 현실적인 협력 시도를 계속 진행할 전망이다. 이는 다극 체제를 지향하며 아태지역에서 역량을 제고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와 트럼프 신정부의 관계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북한의 전략적 이해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국 간 협력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 현실적으로 북러 양국은 무기 및 군사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파병하여 러시아로부터 받을 수 있는 채권을 가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023년 8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 3,000여 개 이상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ㆍ미사일ㆍ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한다. 북러를 오간 화물선에 선적됐던 컨테이너 규모를 고려할 때, 이 기간 122mmㆍ152mm 포탄 등 총 800여만 발 이상이 러시아에 지원된 것으로 분석한다.14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KN-23/KN-24는 2023년 12월 말부터 2024년 2월 사이에 러시아에서 활발히 사용되었으며, 그 후 5개월 동안 사용이 중단된 후 2024년 7월과 8월에 다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이스칸더-M 미사일의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고 북한은 실제 전투 현장에서 자국 무기를 테스트하여 성능 개선에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15

2024년 12월 18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북한이 지금까지 최소 600만 발의 포탄과 1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2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보낸 것으로 평가한다. … 북한은 2024년 후반기에 더 많은 미사일을 러시아로 이전할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덧붙여 북한이 1만 1천 명 이상의 북한 군대를 러시아로 파병했다고 주장하였다. 러시아와 북한은 서로 비호하며 이를 부인하였다.16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국이 원조를 중단한 상태에서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더욱 유리하도록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군의 파병과 무기 지원은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의 여러 도시에 무역 사절단 개설을 준비하고 이를 통해 무기 거래와 북한 노동자 근무 조건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17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신의 군사적 잠재력을 시험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또한 우크라이나전에서 중요성이 커진 드론을 사용하는 실전 경험도 축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러시아는 광섬유 유도 기술을 사용해 ‘1인칭 시각(First Person View, FPV)’ 드론을 조종하는 데 성공하며 전통적인 전자전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는 데 큰 전술적 이점을 얻게 되었다.18 북한과 러시아는 무인기 생산과 기술개발 협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으며 첨단 무기 생산 등으로 협력의 범위를 점차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19 그러나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원칙을 개정하여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기는 하였지만 러시아가 북한 핵무기 개발을 지원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도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종전 이후 세계질서 재편에서의 상호 필요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의 틀을 계속 발전시키고 경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북러 조약 체결 직후 러시아 외교 전략의 중요한 목표는 전쟁 승리였다. 하지만 트럼프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러시아 외교는 전시를 넘어 종전 이후 전개될 세계질서 변화에 상응하는 전략적 이해를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경제연구소 아시아 전략 센터장은 세계 체제의 긴장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주권, 평등, 정의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양국의 견해가 수렴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간 협력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며, 특히 북한 정치 체제의 특성으로 양국 지도자들 간 좋은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의견을 피력하였다.

북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가 고려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제협력 방안은 북한 정권의 체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경제 안보 이슈와 관련되어 있다. 우선 북한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다. 석유, 석유화학 제품의 북한 공급은 러시아의 북한 채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거래이다. 런던에 있는 오픈소스 센터(OSC)와 BBC 뉴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3월 북한의 첫 유조선이 러시아의 극동 항구인 보스토치니에 입항한 이후 평양의 유조선이 총 43회 이상 운항하면서 100만 배럴이 넘는 러시아 석유 제품을 싣고 날랐을 것으로 추정된다.20 매우 보수적인 추정치이지만, 유엔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는 석유 한도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다만 제재 이슈가 존재하기에 이를 노골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둘째는 식량안보 해결이다. 러시아는 북한으로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육류 제품 수출도 시작하였다.

그리고 북러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평양에서 열린 정부 간 위원회가 에너지, 농업, 과학 및 기술, 의료, 관광, 교육, 스포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 것은 파악된다.21 러시아는 북한의 라선 경제특구에 투자한 것은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전략이 있음을 의미한다. 러시아 기업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에너지, 인프라, 광업 등이며 관련하여 북한의 철도,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개발 수요가 많은데 러시아는 아태지역 전략 실행차원에서 이를 활용할 전망이다.

한편 경제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본을 추가적으로 투입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러 양국은 학생 교환 및 어학 교육 프로그램, 문화 교류, 과학 및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특히 북한의 IT, 정밀과학 분야 인재 교육에 러시아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5월 13일 북한의 과학기술사절단이 러시아를 방문하였는데, 이는 이러한 협력에 대한 상호 관심을 보여준다.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에 북한 주민 13,221명이 러시아에 입국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배가 증가한 수치이다. 그리고 이 가운데 7,887명이 교육을 받기 위해 방문한 유학생 신분이었다.22

북한은 현재 에너지 생산, 특히 발전 및 원자력 발전소 분야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기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기 프로젝트로서, 예를 들어 러시아식 원자력 발전소 건설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다. 1985년 양국 정부 간 협정에 따라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되었으며 아직 이 계획은 취소되지 않았다. 북한은 풍부한 광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북한 영토 내의 공동 지질 탐사를 제안할 수 있다.

또한 극동 러시아 지역은 제재 결의안이 도입되기 전에 북한 노동자들이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인프라 프로젝트를 이행한 바 있다. 엄격하게 규율되는 북한 노동력은 러시아의 임업 및 건설 부문에 투입되어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가진 인구 희박한 러시아 지역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였다. 북한 노동력 파견은 북러 관계 강화에 실질적인 기여가 가능한 분야로서 러시아의 일부가 된 돈바스 지역 재건에 북한 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을 러시아가 절실하게 요청할 수 있다.

셋째, 러시아는 종전 협상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게 될 전망이다. 북한 역시 트럼프 재집권 이후 당장은 아니겠지만 미북 접촉을 환영할 전망이다. 트럼프 집권 1기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개최하였을 당시에는 북한 상당히 고립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면 트럼프 집권 2기는 북한 옆에 러시아가 있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북한으로서는 미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러시아의 유용성을 확인하고자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도움을 견인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시작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끝내는 방식을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통미봉남을 통해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 카드를 적극 활용할 것이고 러시아 역시 북한 카드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나름 자국의 이익을 제고할 것이다. 오늘날의 상황이 2018년과 비교해 많이 달라진 것을 고려한다면 트럼프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경우 북한이 이러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한편 북한은 러우 전쟁의 조기 종전은 자국의 입지를 높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평가할 것이다. 김정은의 “가자지대와 수리아(시리아)를 비롯한 중동 위기와 우크라이나 문제가 올해에도 긴장한 국제 정세 흐름의 기본축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결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23 더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 조기 종전을 바라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3. 북러 협력의 시사점과 한국의 대응

 
2025년 북러 관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미·러 및 북·중 관계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러우 전쟁이 길어지면서 북러 조약이 체결되었고 북한은 러시아의 동맹국이 되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반도 문제를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할 가능성을 고려하는 국가에 대해 이 조약이 “일종의 경고”라고 규정하기도 하였다.24 많은 정치지도자와 전문가는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군사작전”이 러시아는 북한의 도움이 필요 없게 될 것이고, 그래서 양국 관계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에 대해 러시아는 거듭하여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북러 조약의 발효는 러시아-북한 협력 관계의 새로운 전략적 수준으로 격상시킴에 따라 다면적인 양자 협력을 발전시키는 기반이 되고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2024년 10월 24일, 국가두마는 조약을 비준한 날 푸틴은 한국과 미국이 밝힌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이 출현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이 합의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의 전략적 동반자 조약이 오늘 비준되었고, 그 안에는 4조가 들어 있다. 우리는 북한 지도부가 그 협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이미 이 조항의 틀 안에서 우리의 몫이다”라고 강조하였다.25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의 인식에는 북러 협력이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안보 체제와 다극적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기에 북러 관계는 종전 이후에도 당분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북러 조약의 큰 틀에서 러시아가 추구하는 것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새로운”, “정의로운”,“다극 세계”를 건설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러시아가 바라는 안보 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가 계속 발전하는 데 있어 무역과 경제협력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하는 데 있어 한국의 참여가 당장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핫산-나진 철도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하였던 식으로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일정 시점 이후 열어둘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북러 밀착이 러시아의 공언대로 지속 가능하기에는 여전히 많은 제약 요인이 존재하고 있고, 오랜 북러관계사에서 보여진 불신의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 간 “동맹”이 유럽, 동북아, 세계 전체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한국 외교의 노력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 북러 관계는 다음 사건들에 의해 영향받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트럼프의 복귀와 미러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결과에 따라 대러 제재가 철폐되고 러시아의 고립감이 사라지게 되면 러시아로서는 북한 카드의 유용성이 줄어들 수 있다. 둘째, 러우 전쟁이 끝날 경우 러시아의 북한 재래식 무기 필요성 및 의존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셋째, 중국이 북러 관계를 보는 입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에 더 많은 관심이 있으며 여전히 북한 체제 안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의 글로벌 전략에 편승하면서 첫째 미북 대화 가능성을 계속 고민할 것이다. 미러, 미중, 중러 패권국 외교의 영향을 유리하게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둘째, 한미일 협력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위협이 된다고 강조하면서 북중러 연대를 빌미로 사용하고자 할 것이며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계속 유지시키고자 할 것이다. 셋째, 러우 전쟁 기간 벌어들인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채권을 어떻게든지 첨단군사기술 확보와 북한 에너지 및 식량 문제 해결에 이용하고자 할 것이다.

한국은 ‘서울 패싱’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미, 대러, 대중, 대일, 대북 전략을 수립하고 외교자원을 투입하여 러우 전쟁 종전에 대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 북러 간 밀착의 수준과 정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바로 미북 관계가 될 것이다. 이에 한국은 미북 협상의 가능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더 이상 동포이자 친척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주장했던 것처럼 하나의 국가 기관으로 통합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감안, 북한이 노리는 “통미봉남”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미 공조를 굳건히 하고, 북한과도 일정한 대화채널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인 지원을 최소화하면서 먼저 휴전 협상을 체결하고 이후 종전과 평화협상을 체결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추가적인 영토 상실이 일어나지 않는 방어적 소요의 우회 지원, 인도주의적 관점에서의 지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우크라이나가 미루어진 대선을 실시하여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력의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라고 압박하고 있기에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현 상황에서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미국 및 NATO 회원국들을 지원폭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도록 하고, 우크라이나 대선 등의 상황변화 이후 다시금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한국과 러시아 간 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이기는 하지만 역대 한국 북방외교로 다져진 양국 관계의 기반을 고려하면, 러우 전쟁 종전과 국제적 대러 제재 해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계기로 다소 긍정적인 전망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미국과 같은 입장을 가지고 러시아와의 협력노선으로 전격적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북러 관계가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견제한다는 자세로 국제사회와의 공감대하에 한러 관계의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

시기적으로는 미국이 휴전과 종전 협상 사이 일종의 보상으로 일부 대러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데, 우선 실질적인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금융 제재를 일부 완화할 전망이다. 이는 러시아 측에서 비자와 마스터 카드 복귀를 준비하는 흐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이 러시아 일부 금융기관을 SWIFT에 다시 복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 역시 글로벌 금융 시스템으로 러시아 은행의 복귀가 이루어진다면 이에 공조할 필요가 있다. 즉 한국이 앞서가지 않아도 미국의 금융 제재 완화는 글로벌 금융체제에 통합되어 있는 한국은 자연스럽게 이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한러 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은 추후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장하는 ‘바이백 옵션’을 가지고 현지 공장을 판매한 현대자동차 등의 복귀 시한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이 복귀할 수 있도록 조용한 지원은 필요할 것이지만, 대한항공처럼 과징금을 부여받은 경우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유럽과 러시아 간 관계 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자칫 민주주의 연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기존에 우위를 점했던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2022년 이전까지 한국 기업은 러시아 자동차, 전기 장비, 전자 제품, 선박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였다.

한편 전쟁 기간에도 한국 기업이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하지 않았음에도 한국 식음료 기업의 이익이 늘었고, 한국 대중음악,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에 대한 러시아 젊은이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러시아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한국의 협력 의지와 한반도 비핵화 필요성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Лавров заявил о стабилизирующей роли договора России и КНДР в Евразии, РБК 2024. 11. 1.
  • 2. 2024년 11월 말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평양 방문에서 “내년에 러시아와 북한은 대조국전쟁 승전 80주년과 일본 점령으로부터의 조선 해방 80주년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다음, “5월 9일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군사 퍼레이드에 북한군의 참여 요청에 (북한의) 긍정적인 결정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Высочайший уровень взаимного доверия: Чем завершился визит Белоусова в КНДР, Российской газеты, 2024. 12. 1. 또한 12월 23일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2025년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대조국전쟁 승전 80주년 기념 퍼레이드에 북한군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Военные из КНДР могут принять участие в параде 9 мая, заявил Ушаков, РИА Новости, 2024. 12. 23.
  • 3. “북러, 자폭드론∙대형 무인기 공동 개발 생산 나설 듯”, RFA, 2025.02.10.
  • 4. Россиян встречают с улыбками. Посол РФ в КНДР рассказал, как живет Северная Корея, Российской газеты, 2025. 2. 9.
  • 5. Россия намерена развивать сотрудничество с КНДР, заявил Лавров, РИА Новости, 2025. 1. 24.
  • 6. Выступление и ответы на вопросы Министра иностранных дел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С.В.Лаврова в ходе «правительственного часа» в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й Думе, Москва, 19 февраля 2025 года, https://www.mid.ru/ru/foreign_policy/news/1998634/ (검색일 2025년 2월 23일)
  • 7. Выступление и ответы на вопросы Министра иностранных дел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С.В.Лаврова в ходе «правительственного часа» в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й Думе, Москва, 19 февраля 2025 года, https://www.mid.ru/ru/foreign_policy/news/1998634/ (검색일 2025년 2월 23일)
  • 8. “北 김여정 “서방무기 파철더미 될 것”…美 ‘탱크지원’ 비난(종합)”, 연합뉴스, 2023. 1. 27.
  • 9. 양국 간 군사적 물물교환 거래를 고려하면 그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다른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거래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벗어나면 다시 줄어드는 것이기에 구조적 장애 요인을 해소하는 것에 북러 양국의 관심이 커질 것이다.
  • 10. “미국, 안보리 회의서 중국∙러시아 비판…“상임이사국 지위 악용””, VOA 2025. 2. 19.
  • 11. Путин призвал к пересмотру санкций Совбеза ООН против КНДР, РБК, 2024. 6. 19.
  • 12. Автомост из РФ в КНДР планируется построить к 2027 году, Интерфакс, 2025. 2. 3.
  • 13. The New Russia-DPRK Economic Axis: Expansion of Tumangang and Khasan Railway Crossing, Beyond Parallel, 2024. 12. 18.
  • 14. 국정원, “북한 특수부대 러-우크라 전쟁 참전 확인”, 국가정보원 보도자료, 2024. 10. 18.
  • 15. Olena Guseinova, Putin´s Partner: North Korea’s cooperation with Russia amid the war against Ukraine, October 2024, p. 12.
  • 16. “안보리 ‘북러 군사협력·북한 무기 개발 규탄’”, VOA, 2024. 12. 19.
  • 17. “인력난 러 지방정부, 북 노동자 채용 기업 수요 조사”, RFA 2024. 12. 12.
  • 18. “[AI 리뷰] 우크라이나 전장, AI 드론으로 새로운 국면 맞아… 자동화·광섬유 기술 경쟁 치열”, 인공지능신문,
    2024. 11. 3.
  • 19. “더 커진 북 신형 무인정찰기 포착…러시아와 기술 협력 우려”, KBS 뉴스, 2025. 2. 23.
  • 20. James Byrne, Joseph Byrne, and Alessio Armenzoni, “Refined Tastes: Russian Oil Deliveries to Pyongyang
    Breach the Million Barrel Mark”, Open Source Centre, November 22, 2024. https://stories.opensourcecentre.org/refined-tastes/ (검색일 2025년 2월 25일)
  • 21. Сотрудничество России с КНДР вышло на новый уровень, Независимая газета, 2024. 11. 24.
  • 22. “[란코프] 북한 노동자의 또다른 이름표”, RFA, 2025. 2. 20.
  • 23. “김정은 “미국은 세계 평화·안정 파괴자, 핵무력 더욱 고도화””, 한겨레, 2025. 2. 9.
  • 24. В МИД России назвали договор с КНДР предупреждением, РИА Новости, 2024. 12. 23.
  • 25. Путин ответил на вопрос про военных КНДР и напомнил о новом договоре, РБК, 202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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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

이상준 교수는 러시아 및 유라시아 정치경제 전문가로서 지난 20여 년 동안 러시아 경제 체제와 국제경제협력, 중앙아시아 개발협력에서 다양한 연구실적을 쌓아왔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장(2018)를 역임한 바 있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유러시아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러시아/CIS 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러시아 체제와 경제발전 관련 논문과 저서 80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