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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북한에 결실의 해이다. 북한은 2022년부터 러시아에 탄약 수출을 시작해 2023년 블라디미르 푸틴과 정상회담 후 노골적인 거래에 나섰다. 북한이 전시 비축탄까지 수출하면서 러시아를 지원하자, 러시아는 유엔 대북 제재 무력화와 북러 군사동맹으로 화답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점령하자 북한은 기어이 전쟁에 참전해, 초기 파병부대의 커다란 희생을 교훈 삼아 올 3월부터 승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올해 러시아는 북한의 노력과 희생을 착실히 보상할 것이다.

올해는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모든 성과를 입증하는 해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의 개발을 가속해 전술핵탄두, 극초음속미사일, 핵어뢰, 미사일 잠수함 등을 차례로 선보였고, 핵무력정책법을 통해 공격적인 핵 태세까지 과시했다. 이러한 성과를 종합하고 8차 당대회의 목표를 달성했음을 과시해 내년의 9차 당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북한이 올해 반드시 마무리할 과제이다.

이제 북한은 핵개발을 마무리하면서 재래무기 현대화까지 추구한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초부터 꾸준히 전차·자주포·방사포 등 지상 장비는 물론 해군 함정까지 현대화하려고 했지만, 재원·자원과 핵심 기술의 부재로 실현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북러 밀착 본격화로 러시아가 지원에 나서면서 북한군 현대화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북한은 과거 홀로 추진할 수 없었던 공군과 해군 분야에서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 공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남포에서 4000t급 호위함과 함께 핵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군에서는 최근 조기경보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호위함과 조기경보기에 장착될 고성능 레이더와 통제 장비, 잠수함용 원자력 추진 체계는 북한 홀로 개발이 불가능하다. 러시아가 북한군 현대화에 적극 협력해 기술과 장비를 제공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지점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군의 미래전 준비 태세이다. 북한군은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무려 4000여 명의 희생을 기록하면서 현대 전쟁을 몸소 체험했다. 지난 3월 공세에서 북한군은 러시아의 광케이블 자폭 드론 지원 아래 공세를 주도해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거점도시 수자를 점령하면서 이제 현대 드론전쟁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자폭 드론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북한은 단순히 러시아제 카피가 아니라, 이를 더욱 발전시킨 자폭 드론들을 선보였다. 특히,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실전적 성능을 강화한 북한제 드론은 러시아에 수출되는 것은 물론 북한군의 주요 전투 장비로 보급돼 가성비 전쟁을 주도할 것이다. 북한군의 혁신과 진화가 눈앞에 있다.

가장 혁신을 잘하는 이는 당장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 자들이다. 북한은 그런 절박함으로 남의 전쟁에 참전하고 핵과 첨단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국방혁신 4.0과 유무인 복합전투라는 미래를 외치지만, 구호는 있으되 절실함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연습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달면서 국군의 준비가 부족함을 보여줬다. 훈련을 실전처럼 절실히 준비하지 않으면 북한군에도 밀릴 수 있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 본 글은 4월 1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About Experts

양욱
양욱

외교안보센터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2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뉴스매체를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실,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북한의 군사동향과 현대전쟁에 관한 연구를 계속 중으로,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현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