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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반격능력(反撃能力)’을 갖는다. 반격능력이란 과거 ‘적기지 공격능력’으로 불리던 것으로, 유사시 적의 미사일 발사기지 등 위협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 반격능력은 기시다 내각에서 처음 논의가 공식화되어, 2022년 12월 반격능력을 자위대에 부여할 것을 결정하고 이를 ‘안보 3문서’에 명시했다. 안보 3문서란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을 말한다. 일본은 국가안보의 방향을 정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반격능력’을 규정하고, 그 하위 문건인 국가방위전략과 방위력 정비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5조 엔(한화 약 48조 원)을 들여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 무기체계를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제 무장을 결정한 것이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결정을 바라보는 관련 국가들의 입장은 복잡하다. 미국은 반격능력 보유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1 중국은 국가 차원의 우려를 표현하였다.2 한편 국내 여론은 일본의 재무장이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의견과 북핵이나 미중 패권경쟁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3

일본의 실제적 반격능력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지만, 일본의 반격능력 확보 자체는 일본의 의지나 주변국들의 반응을 고려할 때 되돌릴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막연하게 반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위협이 아니라 도움이 되도록 활용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살펴봐야할 것은 의도와 실제이다. 즉 일본이 추구하는 반격능력의 실체가 무엇인가, 왜 그러한 능력을 요구하는가,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도록 하였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일본이 단독적인 반격능력을 갖추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위협 세력, 특히 북한 핵위협에 대한 타격 전력으로는 2020년대 중반 이후 제한적인 활용이 가능한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결국 미일동맹에 의해 미국이 제공해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표적을 정확히 식별해야만 반격능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우리의 입장에서도 일본의 반격능력을 무조건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의 틀 안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일본의 반격능력이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되지 않도록 한미 및 미일, 그리고 한-미-일 차원에서의 제도적 관여를 강화해 나가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말하는 반격능력이란?

 
우선 모든 논의에 앞서 일본이 말하는 반격능력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반격능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추구하는 방위력(군사역량)의 3대 세부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 즉, 영역횡단작전능력(領域横断作戦能力), 스탠드오프 방위능력(Standoff 防衛能力), 통합방위력(統合された防衛力)의 3가지이다.4

우선 ‘영역횡단작전능력’이란 지상・해양・공중의 기존 군사작전영역에 우주・사이버・전자기파의 새로운 영역을 유기적으로 융합하여 그 시너지를 군사적 역량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육・해・공 등 개별 영역에서 능력이 열세인 경우라도, 전체를 조합할 때 적에 비해 우위에 있도록 하여 승리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미국 등 군사선진국이 추구하는 신(新)작전영역의 통합구상인 다영역작전(MDO, Multi-Domain Operations) 개념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스탠드오프 방위능력’은 적의 위협권 밖에서 적을 타격하는 원격 공격능력을 의미한다. 순항미사일이나 기타 장거리 타격체계로 적이 자국을 공격하기 전에 적 원점을 공격하여 사전에 차단하는 능력이다. 일본은 스탠드오프 방위능력을 중첩적으로 전개하여 외부의 침공으로부터 자국의 피해를 사전에 막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스탠드오프 방위능력은 중국과의 분쟁 과정에서 일본 본도에서부터 멀리 떨어진 도서 지역을 지키기 위해 구상되었다.

마지막으로 ‘통합방위력’이란 유인무기체계로 구성된 유인부대에 무인무기체계를 결합해 능력을 강화하여 전쟁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인구절벽 시대에 따른 병력 부족과 인명 중시 사상으로 인하여 전사자를 줄이려는 경향은 세계의 대부분 민주국가에서 추구되는 국방 경향이다. 이에 따라 최근 국방 분야의 국제적 화두로 떠오른 것이 유・무인 복합편제(MUM-T, Manned-Unmanned Teaming)로, 부족한 병력을 무인무기로 보강하여 인간과 무인무기가 같이 싸워나가는 개념이다. 통합방위력은 ‘일본판 MUM-T’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군사력 가운데 바로 스탠드오프 방위능력을 주로 활용하여 일본에 대한 침공을 원거리에서 억제하는 핵심능력이 바로 ‘반격능력’이다.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북한의 다양한 핵과 미사일개발 등이 가속되면서 일본은 미사일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일본은 이러한 위협에 대하여 전수방위의 원칙에 따라 미사일 방어로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이지스 구축함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SM-3 미사일을 미국과 공동 개발하였으며, 동해상에서 일본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또한 일본 본토에 근접하더라도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을 배치하여 저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하여 2단계 요격체계를 구축하였다.

하지만 KN-23처럼 정점 고도에 이른 뒤 하강하다 운동 방향이 다시 위쪽으로 솟구치는 등의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방어하기 힘든 풀업(pull-up) 기동 미사일이나 마하 5 이상의 빠른 속도로 항공기처럼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등장하면서 미사일 방어능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넓어지고 있다. 우선 날아오는 미사일은 막되, 상대방의 추가적인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유효한 반격을 상대국에게 가하는 능력인 반격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반격능력이란 결국 적의 공격 원점을 무력화하기 위한 타격작전능력으로 볼 수 있다.5 이는 적의 공격을 초기단계에 원거리에서 제압함으로써 자국의 위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반격능력이 실제 기능한다면 상대방이 공격하더라도 초기에 제압될 것이므로 상대방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공격을 감행하지 않을 수 있다. 반격능력은 이렇듯 적의 공격을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공격을 단념시키는 거부적 억제(Deterrence by Denial)에 바탕하고 있다. 이는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 가운데 킬체인(Kill Chain) 능력과 상당히 유사하다.

 

일본의 ‘반격능력’ 추구 배경

 
반격능력은 한 국가가 갖는 가장 기본적인 국방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반격능력의 보유를 주저해왔었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평화헌법에 따른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의 위반 우려이다. 일본은 이미 1956년 정부의 해석을 통하여 적(敵)기지 공격(지금의 반격능력)도 자위의 범위에 포함된다는 해석을 내렸다.6 그러나 막상 이러한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서 장거리 미사일을 확보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전수방위의 하위 규범인 공격용 무기 보유 불가 원칙에 어긋나는 것을 우려한 탓이다.

또 다른 이유는 미일동맹의 역할분담이다. 미일동맹은 냉전 시 소련의 태평양 진출 봉쇄를 위해 미국이 주도했으며, 이에 따라 미군이 주요한 전투임무를 담당하고 자위대가 대잠・소해 등 지원임무를 수행하는 형태로 군사임무를 나눠왔다. 같은 맥락에서 미사일 방어도 방패와 창의 역할을 미일동맹이 분담하여, 날아오는 적 미사일 요격은 일본이, 적국에 대한 보복공격은 미국이 담당하는 구조였다.7 즉 여태까지 반격능력은 일본이 아니라 미일동맹에 따라 미국이 수행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북극성-2, 화성-12, 극초음속미사일 1・2형 등 새로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 Medium Range Ballistic Missile) 및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들을 개발하고 배치해 나가자 위기감은 고조되었다. 게다가 중국이 보유한 미사일 2000여 발이 일본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특히 2019년 중국의 DF-17 극초음속미사일 배치와 2021년 이후 북한 극초음미사일 시험발사는 일본의 안보불안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와중에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했던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는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도입이 취소되었다.8

아베 정권은 애초에 수동적인 미사일방어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대안을 채택하고자 했다. 2017년 1월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적기지 공격능력’이 필요하다고 강변했지만,9 실제로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 결정으로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를 선택했다. 이지스 어쇼어를 취소하면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자, 아베 총리는 적기지 공격능력을 다시 제안했다. 적기지 공격능력 주장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되었지만, 아베 정부는 미국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미일동맹의 억제력과 대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논리로 재정의했다.10

 

전수방위는 사라졌는가?

 
반격능력에 대한 고민은 전후 일본의 국방이 갖는 한계와 고민을 그대로 반영한다. 일본은 헌법 9조(평화헌법조항)에서 전쟁포기(1항)와 전력불보유 및 교전권불인정(2항)을 선언했지만,11 현실 정치에서 국가를 지키기 위한 자위권까지 부정할 수는 없었다. 최소한 자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한적이나마 전력을 보유하고 교전도 할 수 있어야만 했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일본은 전수방위의 원칙을 수립했다.

전수방위란 “상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처음으로 방위력을 행사하며, 그 형태도 자위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고, 유지하는 방위력도 자위를 위한 필요 최소 수준에 한정하는 등, 헌법의 정신에 따른 수동적인 방위전략의 자세”를 뜻한다.12 즉, 교전권은 인정되지 않더라도 제한된 형태의 자위권은 인정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전력(全力)이 아닌 최소한의 ‘실력’에 해당하는 능력을 갖추고 자위대에게 교전권이 아닌 자위행동권을 부여하여 국방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이 전수방위의 원리이다.13

일본은 전수방위 원칙을 구체화하기 위해 무기수출금지 3원칙(1967), 비핵 3원칙(1968), 우주의 평화적 이용원칙(1969), 공격용 무기 보유 불가 원칙(1970) 등 독특한 일련의 하위 규범을 만들고 비군사화 정책을 완성해나갔다. 이러한 비군사화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설계 하에 냉전상황과 미일동맹의 맥락에서 가능했다. 그러나 냉전 이후 미국이 전 세계의 안보질서를 떠받치게 되면서 미일동맹은 대응 범위를 ‘필리핀 이북의 극동’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도록 했다.14 이에 따라 미일 양국 간의 신미일방위협력지침 (1997.9.)이 확정되면서, 일본은 자위대 해외 파병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논의했다. 일본은 관련 법규를 제・개정하고 전수방위의 원칙을 유연하게 헌법적으로 해석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왔다.

결국 일본은 반격능력을 채택하면서도 전수방위 원칙을 헌법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먼저 ‘적기지 공격능력’으로 불리던 용어를 ‘반격능력’으로 바꾸어, 선제공격 논란을 차단했다. 둘째, 반격능력의 발동조건을 일본에 대하여 탄도미사일 등에 의한 무력공격이 행해진 경우로 조건을 좁혔다. 셋째, 반격능력의 행사 시에 ‘무력행사 3요건’을 준수하여 자위행동권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했다.15 즉 상대방이 공격에 착수한 후에만 발동하고 선제공격은 허용되지 않으며, 무력행사의 3요건을 충족해야만 행사할 수 있으므로, 반격능력은 전수방위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논리이다.

그러나 전수방위는 여태까지 지극히 사후적이고 수동적인 군사전략을 특징으로 해왔다. 그래서 탄도미사일, 장거리전략폭격기, 전략원잠, 항공모함 등 공격용 무기 비보유의 원칙이 전수방위의 한 줄기로 자리했었다. 그러나 일본은 기존의 헬기 호위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결심한 데 이어, 반격능력 채용으로 순항미사일과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실질적으로 탄도미사일과 장거리전략폭격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러한 장거리타격능력이 주변사태대응과 국제평화협력활동에 결합되면 결국 해외에 대한 공격능력으로 바뀌며, 해외를 향한 능동적인 군사전략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하여 전수방위가 사실상 폐지되었다는 평가도 나오는 것이다.

 

‘반격능력’을 이용한 위협 억제전략 실효성

 
아무리 일본 정부가 필요한 군사역량을 제시하고 선언해도, 자위대가 이를 실행할 수 있어야 반격능력은 의미를 갖는다. 통상 능력실현의 판단기준으로서 DOTMLPF(Doctrine, Organization, Training, Materiel, Leadership, Personnel, Facility, 교리・조직・훈련・물자・리더십・인사・시설)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이는 군사역량에 한정된다. 결국 일본 정부가 반격능력을 억제전략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면 결국 능력(Capability), 신뢰성(Credibility), 의사전달(Communication)의 3가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그림 1. 억제의 효율성 평가
그림1

 

우선 능력이란 적을 막거나 위협할 수 있는 국가의 힘으로, 적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위협하거나 적의 목적 달성을 막을 수 있는 군사력을 의미한다. 반격능력의 핵심역량은 적 미사일 발사 원점과 지휘통제시설의 파괴이다. 반격능력은 다시 군사역량으로 세분하면 ISR(정보・감시・정찰), 지휘통제, 그리고 타격능력으로 나뉜다.

일본은 전체 병력 24만 7천여 명 규모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국방예산을 많이 쓰는 국가이다. ISR 분야에서는 IGS(Intelligence Gathering Satellite, 정보수집위성) 8기를 운용 중이며,16 글로벌호크 고고도 정찰기는 물론 다양한 ISR 기체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휘통제에서 일본은 이미 1960년대부터 지상방공관제시스템(JADGE)을 운용해왔고, 2024년 발족을 목표로 육·해·공 자위대를 일원 지휘하는 상설 통합사령부가 방위청에 신설될 예정이다.17 그러나 정확한 표적정보판단이 제한되어 미국에 의존할 것이다.18

하지만 현 시점에서 타격능력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해외로부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JSM(F-35용 스텔스미사일), JASSM(장거리 공대지순항미사일) 등을 도입하기로 하여 2026~27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19 한편 국산무기체계로는 방위용고속활동탄이나 극초음속유도탄 등이 개발 예정으로 2030년에 이르러야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20 따라서 ISR과 지휘통제는 외양에 비해 실체는 부족하고 타격능력은 제한되므로, 전반적인 능력에서 한계가 역력하다.

다음 기준은 신뢰성이다. 신뢰성이란 자국이 실행하겠다고 위협한 군사행동을 실제로 적에게 행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리킨다. 한 나라의 전략적 원칙과 국가의지를 보면 실제로 실행할 수 있을지 신뢰성을 평가할 수 있다. 전략적 원칙은 적에 대한 위협이 억제자가 그간 수행해온 전략 및 작전상 원칙과 일치하는지의 문제이고, 국가의지는 억제전략 수행에 관한 국가지도부의 태도와 전문성의 문제이다.

반격능력은 전수방위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전수방위원칙에 따른다면 반격능력은 적의 무력공격이 발생한 이후에 실행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본 국가지도부는 적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에야 반격능력을 가동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반격능력이 기능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킬체인’처럼 적의 미사일 발사 이전에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일본의 ‘반격능력’ 개념에 따를 경우 킬체인처럼 긴급억제(preemptive strike)를 실현하기는 어려우므로, 북한과 중국 등 공격위협의 대상이 되는 국가들에게 억제 메시지를 보내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억제가 기능하기 위해서는 위협 의사가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의사전달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명확성이다. 의사전달은 억제의 목표와 이를 위해 취할 행동이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전달되는 것부터 시작한다. 두 번째 조건은 그 목표와 행동을 상대방이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반격능력은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도 한계를 보인다. 반격능력은 상대방이 무력공격에 착수한 이후를 반격시점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착수시점이 액체연료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 시기인지, 고체연료 미사일이라면 부대를 발진한 이후인지 등 실제 판단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 언제 반격을 개시할 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므로 상대방은 반격을 당할 것이라는 인지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표 1. 반격능력의 억제 효율성 평가
펴1

 

결론적으로 현 단계에서 일본은 당장은 반격능력을 활용할 수 없다. 실제 능력이 갖춰진 2027년 이후에야 작동이 가능할 것이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명확한 운용교리의 발전이 필요하다. 특히 핵심적인 것은 반격능력의 사용 결심이다.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반격능력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미국의 정보자산과 정보판단에 의존해야 하므로 반드시 미국과의 협의와 공조하에 결심하지, 홀로 결심하지 못한다. 반격능력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일본의 국방능력으로 자리잡지 못한다면 신뢰성이나 의사전달의 측면에서도 계속 낮은 평가가 지속될 것이다.

 

우리에게 미치는 함의 및 정책 제언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는 일본 스스로의 ‘보통국가화’ 노력에 따른 것이지만,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일본 스스로가 북한, 중국, 러시아 등과 불편한 관계인 데다가, 미국은 미중 패권경쟁에 집중하고 있어 전력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즉, 일본이 동맹으로서 북-중-러의 위협에 앞장서 직접 대응하기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사점과 교훈을 반영하여 새로운 국방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북-중-러 연계 상황하에서 대만과 동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상정하고, 영역횡단작전능력・스탠드오프 방위능력・통합방위력 등을 적용한 군사적 대비태세의 실효성 확보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결국 무기체계 확보와 부대 개편 등에 필요한 예산 없이는 이러한 군사역량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현재 GDP 1%에 불과했던 방위비를 향후 2%까지 높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일본의 군사역량이 향상되면 될수록 미국의 일본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것이다. 이미 일본은 ‘인태전략’이라는 틀을 만들어 미국의 안보전략에 편입시키는 한편, 쿼드 등 국제안보협의체의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아시아 안보파트너로서 입지를 더욱 굳혀 나가고 있다. 일본은 자국 영토의 안전과 해상 교통로의 확보라는 국익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가치연대를 내세워 국제질서에서 중요한 위상을 확보하였다. 자국의 안보상황에 침잠하지 않고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자국 안보이익을 높여나가는 전략은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는 윤석열 정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적으로, 주변국이 군사력을 강화하면 자국의 군사적 위협은 증가한다. 주변국이 군비를 강화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새로운 전력을 획득하게 되면서 군비경쟁이 가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협을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라면 이러한 군사력 증강을 선순환구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북한으로부터 10분 내에 타격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중국에 관해서도 안보상의 이익을 공유하므로 안보협력의 확대가 필요하다.

게다가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가 미국의 요구와 지원하에서 이뤄졌듯이, 그 능력의 활용도 결국 미국의 동의와 결심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일본의 반격능력이 사실상 공격능력이고 동북아 지역의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다. 일본 내 여론조사를 살펴봐도 과반수가 반격능력 보유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높아진 국가적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반격능력 보유를 일본의 군사대국화라며 우려하기보다는 이를 우리 안보를 위해 활용하려는 실용적인 정책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일본의 독자적인 반격능력 활용을 방지하려면, 우리 정부가 미일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framework)를 구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미-일 외교・국방장관 회담(2+2)이나 한-미-일 공동 미사일 대응훈련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혹은 한-미-일 합동표적협조위원회(JTCB, Joint Targeting Coordination Board)를 만들어 표적정보를 공유해 공격대상에 대한 상호간의 이해를 높임으로써 한국에게 의존하게 할 수 있으며, 우리 안보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타격임무를 통제하고 배분하는 방안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은 오랜 기간 한일 양국의 협력을 조율해오고 있기에 우리가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실행가능한 프레임워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에 협력은 필연적이지만, 과거사 등 정치적 갈등으로 인하여 지난 정부에서 양국 간의 신뢰는 깨어진 상황이다. 군사적인 보통국가를 추구하고 있는 일본을 한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일 간 신뢰 회복이 우선이다.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 개선과 국민적 신뢰에 바탕한다면, 북한을 비롯하여 평화를 위협하는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한 안보 태세를 높일 수 있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US backs Japan’s push for counterstrike capabilities to counter North Korea”, NK News (January 12, 2023)
  • 2. “”재앙의 씨 뿌렸다”…日 ‘반격능력 보유’ 겨냥한 중국의 독설”, 『중앙일보』 (2022.12.21.)
  • 3. “日 군사대국 길 터준 尹정부…’반격능력’ 용인”, 『노컷뉴스』 (2022.12.19.); “바이든 “日 반격 능력 지지”… 한일 ‘과감한 협력’ 급하다” , 『문화일보』 (2023.1.16.); Bruce Bennett, “Japanese ‘Counterstrike’ May be Good for ROK Security”, NK News (December 28, 2022)
  • 4. 『国家安全保障戦略』 (令和4年 12月), p.17
  • 5. 국가안보전략에서는 반격능력을 “무력공격이 발생하고 그 수단으로 탄도미사일 등에 의한 공격이 행해진 경우 무력행사의 3요건에 근거하여 그러한 공격을 막는 데 부득이한 필요 최소한도의 자위조치로서 상대방 영역에서 유효한 반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스탠드오프방위능력 등을 활용한 자위대의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2022년 일본 국가안보전략 전문 – 국문 번역본』, 한국해양전략연구소 (2022.12.), p.17]
  • 6. 1956년 2월 29일 후나다 다카 당시 방위청 장관은 헌법상 유도탄 등에 의한 공격을 방어하는 데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되는 한 유도탄 등의 기지를 타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자위의 범위에 포함되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国家安全保障戦略』 (令和4年 12月), p.18]
  • 7. Kenji Nagayoshi, “Why Japan’s Missile Defense Requires ‘Counterstrike Capabilities’”, The Diplomat (December 07, 2022)
  • 8. 일본은 현재 해상의 이지스구축함/SM-3 미사일을 통한 종말 고고도 요격, 지상의 패트리어트 PAC-3를 통한 종말 저고도 요격의 2단계 요격체계를 채용 중이며, 여기에 이지스 어쇼어를 통한 종말 고고도-중고도 요격능력까지 더함으로써 3단계 중층 탄도탄 요격체계를 갖추고자 했다. 이지스 어쇼어란 구축함에 탑재하는 이지스 방공시스템을 지상 설치한 것으로 이지스 레이더로 탄도미사일을 탐지하여 SM-3 요격미사일로 격추하는 무기체계이다. 그러나 SM-3의 미사일 추진체가 민간구역에 추락하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술적 개선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의 소요가 예상되자 운용 목표 시기인 2025년까지 도입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일본정부는 2020년 6월 15일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을 철회하였다. [윤석정,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문제: 분석 및 함의”, 『IFANS 주요국제문제분석』 2021-44 (2022.2.), p.3]
  • 9. 衆議院, 第193回国会 予算委員会 第2号 会議録 (2017.1.26.), https://www.shugiin.go.jp/internet/itdb_kaigiroku.nsf/html/kaigiroku/001819320170126002.htm
  • 10. 自由民主党政務調査会, 「国民を守るための抑止力向上に関する提言」, 『自由民主党』, 2020.8.4., p.3
  • 11. 일본국 헌법은 “제2장 전쟁의 포기”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9조 제1항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권의 발동으로서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이를 포기한다. 제2항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기타 전력은 이를 보유하지 아니하며 국가의 교전권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 12. 『令和2年版 防衛白書』, p.202
  • 13. 김성조・윤석정, “일본 헌법 9조 개정의 정치: 아베 총리의 개헌전략을 중심으로”, 『평화연구』 Vol.27 No.2 (2019), pp.118-119
  • 14. 조양현, “일본 방위안보정책의 변화와 전망”, 『동아시아 정세 변화와 한국 외교 과제』 (서울: 외교안보연구원, 2008), pp.284-285
  • 15. ‘무력행사 3요건’이란 (1) 일본의 존립, 국민의 생명과 자유, 행복추구권에 명확한 위협이 발생했을 때, (2) 국민을 지키기 위해 다른 수단이 없을 때, (3)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서를 의미한다.
  • 16. “情報収集衛星レーダー7号機打ち上げ成功 安全保障に貢献へ”, 『サイエンスポータル』 (2023.1.26.)
  • 17. “自衛隊統合司令部、市谷に新設へ”, 『共同通信』 (2023.2.8.)
  • 18. 일본이 상당한 ISR 자산을 보유하여 북한과 중국 등 위협국에 대한 감시정찰역량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실시간 발사탐지 등 적국에 관한 전략정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적의 지휘통제 시설과 미사일기지 및 이동식 발사차량 등 실시간 표적정보의 업데이트 역시 미국에 의존해야만 하므로, 실질적으로 미국의 협조가 없이 반격능력을 활용하기 어렵다; “일 ‘반격 능력’ 보유하면 미군에 더 의존”, 『노컷뉴스』 (2022.12.19.)
  • 19. “敵基地攻撃を担う部隊を設置へ 既存ミサイルの長射程化も進む”, 『朝日新聞』 (2022.12.16.)
  • 20. “<独自>長射程ミサイル、国産中心 反撃能力を念頭”, 『産経新聞』 (202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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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양욱

외교안보센터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2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방송을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현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