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트럼프 미(美) 대통령의 취임, 사드(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이하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미-중간 갈등, 중국의 경제 보복조치,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 등으로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의 실패를 선언하고,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를 대북(對北) 정책 기조로 확정했다. 북한은 2016년 두 차례 핵실험에 이어 한국의 정권 교체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며 대북 강경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은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표하며 조심스럽게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지만, 올해 초 사드 배치를 두고 내린 보복조치의 파장은 여전하다.
지난 5월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측의 속내는 복잡한 듯 하다. 매티스 장관과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던 딕 더빈 상원의원은 사드 배치를 서두르지 않는 한국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원하지 않는다면 사드 관련 예산을 다른 쪽으로 배분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가드너 상원의원도 사드 배치를 국회 비준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한국 정부측 입장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미(美) 외교가 전반에 진보성향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려가 퍼져 있다.
이 보고서는 6월 말 치러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인이 미국과 한미동맹, 한미관계 관련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한국인들이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지도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주요 외교 현안에 어떤 입장인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 호감도는 전임 오마바 대통령 보다 현저히 낮았지만 미국 호감도에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호감도는 다른 주변국에 비해 여전히 높았다. 그 동안 한미 양국이 동맹을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 호감도는 사드 배치 관련 갈등으로 올해 3월 크게 하락한 후 회복하지 못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최근까지 북한의 무력도발이 이어지면서 찬성 여론이 반대 보다 많았다. 그러나 사드 배치가 박근혜 정부에서 서둘러 추진된 탓에, 응답자의 다수가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 필요성에 동의했다. 결정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개성공단 재개는 찬반 의견이 뚜렷하게 나뉘지 않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변화를 전제하는 보수적 접근을 선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부정적 전망을 압도했다. 정권 초 높은 문재인 대통령 호감도가 한미관계 등을 포함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국내외 한미동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한국인은 미중경쟁이 심화되는 현 시점에 협력 상대로 중국보다 미국을 선호했다. 또 6월말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무엇보다 양국 정상간 신뢰관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봤다. 즉, 특정 이슈에 대한 해결보다는 두 정상간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이는 한미관계를 유지·발전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유대관계 형성과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세부적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목차
■ 들어가며
■ 한국인의 대미(對美) 인식
1. 주변국 호감도
2. 주변국 지도자 호감도
3. 한국인의 두 시각: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
■ 한미동맹의 도전
1. 한미정상회담에서 주력해야 할 점
2. 한반도 사드 배치와 국회 비준
3. 대북(對北) 문제 접근법
■ 새 출발점에 선 한미관계
1. 한미관계 전망
2. 한국의 협력 상대
■ 나가며
* 본 보고서의 내용은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저자들의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