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729 views

2024년 4월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330여 기를 발사했고, 이어 이스라엘도 이란 본토를 정면 조준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두 나라는 지금껏 프록시 대리 조직을 통하거나 비밀 작전 방식으로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으나 기존의 충돌 패턴은 전례 없던 직접 맞대결로 전환했고 중동의 전략적 지형은 극적으로 변했다. 다행히 첫 충돌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상대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되 확전으로는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했고 국내 청중을 달래며 출구 전략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미·이스라엘·아랍 간 ‘통합(integrated)’이라고 부를 만한 방공체계 협력이 가동되면서 이란발 발사체 99%가 격추됐고 전면적인 군사 대결은 일단락될 수 있었다. 이 통합 방공체계의 구축과 활약의 배경에는 이란 팽창주의 억제와 확전 방지라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탈(脫)중동 구상에 대비하고 시아파 이란의 군사 모험주의에 대항하고자 2020년 수니파 아랍 국가와 유대 국가 이스라엘이 위협인식을 공유하고 역사적인 데탕트를 이뤄 아브라함 협정을 맺은 결실이기도 했다. 2021년 새롭게 미 중부사령부의 파트너가 된 이스라엘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은 중부사령부의 통합 방위 시스템하에서 이란발 미사일의 레이더 추적 정보를 발 빠르게 공유했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물론 이스라엘 전투기에 자국 영공을 열었으며 요격전에도 직접 참여했다. 이들 아랍 국가는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 참사로 시민의 대(對)이스라엘 반감이 극도로 높은 시기에 아랍 무슬림 국가의 위상이 훼손될 수 있는 정치적 우려를 뒤로 하고 이란의 위협 앞에서 이스라엘과 전략적 연합을 선택했다. 지난 7월 말 이스라엘이 이란의 수도에서 국빈 방문 중인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를 암살하자 이란은 피의 보복을 선언했다. 앞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또 공격하면 공통의 위협인식에 기반해 구축된 미·이스라엘·아랍 통합 방공체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또다시 작동할 것인지 나아가 제도화 과정을 거쳐 그 중요성을 거듭 주목받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첫 본토 미사일 공격과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2024년 4월 13일 이란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다. 이란은 자살 드론 185기, 순항 미사일 35기, 탄도 미사일 110기 등을 발사했고 때를 맞춰 이란의 프록시 조직인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이슬람 저항군도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상대를 주적으로 여기지만 직접적인 정면충돌은 피해 왔다.1 이란은 헤즈볼라, 후티 반군, 이슬람 저항군, 가자 지구의 하마스, 시리아의 군소 친이란 민병대 등 자신의 대리 무장 조직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스라엘을 도발해 왔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란 내부로 비밀 요원을 침투시켜 핵 과학자들을 표적 암살하거나 사이버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을 사보타주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다. 이제 두 나라의 대결은 직접적인 정면충돌로 전환했고 중동 안보 지형은 전례 없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2

무엇보다 이란은 오랜 제재에도 본토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직접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을 ‘진실의 약속’ 작전이라 부르며 4월 1일에 일어난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영사관의 바로 옆 군사 부속시설을 공습했다고 주장했지만,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 소속 사령관 등 7명을 잃은 이란의 최고 종교 지도자는 가혹한 보복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란에 확전은 큰 부담이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비롯된 경제 파탄, 강경 보수파 지배층의 지지 세력마저 참여하는 민생고 시위, 히잡 강제 착용 반대 시위로 폭발한 대규모 반정부 운동 등으로 국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3월에 실시한 총선에서는 최고 종교 지도자가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했는데도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 테헤란의 투표율은 24%에 불과해 성난 민심이 드러났다. 게다가 장기 제재로 인해 군사 장비는 노후화됐고 특히 공군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인지 이란은 이스라엘에 단호한 응징을 선포한 후 열흘 넘게 행동에 옮기지 않다가 마침내 이란발 미사일의 최종 목적지를 자국 영사관 폭격에 이용됐던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로 조준 설정했다. 민간인 지역을 피하면서 정당성을 높이려는 계산이었다. 또 미국과 영국, 독일, 카타르, 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에 공격 계획을 예고했다. 미 당국은 정확한 공격 시기와 대상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란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미국과 이란은 2021년에 핵 합의 복원 협상을 위한 대화 외교 채널을 스위스에 구축해 둔 바 있다. 미국은 이란에 확전 촉발 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냈을 것이고 이란은 공격 계획을 미리 흘렸을 것이다. 이렇게 신중하게 짠 보복에 덧붙여 이란은 공격 전후 확전 의사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첫 본토 미사일 공격이 일어난 지 엿새 후인 4월 19일 이스라엘은 이란 중부의 군사기지와 시리아·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조직 근거지를 제한적으로 보복 공습했다. 현재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역시 또 다른 전쟁을 벌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란은 90만 병력 보유국인 데다가 자체 개발 드론을 대량 생산해 러시아에까지 팔고 있다. 무엇보다 이란의 전례 없는 공격을 함께 막아준 우방 미국이 반격 반대와 확전 불가를 압박했고 이스라엘이 대규모 맞대응에 나선다면 돕지 않겠다고도 못 박았다.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두 개의 전쟁’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미국과 함께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 요격 작전에 적극 나서준 영국, 프랑스, 요르단과 아랍 걸프국가 역시 전면전만은 안 된다며 이스라엘을 만류했다.

그렇지만 자국 본토를 처음으로 공격받은 이스라엘이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 궤멸을 위해 싸우는 병사들의 사기를 생각해서라도 이란을 향한 경고 메시지는 불가피했다. 이란은 하마스에 무기와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나라다. 결국 이스라엘은 ‘보여주기’ 식 대응으로 반격의 수위를 조절하되 이란 응징을 완수하고 국내 청중을 달래는 묘책을 짰다. 확전이 부담스러운 이란도 정체불명의 드론을 격추하느라 방공 시스템이 작동했을 뿐이고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며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애써 폄하하거나 부정했다.3 이란 또한 체면을 살리고 출구를 확보해 빠져나오면서 두 나라의 첫 직접 무력 충돌은 일단락됐다.

 

미·이스라엘·아랍 통합 방공체계의 구축과 활약의 배경4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이란발 발사체가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끼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 함께 ‘철의 방패 작전’을 펼쳐 330여 기 발사체 대부분을 요격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은 드론과 순항 미사일, 애로우는 탄도 미사일을 격추했고, 전투기와 헬기는 틈새를 메우며 요격에 나섰다. 이렇듯 이스라엘의 자체 다층 방공망도 촘촘했지만 300대가 넘는 발사체는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많았다. 이번 공격은 이란의 프록시인 가자 지구의 하마스가 미사일을 발사하던 기존의 공격 방식과는 비행 속도, 고도, 접근 방식 등에서 새로운 차원이었다.5 실제로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미사일 다수가 이미 영토 바깥에서 격추됐다고 밝혔다.6

이란과 이란 프록시 조직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이 이스라엘을 향하는 과정에서 아랍 국가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미 중부사령부의 방공체계를 활용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이스라엘을 위해 협력한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7 무엇보다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이뤄진 아브라함 협정과 아랍·이스라엘 데탕트의 결과다. 요르단은 1994년 이스라엘과 수교했으나 양국 관계는 팔레스타인 문제로 늘 평탄하지 않았고8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이스라엘과 국교 관계가 없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를 선두로 바레인, 모로코도 이스라엘과 수교하고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한 이후 여러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한 뿌리 조상인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갈등과 대립 대신 새로운 안보 경제 협력을 지지했다. 이러한 협력은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건설 없이 이스라엘과의 국교 수립은 없다는 아랍 세계의 오랜 금기를 깨뜨린 사건이다.

아브라함 협정은 무엇보다 수니파 아랍 국가와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이 시아파 이란의 팽창주의 행보에 맞서고자 공통의 위협인식 아래 연대를 조직한 것이며 수니파 아랍 국가에게는 탈중동 정책을 선언한 미국의 공백에 대비한 안보 보험이기도 하다.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기 이전까지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의 반대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파트너 위치에서 배제돼 유럽사령부 관할에 속해 있었다.9 그런데 아랍에미리트가 이스라엘의 중부사령부 편입을 위해 아랍 국가 설득에 나섰고 2021년 이스라엘은 마침내 중부사령부의 파트너가 됐다. 이처럼 아랍에미리트와 이스라엘의 실용주의적인 관계 발전은 일시적 연대가 아닌 동맹 수준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역시 아브라함 협정 이후 이스라엘이 중부사령부 관할로 들어온 것을 환영하며 역내 우방국 간 안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10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와 함께 미 중부사령부 관할에 함께 속하게 된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이스라엘을 향해 날아가는 이란발 미사일의 레이더 추적 정보를 미 중부사령부와 발 빠르게 공유했다. 요르단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전투기는 물론 이스라엘 군용기에도 자국 영공을 열었고 요격전에도 직접 참여했다. 5~6개국 공군기 수십 대가 서로 다른 기술적 임무와 정확한 타이밍을 두고 섬세한 조정을 벌인 성공적인 작전이었다.11 이라크 내의 미 패트리엇 시스템, 동지중해와 오만만의 미 구축함도 임무를 수행했다. 이스라엘이 미 중부사령부에 편입된 후 제대로 된 연합훈련의 기회도 없었고 2022년 3월 당시 프랭크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과 아랍 고위급 장교를 모아 비밀회의를 개최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위협에 맞서는 협력 방안을 처음 논의한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처음 선보인 팀워크는 대성공이었다. 아랍 국가 간의 방공체계는 2019년 이란의 프록시 조직인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한 직후 걸프 산유국의 주도로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이어 2022년에 들어와 미 중부사령부가 적극 주도해 레이더 탐지 시스템을 함께 개발 통합했다.12

가자 지구에서 장기화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으로 비롯된 인도주의 참사를 지켜보는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협력한 이번 활약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공동 방위의 역량에 내심 안도할 것이다. 걸프 산유국을 포함한 여러 아랍 국가의 안보를 책임져 주던 미국이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탈중동 전략을 취하면서 이들 국가는 안보 공백의 불안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아브라함 협정으로 기반이 마련된 후 이란과 이스라엘의 첫 직접 충돌에서 빛을 발한 이번 협력을 계기로 아랍 국가들은 미·이스라엘·아랍 통합 방공체계의 가치를 절감했다. 이로 인해 해당 국가들은 향후 국가 간 투명한 정보 공유와 협력 과정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미국도 여전히 중부사령부가 역내 안정에 헌신하고 있음을 부각하고 아랍 우방국의 안보 불안을 해소시킬 것이다. 나아가 중동 지역 내 러시아·중국·이란의 반미 연대에 맞서 이스라엘과 여러 아랍 국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다.

사실, 공격을 먼저 감행한 이란이 확전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히며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기에 처음부터 확전의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4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으나 확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2020년 1월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이라크 공항에서 폭사하자 이란은 강력한 보복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란은 공격 정보를 미리 흘려 ‘출구’를 신중하게 확보했다. 사령관의 암살 닷새 후 이라크 내 미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을 쐈고 사상자는 없었다. ‘순교자 솔레이마니’ 작전은 결의의 메시지를 보내는 선에서 일단락됐고 이란과 미국 간 정면충돌의 위기는 봉합됐다. 이번에도 당사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과 주변 아랍국 누구도 전쟁의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확전을 원치 않았다.13 따라서 이란과 이스라엘은 확전은 막되 상대에게 타격을 줄 절묘한 전략을 찾는 데 매진했다. 하지만 누구도 원치 않더라도 확전은 우발적 계기로 일어나 두 나라 사이 전면전을 촉발할 수 있다.

 

미·이스라엘·아랍 안보 협력의 미래

 
아직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란 미사일과 드론의 위협 앞에서 군사 안보적 필요에 따라 이스라엘과 협력을 결정해 미·이스라엘·아랍의 통합 방공체계 아래서 활약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한껏 높아진 대내외 반(反)이스라엘 감정과 수니파 대표국의 위상 훼손이라는 정치적 우려를 뒤로한 것이다. 비록 8월 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종교 지도자가 국정연설에서 “적과의 협상에 장벽은 없다”라고 밝히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으나 이란 강경파 지배 세력이 반미·반이스라엘 이슬람 혁명 수출, 핵 개발, 역내 프록시 지원을 통한 헤게모니 추구를 포기했을 리는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중국의 중재로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관계 정상화를 이뤘으나 그 후로도 이란 프록시인 예멘 후티 반군의 자국 아람코 석유 시설과 유조선 공격에 대해 긴장을 늦춘 적은 없다. 이란 팽창주의의 위협은 날로 높아가는데 미국의 역내 역할 축소 선언까지 겹친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과의 수교와 전략적 연합을 적극 고려했고 미국에 철통같은 방위 공약을 요구해 왔다.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공격 직후 요르단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증가하는 이란의 위협 앞에 통합 방공체계를 통한 우리의 협력은 필수 불가결하다”라고 말했다.14 5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 걸프협력회의 회원국의 국방 회의에서 참가국들은 국가 간 정보 공유 등 다자간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에 동의했다.15 6월에는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아랍국가 군 관계자들과 회동해 지역 안보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16 미 중부사령부가 주선한 이 모임은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나, 이스라엘과 아랍 군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들 국가 간 군사적 대화와 협력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8월 중순에 온건파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이 내각 출범을 알렸으나 보수적인 인물이 다수 기용되면서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강경 보수파 지배 연합의 입맛에 맞춘 인선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2015년 이란 핵 합의 체결의 주역이자 온건 개혁파의 상징인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교부 장관이 신임 부통령으로 임명된 지 11일 만에 전격 사임하면서 이러한 평가에 힘이 실렸다.17 이처럼 이란의 군사 모험주의와 팽창주의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며 수니파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 간의 공통 위협 인식도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연합작전의 성공 이후 미·이스라엘·아랍 간의 군사 안보 협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제도화 과정을 통해 더 공고화될 여지가 있다. 특히 아랍 국가들은 조기 경보와 효과적인 격추 능력을 제공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통합 방위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나아가 시스템 내 같은 일원인 이스라엘과도 정보 공유와 신뢰 구축에 더 힘쓸 것이다.18 미·이스라엘·아랍 간의 통합 방공체계 구축은 실존적 위협 앞에서 종교·민족적 갈등을 극복하고 공동의 군사 안보적 이해관계를 위해 중대한 정치외교적 결단을 내린 주목할 만한 사례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Uzi Rubin, 2024, “Operation “True Promise”: Iran’s Missile Attack on Israel,” Begin-Sadat Center for Strategic Studies’ Perspectives Papers, June 18.
  • 2. “Iranians fear their brittle regime will drag them into war,” The Economist, April 15, 2024.
  • 3. Jon Gambrell and Josef Federman, 2024, “Israel, Iran play down apparent Israeli strike,” AP News, April 19.
  • 4. David S. Cloud, Dov Lieber, Stephen Kalin, and Summer Said, 2024, “How the U.S. Forged a Fragile Middle Eastern Alliance to Repel Iran’s Israel Attack,” Wall Street Journal, April 15.
  • 5. Jin Yu Young, 2024, “Israel Faced a Sophisticated Attack From Iran,” The New York Times, April 14.
  • 6. Shira Rubin, Steve Hendrix and Loveday Morris, 2024, “Israel mulls response after U.S.-led alliance fends off Iranian barrage,” The Washington Post, April 14.
  • 7. Joseph L. Votel, 2024, “Integrated air-defense strategy for the Gulf: An opportunity to address a fixable problem,” Middle East Institute Weekly Briefing, May 28.
  • 8. Bruce Riedel, 2019. “25 years on, remembering the path to peace for Jordan and Israel,” The Brookings
    Institution, October 23.
  • 9. U.S. Department of Defense, 2021, “U.S. Aligns Key Partners Against Shared Threats in the Middle East,” January 15.
  • 10. Votel, 2024.
  • 11. Rubin, 2024.
  • 12. David S. Cloud et al, 2024; Barak Ravid, 2022, “CENTCOM chief: Middle East integrated defense with Israeli involvement is a “priority”,” Axios, July 20.
  • 13. Ali Vaez, 2024, “The Middle East Could Still Explode, Iran and Israel May Not Be Finished,” Foreign Affairs, April 15.
  • 14. U.S. Department of State, 2024, “Secretary Antony J. Blinken At a Meeting with Foreign Ministers of the Gulf Cooperation Council Member States,” April 29.
  • 15. U.S. Department of Defense, 2024, “U.S.-Gulf Cooperation Council Defense Working Groups on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and Maritime Security,” May 22.
  • 16. Barak Ravid, 2024, “U.S. holds meeting with Israeli and Arab generals amid Gaza war,” Axios, June 12.
  • 17. “Iran’s hard-line parliament approves all members of president’s cabinet,” Le Monde, August 21, 2024;
    Farnaz Fassihi and Leily Nikounazar, 2024, “Iranian Vice President Resigns, Signalling Deep Divisions as Cabinet Takes Shape,” The New York Times, August 12; Jason M. Brodsky, 2024, “New Iranian president appoints crisis cabinet,” The Middle East Institute Analysis, August 13.
  • 18. Ravid, 2024.

About Experts

장지향
장지향

지역연구센터

장지향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수석연구위원이자 지역연구센터 센터장이다. 외교부 정책자문위원(2012-2018)을 지냈고 현재 산업부, 법무부,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사, 정치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연구 분야는 중동 정치경제, 정치 이슬람, 비교 민주주의와 독재, 극단주의 테러와 안보, 국제개발협력 등이다. 대표 저서로 중동정치를 비교분석한 «최소한의 중동 수업» (시공사 2023), 클레멘트 헨리(Clement Henry)와 공편한 The Arab Spring: Will It Lead to Democratic Transitions? (Palgrave Macmillan 2013), 논문으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정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전망” (아산이슈브리프 2022), 『중동 독재 정권의 말로와 북한의 미래』 (아산리포트 2018), “Disaggregated ISIS and the New Normal of Terrorism” (Asan Issue Brief 2016), “Islamic Fundamentalism”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the Social Sciences 2008)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와즈 게르게스(Fawaz Gerges)의 «지하디스트의 여정» (아산정책연구원 2011)이 있다.

이희수
이희수

연구부문

이희수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지역연구센터 연구원이다. 경희대학교 국제학 학사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외교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했고, 주요 연구분야는 한미동맹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관계, 한국의 국방정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