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2월 27-8일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스티븐 비건 (Stephen Biegun)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2월 6일부터 8일까지 2박 3일간의 평양 방문 및 실무회담을 ‘생산적(productive)’으로 평가했다.1 북미간에 정상회담 합의 사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정상회담 장소가 하노이로 정해졌다는 것을 언급할 뿐, 특유의 과장된 행동을 삼가고 있다.2 이처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것은 미국도 협상의 어려움과 파급효과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행보로 평가한다.

향후 2-3주 동안 전개될 미북간 치열한 수 싸움과 한국의 역할은 우리 안보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다. 그 향방에 따라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큰 획이 그어질 역사적 순간이 될 수 있고, 북한 핵보유가 사실상 굳어지는 비극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협상카드를 교환함으로써 북한 비핵화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협상카드가 지니는 의미를 파악해야 하며, 특히 가장 중요한 분야이면서도 기술적인 부분이 포함되기에 협상이 쉽지 않은 검증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심스러운 미국의 접근과 북한의 이유 있는 침묵

현재까지 공개된 협상 과정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아직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미국이 작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달리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은 아직까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확보하지 못한 정황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월 6일 오전의 시정연설(State of Union Address)에서 “2월 27-8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알렸으나 구체적인 비핵화 수준을 요구하기 보다는 정상회담의 당위성을 전파하는 데 머물렀다.3 한반도 평화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고, 유해송환이 있었으며, 핵실험 및 미사일 실험이 15개월이나 없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자신이 아니었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었다는 언급을 통해 현재 북한과의 대화기조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을 언급함으로써 향후 비핵화 문제에 보다 진전이 있어야 함을 시사했다.

특이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비핵화(denuclearization)라는 표현이 없다는 점이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 이후에도 회담 장소가 하노이라는 점을 밝히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엄청난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을 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4 이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심스러운 행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대로 관계 개선을 우선시 하고 그 결과로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스탠포드 대학 연설도 미국의 조심스러운 접근을 잘 보여준다. 비건 대표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구체적 협의를 할 것으로 언급했으며, 이를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그리고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이야기 했다. 즉, 이번 정상회담에서 1차적인 목표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중점을 둘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물론 비건 대표는 영변 이외의 농축우라늄 시설 처리 문제, 핵리스트 신고, 그리고 핵무기 이외의 대량살상무기 폐기 등도 언급했지만 이는 당장의 과제가 아니라 추가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문제로 언급했다. 작년에 비해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물론 이처럼 비핵화 문제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고려하여, 미국의 상응조치 역시 비핵화 진전이 있기 전에는 제재완화가 어렵다는 이야길 했다. 그 대신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겠다는 발언을 통해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유연한 입장을 전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건 대표가 평양을 방문하여 돌아온 후에도 신중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데, 평양 실무회담을 생산적(productive)이라고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긍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구체적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 것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표현대로 “이번 평양은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북한과 미국 쪽의 구체적 입장을 서로가 뭘 요구하고 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을 것으로 보인다.5 그 결과 아직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으로 보이며, 곧이어 제3국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최종적으로 가다듬는 회담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비건 대표의 평양 실무회담에 대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외무성은 물론이고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과 같은 관영매체 역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선신보 등과 같은 외곽 매체들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강조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이나 매체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중심으로 대외발표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상회담 날짜가 공표된 이상 시간이 갈수록 북측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기대감의 반영으로도 평가된다. 미국은 국내정치적 이유에서 구체적인 비핵화를 견인해야 하는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만으로 성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여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미국의 실무협상진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공략한다는 하향식(top-down) 접근을 여전히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실무회담에서 답을 모두 주지 않고 정상간의 담판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것이 미국으로부터 가장 큰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나름의 셈법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렇다면 다음의 실무회담 역시 커다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결국 최종 의제나 결과는 정상회담 당일 논의되고 결정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보아야 한다.

이상을 고려할 때 북한이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나 상응 조치간의 조율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고, 앞으로 협의 결과에 따라 어떠한 거래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어떠한 조건들이 논의될 수 있고 그 방향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다 면밀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2 미북 정상회담 주요 의제 전망

주요 의제
미북 미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결국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가 될 것이다. 이미 양측은 미북 관계 개선, 평화체제, 그리고 북한 비핵화라는 세 가지 의제로 구분한 상황이므로 이를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미북관계 개선은 결국 양측이 어떻게 관계를 정상화(국교수립)해 나갈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를 비핵화 조치 이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주장해 왔고, 이미 미국도 이러한 접근을 싱가포르에서 수용한6 만큼 양자관계를 진전시키고자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이 그 첫 출발점이며,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송환도 보다 폭넓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북간 연락사무소 설치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은 국제적 위상을 높여갈 수 있고, 미국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묶어두려 할 것이다.

평화체제 논의와 관련해서는 미국도 종전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 대표의 스탠포드 연설에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종식을 언급한 것은 이를 시사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생각하는 종전선언이 어떠한 형태인지는 알 수 없다. 2차 정상회담에서 미북 양측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식되었다는 것을 선언의 형태로 발표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고, 한국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향후 남북미 종선선언을 언제까지 추진한다는 내용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종전선언에 중국을 포함시킬 것인가의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나오는 ‘평화체제를 위한 다자협상’ 발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중국을 포함한 종전선언을 미국이 추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아직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목소리도 반영해주어야 하는 협상을 미국이 수용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종전선언을 건너뛰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연계해서 남북미중 4자 평화협정 논의를 공식 선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한 선택이든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도 진전된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그 수준은 알 수 없다. 낮은 단계의 비핵화 조치와 낮은 수준의 상응조치가 교환될 것인지(small deal), 아니면 높은 단계의 비핵화 조치와 높은 수준의 상응조치가 교환될 것인지(big deal)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다. 다만, 지금까지 논의된 미북 양측의 입장을 고려할 때 다음 <표 1>과 같은 수준의 선택지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표1>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예시)

표1_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예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먼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로는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참관과 시료채취와 같은 실질적 검증의 수용이 있을 수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그 쓸모가 사라졌지만 실질적 검증을 통해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의 종류와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핵무기의 종류는 플루토늄방식과 농축우라늄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핵무기의 성능은 북한이 단순한 원자탄을 넘어 증폭핵분열탄이나 수소폭탄까지도 개발했는가를 확인하는 일이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의 폐기 참관이나 실질적 검증도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다. 다만 미사일 엔진실험장의 경우 미사일이나 관련 엔진 개발의 수준을 파악하는 정도의 의미를 지니기에 그 중요성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못미친다. 이미 북한은 풍계리와 동창리 시설에 대한 단순 참관을 약속한 바 있는데,7 사찰단을 수용하고 실질적인 검증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의문이다.

영변 핵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 폐기는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다. 영변 핵시설은 플루토늄을 생산해 내는 5MW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 등은 물론이고,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에게 공개한 농축우라늄 시설을 포함하고 있다.8 따라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있다면 북한 핵능력 수준 및 핵물질 확보와 관련하여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어 낼 수 있다. 과거 6자회담 역시 영변 시설에 대한 검증의정서 채택 과정에서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른 만큼, 그간 도달하지 못했던 북한 비핵화의 새 장을 연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북한이 시료 채취와 같은 의미 있는 검증을 수용할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북한은 자신들이 보유한 핵물질의 총량을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시설을 폐기하고 이를 참관하는 수준의 검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신고 및 검증을 얻어낸다면 이는 상당히 성공한 협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신고한 핵활동 일지와 시료 채취를 통한 확인 작업이 일치될 경우 북한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또한 이러한 철저한 검증 방식이 다음에 있을 미공개 농축우라늄 시설에 대한 검증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상당하다. 반대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여전히 거부할 경우에는 영변 해시설의 가동 중단, 즉 동결만을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9

영변핵시설 이외의 문제는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만 충분하다면 전반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데 동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을 도출해 내기를 희망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이 이에 응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한 단계 더 진전된 상응조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영변 핵시설 이후의 비핵화 조치는 영변 이외의 모든 핵활동 동결, 미공개 농축우라늄 시설 폐기, 핵물질 및 핵무기 폐기, 기타 생화학무기 폐기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단계 모두 신고 및 검증 문제가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정이다. 다만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해법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이들 조치들을 모두 합의해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국의 상응조치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를 실무회담을 통해 북측에 구체적으로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가운데 외교적, 군사안보적 차원의 상응조치를 먼저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가 담보된다면 경제제재 면제 및 완화까지도 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먼저 인도적 지원을 제시했을 것이다. 폼페오 국무장관과 비건 특별대표는 작년 12월 인도적 지원 재개 의사를 시사했다.10 따라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재개는 북한이 풍계리와 동창리에 대한 검증만 약속해도 곧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인도적 지원만으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영변 핵시설 신고·검증·폐기에 앞서 더 많은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미국이 영변 핵시설의 신고·검증·폐기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상응조치가 연락사무소 개설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그리고 종전선언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유대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일을 회피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과연 북한이 연락사무소 개설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환영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줄곧 주장한 만큼 이러한 미국의 제안을 반대할 이유도 없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미국 행정부가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당일 얼마든지 약속할 수 있는 내용이다.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유도할 수 있다면 돈이 들어가는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다시 한 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종전선언의 경우 과거 미국 행정부들이 쉽게 내주지 않으려 했던 협상카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작년 10월에 이를 북한의 영변핵시설 관련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11 물론 미국이 북한에 제의할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으로 주한미군이나 유엔군사령부와 무관하다는 조건이 붙어있는 종전선언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영변핵시설 시료채취를 포함한 철저한 검증을 수용할 경우 미국은 경제제재의 일부를 면제 또는 완화해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생각할 수 있는 경제제재 면제 및 완화는 원유공급량 확대, 철도 연결사업 개시,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개 순으로 고려할 것이다. 원유공급량 확대는 유엔 안보리결의 2397의 내용에 대한 수정을 요한다. 동 결의는 북한에 정제유 연간 50만 배럴, 원유 연간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을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가 필요하다.12

철도 연결사업 개시를 승인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만으로 가능하다. 유엔안보리결의 2375 18항은 “비상업적이고 이윤을 창출하지 않는 공공인프라 사업”은 사전에 사안별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승인을 받을 경우 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북한이 영변핵시설의 철저한 검증을 수용할 경우 미국은 원유공급량 확대나 철도 연결사업 개시를 상응조치로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에게 허용할 경우 대북제재가 사실상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민감한 사안이다. 금강산관광의 경우 실제로는 북한에 대한 관광을 하지 못하게 하는 대북제재가 없다는 점에서 일견 사업이 용이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북한에 대량현금이 지원된다는 점에서 유엔 안보리결의 2270 위반임을 지적하면서 현금지원을 하지 않고 다른 방식의 인도적 지원형식을 빌면 가능하다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한국의 특정사업체를 끼고 운용하게 할 경우 유엔 안보리결의 2375가 금지하고 있는 북한과의 합작사업이 된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개정해야 한다. 개성공단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에 대한 합작사업 금지는 북한이 저렴한 임금의 우수한 노동력으로 외화벌이에 국제경쟁력이 있는 만큼, 이를 막아 북한 경제를 압박하기 위한 대북제재의 핵심과도 같은 내용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의 철저한 신고·검증·폐기가 약속된다 해도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허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미공개 농축우라늄 시설의 신고·검증·폐기가 확보되어야만 이를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도 미국은 유엔 대북제재의 단계적 해제, 주한미군 감축, 평화협정, 미국 독자제재의 해제 등을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 유엔 대북제재의 경우 원유공급량 확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이루어지면 안보리 결의 2397과 2375가 사실상 무력화 되는 것이고, 이후 북한의 해산물 수출 등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2371이 해제되면 사실상 유의미한 경제제재는 모두 해제됨을 의미한다. 주한미군 감축의 경우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 폐기와 맞물려 요구할 경우 미국이 이를 수용할 것으로 보이며, 평화협정도 비핵화 조치의 완료와 함께 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독자제재는 상황에 따라 예외, 면제, 보류, 해제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예외는 법률 자체에서 대상을 특정하고 있고, 면제는 사안별로 행정부가 판단할 수 있다. 보류 및 조건의 경우는 각각 전제조건들이 있어 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비핵화 진전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가능한 분야에서 독자제재 이행을 조정할 것이고, 최종단계에서 의회의 동의를 얻어 독자제재를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가 해제되는 만큼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 및 기타 생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서 고려될 수 있는 내용이다.

미북 정상회담 합의 세 가지 시나리오
경제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상응조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잘 연계될 경우 이를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 점을 미국 행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신고·검증·폐기만으로 급격한 대북제재 완화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새로운 협상카드를 내 놓을 것인지가 금번 정상회담의 변수가 될 것이다.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가 합의된 만큼, 향후 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한이 실무회담에서 별다른 카드를 내놓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협상은 북한의 낮은 단계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낮은 단계 상응조치가 교환되는 작은 거래(small deal) 상황이나 북한의 높은 단계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높은 단계 상응조치가 교환되는 큰 거래(big deal) 상황, 그리고 미국이 협상장에서 지나친 양보를 하는 나쁜 거래(bad deal) 상황을 전망해 볼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작은 거래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신고·검증·폐기 이전 단계에서 관련 핵시설 동결만을 약속하고 미국도 경제제재 완화를 제외한 분야에서 상응조치를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미국이나 북한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쁜 거래는 아니지만, 비핵화의 진전이 더뎌진다는 점과 경제성장의 계기가 멀어진다는 점에서 각각 미국이나 북한에게 아쉬운 합의가 될 것이다.

큰 거래의 경우는 적어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철저한 신고·검증·폐기를 수용하고 미국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성과의 기준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지는가에 있다. 이 경우 비록 속도가 느리더라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상응조치를 주더라도 큰 거래로 방향을 틀면 성공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북한도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협상이지만, 과연 북한이 이러한 결단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나쁜 거래의 경우 북한이 제대로 된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는데도 경제재재가 완화되거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너무 많은 경제제재 완화가 보장되어 다음단계의 비핵화 조치를 이어갈 동력을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신고·검증을 거부하고 관련 시설 가동 중단이라는 동결 카드나 참관 수준의 검증을 제안하는 대신, 미국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하는 거래를 제안할 수 있다. 이때 북한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를 얻어낸다면 다음단계의 비핵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러한 거래가 이루어지면 북한 비핵화는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나쁜거래로 볼 수 있다. 성과에 급급한 트럼프 대통령을 북한이 잘 설득해낼 경우 예상 외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의 <표 2>와 같다.

<표 2> 2차 북미정상회담 시나리오

표2_2차 북미정상회담 시나리오


핵심 안건으로서의 검증

작년 6월 11일 싱가포르에서 폼페오 국무장관은 다음날 예정된 1차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안건을 검증(verification)이라고 언급하며 “검증이 결정적 문제다(The “V” matters)”라고 강조했다.13 그러나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검증의 근처에도 가질 못했다. 앞서 언급했든 2000년대 중반 개최된 6자회담도 결국 검증 문제로 좌초된바 있다. 검증의 중요성은 북한 비핵화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 있다. 물론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 진다해도 100% 확실한 검증이 담보되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신고 내용을 시료 채취 등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비교해보면 북한의 핵물질 총량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검증의 의미와 중요성이 존재한다.

금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모든 핵시설에 대한 검증을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영변 핵시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얻어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북한 핵능력에 대한 검증 문제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관계로 이하에서는 플루토늄(Pu) 방식과 고농축우라늄(HEU) 방식의 핵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기술한다. 북한 핵능력이 PU 방식과 HEU 방식이 있는 만큼 그 검증하는 방법도 두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PU 검증 방식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무기급 Pu는 재처리를 통해서만 확보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특히 재처리시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재처리과정은 원자로에서 사용한 폐연료봉을 질산 용액에 녹여서 Pu를 추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부산물을 과학적 방법으로 정밀 분석하면 추출된 Pu 정보를 알 수 있다.

매번 원자로를 가동하여 얻어지는 연료봉 내에는 Pu 이외에도 다양한 물질들이 생성되는데, 이것들의 비율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폐연료봉을 채취해서 불순물을 분석하거나 재처리시설의 용기들을 채취해서 이를 분석함으로써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재처리 시설의 검증은 첫째, 핵물질 재고량 조사와 핵연료 출납에 관한 기록 분석 검증, 둘째, IAEA 사찰 이후의 운전 기록 확보와 운전 상황에 대한 분석, 셋째, TBP(Tri-butyl phosphate)14와 재처리 공정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화합물의 출처와 사용량 조사, 넷째, 플루토늄 샘플 채취와 분석으로 플루토늄의 성분과 재처리 실시 회수 검증 등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이 신고한 재처리시설 가동 이력과 비교하여 양자간 불일치가 발생하게 되면 그것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북한이 생산해 낸 핵물질의 실체적 진실에 다가달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큰 틀에서 양자의 내용이 일치한다면 북한이 성실한 신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 북한이 핵물질을 숨기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Pu 방식의 경우 북한이 이미 핵시설을 신고한 바 있기에 추적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과거 제네바 협상 이전에 북한은 핵시설을 신고한 바 있는데, 1992년 5월 북한이 IAEA에 제출한 최초보고서에 의한 16개의 핵시설은 다음의 <표 3>과 같다.

<표 3> IAEA에 신고한 북한의 핵시설

표3_IAEA에 신고한 북한의 핵시설


HEU
검증 방식
HEU 방식의 핵개발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농축시설, 농축연구시설, 원심분리기 제조 시설, UF6 생산 변환 및 재변환 시설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주요 대상 및 추진 내용은 다음의 <표 4>와 같다.

<표 4> 고농축 우라늄 관련 검증 대상 및 검증 내용

표4_고농축 우라늄 관련 검증 대상 및 검증 내용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농축시설인데, HEU는 원심분리기에 의해서 농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축시설에 대한 검증이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HEU도 농축 정도에 따라서 우라늄 235와 238의 비율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심분리기 내부에 부착된 찌꺼기 같은 물질을 분석하면 신고된 HEU와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농축 후 남게 되는 부산물인 열화우라늄(DU)과의 대조를 통해서도 불일치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0.7 내지 0.8%만을 차지하는 우라늄 235의 비율로 인해 1톤 정도의 HEU를 얻기 위해서는 약 100톤 정도의 열화우라늄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만일 북한이 HEU의 보유를 완전히 부인할 경우에는 열화우라늄을 찾는 것이 HEU의 존재를 입증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북한이 저농축만 해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열화우라늄은 발생하므로 이들의 대조과정을 거치다 보면 관련 단서를 찾아낼 수 있다.

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농축이후에도 방사능을 많이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은닉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그렇기 때문에 검증과정에서는 광산에서 채굴한 양과 최종 부산물까지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농축을 위해서는 UF6라고 하는 물질의 생산이 불가피한데, 북한이 저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는 이미 공개도 하고 일정부분 인정도 한 이상 저농축우라늄 생산에도 필요한 UF6에 대한 사찰을 수용해야만 할 것이고 이를 확보해 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농축우라늄의 존재 및 해외 밀수출의 단서들도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북한이 보유한 무기급 핵물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각 시설 및 핵물질 제조 과정에 대한 철저한 시료채취가 필요하다. 동시에 혹시라도 북한이 숨기고 있는 관련 시설이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의심 가는 시설에 대한 방문 및 임의사찰(challenge inspection)을 확보해야 한다. 만일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이를 수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궁극적으로 북한은 무기급 핵물질을 보유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 핵탄두 기폭장치나 미사일과 같은 핵무기를 폐기한다 해도 언제든 이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검증은 북한 비핵화의 핵심 중에 핵심이고 제대로 된 검증이 생략된 합의는 실패한 비핵화 합의로 보아야 한다.

 

정책 제언

이상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주요 의제 및 함의, 그리고 검증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의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저한 한미공조를 통한 선제적 예방외교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안들에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비핵화 개념과 로드맵을 확립하고 높은 수준의 비핵화를 추진
북한 비핵화라는 최종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미북간이나 남북간의 비핵화 개념을 일치시켜야 한다. 그리고 전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가능한 한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시간은 북한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 하에서는 한미가 생각하는 비핵화 협상은 불가능하다.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를 못해서가 아니라,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기 위한 명분이 바로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이기 때문이다. 조선반도 비핵화 개념을 유지하는 한 북한은 한미동맹이 해체되고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라는 말은 단지 협상용일 뿐 핵을 보유하겠다는 생각이 그 내부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작은 거래에 그친다 해도 북한의 비핵화 개념을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NPT와 IAEA에 복귀한다’는 6자회담의 비핵화 개념으로 ‘정상화’시켜 놓을 수 있다면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 경우 북한과의 비핵화 로드맵 작성도 훨씬 수월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단계를 거쳐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관한 순서와 시간표가 필요하다. 이러한 계획이 없다면 매번 협상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될 것이고 그 결과 북한 비핵화 가능성도 점점 더 낮아질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 개념과 로드맵 작성의 필요성을 한미간에 공유하고 북한에 전달해야 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비핵화가 필요하다. 미국과 북한에 대해 비핵화에 큰 진전이 있는 큰 거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러한 기준에서의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본 협상을 미국과 북한이 하는 만큼 한국이 적극적으로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북미협상 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배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안보에 중요한 시기인 만큼 모든 외교자산을 가동하여 우리의 입장을 설득해 내야 한다.

철저한 검증이 뒷받침 되는 비핵화 합의를 강조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는 철저한 검증을 북한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가에 있다. 물론 이는 미국이 북한에게 실무회담이나 정상회담을 통해 받아내야 할 과제다. 그렇지만 북한 비핵화는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만큼 미국과 북한 모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쌍방향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2차 미북 정상회담부터는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단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미북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합의라도 나오는 것이 판이 깨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인식은 위험하다. 따라서 ‘시료채취’와 같은 철저한 검증이 포함되는 합의가 아니면 안 된다는 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과 북한에게 알려야 한다.

다음 단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을 확보
경제제재는 단지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만이 아니다. 비핵화 대화를 이어갈 추동력과 다름이 없다. 북한이 대화에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그 핵심에는 북한 경제를 옥죄는 대북 경제제재가 있다. 따라서 제재의 면제적용이나 단계적 완화를 함에 있어 다음 단계의 비핵화를 추동할 여력을 남겨둘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대북제재 완화는 원유공급량 확대,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1단계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2단계로, 그리고 기타 제재의 단계적 완화 및 경제지원을 3단계로 구상해야 한다. 이를 영변 핵시설의 철저한 신고·검증, 기타 미공개 농축우라늄 시설의 철저한 신고·검증, 핵물질과 핵무기 그리고 생화학무기의 폐기와 각각 연계시킬 때 한국과 미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 이점을 미국과 철저히 공조해 나가야 한다. 만일 비핵화보다 제재가 앞서서 폐지된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강제할 힘이 사라지고, 나머지 협상은 북한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미동맹 문제는 분리
작은 거래나 큰 거래를 추진하는 것보다 나쁜 거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입장차를 공략할 것이다. 본질적인 비핵화 진전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거래나 주한미군 감축과 같은 한미동맹 약화를 협상장에서 들고 나올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만 설득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저한 한미공조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여하한 제안에도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질 어떠한 선택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내야 한다. 정상차원의 통화나 우리 국가안보실장과 미국 국가안보좌관의 대화, 외교장관과 국무장관의 논의에 있어 이러한 원칙을 강조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행동을 막지 못하면 비핵화보다 한미동맹의 위기가 먼저 찾아올 것이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들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About Experts

최강
최강

연구부문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

박지영
박지영

과학기술정책센터

박지영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과학기술정책센터 선임연구위원이다. 서울대학교에서 핵공학 학사와 석사,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에서 핵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서울대학교 정책학 석사학위도 취득하였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재직하였으며 R&D 타당성조사 센터장을 역임하였다. 주요연구분야는 핵정책, 근거중심 과학기술정책, 과학기술과 안보정책 등이다.

신범철
신범철

안보통일센터

신범철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1995년 국방연구원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한 이래 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2008), 국방현안연구팀장(2009), 북한군사연구실장(2011-2013.6) 등을 역임하였다. 신 박사는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2009-10)과 외교부 정책기획관(2013.7-2016.9)을 역임하며 외교안보현안을 다루었고, 2018년 3월까지 국립외교원 교수로서 우수한 외교관 양성에 힘썼다. 그 밖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국회 외통위,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북한군 시크릿 리포트(2013)” 및 “International Law and the Use of Force(2008)” 등의 저술에 참여하였고, 한미동맹,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학술지와 정책지에 기고하고 있다. 신 박사는 충남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하였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군사력 사용(use of force)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