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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화 진전 대의 위해 북한이 무리한 요구 해와도 정부가 일단 들어주고 있는 듯
평창이후 대화 지속 위해선 한미간 공조 유지가 중요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를 둘러싼 논란과 관심이 뜨겁다.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한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대규모 응원단과 예술공연단 등 북한이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선전도구가 등장했다. 이는 북한이 평창을 남한과 국제사회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북 압박을 약화시키기 위한 선전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처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는 평창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를 복원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며 비핵화의 물꼬를 트고자 북한의 무리한 요구도 일단은 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구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상황을 잘 고려하여 대응해야 한다.

지금은 평창을 계기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을 평창에 오도록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창 이후 대화와 문제 해결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것이다. 정부도 이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전략을 강구함에 있어서 먼저 정부는 국민의 반응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시드니 올림픽(2000년), 부산아시아경기(2002년), 대구여름유니버시아드(2003년)에 북한이 참가할 때에 비해 국민 반응은 싸늘하고 관심도 낮은 것 같다. 한반도기 사용부터 단일팀 구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국민의 지지와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하면 된다. 유약한 대화는 하지 않고,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으며, 비핵화 없는 남북대화는 없으며, 압박·제재와 대화를 병행 추구하겠다는 것을 확인하는 조치와 행동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유연함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유연함이 유약함과 ‘대화만능론’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평창 이후에는 우리 안보에 대한 핵심 도전을 다루고 실질적인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한 공세적인 대화 전략이 필요하다.

포스트 평창 전략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한 한미 공조를 더욱 긴밀히 유지해야 하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평창 이후 대북정책과 관련한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 이런 우려가 기우이길 바라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화 공세로 나오면서, 한국과 미국을 분리하여 대응하려 할 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북한이 한국에 이산가족 상봉 같은 핵문제를 제외한 문제에 관한 대화를 제의하면서 연기됐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지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미국은 비핵화 문제에 진전이 없으므로 대북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할 때 한국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이런 딜레마를 피하기 위한 답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정부의 원칙에 있다. “비핵화 없는 남북대화는 없다”는 원칙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한국이 북한의 방패막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연기됐던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입장으로 대처하면 된다. 평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대화의 끈에 너무 집착할 경우 한미 공조에 흠이 가고 한국의 국제적 고립을 초래할 것이다.

북한과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한미 공조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한미 간에 평창 이후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로드맵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한미 공조는 용이하다.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압박과 제재의 원칙으로 대응하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계속될 경우이다. 지금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방책을 강구한다면 미국 내 존재하는 한국에 대한 의혹과 포스트 평창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고 한미 간 공조는 더욱 강화되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평창이 북한의 선전장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창 이후를 생각하며 접근해야 한다. 북한이 평창에 대규모 인원을 보내려는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에 상황이 유리하지 않고 북한도 이를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서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와 호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 흔들림 없는 한미 공조와 국민적 이해 및 합의가 필수적이고, 성급함과 조바심을 버리고 당당하게 북한을 대해야 한다.

* 본 글은 01월 23일자 동아광장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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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최강

연구부문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