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11월 10일 제2차 기시다(岸田文雄) 내각이 출범하였다. 기시다 1차 내각 발족(2021.10.4) 후 첫번째 시험대로 여겨진 제49회 중의원선거 (2021.10.31)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미흡한 대응,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 등으로 자민당의 단독과반확보(233석)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1 달리, 자민당은 국정운영에 안정적으로 여겨지는 ‘절대안정의석(261석)’을 확보하고, 기존의 ‘1强 구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의 승리를 기반으로 기시다 내각의 국정운영은 탄력 받을 것이며, 내년 여름 두번째 관문인 참의원선거까지 승리로 이끈다면, 아베 총리에 이은 장기집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예상보다 선전했지만, 중진급 정치인들이 자신의 선거구에서 대거 낙선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 중에서도 기시다 정권 수립에 힘을 실어준 3A(아베, 아소, 아마리) 중 한 사람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간사장이 현직 간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선거구에서 패배하였다. 아마리는 비례로 부활하였지만,2 소선거구에서의 패배의 책임을 지고 간사장직을 사임하였고, 그 자리에 다케시다파(竹下派)의 회장대행을 맡고 있는 모테기 도시미츠(茂木敏充) 외무대신이, 후임 외무대신으로는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이자, 같은 파벌(고치카이, 宏池会)인 하야시 마사요시(林芳正) 전 문부과학대신이 기용되었다. 중의원선거에서의 예상치못한 결과가 당내 역학구도와3 외교라인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당내 주요 직책에 다케시다파의 실질적 수장인4 모테기를 기용함으로써 아베(아베파5)-아소(아소파) 중심 구도에 변화를 주어 파벌간 안정을 꾀하여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기반을 확보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 외교라인에 같은 파벌인 최측근을 기용함으로써 차별화된 기시다 외교를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일본과 정치외교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1. 2021 중의원선거 결과: 자민당 1强 구도 재확인과 ‘일본유신회’의 대약진

■ 다시 확인된 자민당 1강(强)구도

9월 28일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당선 후, 10월 4일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취임 열흘만인 10.14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10.19 총선공시, 10.31 선거를 실시하는 일정을 제시하며 취임 직후 곧바로 선거체제에 돌입하였다. 2017년에 선출된 중의원 4년 임기가 다하여 10월말 해산은 불가피하였으나, 전후 최단기간으로 기록된 유례없이 촉박한6 12일간의 선거일정은 기시다 정권 발족 직후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었을 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자민당과 기시다 총리의 승리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진한 코로나19 대응, 모리토모학원 비리 사건, 벚꽃을 보는 모임 등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 등으로 자민당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며 당초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자민당의 단독과반 (233석)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을 내 놓았다.7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시다 총리는 중의원 총 465석 중 자민•공명 연립정당의 과반확보(233석)를 목표로 제시하였는데,8 이는 선거공시전 의석 수인 305석(자민당 276석, 공명당 29석)보다 72석이 적은 수치로, 처음부터 최저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자민•공명 연립여당의 절대 우위(공시 전, 중의원 465석 중 305석)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과 야당이 교체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웠고,9 실제로 관심을 끈 것은 자민당이 단독과반의석 확보여부였다. 즉, 승패의 초점은 “여•야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것인가”가 아닌, “자민당이 얼마나 의석 수를 잃고 이길 것인가, 즉, 자민당의 과반확보는 가능할 것인가”에 더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자민당은 총 465개의 의석 중 무난히 과반 의석 수를 넘기고, 17개 중의원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각 상임위원회 구성에서 과반 확보가 가능한 ‘절대안정다수’인 261석을 확보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립정당인 공명당 32석까지 총 293석(의석점유율63%)으로 승리하였다([그림1] 참조).

 

[그림1] 2021 중의원선거 주목포인트
그림1

* 입헌민주당의 공시전 의석 수에 대해 NHK·아사히신문은 109석으로, 그 외 언론사는 110석으로 표기하고 있음. 이는 본래 입헌민주당이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우부가타 유키오(生方幸夫) 의원의 소속에 따른 것으로 NHK와 아사히신문은 선거출마 시 무소속으로, 그 외 언론사는 본래의 소속(입헌민주당)으로 구분한 것으로 여겨짐. 상세설명은 미주10 참조.
출처: 언론보도 참조하여 필자 작성

 

한편,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5개 야당(입헌민주당, 공산당, 국민민주당, 사회민주당, NHK와 재판하고 있는 당 변호사법 72조 위반으로)은 289개 소선거구 중 213개(73.7%) 선거구에 단일후보를 내며 분투했으나 총 121석(26%)으로 패배하였다. 구체적으로, 소선거구에서 자민•공명 연립정당이 198석(자민189, 공명9)을 얻은 데 반해, 단일화 전략으로 맞선 5개 야당은 6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특히,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선거전 총 109석(110석)에서 13석(14석)을 잃고10 96석으로 패배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도, 5개 단일야당도 아닌 제3지대를 제시한 일본유신회가 기존 11석에서 30석이 더 증가한 41석(소선거구 16석, 비례대표 25석)을 얻으며 자민당, 입헌민주당에 이은 제3당으로 급부상하였다. 결과적으로 자민당은 의석을 잃었지만 승리했고, 야당은 의석을 얻었으나 실패했다(단일화를 하지 않은 일본유신회를 제외하면 야당의 의석수는 줄어들었다.).

 

[표1] 2021 중의원선거 결과 (상세)
표1

* NHK와 재판하고 있는 당 변호사법 72조 위반으로
** 입헌민주당의 선거전 의석수에 대해서는 그림1 및 미주10 설명 참조
출처: NHK “2021 중의원선거 결과” https://www.nhk.or.jp/senkyo/database/shugiin/2021/ 등 참조·재구성

 

■ 여야 교체가 아닌 세대교체 요구 증가

자민당 1强 구도가 재확인된 가운데 자민당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은 여•야의 정권교체가 아닌 세대교체를 통한 개혁 요구로 나타났다. 중진급 정치인들의 대거 낙선은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현 간사장인 아마리 아키라 (甘利明13선•72세), 이시하라 노부테루 (石原伸晃10선•64세) 전 간사장, 자민당의 최다선 의원인 노다 다케시 (野田毅16선•80세) 전 자치장관 등이 선거구에서 낙선하였고, 입헌민주당에서도 현직 의원 중 최다선인 오자와 이치로 (小沢 一郎 18선·79세) 전 대표와 츠미모토 키요미 (辻元清美7선•61세) 부대표가 낙선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비록 아마리와 오자와는 비례로 부활하며 의원직을 유지하였지만, 선거구에서의 패배는 당내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더하여, 신진의원들의 당선이 크게 증가하였다. 신진의원은 입후보한 549명 중 97명(17.7%)이 당선되었는데, 이 중 자민당이 3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이번 선거에서 제3당으로 대약진한 일본유신회가 27명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7년 선거에서 630명이 출마하여 56명이 당선된 (8.9%) 것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11 한편, 이번 선거 당선자들의 평균연령은 55.5세(70대 이상 9%, 60대 25.8%, 50대 34.4%, 40대 25.8%, 30대 4.7%, 20대 0.2%)로, 2017년 54.7세(70대 이상 8.4%, 60대 24.5%, 40대 26.9%, 30대 7.1%)보다는 0.8세 높아졌으나, 이는 고령화의 진전으로 일본사회의 전체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당내 영향력이 크고,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중진 의원들이 대거 낙선되고, 정치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신진의원의 당선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은 ‘정치적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일본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자민당의 예상 밖 선전(善戰), 일본은 왜 다시 자민당을 선택했나?

전후 일본정치사에서 자민당은 1955년 창당이래 非자민•非공산 연립정권이 수립됐던 1993년(1993.8-1994.6, 10개월)과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던 2009년(2009.9-2012.12, 3년 3개월)을 제외하고 집권여당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민당의 역사가 곧 일본정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이번 선거에서도 자민당은 민주당과의 큰 표 차이로 집권여당의 자리를 지켰다. 자민당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와 피로감 속에서도 자민당이 다시 승리하고, 자민당 1强 구도가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자민당에 대한 ‘상대적 지지’이다. 장기간 집권해 온 자민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산 속에서도 대안이 되지 않는 야당보다는 그래도 자민당이 낫다는 것이다. [그림2]는 스가 내각이 출범한 2020년 9월부터 현재까지 내각지지율과 자민당 및 입헌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을 나타낸 것인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내각지지율의 증감이 크게 나타나는 것과 달리, 자민당에 대한 정당지지율은 30~40%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10%에 채 미치지 못한다.

 

[그림2] 정당지지율 (2021.1-2021.11)
그림2

출처: NHK 여론조사 https://www.nhk.or.jp/senkyo/shijiritsu/ 자료 참조하여 필자 작성

 

총선 이후 실시한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11.6~11.7)에서도 “자민당이 과반수를 크게 상회한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47%, 부정적 평가가 34%로 나타났으며, “자민당이 과반수 이상을 획득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65%가 “야당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19%가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평가되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민당에 대한 절대적 혹은 적극적 지지 라기보다는 야당보다 낫다는 상대적 혹은 소극적 지지임을 보여준다.12

이처럼 일본에서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낮은 이유는, 2009년 처음으로 정권을 잡은 이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무능함과 동일본 대지진 사태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에 따른 실망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진다. 이에 더하여 각종 사안에 뚜렷한 대안없이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만 한다는 점 또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다.13

둘째, ‘약한’ 야당의 단일화전략 실패이다. 이처럼 대안세력으로 여겨지지 않는 약한 야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단일화전략마저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한 선거구에서 1명의 대표자를 뽑는 소선거구제는 전국적 인기가 높은 후보나 다수당 후보에 유리하다. 따라서 야당이 표의 분산을 막고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단일화전략으로 대항하는 것이 잘못된 전략은 아니다. 이에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5개 야당은 289개 선거구 중 213개의 선거구에 단일후보를 내며 분투했으며, 이 중 59개 선거구에서 승리(승률 28%)하였다. 비록 패했지만, 1만표 차 이내로 격전을 벌였던 곳은 31곳, 1,000표차 이내로 패한 선거구도 4곳으로 나타났다.14 단일후보를 내지 않았던 76개 선거구에서는 6석만을 확보해 승률이 8%에 그쳤던 것과15 비교해 보면, 야당의 단일화 전략은 일정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던 데에는 단일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자위대 위헌, 미일안보조약의 폐기를 주장하는 등 국가관이나, 국가기본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큰 공산당과의 연합은 40% 전후에 해당하는([그림2] 참조) 무당파의 표를 끌어들이지 못한 것은 물론, 단일화를 외친 입헌민주당 입후보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16 이에 대해 입헌민주당 지도부는 “한정적인 각외협력(閣外協力)”이라고 강조했지만,17 입헌민주당의 최대지원조직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連合)조차도 유감을 표명하며“조합원의 표가 갈 곳을 잃었다”고 비판하였다.18 결국 고정 지지층은 물론 많은 유권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지 못한 야당의 단일화전략은 선거의 승리로 이어지기 어려웠다.

셋째, 낮은 투표율과 자민당 지지층의 다변화이다. 이번 중의원선거 투표율은 55.93%로 지난 2017년 중의원선거 투표율 보다 2.25%p 상승한 수치이지만, 2014년 52.66%, 2017년 53.68%에 이은 전후 3번째로 낮은 수치이다.19 일본에서의 낮은 투표율은 주로 조직력이 크고, 현역의원이 많은 자민당에 유리한 경향이 나타나는데,20 이번 선거에서도 이에 다르지 않았다([그림3] 참조). 자민당에서 민주당으로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2009년의 투표율은 69.28%로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최고치였으며, 자민당이 다시 정권을 탈환한 2012년도의 투표율은 직전 선거보다 9.96%p 하락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은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투표율은 자민당에게 유리한 경향을 보였다.

 

[그림3] 중의원 선거 투표율 및 소선거구의 자민당 득표수•의석수 (2009-2021)
그림3

출처: 도쿄신문 https://www.tokyo-np.co.jp/article/140331 국문은 필자 작성

 

이러한 가운데 젊은 세대의 자민당 지지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자민당의 지지 기반은 농어촌, 건설업, 고령층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도시는 물론이고, 젊은 세대의 지지가 두드러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선거당일 <아사히신문>에서 비례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분석에 의하면, 이번 중의원선거에서 10대, 20대의 자민당 지지율이 각각 42%, 40%로, 전 세대의 평균 지지율 37%보다 높게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1 이러한 경향은 4년전에 치러진 중의원선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전세대의 자민당 지지율이 36%였던 것에 비해, 18,19세의 자민당 지지율은 39.9%, 20대는 40.6%로 높게 나타났다.22 더욱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18,19세의 투표율은 43.01%(18세 51.14%, 19세 35.04%)로 전체 투표율보다는 낮았지만, 2017년 40.49%보다2.52%p 상승하였다.23 이처럼 젊은 세대의 자민당에 대한 지지 증가는 자민당 승리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24 이 외에도 새로운 내각의 등장에 따른 지지율 상승효과,25 창가학회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지지기반을 갖는 공명당과의 연립정당 구성, 다수당인 자민당에게 유리한 소선거구제, 자민당의 넓은 스펙트럼을 통한 폭넓은 지지층 흡수26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 ‘개혁’을 내건 일본유신회의 대약진, 지역정당에서 전국구 정당으로 도약 가능성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일본유신회의 대약진이다. 중의원선거 공시 전 11석에 불과했던 일본유신회는 이번 선거에서 기존 의석보다 30석이나 더 많은 41석을 획득하며 자민당, 입헌민주당에 이은 제3당으로 올라섰다. [그림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본거지인 오사카에서는 공명당이 후보를 낸 4곳을 제외하고 공천후보를 낸 15곳에서 전승하였고, 효고현 12개 선거구 중에서도 1곳에서 승리하여 소선거구에서 16석을 확보하였다. 반면, 자민당은 오사카 19개 소선거구에서 단 1석도 확보하지 못하고 완패했다.

이와 같은 ‘일본유신회’의 약진은 자민당에 대한 대결구도를 선명히 하면서도, 단일화를 한 주요 야당과의 차별성을 나타내며 ‘제3지대(第三極)’으로 길을 제시한 점에서 비롯되었다.27 즉, 자민당에 대한 불만과 비판, 공산당과 연합한 입헌민주당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가 非자민•反공산표를 흡수하며 ‘개혁정당’을 내세운 일본유신회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요미우리신문과 니혼TV가 실시한 출구조사에 의하면 2017년 9%에 불과했던 무당파의 일본유신회에 대한 지지가 이번 선거에서는 19%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8 이에 더하여 사립고교 무상화 등 생활밀착형 개혁정책성과,29 코로나 확산 초기 아베 내각의 대응을 비판하며 오사카 독자노선을 선언하는 등 적극적 대응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 지사의 인기30 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유신회가 지역구에서 완승한 것 외에도 [그림5]에서 보는 것과 같이, 홋카이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모두 비례대표로 1석 이상을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오사카를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을 넘어서 전국구 정당으로 발돋움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물론 지역구에서의 당선이 오사카, 효고 이외에는 없어 향후 어느 정도의 확대가능성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비례대표에서 일정 정도 성과를 얻고, 단독법안을 제시할 수 있는 21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국회에서의 영향력과 정책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전국정당으로의 도약가능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여전히 지역색이 강한 정당이라는 점과 초선의원이 많아 경험이 적다는 점은 도전과제로 남아있다.

 

[그림4] 중의원선거: 소선거구(289석) 결과
그림4

출처: [NHK] “衆議院選挙2021特設サイト” 및 [読売新聞] “衆院選 2021” 및 참조· 필자 재구성

 

[그림5] 2021 중의원선거: 비례대표(196석) 결과
그림5

출처: [NHK] “衆議院選挙2021特設サイト” 및 [読売新聞] “衆院選 2021” 및 참조· 필자 재구성

 

■ 기시다 내각은 지속될 수 있을까 – 밋밋한 지지율 속 장기집권의 가능성

중의원선거로 첫번째 관문을 통과한 기시다 내각의 두번째 관문은 2022년 여름에 있을 참의원선거이다.31 이번 중의원선거에서 자민•공명연립정당이 ‘절대안정다수’ 의석을 확보했지만, 내년 참의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32 참의원의 거부권 행사로 정책결정 및 정책 추진 등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시다 내각은 내년 참의원선거까지 코로나대책, 경제회복 등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과 성과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기시다 내각에 대한 높지 않은 지지율은 자민당에게 여전히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 앞서 언급한 NHK여론조사에 의하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출범 직후에도 49%에 불과한 높지 않은 수치로 나타났다. 차기 ‘선거의 얼굴’33로서의 기시다 총리의 인기가 높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기시다 총리에 대한 ‘강한 긍정도, 강한 부정도 아닌 상황’은 오히려 현상 유지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에 따라 기시다 내각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오르지 않지만 자민당에 대한 고정 지지율을 기반으로 정권은 안정되는 ‘저온(低溫)•안정’ 34 정권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욱이 2022년 여름 참의원선거 이후에는 중의원을 해산하거나, 돌발변수가 없는 이상, 이후 3년간 국정선거가 없다. 이는 곧 밋밋한 지지율 속에서도 기시다 내각이 지속되고, 장기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35

 

2. 제2차 기시다 내각의 외교안보 정책과 한일관계

앞서 언급하였듯, 기시다 내각의 지속 여부를 시험하는 관문으로 여겨졌던 중의원선거에게 자민당 집권세력의 핵심인 아마리 간사장이 선거구에서의 패배로 사임하고, 그 자리에 모테기 외무대신이 간사장으로 기용, 그 후임으로 하야시 외무대신이 새롭게 기용됨에 따라 기시다 2차 내각의 외교라인이 교체되었다. 지난 10월 발족한 1차 내각에서 20명의 각료 중 유일하게 외교•안보 라인만은 연속성을 이유로 교체하지 않았는데, 이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가 현재의 경색된 한일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 국방력 강화 움직임에 주목: 적기지공격능력 보유, 방위비 증가, 헌법개정

유의할 점은 외교라인의 변화가 곧 외교방침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2차 내각 출범 이후의 기시다 총리의 기자회견과 36 중의원선거에서의 자민당 정책공약집에서37 확인할 수 있듯이, 기시다 내각의 외교방침은 기존의 아베-스가 내각의 외교방침과 큰 차이가 없다. 기시다 내각 또한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질서 등 보편적 가치를 지키고, 국제질서의 안정에 공헌하기 위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과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한 호주, 인도, ASEAN, 유럽, 대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문제에 있어서도 북일정상회담의 실현, 모든 납치피해자의 즉시귀국,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완전한 포기 등도 이전 정부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이 중에서도 경제안보 강화, 국방력 강화, 헌법개정을 제시한 점, 그리고 대만의 TPP 가입신청 환영, 신장 위구르·티벳·몽골민족·홍콩의 인권문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며 “주장할 것은 주장하며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할 것”을 명시한 점은 주목해 볼만하다. 이는 기존의 아베-스가 외교방침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를 한층 더 높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입장은 일본의 기술유출을 우려한 경제안보 강화, 국방력 강화를 언급한 부분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국방력 강화에 있어서는 중국의 급격한 군비 확장 등을 배경으로 일반적인 현상변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안보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가 필요함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센카쿠열도에서의 중국과의 갈등 상황과 최근 중국에서 시행된 ‘해경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해상보안청의 체제 확충, 자위대와의 연대 강화, 영역침해에 대한 대처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나아가 탄도미사일 등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상대국 영역 내에서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 즉, ‘적기지공격능력’ 보유와 억지력 향상을 위한 방위비 2배 증액(기본 GDP 1% à 2%) 등 방위력 강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적기지공격능력은 주로 북한의 미사일,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에 대한 대응력 강화로 거론되는데, 각 정당간 입장의 차이가 크고, 기존의 전수방위의 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고, 북한 및 중국 위협에 대한 완전한 억지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담보할 수 없어 당장의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다. 자민당과 연립정당을 형성하고 있는 공명당조차도 “오래된 논의”라며38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465명 중 402명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39.8%,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 38.8%, ‘논의할 필요없다’ 7.2%로 나타나는 등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39 따라서 현 단계에서 적기지공격능력 보유에 대한 즉각적인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반복되고, 중국의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논의의 활성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여겨지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헌법개정에 대해서는 개헌발의가 가능한 310석(중의원 의석 수의 2/3)을 훌쩍 넘는 345석(자민당 261, 공명당 32, 일본유신회 41, 국민민주당 11)을 확보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선거 전의 324석(자민당 276, 공명당 29, 일본유신회 11, 국민민주당 8)을 훨씬 상회하는 숫자로, 이에 다라 개헌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실제로 개헌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언하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개헌세력 내에서도 개헌 내용에 따라 의견 차가 크기 때문이다.

 

[표2] 개헌세력 4당의 외교·안보 공약 비교

외교·안보 방침 적기지공격능력보유 헌법개정
자민당40
(261석)
미일동맹 기축
자유·민주주의·인권·법의지배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호주, 인도, ASEAN, 유럽, 대만 등)과 연대 강화, FOIP 실현
국방력 강화(방위비 2배 증액)
경제안보 강화
적극적 국민주권, 기본적인권존중, 평화주의의 기본원칙 유지하며, 조기실현(주요사항) 자위대 명기, 긴급사태대응, 합구해소, 지방공공단체, 교육충실
공명당41
(32석)
핵무기없는 세계를 위한 대처
인간안보, SDGs 달성을 위한 협력
미일동맹 기축·강화,
호주, 인도, ASEAN, 태평양도서국 등과 긴요한 관계 구축, FOIP 실현
미일지위 협정 유지
평시부터 긴급사태까지 끊임없는 대응체제 강화
신중 현행 헌법 유지 및 필요에 따라 보완 논의
일본유신회42
(41석)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
주권/영토 자력으로 지치는 체제
테러/사이버/우주등 방위태세 강화
(방위비 상한 1% 폐지)
자위대 및 자위대원 처우 개선
미일동맹기축(미일의 대등한 관계)
미일지위협정 재검토
해양국가네트워크 강화(일미영인호)
적극적 검토 교육무상화 헌법심사회 주도 9조에 대해서는, 평화주의/전쟁포기를 견지하며 개정논의
국민민주당43
(11석)
자립적인 안전보장체제 목표
미일동맹 기축·강화
일미지위협정개정,
오키나와기지문제 해결
해상보안청 체제 강화 및 자위대/정부기관과의 연계 심화
경제안보강화, 인권외교추진
논의 찬성 인권보장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업데이트 필요

출처: 각 정당 공약집 및 신문보도 등 참조하여 필자 작성

 

표2에서 알 수 있듯, 헌법개정에 찬성하는 4개 정당 간에도 입장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민당이 주장하는 긴급사태 조항 창설이나, 헌법 9조의 자위대 명기 등에 대해 공명당은 신중한 자세로, 현재의 헌법을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의 경우, 헌법개정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일본유신회는 교육무상화, 국민민주당은 인권보장 등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다르다. 기시다 총리 또한 2차 내각 발족 후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한 국민의 폭넓은 이해를 구할 것을 수차례 언급하며, 개헌에 대한 강력한 추진보다는 논의의 필요성을 우선했다.

선거 전 마이니치신문이 중의원선거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도44 자민당 헌법개정의 핵심인 헌법9조 개정에 대해서는 자민당 87%, 공명당 17%, 일본유신회 31%, 국민민주당 31% 찬성하는 등 정당간 입장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을 통해 볼 때, 이번 중의원선거를 통해 개헌발의가 가능한 의석 수가 확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개정, 특히 자민당이 주장하는 헌법 9조 개정의 현실화가 단기간내 이루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새로운 외교라인의 등장은 긍정적 요소 –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 과제

지한파로 알려진 하야시 외무대신의 등장은 한일관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하야시 외무대신의 기용은 한일관계를 위해서가 아니며, 오히려 기시다 총리의 국내정치적 의도가 더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다케시다파의 중심인 모테기를 당내 가장 중요한 직책인 간사장으로 기용한 것은 당내 파벌간 균형을 꾀하고, 이로 인해 아베-아소의 영향력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공석이 된 외무대신 자리에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이자, 같은 파벌로 차기 총리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하야시를 기용함으로 파벌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기시다 내각의 지속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더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고,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외교수장의 등장은 한국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야시 외무대신은 기시다 총리와 같은 파벌인 고치카이의 일원으로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며, 한국 정치인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의 교류도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3년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발족되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정치, 경제, 언론 및 학계를 대표하는 지도자급 인사들이 참가하는 한일의 대표적 회의체인 ‘한일포럼’ 등 한일관계 관련 회의 등에도 수차례 참석하며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도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이다. 비록 하야시 외무대신 또한 일본정부의 기존 입장과 동일하게 국가와 국가간의 신뢰와 약속을 강조하며,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45 외무대신의 교체가 곧 한일관계의 변화로 즉각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시다 내각이 내년 2번째 관문인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여론이 지지하는 역사문제에 대한 강경책을 선회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양국관계 개선의 계기로 기대하는 이유는 꽉 막힌 한일관계를 풀기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고, 관계개선을 위한 접근방식의 차이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급 대화가 단절되고, 주일대한민국 대사가 부임한 이후 현재까지 일본의 외무대신과 만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간 논의의 재개를 위한 주일한국대사-외무대신 접견, 장관급 회담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선 양국의 관계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자민당의 핵심 직책인 간사장에 취임한 모테기 전 외무대신, 지난 총재선거에서 패하였지만 국민적 인기를 모은 고노 전 방위상, 총재선거에서 이름을 알리며 선전했던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 등을 비롯하여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는 자민당내 주요 정치인들, 이번 선거를 통해 제3당으로 부상한 일본유신회, 자민당과 연립정당을 형성하고 있는 공명당, 약한 야당이지만, 여전히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등 주요 정당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관계개선책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자민당 1强구도의 일본 정치이지만, 일본 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정치와 국제정치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만큼, 일본내 국내정치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며, 일본 사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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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최은미

지역연구센터

최은미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방문연구원, 외교부 연구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로 재직하였다. 일본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다자협력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