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코로나19는 전통적인 안보 위협을 넘어 인간의 일상생활과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안보 영역에서의 국가의 위기관리능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의 위기속에서 각 국은 연대와 협력보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을 택했고, 우리는 반세계화와 편협한 민족주의, 지정학적 갈등과 대립을 목도했다.1 그러나 동시에 “초국경적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이라는 당위적 명제가 재확인되었고, 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신속하고, 우수한 검사체계와 능력을 바탕으로 ‘K-방역’, ‘인간안보’2를 내세우며, 보건분야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와의 공동대응과 다자연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초국경적 위협에 대한 역내 지역협력질서 구축을 위한 노력이며, 글로벌 협력을 선두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국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정학적 연계성이 높은 일본, 중국 등 동북아지역 국가들과의 협력과 공조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정부가 내세우는 ‘K-방역’은 공감가능한 것인가? 이에 대한 주변국의 평가는 어떠한가? 이를 매개로 다자연대에 기반한 지역협력의 질서, 나아가 동북아지역협력의 이상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가? 특히, 코로나19의 사례처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간의 긴요한 협력이 요구되는 경우, 한국은 이를 주도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판단에 기반한 정책수립이 필요한 때이다.

 

■ 동북아지역협력의 이상과 현실: ‘동북아판 WTO’는 왜 없을까?

 

동북아지역의 지역협력의 현재와 한국의 노력

동북아지역에서의 협력질서 구축은 오랜 과제이다. 지역협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온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지난 30여년간 각 국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여전히 협력의 성과는 미진하고, 실질적인 진전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오랜 기간 동북아지역협력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역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협의체가 구축되었거나, 공통의 위협에 대응하는 메커니즘이 형성되어 작동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동북아지역협력은 여전히 불모지의 영역이자,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그동안 동북아지역협력을 다룬 연구들은 이 지역에서 협력이 어려운 이유를 △역내 국가들간 정치∙군사적 대립구조와 역학관계,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견해 차,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중경쟁과 일본의 상대적 약화로 인한 세력다툼, △정치체제 및 경제적 발전 정도의 차이, △한중일간 역사문제와 신뢰부족, △동질적 규범과 문화의 부재 등에서 찾는다.3 그러나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각 국은 지역협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고, 한국 또한 관련 논의를 꾸준히 제시해 왔다. 이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동아시아에서의 역내 다자협력에 대한 필요성 제기와 구체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1986년 7월 소련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의 ‘전아시아안보회의 (Helsinki-type All Asia Security Conference) 제안’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탈냉전기의 해빙무드 속에서 노태우 정부는 동북아내 6개국이 참여하는 『동북아평화협의회(Consultative Conference for Peace in Northeast Asia』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김영삼 정부는 ‘mini-CSCE형 동북아 다자안보대화’인 『동북아안보대화(NEASED: Northeast Asia Security Dialogue)』를, 김대중 정부에서는 동북아 6개국이 참여하는 ‘동북아다자안보대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6개국 선언』을, 노무현 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구상(The Northeast Asian Cooperation Initiative)』을 제안하였다. 이후,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실용주의에 기반한 글로벌외교를 지향하며, ‘신아세아협력외교’, 『신아시아구상(New Asia Initiative)』를, 박근혜 정부에서는 역내 심화되는 아시아패러독스(Asian Paradox)4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역내 공통의 문제인 연성안보(비전통안보) 분야에서부터 대화와 협력의 관행을 쌓아나가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 Northeast Asia Peace and Cooperation Initiative)』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계승∙발전시킨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Northeast Asia Plus Community of Responsibility)』 구상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각 정권은 다른 이름의 구상을 제시하였지만,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경쟁구도 속에서 대립과 갈등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우호적 기반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국의 지역협력구상에 대한 평가: 성과와 한계

성과: 꾸준한 시도와 경험의 축적을 통한 구상의 진화

한국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지역은 안정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거나, 안보상의 신뢰형성과 직결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각 정부의 구상과 노력들은 많은 기대와 지지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임기종료와 함께 사라지며 비판을 받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비판은 우리의 구상이 ‘네이밍’에 치중하여 구체적인 추진방안과 실행계획이 결여된 이상적인 구호에 불과하였다는 것으로 수렴된다. 그러나 긴 시간의 프레임에서 살펴보면, 우리 정부의 지역구상은 점차 진화된 형태로 발전되었고, 일정부분의 자기발전을 이룬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노태우 정부의 지역협력구상은 통합적이고, 포괄적 접근이었지만, 당시 한국이 소련, 중국과 외교관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보다는 선언적 성격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이후의 구상들은 보다 구체적인 원칙과 방법이 제시되었고, 실질적인 안보협의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가미되었다. 구체적으로, 김대중 정부에서는 <동아시아연구그룹(EASG, East Asia Study Group)>, <동아시아비전그룹(EAVG, East Asia Vision Group)>을 구성하여 동아시아협력과 동아시아공동체의 비전 및 실천방안을 모색하였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를 설치하여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구상』을 구체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에는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원자력안전, 에너지안보, 환경, 재난, 보건, 마약, 사이버스페이스 등 비전통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의 관행을 축적하여 전통안보분야의 협력으로 확대’라는 구체적인 추진방향과 실천방법을 설정하였으며, 한국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동북아 주요국가들과의 ‘민·관포럼’의 정례화와 ‘민·관네트워크 구축’등을 달성하였다. 즉, 각 정권의 구상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보다 구체화 및 정교화되었으며, 꾸준한 시도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며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내적으로는 다자협력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이끌고, 대외적으로는 한국외교의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하였다.

한계: 동북아지역협력을 위한 진정성, 주변국에 대한 이해, 실질 추진기반 부족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동북아에서 지역협력이 높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한국의 지역협력노력에 대한 평가도 후하지만은 않다. 무엇보다도 정권이 새롭게 들어설 때마다 다자협력에 대한 다른 이름과 방식은 ‘지속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만들었고,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 얻기 어려웠다. 또한, 원대한 구상과 비전에 비해 정책시행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과 체계적인 법적·제도적 기반도 갖추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역내 협력은 여전히 요원하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통안보분야의 협력은 유명무실하며, 보건, 환경, 재난 등 비전통안보분야에서의 협력도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동북아 지역에서의 공동대응 혹은 논의가 이루어지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불과 1-2개월 전인 2019년 12월 15일, 한중일 3국 보건장관이 합의한 ‘한중일 감염병 핫라인’은 기능하지 않았고,5 동북아보건안보협력에 대한 비전 및 기대와 달리 역내협력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6 이처럼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실질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진정성(sincerity)의 문제”이다. 이단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협력을 주도하고자 하는 우리 스스로 지역협력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와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가 뚜렷하지 않다. 동북아 지역의 국가들은 국방·군사 등의 전통안보분야에서의 군사적 신뢰구축과 협력을 통한 ‘지역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보건, 환경, 재해재난 등 비전통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한 ‘초국경적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 그리고 협력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각 국의 견해가 상이하다. 즉, 느슨한 대화체를 구성하여 낮은 수준의 협력을 이어가려 하는 것인지, 혹은 국제기구 설립 및 제도화 과정을 통해 높은 수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인지에 대한 견해를 일치시키기 쉽지 않다. 그 결과, 관련국들로부터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 이상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의 경우, 비전통안보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의 관행을 축적해 나가고자 하는 목표를 제시하며 다양한 회의를 개최하였으나, 이미 역내 관련된 유사회의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고, 회의개최 이상의 성과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역대 어느 정부의 지역협력구상보다도 주변국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확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7 관련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성과 또한 미진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이 협력을 주도하고자 한다면,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야 하나, 실상은 실현가능성이 낮은 이상적 목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정치에서 지나친 이상향과 목표의 모호함은 오히려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적극적인 찬성과 적극적인 반대도 없는 ‘소극적 동의’ 혹은 ‘미진한 지지’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이것은 협력이행과 정책추진의 지지부진함으로 귀결된다.

둘째, “주도권(initiative)의 문제”이다. 협력에 대한 목적의식이 공유되었다 하더라도, 실제 협력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이를 적극적으로 주도할 필요가 있다. 물론 관련국들이 동일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전체협의 하에 함께 추진해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것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각 국은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구상,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처럼 자국의 지역협력구상을 설파하고, 주변국에게 지지와 협력, 그리도 동참을 호소한다. 그러나 복잡한 현실정치에서 타국의 지역협력구상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한국의 경우,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지역협력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구상』을 제시하며, 한국의 역할을 ‘균형자’로 정의하며 역내 평화를 위한 능동적 역할을 강조하였으나, 한국의 역량과 기존 동맹구도 변경 우려 등 현실적 적실성 문제로 인해 큰 지지를 얻지 못하였다.8

더욱이 역내 지역협력을 이끌어나갈 국가에 대한 인식도 매우 상이하다. 예를 들어, 소다자협력 차원에서의 ‘한중일 협력’의 경우에도 3국이 상대국에 대해 갖는 인식이 매우 다르다. 2018년도 실시된 <한중일3국협력>에 관한 조사결과를 살펴보면,9 “한중일 3국 협력을 주도해야 할 국가”로 한국은 한국 41.8%, 일본 16.3%, 중국 10.9%의 순으로 응답하였으며, 중국은 중국 80.9%, 일본 7.9%, 한국 2.3% 순으로, 일본은 일본 52.1%, 중국 8.5%, 한국 0.3%로 응답하였다([그림1] 참조). 유사한 결과로, 2019년도 일본 겐론NPO와 중국 국제출판집단에서 시행한 <일중공동여론조사>에서10 “세계를 리드해야 할 국가”로서 일본은 미국 57.1%, 일본 37.5%, 중국 13.8%, 한국 0.4%로, 중국은 중국 76.2%, 미국 31.7%, 한국 2.6%로 차이가 나타났다([그림2]참조).

 

[그림1] 한중일 3국협력을 주도해야 할 국가

표1

출처: 최은미. 2018. “일본의 대아시아 전략과 한중일 3국 관계” 『동북아연구』 33(2), p.313 재구성

[그림2] 세계를 주도해야 할 국가

표2

출처: 日本 言論NPO·中国 国際出版集団. 2019. “第 15 回日中共同世論調査”. p.38 재구성
주목할 점은, 한국주도 협력에 대한 주변국의 인식과 인정 정도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협력을 이끌어나갈 국가로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높지 않다. 이는 곧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한 주변국의 지지와 협조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셋째, “추진기반”의 문제이다. 협력을 지속하고,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적∙물적 자원 마련을 비롯하여, 전문담당부서/기관에 의한 체계적 이행, 재정적 지원 등 구조와 제도상의 안정화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실무적 조건들이 충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정권의 임기 종료와 함께 구상이 함께 사라지는 고질적 문제가 반복되어 왔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김대중 정부에서 <동아시아연구그룹>, <동아시아비전그룹>,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설치된 적 있으나, 이는 자문기구로, 실무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조직적 기반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하면, 지역협력의 이상과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이를 구체화하고, 정책을 이행할 수 있는 실무차원의 전담기구 혹은 구조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적은 없었고, 결과적으로 성과부진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한편, 동북아지역협력보다는 작은 범위의 소다자협력이라는 의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설립된 “한중일협력사무국(TCS: Trilateral Cooperation Secretariat)”의 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TCS는 한중일 3국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기구로, 2011년 9월 서울에 공식설립되어 현재까지 지속되어 오고 있다.11  한중일 3국 정부가 서명하고, 비준한 협정에 의거하여 설립되었으며, 제도적 안정성에 기반한 지속성과 일정수준의 구속력을 지닌다. 또한, 3국 정부의 “동일한 참여, 동일한 예산부담”이라는 측면에서 공동협의에 따른 주인의식, 그리고 공동책임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이론적 측면의 이상적 모델에 가깝다. 그러나 현실적용의 측면에서 볼 때, 3국간 의견이 대립할 경우, 3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 협의와 조정에 소극성을 띄게 되고, 그 결과 정치·역사문제와 같은 민감한 주제 등은 다루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TCS는 3국 정부의 의견을 조율하면서도 사무국(행정지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즉, 기구의 자율성을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에서, TCS가 기존 3국협력의 유지 혹은 보완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을 견인하는 도전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요약하자면, 동북아지역의 협력이 어려운 기본요인, 즉, 관련국들간 정치외교적 역학관계, 정치체제 및 경제적 발전 정도의 차이, 한중일간 역사문제와 신뢰부족 등에 더하여 실질적 구현을 위한 과정에서 지역협력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 타국에 대한 이해 및 연구 부족, 그리고 제도적 추진기반 미비 등이 협력의 진전을 어렵게 만들어 온 것이다.

 

■ 문재인정부의 지역협력구상,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구상』은 어디까지 왔나? –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의 추진과정을 중심으로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의 실현을 위한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한국의 지역협력구상에 대한 평가: 성과와 한계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는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98번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지정학적 갈등과 경쟁구도 속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생존과 번영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평화의 축’인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을 통해 역내 대화와 협력의 관행을 축적하고, ‘번영의 축’인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으로 아세안 및 인도, 그리고 유라시아와 연계성을 강화하여 평화와 번영의 책임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은 동북아지역협력의 진전을 위해 역내 다자협의의 정례화와 제도화를 모색하고, 한중일 3국협력 강화를 비롯한 소다자협력을, <신남방정책>은 아세안의 수요에 기반한 실질 협력 강화와 인도와의 관계 강화, 문화 및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신북방정책>은 유라시아 국가들과 교통·물류 및 에너지·인프라 연계, 그리고 극동지역과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등 분야별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12

 

[그림3]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표3

출처. 외교부.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홍보책자. http://www.mofa.go.kr/www/wpge/m_20373/contents.do

 

현황 및 평가: 정체성의 모호함과 실무적 지원 부족에 따른 한계 봉착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지속성 확보에도 불구하고, 모호해진 정체성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는 역내 ‘평화’를 위한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과 ‘번영’을 위한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으로 구성된다([그림3] 참조). 이 중, ‘안보’영역과 관련된 ‘평화의 축’으로서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의 추진현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은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을 위해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자유롭게 모여 다양한 협력 의제를 논의하는 장(場)을 만들려는 노력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접근방식을 추구하고, 안보·경제·사회·환경·문화 등 다양한 협력의제를 다루며, 다층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역내 다자회의를 정례화 및 제도화하며, 기능별 협력 및 정부와 민간 차원의 협력을 병행하여 협력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13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계승·발전시킨 것으로,14 주요 추진사업은 “동북아평화협력포럼”과 “민·관 네트워크 구축사업”이다. 이 중 2014년 이래 연례행사로 정착 중인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 대해 알아보면 다음 [표1]과 같다.

 

[표1] 동북아평화협력포럼 개요 (2014-2019)

표4

*역할참가자는 동 회의에서 발표·토론·사회 등 실제 역할을 한 참가자를 지칭함.
출처: 2014-2018년도: 최은미(2018).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추진과제』.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19년도: 외교부 홈페이지 참조하여 필자 작성

[표1]에서 살펴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형식적 측면>에서 “동북아평화협력포럼”은 한국이 중심이 되어 2014년부터 현재까지 6회를 정례적으로 개최되고 있지만, 그 규모와 관심, 그리고 추진동력은 점차 감소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회의 규모가 3일에서 2일, 1일로 줄어들었고, 역할참가자의 규모도 초기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무엇보다도, 동 포럼이 처음 시작되었던 시기 대통령의 영상 혹은 서면 메시지가 있었던 것과 달리, 2019년도의 고위급 참석은 다자외교조정관에 그쳤다. 정부에서 내건 국정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관심과 노력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는 이유이다.

다음으로, <내용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동 포럼의 주제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평화”, “협력”, “번영”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세부회의 구성 및 상세 주제를 보면, 다소 변화된 모습이 관찰된다. 즉, 2017년도까지 원자력안전, 에너지안보, 환경, 사이버스페이스 등 기능별 협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분과회의는 사라지고, 2018년도부터는 안보, 경제, 재난, 스포츠 등 다양한 논의가 전체회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과거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추구했던 “기능별협력 (비전통안보협력)에서 전통안보협력으로의 확산효과”의 현실적 한계를 수용하여 개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이 다양한 협력의제를 다루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방향성에서 어긋나 있지는 않다. 다만, 이와 같은 구성은 회의의 지속성과 협력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1회성/이벤트성 회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각 분야의 논의가 상호 연계, 혹은 하나로 수렴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동 포럼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동 포럼의 목적과 이유, 특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수반되는 것이다.

추진기반 부족에 따른 실무적 한계 지속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은 현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 산하의 아태지역협력과에서 담당하고 있다.15 [표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동북아평화협력포럼” 등의 주요 추진사업이 국립외교원, 세종연구소, 제주평화연구원 등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 기관들이 특정임무 혹은 권한을 정식으로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이는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의 또 다른 축인 ‘번영의 축’으로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이 대통령직속의 별도 위원회가 설치되어 인적/물적 자원의 확보와 법적, 체계적 기반을 갖추어 추진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16 이와 같은 치우친 추진구조는 결과적으로 절름발이식 구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17 더욱이 전통/비전통 안보 문제를 포함하여, 경제, 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대화와 협력의 관행을 축적하고자 하는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의 경우, 주요 분야에 대한 관련 부처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추진구조 하에서는 타 부처의 협조를 이끌기는 쉽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 더욱이, 관련 예산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표2] 참조). 외교부의 총 예산과 주요사업비가 증가하는 가운데,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의 사업예산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표2] 동북아평화협력구상·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사업예산(2013-2020)

표10

출처: 외교부 예산개요(2013-2020) 참조 필자 정리
*2019년도부터는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각 연도에 제시된 수치가 상이할 경우, 증감액 계산은 보다 최신 자료에 근거함.

결국 현재의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구상에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에 비해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추진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 그리고 동력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내세운 비전과 추진하고자 하는 구상 및 정책의 규모에 비해 인적/물적 자원 등 실무적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구조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추진상의 실무적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 정책적 고려사항

한국에서 지역협력/다자협력은 그 중요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목을 받는 사안은 아니다. 이는 지역협력과 다자협력에 대한 경시라기보다는 북핵문제와 주변 4강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협력보다는 갈등이슈가, 다자보다는 양자이슈가 우선순위에 놓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있어 지역협력을 통한 평화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러한 비전 하에 지난 수십년간 우리정부는 지역협력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질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여전히 협력의 길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지역협력의 비전>은 ‘정권별 이름짓기’와 ‘정권의 성과’가 아닌,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가의 장기비전’이자, 역내국 모두의 공공재로 제시되어야 한다.

역대 우리 정부는 정권별 지역협력구상을 내세우고, 이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조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권의 임기 종료와 함께 그 구상도 사라지는 패턴을 반복하였다. 따라서 한 정권의 성과로 남기기 위한 “정권별 네이밍”을 지양하고, 정권의 비전이 아닌, 국가의 장기비전과 과제로 제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이 곧 역내 평화와 번영, 그리고 안전을 위한 공공재임을 설파해야 할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증명된 한국의 ‘투명성·개방성·민주적 절차’의 원칙과 신뢰성은 한국외교가 추진하는 ‘개방성· 투명성·포용성’의 역내 협력원칙에 힘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이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18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함양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연대와 포용을 위한 세계시민교육 우호국 그룹’을 주도적으로 출범시킨 사례나, 최근 코로나 19 대응과정에서 ‘트러스트’(TRUST: Transparency, Responsibility, United Actions, Science & Speed, Together in Solidarity) 캠페인’ 전개를 통해 편견에 맞서 함께 바이러스를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발신한 사례 등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19 즉, 관계국들간 인식과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 노력해 나간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역내 협력질서와 평화구축에 대한 한국의 기여가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치공유와 더불어 한국의 지역협력구상에 참여를 통한 관계국들의 편익과 비전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감있게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협력의 내용>은 비전통안보협력을 통한 전통안보협력의 확산효과(spillover effect)에 대한 기대를 경계하고, 양자를 동시∙병행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전통안보분야(신안보분야)에서의 지역협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지만, 기존까지의 지역협력은 전통안보분야를 의미했다. 즉, 북한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북아평화협력구상』처럼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기능분야의 협력부터 대화와 협력의 관행을 축적하여 점차 정치적 협력까지 이루어지는 확산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현실정치에서 비전통안보의 협력이 전통안보의 협력까지 확산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북핵위협 등 전통안보분야의 위협요인이 발생하면, 비전통안보협력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러한 실증적 경험을 통해 비전통안보협력이슈가 전통안보협력이슈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것을 목도해 왔다. 현재는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으로 인해 보건협력이 주목받고 있지만, 평상시 비전통안보협력에 대한 논의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면 그 관심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추진동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러한 ‘일시적 관심’과 ‘희망적 기대’ 보다는 ‘지속적인 추진동력’과 ‘현실적 지원’이 더 중요하다. 즉, 비전통안보협력을 통해 전통안보협력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기 보다는, 전통안보협력만큼 비전통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동일한 무게감으로 병행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협력의 방식>은 사안별 소다자협력을 통한 단계적 확산이 보다 현실적이며, 주변국의 지역구상과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  

각 국은 자국의 지역인식과 지역구상을 중심으로 정책을 수행한다. 한국이 한반도문제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지역에서의 협력구상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미국과 일본은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구상을, 중국은 동남아지역과 서남아지역을 포괄하는 ‘일대일로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각 국이 상정하는 지역의 범위가 다른 상황에서 우리의 시각에 기반한 우리의 지역구상만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타 국과의 구상과 상호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 과정에서 한미일, 한중일 등 주제에 따른 소다자협력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TCS에서 개최한 한중일의 감염병 대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험 공유는 좋은 사례라고 여겨진다.20 나아가 중견국으로서 한국의 역할과 지역협력을 위해 역내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한국이 잘 할 수 있고, 주변국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적극적 태도를 통해 협력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우리의 지역구상이기도 한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와 같은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획득할 수 있는 생산적인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넷째, <지역협력의 추진>은 ‘범(凡)정부협업체계’를 기반으로, ‘전담사무국 설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협력과 같은 범지역적이고, 포괄적 주제를 다루는 과제를 현재와 같이, 외교부 내 하나의 부서에 전가하는 것은 행정적 부담과 발전적 변화를 이끌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한다. 즉, 현재의 구조적 한계에서 가시적인 성과와 질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외교부는 기관의 특성 상, 인력의 변화가 잦아 장기과제를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공공기관의 특성 상, 연구를 통한 구상의 발전과 창의적 과제 발굴은 쉽지 않고, 한 부처가 다른 부처의 전폭적인 협조와 지원을 받아 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협력의 양상은 기존에 해 온 수준을 넘어 획기적인 변화와 적극적인 자기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범(凡)정부 차원의 협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해당 업무를 전담으로 할 수 있는 대표성을 지닌 조직/기관 등에 임무와 권한을 부여하고, 정부는 이를 감독∙관리하는 형태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동북아지역협력의 증진을 위한 전담사무국 설치는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수차례 지속적으로 제안되었던 사항이다.21 그러나 여전히 역내 다자협력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지 않았고, 그러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사무국 설치, 인적∙물적 자원 마련 등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하지만 지역협력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정이다. 전담사무국 설치를 통해 전담인력 확보 및 일관된 예산 지원이라는 점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제도와 구조를 마련할 수 있으며, 협력의 끈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민간의 추진역량, 도전정신과 창의성, 그리고 정부의 비전이 합쳐서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민관협력은 필수적이다. 나아가 장기적 과제로서 지역협력의 증진을 위해 ‘동북아지역협력기금 조성’, ‘동북아지역협력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중일 3국 협력을 위해 설치된 한중일협력사무국의 사례도 참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지역협력에 대한 관심>은 공공외교의 적극적 활용을 통해 전문가집단을 중심으로 국민에게 알리는 형태로 확산시키며 지속적으로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  

지역협력은 장기과제이며, 우리에게는 동아시아 평화의 안정적 기반과 번영을 위해 지속 시행해 나가야 할 당위적 이유와 목표가 존재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민∙관 연구기관, 관련분야의 학회, 연구자∙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정책을 홍보하고, 자연스럽게 논의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에게 국가의 모든 정책을 전부 홍보하고, 이해시키는 어렵지만, 관련 분야의 전문가 및 연구자들에게 정책을 알리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식의 설명회, 학술회의, 정책간담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홍보효과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해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까지 우리가 추진해 온 동북아지역협력에 대한 ‘제도적 기억(institutional memory)’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 현재까지 우리의 지역협력 노력은 일부 전문가들 혹은 각 구상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의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남겨 지속적으로 발전 및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구축을 위한 활동, 보다 세부적으로는 그간 시행되어온 “동북아평화협력포럼”의 개최현황 및 주요내용 등의 내용을 모은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도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신안보와 국제질서”에 대한 논의는 차두현 (2020). “’코로나19’를 통해 본 ‘新안보’와 국제질서” ISSUE BRIEF 2020-10. 아산정책연구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0). 『코로나19 이후 국제정세』 참조.
  • 2. “인간안보(Human Security)”에 대한 논의는 이미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1994년 인간안보의 개념을 처음으로 언급했던 UNDP(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연례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 1994)에서는, 인간안보를 기아, 질병, 가혹행위 등 만성적인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 그리고 가정, 직장, 사회 공동체 속에서 일상 생활이 갑자기 파괴되는 것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리고 경제, 식량, 보건, 환경, 개인, 공동체, 정치 7개 분야에서 위협을 막아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http://hdr.undp.org/sites/default/files/reports/255/hdr_1994_en_complete_nostats.pdf
  • 3. 동북아지역협력에 대해 다룬 대표적인 연구는 Christopher Hemmer and Peter J. Katzenstein (2002). “Why Is There No NATO in Asia? Collective Identity, Regionalism, and the Origins of Multilateralism,”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 56, No. 3 (Summer, 2002), pp. 575-607 참조. 국내에서도 동북아지역협력에 대해 다룬 연구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하영선 편 (2008). 『동아시아공동체: 신화와 현실』. 동아시아연구원; 동아시아공동체연구회 (2014). 『동아시아공동체: 동향과 전망』, 아산정책연구원; 김기석 (2015). 『동아시아공동체로의 머나먼 여정』. 인간사랑 등 주요 관련논의들을 포괄적으로 담은 대표적인 연구서라 할 수 있다.
  • 4. ‘아시아패러독스’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경제분야의 복합적 상호의존과 협력에 비해 정치·안보 분야에서의 갈등이 지속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 5. <아시아경제> (2020.2.2) https://www.asiae.co.kr/article/2020020217203703184
  • 6. <한겨레> (2020.3.9)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31720.html
  • 7. 외교부. 『동북아다자협력백서』 (2013.2-2017.4)
  • 8. ‘동북아균형자론’ 논쟁에 대해서는 배종윤 (2008). “동북아시아 지역질서의 변화와 한국의 전략적 선택: ‘동북아 균형자론’을 둘러싼 논쟁의 한계와 세력균형론의 이론적 대안” 『국제정치논총』 48(3), pp.93-118 등 참조.
  • 9. 본 조사는 2018년 5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중일 각 300명(총 900명)의 20대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엠브레인 의뢰)와 215명에게 실시한 오프라인 조사를 합친 결과이다. 상세사항은 최은미 (2018). “일본의 대아시아 전략과 한중일 3국 관계-일본의 대한·대중인식 및 대아시아정책을 중심으로” 『동북아연구』 33(2), pp.301-331 참조.
  • 10. 日本. 言論NPO·中国. 国際出版集団. 2019. “第 15 回日中共同世論調査 https://www.genron-npo.net/pdf/15th.pdf
  • 11. TCS 홈페이지 참조. https://tcs-asia.org/ko/about/overview.php
  • 12. 외교부.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브로셔
  • 13. 외교부.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소개. http://www.mofa.go.kr/www/wpge/m_20373/contents.do
  • 14. <헤럴드경제> (2017.7.19)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70719000710
  • 15. 외교부 홈페이지. http://www.mofa.go.kr/www/wpge/m_20373/contents.do
  • 16. <신북방정책>의 경우, 대통령직속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2017.12.7 출범)”, <신남방정책>의 경우,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2019.8.28 출범)”가 설치되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위원장, 자문단 외, 당연직 5인, 민간위원 18인, 청와대 신남방/신북방 비서관을 단장으로 한 지원단이 있으며,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는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 자원부 등 정부부처 차관, 대통령비서실 통상비서관, 국가안보실 외교정책비서관 등을 위원으로 하며, 기획조정팀, 교류협력팀, 경제협력팀, 산업기술협력팀으로 구성되어 14개 정부부처 소속 실무직원들을 포함하여 총 30여명의 신남방정책추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북방경제협력위원회 홈페이지>http://www.bukbang.go.kr/bukbang/issue_news/introduce2/0003/ 및 <신남방정책추진단 홈페이지> http://www.nsp.go.kr/introduce/introduce02Page.do 참조.
  • 17. 최은미 (2017). “문재인 정부 북방전략의 비전과 평가” 『안보현안분석』 no.138.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
  • 18. 민정훈 (2020.) “코로나19, 글로벌 리더십, 그리고 미·중관계” IFANS FOCUS. 2020-10K.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 19. <정부24> (2020.6.29) https://www.gov.kr/portal/ntnadmNews/2196507
  • 20. TCS. https://tcs-asia.org/ko/board/news_view.php?idx=3577&type=on&pNo=1&topics=25
  • 21. 2014년도부터 지속되고 있는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도 사무국 설치 및 제도화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제안되었다. – 각 회의 결과보고서 및 외교부 홈페이지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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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최은미

부연구위원

최은미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2007),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2009), 박사 학위(2015)를 취득하였다.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 미국 미시간대학교(2012-2013)와 일본 와세다대학교(2013-2014)에서 방문연구원, 외교부 연구원(2015),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2016-2018),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2018-2019)로 재직하였다. 일본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다자협력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 연구로는 <국가정체성을 통해 본 한일갈등 인식의 차이 연구(2018)>, <일본의 대아시아전략과 한중일 3국관계(2018)>, <협력과 갈등의 한일관계, 20년의 변화와 성찰(19998-2017(2018))>, <일본은 여전히 ‘반응형 국가’인가? 아베 내각에서 나타난 일본외교의 변화와 연속성(2019)>, 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