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1. 서론

 
5월 10일 새로운 한국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과거의 정권 교체와는 달리 이번에 출범하는 정부는 정권인수과정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나아가 국제 안보환경의 불안정성은 더욱 증가하고 있고, 동시 다발적으로 도전과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대외환경은 신정부가 큰 전략이나 차분함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되고, 상황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하여 대내적으로도 북한문제, 한미동맹, 한일관계 등을 둘러싼 남남갈등 발생 개연성이 매우 높다. 한마디로 신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도전과 문제를 대처하고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신정부가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외교안보문제는 ① 북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문제, ② 한미동맹 조정과 발전과 관련된 문제들의 처리, ③ 1992년 수교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인 한중관계의 복원, ④ 안보역할이 확장되고 우경화 경향이 강화되는 일본과의 관계 설정, ⑤ 강대국 정치(great power politics)를 넘어선 글로벌 외교, 그리고 ⑥ 외교안보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체제 정비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이런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신정부는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전반적인 대내외환경에 대한 객관적이고 면밀한 검토•분석에 근거하여 감상적이고 이념적인 접근을 넘어선 실사구시형 접근을 추구해야 한다.
 

2. 외교안보여건 전망

 
새로이 출범하는 한국 정부가 직면할 대외환경의 특성은 복합적인 북한의 위협 증가와 주변국들간의 새로운 판짜기 게임으로 요약된다.
 
가. 복합적인 북한의 위협 증가

북한의 안보위협은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위협, 재래식 군사력에 의한 위협, 그리고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의 증가이다. 이러한 위협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해소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대량살상무기 및 비대칭위협의 증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능력, 특히 핵과 미사일 능력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고도화해 왔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은 2017년 육성신년사에서 2017년말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제5차 핵실험 직후 북한은 스스로 핵탄두의 경량화•소형화•표준화•다종화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러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추세는 이러한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고 고도화의 속도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은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말해 준다.

북한은 핵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프로그램(우라늄 농축)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38노스에 따르면 2020년경까지 북한은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개까지의 핵무기를 생산살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미 북한은 핵국가가 되었고 북한의 핵 능력과 위협은 향후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핵물질 보유의 증가는 물론 지난 수년간 북한은 미사일의 경량화, 장거리화, 다종화, 정밀화를 추구해 왔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 2016년에 북한은 28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고, 2017년에 들어서도 중거리 미사일을 중심으로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하지는 못하였으나 향후 3-5년 정도면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보할 것이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이다. 최근 들어 북한은 수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중거리 미사일의 완성도를 높였다. 두 번째 특징은 고정 발사대가 아닌 이동식 발사대와 잠수함발사에 무게를 두어 생존 가능성(survivability)을 높여 나가고 있다는 점이며, 세 번째 특성은 액체연료를 고체연료로 대체하여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북한이 우리의 정찰감시능력을 무력화하여 기습공격도 가능하며 동시에, 우리의 보복공격을 견디어 내고 다시 보복을 할 수 있는 생존 가능한 2차 보복공격능력(survivable second strike capability)을 갖추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이 구상하고 있는 Kill-Chain,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and Retaliation) 등이 북한의 대량살상공격에 대응하는데 한계를 갖게 될 것을 의미한다.

진화하는 재래식 군사 위협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지뢰사건 등은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은 수도권과 전방지역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북한군의 무기가 노후화되고 질적으로 뒤떨어지기는 하나 우리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북한은 한국의 취약한 부분(특히 수도권)을 공략하기 위해 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다련장포) 등과 같은 무기체계를 계속 증강하고 있고(MLRS 사거리 연장, 배치 규모의 확대), 후방침투 전력도 계속 현대화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취약점을 고려하여 재래식 군사력을 정치군사적 목적 달성을 위해 활용할 것이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일종의 억제전력으로 활용하면서 재래식 군사력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군사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려 할 것이며, 전면전보다는 국지 도발 혹은 제한전을 감행하여 한국의 안보에 위협을 증강시켜 나갈 것이다. 따라서 차기 한국정부는 비핵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우리에게 주는 위협을 어떻게 상쇄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주변국들의 새 판짜기와 불안정한 대외여건

한국의 신정부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새 판짜기 게임 한 가운데 놓이고 시간이 갈수록 한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 축소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변국들간 외교보다는 군사적 대립과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주변국들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탐색전

2017년을 경과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간 관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증가하였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이다. 물론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갈등과 대립으로 전환되지는 않았으나, 오바마 정부 시절의 “협력과 경쟁(cooperation and competition)”이라는 성격이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방어적•수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당초 예상과는 달리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밀어붙이지는 않고 있으나 상대방의 의도와 목표에 대한 전략적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현상유지, 중국은 현상변경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서로 견제하고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것이며 이는 가능성이 아닌 시간의 문제이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과 대립은 한국이 지금까지 추구해왔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원적 구조와 희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아베간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것처럼 미국과 일본은 기존 미일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미국 중심의 지역안보구도를 유지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바마-아베간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차이가 트럼프-아베간에는 훨씬 감소하여 미국과 일본간 대중인식상 공감대가 확장되었고, 중국을 위협으로 간주해왔던 일본의 입장에 미국이 더욱 다가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미일동맹을 강화함과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북방도서문제 해결이 어렵기는 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일정 영역에서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는 것에도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동북아지역에서 영향력이 낮은 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동북아지역으로의 진출과 영향력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북한문제에 관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확인하고 한반도에 대한 영향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주변국들의 새 판짜기 게임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정세가 예측 불허하고 과도기적 불안정이 증가함과 동시에 이들 국가들 사이에 낀 한국에게는 선택의 압박이 증가하고, 자율성 확보도 어려워질 것임을 예고한다.

군사력에 대한 의존 심화와 군비경쟁의 시대

마지막 변화는 주요 정책이슈에 대한 접근방향과 수단의 선택문제이다. 협의와 합의, 협력과 조율의 방향에서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강압과 강제 그리고 일방적인 방향에서 접근할 지를 놓고 고민하고 갈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자적 접근을 할 것인지와 다자적 접근을 할 것인지도 중요한 선택사항이다.

기본적으로 협의와 합의보다는 압박에 무게가 실리고, 외교보다는 군사적 수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다자보다는 양자적 접근에 비중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군사력에 대한 선호와 의존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10%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였고, 북핵문제 대응에서도 군사력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이나 일본 역시 첨단 군사력 확보를 통해 “힘의 투사능력(power projection capability)”을 제고하려 할 것이다. 이는 결국 지역내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군사적 활동의 빈도와 수준이 증가할 것이므로 이는 군사적 긴장감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의 증가라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결국 규범(norms)이나 연성권력(soft power)보다는 물리적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상태로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주요 외교안보과제

 
가. 대북정책관련 국제공조 강화

미국에 의해 설정된 대북정책의 방향

북한 핵문제는 한국 신정부가 직면한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도전이다. 신정부는 남북관계를 분리하거나 자욜성 확보에 노력하기 보다는 관련국들과의 협의와 공조 강화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전반적인 여건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핵 국가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북한과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하는 관련국들의 목표가 서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최대수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라고 설정됨에 따라 한국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넓지 않다. 한국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전혀 새로운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공조 유지•강화가 핵심적인 요인이므로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남북관계와 관련된 일정 부분에서의 자율성(autonomy) 확보를 추구해야 한다.

국제공조의 핵심은 미국과의 협의와 합의에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고 이행단계에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핵과 미사일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핵과 미사일뿐만이 아니다. 북한의 재래식 위협, 북한 인권문제, 경제 및 사회문제 등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대북정책의 폭을 핵과 미사일문제에만 국한하지 말고 앞서 언급한 문제를 포함한 북한문제 전반을 포함하도록 확장하고 조율해야 한다.

압박의 수위와 대화의 조건과 절차

세부적인 협의사항으로는 어느 수준까지 압박을 가할 것인지, 대화로의 전환은 어떠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할 것인지 등을 들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의 신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대화로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사업의 비핵화과정과 무관하게 재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미국이 대화를 거부한 채 압박만을 계속하고 군사적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미국간 압박의 종류와 시행방법, 수순 등에 대해 논의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간 절차 및 과정과 관련된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빨리 이루어져 서로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불식되어야 한다.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연계 여부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어떠한 관계에 두고 추진할 것인지를 협의해야 한다. 출구론(비핵화의 결과로서 평화체제 수립)인지 입구론(비핵화를 위해 평화체제를 논의)인지에 대해 한미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 평화체제의 구성요소는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지, 형식과 틀은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물론 과거에도 이런 논의가 있었고 서로에 대한 입장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평화체제를 논의하던 2000년대 중반과는 매우 다르므로 변화된 상황을 반영한 평화체제 모습과 로드맵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바람직한 한반도 최종상황에 대한 확신과 상호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지향점을 더욱 명확히 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나. 한미동맹 유지•강화와 관련된 문제의 해결

그간 한미동맹은 “최상의 상태(It couldn’t be better)”에 있다고 평가받아 왔다. 과연 이러한 최상의 상태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여부는 한국 신정부와 트럼프 정부가 동맹조정과 관련된 현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우려했던 사항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드 비용 지불을 언급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사드에 대한 비용 지불, 방위비 분담 인상, 안보무임승차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한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 어느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고 그 파장이 매우 큰 사안들이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의 부상과 지역안보질서에 관한 한국의 기여, 한일관계와 한미일 안보협력도 미국의 관심사항이다. 반대로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대한반도 안보공약을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 즉 확장억지를 행동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미국으로부터 얻어내야 한다.

단순한 수적 비교를 하면 미국으로부터의 청구서가 더 많고 한국의 입장이 유리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과거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은 “협력적 자주국방”과 “동북아균형자론”을 추구한다면 우리가 지불할 비용은 더 클 것이다. 최상의 상태에 있다고 자평했던 한미관계가 지속적으로 최상의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맹조정 현안을 원만히 처리해야 하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한국의 안보역할•책임 확대 및 미국의 안보공약 공고화의 문제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 방위와 관련한 한국의 부담과 역할 증대를 요구할 것이며, 반대로 한국은 미국의 안보공약을 어떻게 더 확실하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조치를 받아내야 하는 입장에 놓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최근 사드 관련한 언급과 의회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미 행정부는 방위비 분담(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 증액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스스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 정부가 적정 수준의 국방비를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전력증강의 내용과 속도가 미진하다는 인식, 즉 “안보무임승차론”이 의회를 중심으로 퍼져 있으며 더욱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한미동맹의 틀을 견지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방위와 지역안보에 기여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 지를 보다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러한 입장이 없을 경우, 미국 내에서 “안보무임승차론”은 더욱 거세게 제기되고 한국에 대한 지지는 약화될 것이다.

“돈”과 관련된 부분은 쉽게 풀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 어느 협상보다도 제10차 방위비 분담협상은 어려울 것이다. 방위비 분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항이자 수차례 강조했다는 점은 미국의 압박이 강할 것임을 예고한다. 사드 운영과 관련된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분담금 증액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늘어나는 비용에 대한 미국측의 상응하는 조치, 즉 확장억지의 구체적 조치를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의 안보공약을 더욱 확실히 보증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해 왔으나 선언적 조치이외의 성과를 얻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확장억지와 관련한 부분에서 모호한 부분을 해소하고 핵과 관련된 부분에서 미국의 확실한 답과 구체적인 조치를 확보하는 것으로 비용분담에서 늘어나는 부분을 상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즉 큰 틀에서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지를 판단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일관계 및 한미일 3국 안보협력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한국은 중국의 반발과 한일간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이견과 마찰, 역사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과의 안보협력에 적극성을 보이기는 어려운 처지이다. 계속된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공격적인 대외정책으로 인해 한일 및 한미일간 안보협력에 진전이 있었고 분위기도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미국은 한국이 과거 문제로 인해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협력의 속도와 폭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미국은 점차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구체화•제도화하려는 희망을 강하게 표시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한국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떠한 수준과 속도로 안보협력을 추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특히 현재 질서와 구도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기존 동맹 및 우방국간의 협력을 증진하고자 이들 국가들간의 협력 네트워크(network of cooperation) 구축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한국이 어느 수준에서 이러한 네트워크에 참여할 것인지 대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안보협력에 대해 어떠한 입장으로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거부는 힘들 것이므로, 어떤 분야에서 어느 수준의 안보협력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마련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다. 한중관계의 개선과 협력 확보의 문제

2016년 1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이견이 노정되기 시작하면서 2016년 7월 사드 배치 결정이후 한중관계는 수교 이래 최악의 상태로 악화되었다.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한중관계 개선의 전기를 맞을 수도 있으나, 사드 문제 해결이 결코 쉽지 않고 한국과 중국이 서로를 바라보던 관점에서 변화가 발생한 것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임을 예고한다.

북한문제에 관한 인식과 해법 조율

북한의 최대 지원국이자 동맹인 중국의 협력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므로 북한문제에 관한 한중간 조율 및 중국의 협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북한문제를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간의 시각 차이에 있다. 한국과 중국 간에는 북핵문제를 포함한 북한문제를 둘러싼 전략적 목표와 방법론에서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하겠다.

중국은 북한 비핵화보다는 북한 정권의 안정에 더 비중을 두고 있으며, 제재와 압박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평화체제에 관한 논의와 비핵화 과정에 대한 동시 병행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안보위협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은 한미 혹은 한미일이 북한문제를 빌미로 중국을 압박하고 봉쇄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여 한국과 미국이 취하는 조치를 거부하거나 미온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중국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으로 확장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문제를 미중관계와 어느 정도 이격시키느냐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며, 핵심은 중국의 인식과 접근법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거부감 해소

미중관계가 견제와 갈등의 방향으로 진전됨에 따라 한미동맹에 대한 중국의 우려와 반감은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동맹은 냉전의 산물이므로 청산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 한미동맹이 한국의 방위라는 기본적인 성격을 넘어 중국을 봉쇄하는 목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사드 배치문제를 단순한 군사적 문제가 아닌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강화되어 중국을 견제•봉쇄하는 전략동맹으로 변질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물론 통일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미중관계가 대립과 갈등의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음에 따라 더욱 무게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런 중국의 입장과는 반대로 한국은 통일이후에도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공격적인 대외정책 성향이 증가할수록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동맹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지역에서의 바람직한 안보구도에 대한 한국과 중국 간의 이해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기본적으로 중국은 현상변경, 한국은 현상유지의 정책을 추구함에 따라 평행선이 지속되고 한중간 마찰과 의혹이 증가할 것이다.

이런 인식과 목표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여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적대시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이다. 동맹에 대한 중국의 거부감을 해소함과 동시에 한미동맹은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한중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수립

근본적으로 수교이후 한중관계가 비정상적으로 좋았으며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그 결과 중국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과 희망적인 역할론이 형성•강화된 것이 사실이다. 사드 문제를 계기로 불거진 한국과 중국의 입장 차이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한중관계를 평가하고 접근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시기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과도기적 과정으로 간주할 수 있음)에서 한중간에는 지난 20여년간 잠복되어 왔던 문제들, EEZ 획정, 어업협정, 과거사 문제 등과 같은 이슈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검토해야 한다. 각각의 현안에 대한 입장 정립에 앞서 객관적이고 전략적인 차원에서 중국의 부상을 평가하고 기회와 도전이 무엇인지를 식별하는 한편,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에게 바람직한 지역안보구도를 설정하고 이러한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라. 일본의 우경화와 한일관계 개선 및 안보협력의 문제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합의이후 한일관계는 개선의 전기를 맞이하였으나,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이후 다시 악화되었다. 위안부 합의 이행뿐만 아니라 독도문제, 역사교과서문제 등으로 인해 한일관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안보협력 필요성은 증가하고 있고, 재일한국인 참정권, 어업문제, 심각한 무역불균형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장기집권할 아베정권과의 관계 정립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헌법 개정 가능한 의석수를 확보)을 거두었으며, 2017년 3월 자민당 당규를 변경하여 아베 정권이 장기집권하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아베 정권의 장기집권뿐만 아니라 2016년 내각 구성에서 볼 수 있듯이 보수우경화 성향이 더욱 강화되었다는 것이며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

아베 정권은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며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이런 아베 정부의 입장은 앞서 언급한 미국의 입장과 연합하여 한국에 대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아베정부는 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 안보역할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다. 나아가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대책과 능력(특히 유사시 민간인 소개를 중심으로)을 확보하여 적극적인 개입과 독자행동(북한 미사일 요격 및 공격) 가능성은 높여가고 있다.

국내적으로 북한문제와 중국 요인으로 인해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지지 여론이 확대되고 있기는 하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고, 일본 우경화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존재함에 따라 전향적인 한일관계 개선과 안보협력 확대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요구와 희망 대 국내적 저항과 비판 사이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즉 현실적으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 및 협력이 필요성이 있기는 하나 정치적으로 저항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역사문제가 한순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매우 미약하다. 따라서 역사를 둘러싼 한일간 갈등과 마찰을 어떻게 조절하면서 실리적 차원에서 양국간 관계를 개선하고 미래지행적인 협력관계로 진전되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일본의 안보역할 확대 및 안보협력에 대한 입장 설정

한국의 입장이나 우려와는 무관하게 미일 신방위협력 지침 타결, 안보법제 도입 등을 기반으로 일본은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된 지역차원의 안보역할 수행 노력을 강화할 것이며, 미국은 이를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다. 일본은 중국을 제1의 경계대상으로 지목하고 반(反)중국 연대 형성을 추구할 것이므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한국으로서는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 곤란한 위치에 있다. 한국이 이러한 안보협력을 거부하거나 미온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미일동맹을 축으로 하는 안보질서가 형성•공고화되는 상황으로 진입하게 되고 한국의 외교안보적 입지는 축소될 것이다. 사실 최근 들어 일본 내에서 한국과의 안보협력이 필요한 지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위안부합의 이행을 전제로 한국과의 안보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연계론”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지속적으로 안보협력을 강조할 것이고, 일본은 한국과의 안보협력과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안보이익과 영향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지난 수년간 한일 안보협력에 대한 한국정부의 미온적 입장은 과거에 얶매여서 미래를 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고 한국의 위치 역화를 초래했다. 수세적이고 미온적인 입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대외적 여건이 한국에게 유리하지 않다. 한국의 국익차원에서 일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견제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근거로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어느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가지고 갈 것인지를 결정하여 역사문제와는 분리하여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선 글로벌 외교 지향

한국의 국력이 증대되고 국제적 위상이 상승함에 따라 국제사회가 한국에 대해 갖는 기대도 비례하여 상승해 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즉 공공재에 대한 한국의 기여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며, 이에 대한 한국의 호응도는 한국이 어떠한 국가인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국제사회의 기대와 요구에 대한 부흥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 대처와 관련하여 한국의 기여와 참여에 대한 요구와 희망의 수준이 높아져왔으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 “글로벌 코리아”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행동을 통해 입증되는 것을 기대하는 국제사회의 희망이 증가하였다. 지난 수년간 한국 스스로 가교외교(bridging diplomacy), 중견국 외교(middle power diplomacy)를 지향하고 개도국과 선진국을 연결하는 고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러한 외교적 구상과 구호에 비해 실질적으로 한국이 제공하는 기여하는 바가 그리 크지 않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으며, 피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함몰되어 여타 지역 및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안보문제에 대한 관심이 낮고, 자신들이 필요한 경우에만 여타 지역 국가나 기구의 도움을 청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기대, 구호, 행동간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나 현재는 그렇지 못하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외교지평이 축소 혹은 확대되는 등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특히 구호보다는 행동을 통한 기여에 대한 강조가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역내외 국가들로부터 기여의 양뿐만 아니라 기여의 부분도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동맹 및 우방국들은 한국이 지역 및 국제안보문제에 기여함에 있어서 매우 제한적인 영역(비전통 초국가 인간 안보문제)에 국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차기 한국 정부는 지역차원의 안보문제에 어떠한 기여를 하고 참여할 것인지를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력안보 네트워크 구축

비전통 안보문제에 관한 기여의 양도 늘리고 전통안보 분야에서의 기여와 지원을 어떻게 확대하여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리가 필요한 지원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역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한국이 추구하고자 하는 다자안보협력과도 연계되어 있는 문제이므로 단순한 지역과 국제사회의 대한 기여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다자안보협력을 실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동맹을 보완하고 우리의 외교적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자안보협력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지역과 국제사회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바. 단일화된 외교안보정책 체계 수립

앞서 언급한 외교안보분야에서의 도전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단일화된 결정체제를 수립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권한위임을 통한 부처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단일화된 외교안보정책 결정체제 수립

박근혜 정부는 외교안보정책 결정체제를 안보실과 외교안보비서실이라는 이원화된 구조를 도입했다. 국가안보실장을 정점으로 하여 1차장(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겸직)과 2차장(외교안보수석비서관 겸직)을 두었고, 총 8개의 비서관실이 운영되었다. 원칙적으로 안보실은 정책조정, 중장기전략 수립, 정보, 위기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은 현안을 담당하고 부처와의 업무협조를 수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콘트롤 타워의 부재 혹은 능력 부족의 문제가 계속 지적되었다.

업무와 체계가 인위적으로 이원화됨에 따른 업무 혼선, 중복, 누락 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부처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발생하면 어느 비서관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지, 누가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지, 누구와 협조를 하고 지휘를 받아야 하는 지 등이 불분명하여 시급을 다투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업무처리에 어려움이 발생하였다.

현업과 중장기과제를 인위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지도 의문이다. 현업을 알지 못하고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고, 중장기 전략의 내용을 모르면서 현업을 임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 현업과 중장기 전략이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현업에서 배제된 중장기 전략 수립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마련이다. 시간이 경과하면 중장기 전략과 정책은 유명무실하게 되고 현안위주로 업무가 재설정되고 조직의 존재감이 상실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새 정부는 업무의 효율성, 연계성, 통합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와 같은 이원화된 조직과 구조를 단일 통합형 체제로의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업무의 혼선이나 중복을 회피하고 기획, 감독, 조율•조정의 기능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부처에 대한 권한 위임

비서실이나 안보실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서실과 안보실은 핵심 사안에 대한 기획, 조정과 감독의 기능(특히 조정의 기능)에 충실하고, 업무의 주도권은 해당 부처에 일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정책과 전략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청와대가, 실행방안은 부처가 주도하는 형태로 임무를 분장하고, 업무 추진 절차도 “top-down”이 아닌 “bottom-up” 방식으로 업무를 추진하여 부처간 협의와 협업을 장려해야 한다.

비서실이나 안보실 직원들은 단순한 부처의 연락관이나 행정적 비서가 아닌 정책참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에 대해 문호를 더욱 넓게 개방하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국민과 소통하며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것에도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4. 결론

 
향후 5년간은 한국 외교•안보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다양한 도전과 제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도전과 위협,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미국, 현상변경을 추구하는 고압적인 중국, 우경화와 안보역할 확대로 치닫는 일본, 동북아로의 진출 기회를 노리는 러시아, 그리고 갈수록 높아가는 국제사회의 한국에 대한 기대감 등은 한국 신정부가 해결해야할 우선적 과제들이다.

새정부는 이념이나 희망이 아닌 매우 객관적이고 냉철한 현실 판단에 근거하여 실사구시적 외교안보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북한, 한미, 한중, 한일 등의 문제가 분리•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방식이 아니라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상승효과를 발휘하는 입체적•포괄적 전략과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분절화, 파편화를 방지하면서 문제를 종합적•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수단을 복합적으로 선택하고 사용해야 한다. 상황과 이슈에 떠밀려 대응하기 급급함을 지양하고,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하여 목표와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포괄적이고 입체적인 정책 수립과 집행을 위해 효율적인 통합 콘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주요 책임공유집단들과 사전•사후 협의와 조율을 강화하며, 외부와 소통하여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About Experts

최강
최강

연구부문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