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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능력 급격 향상… ‘서울 불바다’를 넘어 이젠 ‘남한 불바다’ 위협에 직면
예방적 공격 못 하고 완벽한 방어 어렵지만 최소한의 방어 능력은 갖춰야

세계가 코로나19의 공포에 휩싸여 있는 사이, 3월 한 달 동안에 북한은 네 차례에 걸쳐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신형 미사일 발사 직후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 무력의 발전과 변화에서 일대 사변’이라고 자평했다.

북한의 행태는 허장성세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와 신형 미사일은 우리에게 심각한 안보 위협이다. 수백 발의 자탄(子彈)을 살포하는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축구장 3∼4개 넓이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북한이 방사포와 신형 미사일로 우리 공군의 최첨단 F-35 스텔스기가 배치돼 있는 청주 공군기지를 선제공격하면 우리는 북핵에 대한 유일한 대응 수단마저 잃게 된다. 지난해 말 정부가 긴급히 패트리엇 미사일 1개 포대를 청주기지에 배치하여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고는 하나, 밑돌을 빼어 윗돌을 괸 격이다. 조기경보기, 글로벌호크 등 우리 공군의 ‘전략 무기’가 배치되어 있는 남부 기지들은 여전히 북한의 선제공격에 노출되어 있어서 ‘서울 불바다’를 넘어 ‘남한 불바다’가 될 수도 있는 상태이다.

국내외 여러 전문가와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20개에서 최대 60개에 달하는 핵탄두를 가지고 있고 지금도 핵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북한이 보인 행태는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말해 준다. 1980년대 후반 김일성은 “조국 통일을 위해 핵은 필수적”이라는 비밀 교시를 내렸다. 북한이 2012년 헌법 개정을 통해 ‘핵보유국’임을 공식화하고,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은 북한의 목표가 핵 국가 지위를 공고히 하고 수령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김정은에게는 한반도 남쪽에 북한보다 훨씬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것 자체가 주한미군보다 더 큰 위협이다. 적화통일을 해서 대한민국이 사라져야만 북한 정권이 안전해진다고 김정은은 믿는다. 북한에 핵무기는 정권의 정당성, 내부 통제 그리고 적화통일에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우리의 안보 상황은 인질범이 우리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사회는 북한이 우리에게 아직까지는 핵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인질이 인질범에 대해 고마움을 갖고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스톡홀름신드롬’에 빠져 있다. 1991년에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북한에 의해 실질적으로 폐기되었는데도, 아직도 우리 정부는 이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연이은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 대해서도 정부는 “유감” “우려” “예의 주시”라는 말만 반복하였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와 북핵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말을 했더니 “방어용 무기인 사드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하는데 전술핵 재반입이 가능하겠냐”고 답했다.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직시하는 마음가짐을 다져야 한다. 이스라엘은 1980년에 완성되지도 않은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전을 폭격하였고, 2007년에는 시리아 원전 시설도 폭격했다. 주변국의 핵 위협이 없는데도 이란과 헤즈볼라의 재래식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부터 촘촘한 4중 방어망을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 우리가 이스라엘처럼 ‘예방적 공격(preventive strike)’은 못 하더라도, 최소한의 방어망은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완벽한 방어 체계는 인류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충분한 방어’는 가능하다. 2017년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를 도입할 경우 패트리엇 단층 방어망에 비해 방어 능력이 최대 1000배까지 개선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3년이 넘도록 지연되고 있는 성주 사드 기지 건설 공사를 조속히 완료하는 것이다. 5∼7개의 사드 포대가 있어야 주요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고 하니 추가 배치도 하고, 부족한 저(低)고도 방어용 패트리엇 미사일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이제 사드를 둘러싼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논쟁을 끝내고 다층 중첩 방어망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남쪽의 5000만 동포에게 함부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 보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예측이 어려운 인물과 집단의 호의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 본 글은 4월 6일자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About Experts

최강
최강

부원장(원장 직무대행); 수석연구위원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