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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고도화하는 북한의 능력과 위협

지난 20년간 관련 당사국들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및 미사일문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를 무시하고 지금까지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과 수많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였다.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9월 제5차 핵실험 이후 북한은 핵탄두의 표준화와 규격화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면서 핵탄두의 양산단계에 들어갔다는 점을 시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북한이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개에 달하는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미사일의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어려울지나 수년 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최근 몇 년간 북한이 감행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속도(사거리, 정확도, 연료종류)가 우리의 예상보다 매우 빠르게 진전되고 있고 미사일도 다종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은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한 미사일(북극성 2형)과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북한이 생존 가능한 2차 보복능력(survivable second strike capability)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상황의 주도권과 무력사용의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특정한 위기상황에서 북한이 상황을 주도할 수 있음을 함의한다.

이러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우리의 대북억제태세에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확고한 대북억제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한미동맹을 물론 관련국들과의 협력과 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미일 공조를 강화•확대하여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공고한 틀을 갖추어야 하며,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외교적 접근도 필요하다.
 

대북억제 제고를 위한 방안과 국제협력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정치•외교 분야에서부터 군사•안보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동맹과 우방들과 협력하며 대북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 왔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하였고 대북억제의 신뢰성은 도전 받고 있다.

대북억제전략의 목표는 북한의 도발을 예방하고, 도발하였을 때 상응하는 대사를 치르게 하며 추가적인 도발을 막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북한의 군사모험에 전략적 계산에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나아가 북한의 정책적 변화를 유도하여 평화공존의 시대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군사적 억제조치를 넘어 정치•외교, 경제, 정보 등으로 확장하는 포괄적인 대북억제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평시에서부터 위기상황을 넘어 전시까지를 고려하여 접근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가. 신뢰할 수 있는 효과적 군사적 대북억제태세 확충

대북억제의 가장 핵심적 요소는 군사적 방안이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하게 변화하는 북한의 도전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억제방안이 구축되어 있는 가이다. 현재 우리의 대북억제태세는 한마디로 말해 현재의 위협은 물론 장차 미래에 직면하게 될 북한의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데 미흡하다. 증가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방어체제도 구축되어 있지 않고, 예방적 혹은 방어적 공격능력도 매우 미흡하다. 무엇보다도 북한지역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정보체계도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지 않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있을 때 마다 한국 정부가 제시한 Kill-Chain, KAMD, KMPR 등과 같은 대응책들은 전체적인 대북억제 전략과 구도를 제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대북억제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 자체의 노력은 물론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증대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또한 북한의 군사 위협 변화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이익상 공통부분이 증가하고 연동성이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역사문제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안보협력을 하지 않을 경우 양국의 안보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안정과 평화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사항으로는 억제, 방어, 방호, 공격이라는 4가지 축을 고르게 발전시켜 평시에서부터 전시에 이르기까지 물 샐 틈 없는 공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미동맹과 미일 동맹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지역에서의 핵심적인 안전보장장치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나. 효과적인 대북경제제재 이행

현재 국제사회는 유엔안보리결의안(1718, 1874, 2094, 2270, 2321)에 따라 북한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제재를 취하고 있고, 이에 추가하여 미국, 일본, 한국, EU 등 일부 국가들은 일방적 제재조치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도입된 대북제재는 충분하지 않고 완벽하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등과 같은 유엔회원국들의 이행 여부와 현재까지 도입된 제재조치가 얼마나 포괄적이고 물 샘 틈 없는 것인지가 관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의 협조와 동참을 확보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주장과는 달리 중국은 대북제재를 적극적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북제재를 시행함에 있어서 민생과 관련된 부분은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이는 중국의 편의에 따라 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해결보다는 북한체제의 안정을 더 중요시하는 중국이 북한체제의 불안정을 초래할 강력한 대북제재를 취할 가능성은 낮고, 지금까지도 그래왔다. 이러한 중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유엔안보리대북제재 결의안은 유명무실해진다.

따라서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조치를 생각해야 하며, 이중 하나가 “secondary boycott”이다. 즉 북한과 교역•거래하는 중국기업이나 은행이 자국의 은행이나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간접제재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과 일본 그리고 기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은 이와 같은 조치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즉 유엔차원의 대북제재를 보완하기 위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들간 대북제재협력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재를 점검하고 이행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정보유입을 통한 변화 추구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북한에 인도적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제공한 대북 인도적 지원이 다른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지원이 북한 주민에게 직접 돌아감으로써 북한 주민의 인식과 북한 사회의 변화를 위한 씨앗이 뿌려질 것이다. 인도적 차원의 관여는 인도적인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지만 사회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정치적 상황과는 분리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 재해재난이 발생했을 때의 인도적 지원도 고려할 수 있으나,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전반적인 개인안보문제(공중보건위생, 물, 질병, 환경오염 등)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인도적 지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여타 인도적 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을 가지고 북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전반적인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을 촉구하고 압박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북한주민에 대해 가지는 책무이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행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여의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매우 긴요하고 필수적이라 하겠다.

이러한 인도적 개입을 통한 인도적 상황 개선 그리고 인권 상황개선을 위한 외교적 압박과 병행하여 정보의 유입과 전파를 위한 노력도 추진해야 한다. 외부의 정부가 유입될수록 북한 주민과 사회의 변화는 가속화될 것이며, 통일과정에서의 사회적 일체감 형성이 용이해 질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북한사회로의 외부 정보가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시행해야 한다. 아직까지 북한사회가 폐쇄적이기는 하나, 점차 정보 유입의 경로가 다변화하고 정보의 확산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의 상황에 맞는 정보유입과 확산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하여 북한 사회의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라. 한반도 미래에 대한 공감대 형성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한국이 추구해야 할 또 다른 형태의 억제방안은 관련국들과 미래 한반도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현재 북한의 도발에만 집중하고 있으나, 이 문제를 포함하여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한반도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이러한 미래 한반도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행동계획과 추진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관련국들의 이해와 공감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차원에서의 대화와 협의가 이러한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우리의 안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관련국들의 의견과 입장을 청취하고 반영하는 노력을 통해 같이 만들어가는 모습을 취해야 한다. 즉 한국과 주변국들 모두가 한반도 미래의 책임을 공유하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론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기 위해서는 다양한 억지방안과 국제적 협력이 요구된다. 또한 이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기 위한 압박과 제재가 우선되어야 한다. 군사적 조치에서부터 경제, 사회적 조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억제방안을 복합적으로 조합하고 활용하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억제전략을 강구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 본 글은 4월 14일 오사카에서 개최한 `한∙일 평화통일포럼`에서 발표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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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최강

연구부문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