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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찰 빚는 한중관계, 사드 사찰 요구는 우리 주권에 대한 침해
평창 성공은 중요하지만 북한이 참여한다 해도 남북관계는 변화 없을 듯
‘인도 태평양 구상’ 참여 등 외교 분산투자 실천하고 저자세 아닌 당당 외교 펼쳐야

한중 관계 개선 협의 결과를 발표한 이후 변화의 조짐이 있던 한중 관계가 다시 사드 문제를 놓고 마찰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입구론’, 한국은 ‘출구론’에 서 있다. 중국 측은 ‘10·31 협의 결과’를 기점으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라는 입장이고, 한국은 일단 사드 문제는 현 상태에서 봉합하고 북핵 문제 등을 포함한 문제에 관한 양국 간 협력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사드 레이더 주변에 차단벽을 쌓고 중국군의 사찰을 수용하라는 중국의 주장은 우리의 주권과 생존권에 대한 존중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자국 내 군사기지에 대한 물리적 제한조치를 실시하고 외국의 사찰을 수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 이렇게도 무리하고 무례한 조치를 요구하는 중국의 고압적인 태도는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 ‘10·31협의 결과’가 중국에 칼자루를 넘겨주었다는 평가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 정말 개탄스럽다.

최근 중국이 미국 인도 베트남 등을 대하는 태도에서 강한 자에게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약한 자에게는 압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이 우리를 강한 상대라고 인식할 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건강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도 당당하고 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중국의 무리한 요구는 거부하고 우리가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시간에 쫓겨서 타협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을 대하는 것을 보면 뭔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아마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상황을 전환하고자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를 위해 한중 관계 개선이 필요하고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는 시간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평화올림픽과 이를 계기로 한 상황 전환에 너무 집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런 한국의 속내를 이용해서 우리를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중 정상회담에 목맬 필요도 없다. 우리가 매달릴수록 중국은 더욱 고압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다.

특정한 시점이나 일과성 행사를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다고 해서 한반도 상황이나 남북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것은 우리의 희망적인 생각일 뿐이다. 이미 이러한 경우를 수차례 경험했다.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북한이 참가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참가는 한반도 상황을 오판하고 남북 관계에 대한 근거 없는 기대감만 높일 수 있다. 평화적인 겨울올림픽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안보태세 유지가 필요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가인 중국의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매달리기보다는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외교의 분산 투자와 지평 확장을 통해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추고 지렛대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에서 발표한 신(新)남방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경제·통상 중심의 접근을 넘어 국민, 평화, 번영 세 개의 축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안보대화와 협력을 구체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인도 태평양 구상’에 참여할 필요도 있다. 일부에서는 인도 태평양 구상은 중국을 봉쇄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인도 태평양 구상은 봉쇄가 아닌 견제전략이고, 안보협력도 추진하지만 경제통상 문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개발 문제도 주요한 의제가 되며 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유지·강화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인도 태평양 구상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역으로 활용해야 한다. 안보협력체보다는 이익협력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참여를 통해 방향 설정에 입장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신남방정책과도 중첩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상호 보완적 관계에서 추진해야 한다. ‘일대일로’와 ‘인도 태평양 구상’ 모두에 참여하는 것이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대해 가지는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길이고,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갖고 있는 국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외교적 안전망을 확보·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본 글은 11월 28일자 동아광장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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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최강

연구부문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