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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 북한산 석탄 반입, 개성 연락사무소에 이어 연합군사훈련 재개가 문제 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9일 “더 이상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은 현 시점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그 어느 때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문제는 제재 이행과 남북관계 속도에 관한 한·미 양측의 입장 차가 더 벌어질 경우 갈등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친구 사이에도 언쟁은 필요하다. 지난 65년의 동맹사 역시 갈등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고 봤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동맹 불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도 한몫하고 있다. 노골적인 방위비 분담 요구, 연합군사훈련의 일방적인 연기와 같은 행동은 과거 미국이 보여준 관행과 거리가 멀다. 오늘날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던 소설과 같은 초강대국이 아니다. 동맹국의 지원을 받아야 세계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의 강대국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가장 부자국가로, 달러를 기반으로 세계 금융 질서를 장악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데, 더 강해지려는 국방개혁 노력도 제일 앞서가고 있다. 더구나 태평양 건너편에 있다.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선 멀리 떨어진 국가와 동맹을 맺으라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과 같은 핵심 가치도 공유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은 동맹 파트너는 없다.

그런데 최근 우리는 한·미 동맹을 너무 쉽게 본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한국을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과의 마찰이 있어도 남북관계만 잘 관리하면 더 좋은 듯이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그럴까? 이미 국가 경쟁의 양상은 군사에서 경제로 중심이 이동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강대국 간 경쟁은 지리적 한계를 넘는다. 미국과 중국의 첫 대결이 무역전쟁에서 시작되고, 양국 간 경쟁이 동북아를 넘어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남북관계 발전은 미·북 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란 말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북한은 남북관계가 최고조에 있던 시기에도 핵을 꾸준히 개발했고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런 북한에서 핵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하나로 단결해야 하며, 그 중심에서 한·미 동맹이 이끌어야 한다.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다고 말하지만, 역으로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도 점검해야 한다. 손자병법은 ‘상대방의 전략과 주변국 협력을 깨뜨리는 게 상책’이라 했다. 지난 8개월, 우리는 북한의 핵 보유 전략과 이를 위한 주변국 협력을 깨뜨렸는가? 아니면 북한이 우리의 비핵화 전략과 한·미 공조를 깨뜨리고 있는가?

이제 문재인 정부도 결정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아직 없다고 봤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진전시키지 못하면 우리도 같은 선택을 해야 한다.

* 본 글은 8월 30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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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신범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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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1995년 국방연구원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한 이래 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2008), 국방현안연구팀장(2009), 북한군사연구실장(2011-2013.6) 등을 역임하였다. 신 박사는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2009-10)과 외교부 정책기획관(2013.7-2016.9)을 역임하며 외교안보현안을 다루었고, 2018년 3월까지 국립외교원 교수로서 우수한 외교관 양성에 힘썼다. 그 밖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국회 외통위,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북한군 시크릿 리포트(2013)” 및 “International Law and the Use of Force(2008)” 등의 저술에 참여하였고, 한미동맹,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학술지와 정책지에 기고하고 있다. 신 박사는 충남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하였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군사력 사용(use of force)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