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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거물급 의원 대거 낙선
당내 권력 구심점의 변화 조짐
기시다, 외교안보에 측근 기용
냉각된 한·일관계에 영향 촉각
 
지난달 31일 기시다 내각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로 여겨진 제49회 중의원선거는 다시 자민당의 승리로 끝이 났다. 현재 공명당과 연립여당을 이루며 305석(자민당 276석, 공명당 29석)을 보유한 자민당은 선거 직전까지도 단독과반(233석)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예상과 달리 단독과반을 훌쩍 넘겨 국정운영에 절대안정적이라 여겨지는 261석(56%)을 얻었고, 연립여당을 이룬 공명당 32석을 합쳐 293석(63%)을 확보했다.

입헌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5개 야당(입헌민주당, 공산당, 국민민주당, 레이와신센구미, 사민당)은 289개 소선거구 중 213개 선거구에 단일후보를 내세우며 분투했으나 참패했고, 이 과정에서 자민당·공명당의 연립여당도, 5개 단일야당도 아닌 제3의 선택지로 ‘일본유신회’가 41석을 획득하며 자민당, 입헌민주당에 이은 제3당으로 급부상했다. 일본유신회가 얻은 41석은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이룬 공명당 32석보다 많은 수치이며, 선거전 11석에서 30석이나 증가한 대약진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예상보다 선전했지만 아마리 아키라(13선) 현 간사장, 이시하라 노부테루(10선) 전 간사장, 자민당 의원 중 최다선 중의원의원인 노다 다케시(16선) 전 자치장관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자신의 선거구에서 대거 낙선하는 이례적 사태가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기시다 정권 수립에 힘을 실어준 3A(아베, 아소, 아마리) 중 한 사람인 아마리 간사장이 현직 간사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선거구에서 패배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발생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에서도 현직 의원 중 최다선인 오자와 이치로(18선) 전 대표가 선거구에서 낙선했다. 아마리와 오자와는 비례로 부활하며 의원직을 유지했지만, 선거구에서의 패배는 당내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아마리는 간사장직을 사임했고, 그 자리에 모테기 외무상이 취임할 예정이며, 후임 외무상으로는 하야시 마사요시 전 문부과학상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에게 있어 이웃나라 일본의 총선은 ‘기시다 신정권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정도의 작은 관심이었지만, 예상외 결과가 ‘자민당 내 구심점 변화’와 ‘기시다 외교안보라인의 변화’로 이어지며 한일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절대안정의석 수를 획득한 자민당의 ‘1강(强) 체제’는 지속되겠지만 중진의원들의 탈락에 따른 세대교체 바람과 반(反)자민·반야당 속 제3당의 대약진 등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의 한일관계 변화는 어려울 것이다. 한일관계의 최대난제로 꼽히는 강제동원문제·위안부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여당·야당 모두 큰 차이가 없으며, 자민당 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베·아소의 존재감, 적기지공격능력 강화·헌법개정·방위비 증액 등 보다 강경해진 자민당의 외교·안보 정책, 외교·안보 분야에서 자민당보다 더 보수적인 일본유신회의 부상은 한일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4일 출범한 기시다 내각에서 20명의 각료 중 유일하게 유임시켰던 외교·안보라인에 변화를 주고, 그 자리에 기시다 총리의 측근이자 같은 파벌로 미일동맹을 중시하면서도 한국·중국 등 주변국 외교를 중요시하는 고치카이의 일원인 하야시 외무상의 등장 가능성은 새로운 기시다 외교의 서막을 알리는 징후로도 볼 수 있다. 더욱이 기시다 총리에게는 다케시다파인 모테기 외무상을 간사장 자리에 앉히며 3A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면서도 당내 파벌 간 안정을 추구하고, 주요 요직인 외무상에 자신의 측근을 등용하며 기시다 외교의 색깔을 보여주는 동시에 포스트 기시다 후보군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오는 10일 특별국회를 통해 제2차 기시다 내각이 출범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내년 여름 참의원선거에서 기시다 내각에 대한 두 번째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다. 일본 내 감지된 미세한 변화가 한일관계에 훈풍으로 작용할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본 글은 11월 04일자 세계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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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미
최은미

지역연구센터

최은미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일본 와세다대학교에서 방문연구원, 외교부 연구원,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로 재직하였다. 일본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다자협력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