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정부는 2017년 출범과 함께 『국방개혁 2.0』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2.0’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참여정부 시절 추진되었던 『국방개혁 2020』의 후속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 정부의 『국방개혁 2.0』이, 단순히 과거 1.0에서 1.1로의 개선이 아니라, 2.0으로의 진정한 전환과 진화를 가져왔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하에서는 현재 우리 군의 국방개혁 성과들을 살펴봄으로써 이미 반환점을 넘은 현 정부의 『국방개혁 2.0』이 실제 우리 군을 강하게 만들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방개혁 2.0』 추진현황

 
1. 기본구조

『국방개혁 2.0』은 정부의 시작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구체적인 기본계획이 나온 것은 2019년 1월이었다. 『국방개혁 2.0』은 ‘평화를 힘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군대의 건설’을 목표로 하였다. 국방부의 말에 따르면 북한 위협은 물론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 비군사적 위협 등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한 강한 군대 건설이 시급하다는 것이 배경이었다.

『국방개혁 2.0 기본계획』의 3대 추진기조는 ‘정예화’, ‘스마트화’, ‘선진화’의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정예화’란 주도적 방위역량 확충을 위한 체질과 기반을 강화하는 것을 말하며, 둘째로 ‘스마트화’는 자원제약 극복과 미래 전장환경 적응을 위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과학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선진화’란 국가 및 사회 요구에 부합하는 개혁 추구로 범국민적 지지를 확보하여 선진국의 군대로서 면모를 갖추는 것을 뜻한다. 개혁의 범위도 전방위적이어서 군구조, 국방운영, 병영문화, 방위사업 등의 모든 면모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1

물론 『국방개혁 2.0 기본계획』이 확정되기 전부터 이미 관련 작업들은 추진되어왔다. 따라서 실제로 개혁작업은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반 동안 지속되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서욱 국방장관은 9월 28일 국방개혁 추진점검회의를 통하여 『국방개혁 2.0』이 모두 42개의 과제 가운데 약 72% 정도 지표를 완성했으며, 현 정부 내에서 개혁과제를 모두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2

 
2. ‘정예화’의 성과들

국방개혁이 추진될 때마다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말이 있다. 즉 병력 집약에 기반한 양 위주의 군대를 첨단무기로 무장한 질 위주의 정예군대로 바꾸겠다는 약속이다.3 2017년까지도 약 60만 명을 유지해오던 병력 수를 50만 명 수준으로 줄이되, 전투 중심의 병력 구조에 첨단무기를 더하여 오히려 전투력은 증강시키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러한 변화의 추구에 따라 군 구조는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 우선 전방을 동부전선과 서부전선으로 나누어 책임지던 1/3군 사령부는 2019년 1월 지상작전사령부로 통합되었다.4 병역 기간 단축과 병역 자원의 감소에 따라 육군을 중심으로 한 병력 단축이 단행되었다. 육군은 ‘8개 군단 + 39개 사단’ 체제에서 2025년까지 ‘6개 군단 + 33개 사단’ 체제로 바뀌면서, 2·20·26사단이 이미 해체를 마쳤고, 2개 군단과 4개 사단이 해체를 기다리고 있다.5

부대의 숫자와 병력 수는 줄었지만, 오히려 군단의 작전범위는 확대되었다. 정보·감시·정찰 능력에 기동과 화력을 보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즉, 줄어든 병력 수와 늘어난 작전범위의 간극을 합동군으로서의 역량으로서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그리하여 ‘그레이존’(grey zone) 분쟁 에서 저강도전·국지전을 거쳐 재래전이나 핵전쟁 등 모든 분쟁·전쟁의 스펙트럼에 대비할 수 있는 군사력을 건설해야만 한다.6

통상 군사력 건설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지표가 무기체계이다. 실제 지난 3년간 다양한 무기체계의 도입이 추진되었다. K808 차륜형 장갑차(2018년), 대구급(울산급 배치II) 호위함(2018년 8월),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2019년 1월), F-35A 스텔스 전투기(2019년 12월) 등이 차례로 전력화가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전력화 사업들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핵심전력을 우선적으로 하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3. 현 정부의 추진중점

굵직굵직한 사업들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이는 이전 정권들에서부터 꾸준히 추진되어온 성과들이다. 오히려 전력 증강의 성과를 보려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어떤 사업을 시작하고 중기계획으로 실현시킴으로써 어떠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지를 살펴봐야만 한다. 물론 과거 정부부터 추진된 사업 가운데 어떤 것을 폐기한 대신 어떤 부분을 강화했다면 그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국방개혁 2.0』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 요구에 직면해 있는 것은 육군이다. 육군은 『5대 게임체인저』 등 육군의 진화적 변화를 위한 청사진을 스스로 제시했다. 특히 『아미타이거 4.0』, 『히말라야 계획』 등 전력증강을 전투 및 조직과 어떻게 연결시킬지 접점을 마련해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드론을 활용하여 정보수집과 타격, 보급 등의 임무를 지원하는 ‘드론봇’(dronebot) 전투체계, 병사 개개인의 방호능력과 전투능력을 극대화시켜 병력 부족에 대비하는 ‘워리어플랫폼’ 등이 핵심적인 과제로 추진되었다.

‘드론봇’ 사업은 병역자원 부족으로 충원이 어려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다양한 드론봇(드론+로봇의 합성어)을 도입하여 감시정찰 등 정보수집활동과 적 표적에 대한 직접타격 임무는 물론, 전시에 가장 필수적인 군수지원까지 수행하도록 하려는 계획이다. 육군은 이러한 임무를 전담하기 위해 이미 2018년 9월 지상작전사령부 지상정보단 예하에 ‘드론봇전투단’을 발족하는 한편, 2021년부터 대대급 부대를 포함한 전 제대에 드론봇 전투부대를 발족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드론봇전투단은 겨우 개념 개발을 시작했으며, 드론 관련산업에서는 방산업체들의 역량이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로 전력화까지 갈 길이 멀다.

‘워리어플랫폼’이란 육군의 기반이 되는 전투병인 ‘워리어’, 즉 전사가 휴대하는 전투장비·전투장구·전투피복을 총칭하는 것이다. 육군의 핵심전투력은 전투병에서 나온다는 발상 하에, 전투병이 전장의 플랫폼이 되도록 우수한 장비를 제공하여 일당백의 능력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이 워리어플랫폼 사업이었다. 사업은 크게 3단계로 나눠 진행되는데, 1단계에서는 현재 미군 수준으로 장비·장구·피복을 현대화하고 2단계에서는 전투장비와 장구를 IOT 등으로 연계는 통합형 전투체계를 개발하며, 3단계에서는 일체형 전투체계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비교적 손쉽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었던 1단계사업조차 작전요구성능의 확정 난황과 예산확보의 부족으로 2021년까지 전군에 보급하겠다는 일정은 2023년으로 연기되었으며, 이 또한 기한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시 되고 있다.

한편 공군은 현대전의 억제와 승리는 항공력에 기초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국가전략 내에서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휘통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우주와 사이버 영역에서의 전력증강계획을 구체화시키는 등 그 전략적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전력증강에서는 전자전기 사업, 차세대 조기경보기 사업, 대형수송기 2차 사업 등 전략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획득이 계획되고 있다.

3군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역량을 갖춰가는 것이 공군이지만, 책임이 늘어가는 것에 비하여 절차와 조직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공군은 미래비전인 『퀀텀 5.0』을 발표하면서 항공우주군으로서 기존에 수행해오던 공중·우주·사이버통제, 타격, 공중기동, ISR의 4대 핵심역할에 더하여 공중·미사일방어와 지휘통제를 추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이 지상군과 해양군을 포함하여 국방전반에 펼쳐질 수 있는 조직과 인력에 관한 구상이 뒷받침 되지 않아 아직 합동군 역량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의 도입은 현 정부 들어 역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이다. 핵잠수함은 북한의 SLBM 및 잠수함 개발에 대한 대응으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특히 여당의 강한 지지를 받으며 추동력을 확보하고 있다.7 항모는 중국의 잇단 항모 취역과 일본의 항모 운용 결정에 따라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국방부는 『’21~’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2021년부터 경항공모함 획득 사업을 시작할 계획임을 밝혔다.8

북한의 SLBM 위협에 따라 핵잠수함 도입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대여론이 없지만, 항모 도입은 상당한 여론의 저항을 받고 있다. 국방위원회에서는 탑재항공기와 호위전단까지 합쳐 항모를 보유하는 비용이 최대 40조원에 이르며 매년 국방예산의 2%를 소요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당시 정경두 국방장관은 항모 도입은 30년에서 50년 뒤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으로 사업이 13~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방예산 범위에서 가능하다고 답한 바 있다.9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국방부는 항모 도입이 어떠한 국가적 목표와 전략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는 있는지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극복해야 할 문제점들

 
1. 군사력 건설을 바라보는 관점

어느 정도의 군사력을 구비할 것인지의 문제는 결국 어떠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WMD 위협은 물론 모든 잠재적 군사위협에 확고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10 그러나 『국방개혁 2020』과 비교했을 때 『국방개혁 2.0』이 맞이한 안보상황은 더욱 급박하고 엄중하다. 2018년 이후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성사시키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뤄지면서 북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희망적 사고는 높아져갔다. 그러나 작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노딜’과 올해부터 시작된 북한의 급격한 반발로 인하여 북한과 관련된 안보환경은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정예화 문제는 단순히 병력재편과 첨단무기의 도입만으로 평가될 수 없는 문제이다. 비록 현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개선을 추구했다고 하지만, 지난 6월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이후로 관계는 소원해졌으며, 북한의 핵위협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공약사항 중 하나인 “북핵 대응 핵심전력의 조기 전력화”도 국방개혁 중 정예화 기조의 면에서 검토해야만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한미 안보동맹체제이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화두는 “한미 안보태세를 어떻게 구축하고 발전시켜 안보를 보장할 것인가”였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되어온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북한의 도발과 핵위협 속에서도 이전 정권들을 거치면서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며, 특히 현 정부에서는 ‘조기’ 전작권 전환을 정부공약으로 내세워 추진해오고 있다.

그리하여 한반도를 둘러싼 진정한 위협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대전략을 세운 후에 북핵 대응과 한미동맹의 재정의라는 수단과 결합하여 국방개혁을 추진해야만 현 정부의 의도대로 평화를 힘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군대를 건설할 수 있다. 위협과 그 대응 목표가 명확해야 어떤 정도의 병력이 필요하고 어떤 수준의 장비가 필요한지 명확해진다. 모든 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군대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2. ‘전방위 위협’의 실체

대한민국에게 있어 가장 큰 위협은 무엇보다도 북핵이다. 현 정부가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북한에 접근하고 있는 것도 결국 북핵 위협을 감소시키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일상적인 평화를 가져다 주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호로 ICBM 개발에 성공한 이후, KN-23·24·25 등 정밀유도식 전술탄도탄과 북극성3형 SLBM처럼 대한민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공략하는 무기체계에 집중하고 있다. 금년 10월 10일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화성-15’를 능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초대형 ICBM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특히 미군과 우리 군이 그간 배타적인 우위를 누려왔던 정밀타격능력을 북한도 점차 획득해 나가고 있어, 위협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의 파기의사를 공표함에 따라 더해지면서 DMZ와 NLL에서의 저강도 도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레이존 도발이 지속될 경우 뚜렷한 군사적 대응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안보불안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그레이존 도발은 지난 정권들에서 지속되어 왔던 북한의 도발 패턴으로,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하여 우리 군은 늘 높은 대비태세를 유지해왔으며, 국민의 안보불안이 증가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방개혁 2.0』은 이러한 그레이존 도발에 대한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전략을 실행시킬 수 있는 군사력을 제공해야만 한다.

전방위 위협인 만큼 북한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위협도 진지한 고려대상이다. 특히 미중갈등으로 촉발된 동북아의 안보 불안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여태까지 대한민국은 미국에는 동맹으로서의 협조를 제공하되 중국과는 정면충돌을 피하는 전략을 채택해왔다. 대표적으로 인공섬 군사기지 건설을 통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대하여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국제법에 대한 위반과 국제공공재의 활용 보장을 지적하고 있으나, 정부는 특별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중정책은 이전 정권부터 지속되어 온 태도로 중국과의 경제협력 등 국익을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THAAD 배치시 중국의 비공식적 경제제재 조치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의도에 맞을 경우 합법과 비합법의 경계를 넘어 그레이존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아직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9단선 정책에 의해 대한민국의 서해 활동은 이미 제약을 받고 있다. 남중국해와 똑같은 갈등 양상이 충분히 서해에 적용될 수 있으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방기하는 것은 서해에 대해서도 중국의 우위를 인정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중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에 어긋난다면 어떤 주변국에도 동일하게 해당될 수 있는 사항이다.

결국 전방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 앞의 명백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기반이 된다. 여태까지 계속된 북핵위협이나 9월말 있었던 자국 국민의 살해사건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국방력이 갖춰지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더하여 중국의 KADIZ 침입이나 서해의 해군 작전 제한, 심지어는 THAAD 강압 사건과 같은 그레이존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내야만 한다.

특히 국가 간의 전면전쟁이 제약되는 현대사회에서 그레이존 분쟁의 활용도는 높아지고 있으며, 이미 중국은 1999년 제한전쟁의 개념을 제시하면서 이를 국방전략에 포함시키고 있다. 북한도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불리한 재래식 국지전쟁을 회피하고 간접적인 분쟁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NLL월선, 온라인 여론조작 등 그레이존 분쟁은 물론, DMZ 지뢰도발(2015)이나 사이버 공격 등 비정규전쟁, 그리고 천안함 폭침(2010)이나 연평도 포격(2010) 등 하이브리드전쟁까지 전통적 전쟁에 미치지 않는 다양한 공격을 감행해오고 있다. 소위 우리가 전쟁으로 인식하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의 국익 그리고 국민의 재산과 안전이 위협받는 ‘그레이 존’ 분쟁에 대한 대응역량이야말로 진정한 전방위위협에 대한 국방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3. 평화와 전쟁억제를 위한 군사력 소요

군사력의 의의는 그 사용보다는 존재 자체를 통한 전쟁 예방에 있다. 즉 자신이 얻을 이익에 비하여 위험과 비용이 높도록 만듦으로써 적의 군사적 행동을 좌절시키는 억제야말로, 싸우지 않고 한 국가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이상적인 군사정책이다. 냉전시절 미·소의 날카로운 대립에도 불구하고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억제의 논리 덕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종류의 군사력을 얼마만큼 보유해야 억제를 이룰 수 있느냐이다. 예를 들어 인구 2천만여 명에 GDP가 300억불도 되지 않는 국가가 인구 3억여 명에 GDP 20조 불인 국가에 대항하려면 어느 정도의 군사력을 보유해야 할까? 국가의 모든 수익을 국방력에 쏟아 붓고 전 국민을 무장시키며 핵무장을 감행해야 겨우 그 존재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북한과 미국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병영국가는 국가와 체제의 생존이 목표일 뿐,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복지를 실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국가의 활동 중에서 안보가 가장 기본이자 우선이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체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같은 딜레마는 우리에게도 작용한다. 여태까지 대한민국은 북한으로 인하여 국제안보 이슈에서 일종의 면제권을 받아왔다. 북핵이라는 당면한 안보이슈를 이유로 최대의 안보동맹인 미국의 여러 가지 요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만의 하나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져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더 큰 과제가 남아있다. 바로 동북아 전체의 평화이다. 특히 미 중의 패권경쟁 속에서 가장 군사적 집적도와 충돌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동북아이다. 결국 전방위 위협에 대응한다는 것에는 중국을 포함하는 주변국에 대한 대응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만약 대한민국이 중국에 대한 군사적 대비를 갖춰야 한다면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할 것인가? 현역 203만여 명, 예비역 51만여 명에 1,786억불로 세계 2위의 국방예산을 사용하는 국가에 대하여 군사적 억제력을 보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무엇보다도 동북아의 역내 전력으로 비교될 국가가 없다. 기갑차량 1만7천여 대, 전술기체 2,000여 대, 잠수함 59척, 항모 2척, 구축함 26척, 호위함 52척 등 재래전력으로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가 유일하다.11 게다가 무엇보다도 ‘3원 핵전력’(nuclear triad)을 보유한 공식적인 핵보유국이다.

이러한 국가에 독자적으로 대항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핵보유이다. 그러나 우선 핵보유를 위해서는 NPT(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여 국제안보질서에 도전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북한처럼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물론 NPT 제10조에 따르면 특별한 사건으로 핵심국익이 위기에 처할 경우 탈퇴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12 이를 인정받기 위한 국제적 지지를 얻지 않는 한 핵보유는 결코 쉬운 선택지가 아니다.

독자적인 안보태세를 만들 수 없다면 동맹이나 집단안보를 활용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미 한미안보동맹이라는 기존의 선택지가 있다. 특히 미중경쟁의 구도 속에서라면 중국의 견제를 위하여 미국과 그 안보동맹을 군사력을 활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선택지이다. 다만 동맹이란 어느 한 편의 이익을 위하여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익에 복무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미국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환가치를 찾아 이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우리 정부가 동북아 최대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제공한 것이 그러한 교환가치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최근 제임스 맥콘빌(James C. McConville) 미 육군 참모총장은 중국의 제1도련선 내에 미군이 주둔할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13

그러나 그 전에 확인해야할 것은 바로 국가이익이다. 즉 중국 또는 일본 등 주변국과 경쟁해야 할 이익은 무엇이며, 어느 선에서 양보 또는 방관을 하며, 또 어느 선에서 핵심이익으로써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인가 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동경 124도선을 기점으로 우리 해군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방관할 것인가, 만의 하나 한중 잠정조치수역을 중국이 무시하고 일방적인 EEZ 주장으로 해군력을 투사할 경우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가 하는 등의 문제이다. 결국 미국을 중국이나 일본 등의 견제를 위하여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기본적인 대전략이 『국방개혁 2.0』에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개혁’과 ‘정예군’ 건설을 위한 정책방향

 
역사 속의 강군은 국방개혁을 새로운 과업이 아니라 정규적인 임무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발전시켜왔다. 성공적인 국방개혁의 과정은 대게 무기⇒교리⇒조직의 순서로 진행되어 왔다. 즉 새로운 기술에 의해 탄생한 무기체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새로운 교리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무기와 교리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교육훈련을 통하여 실행함으로써 전쟁의 형태가 진화한다.

우리의 국방개혁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무기와 교리는 계속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누가 보아도 손색없는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인 작전과 연결해보면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전략적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의 능력만을 찾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이다. 예를 들어 수 조원이 소요될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국방개혁 2.0』의 아이콘으로 점차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를 어떤 맥락에서 활용할지 명백하지 않다. 이러한 무기체계를 도입하기 전에 기술적 한계를 명백히 인식하고 전략적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때 『국방개혁 2.0』의 성과도 더욱 명백해질 것이다.

이렇듯 현재 『국방개혁 2.0』에서 잃어버린 연결고리는 전략적 방향성과 기술적 디테일이다. 어떤 위협부터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전략적 방향성은 정치권의 결단이 없으면 설정할 수 없으며, 기술적 디테일은 전투현 장과 개발/제작팀의 융합이 없으면 달성될 수 없다. 기술과 전술, 그리고 정치가 결합되어야 전방위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방개혁 2.0』이 완성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초점을 둔 정책추진이 요구된다.

 
1. ‘국방개혁’의 개념에 충실한 접근

이런 맥락에서 『국방개혁 2.0』의 정예화 목표가 달성되고 있는가를 다시 검토해보자. 주된 위협인 북핵과 북한·중국·일본 등 주변국에 의한 그레이존 분쟁을 억제할 수 있는 군사력을 건설해 나가고 있는가를 살펴봐야만 한다. 우선 『국방개혁 2.0』과 그 뿌리인 국방개혁 2020을 살펴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미국의 군사혁신(RMA) 노력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RMA를 미군의 무기·교리·조직으로 구체화했던 럼스펠드의 군사변환(Military Transformation) 정책은 국방개혁 2020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국방개혁 2020과 『국방개혁 2.0』은 무기체계의 혁신, 군구조의 개편, 신 교리의 개발 등 미국 군사변환정책의 구조를 상당부분 차용해왔다. 미국의 군사변환과 우리 국방개혁의 공통점은 첨단 정보과학군으로 병력부족을 극복하고 독자적인 전쟁억제력을 확보하며, 억제에 실패할 경우 압도적인 정보우위와 정밀타격역량으로 신속히 전쟁에 승리한다는 것이다. 병력감축 속에서 불확실한 위협에 대응하는 미래 군사력을 건설해야 하는데 미군의 군사변환은 확실히 훌륭한 가이드가 되었다.

애초에 미국은 줄어든 병력으로 세계 전역에서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빠른 병력전개와 신속한 승리를 추구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 경량·신속전개형 군사력을 건설했다. 그 과정에서 ISR(정보·감시·정찰)과 PGM(정밀유도탄) 무기체계를 전군에 보급하며 RDO·EBO·NCW 등의 교리를 확립했으며 해외원정에 최적화된 부대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미군의 군사변환은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빠르게 정착되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전략적 전제조건과 대한민국이 처한 조건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미국은 당시 패권경쟁국이 없는 최고의 군사강대국으로, 특히 지상군 병력을 경량화 하더라도 충분한 항공력을 바탕으로 우세한 전투가 가능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미군은 C4ISR을 확립하고, 항공작전과 지상작전을 본질적으로 결합했으며, 하이브리드 전쟁원칙을 수립하여 전쟁을 주도해나갈 수 있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군사변환은 어디까지나 도처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중소국가들을 상대하기 위한 군사력 건설이었다. 2010년대에 접어들어 중국과 러시아가 패권경쟁국으로 성장해 나가자, 미국은 JOAC이나 JAM-GC 등 교차영역 상승효과에 중점을 둔 전투력을 건설해 나갔으며, 모자이크전(Mosaic Warfare) 등의 교리로 접근거부역량을 확보한 패권국 군대에 대한 억제 및 승전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2. 한반도 환경에 적합한 방향성 설정

그렇다면 미국의 군사변환을 벤치마킹한 국방개혁 2020과 그 후속인 『국방개혁 2.0』은 잘못 구상되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당대로서 최선의 군사적 선택지였던 군사변환 정책을 참고했으며, 미군이 수행했던 개혁과정을 옆에서 직접 배워가면서 차분차분 첨단무기체계를 도입했고, 우리 나름의 전쟁수행방식을 구상해 나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체적 성과이다. 수많은 성과지표와 언어의 성찬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 군대가 강해졌는가, 특히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할 만큼 강해졌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개월 만에 첫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남북간 경제력 차이가 45배임에도 우리 국방력이 북한을 압도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을 질타했다.14 이는 당연하고도 합리적인 의문이다. 그러나 집권 후 약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이러한 구조는 변하지 않고 있다.

국방개혁 2020이 시작되던 시기와 현재를 비교해도 마찬가지이다. 2006년과 2018년의 국방백서를 비교하면 우리 군은 장갑차 300여대와 야포 700여문, 지대지 유도탄 발사대가 40여대 늘어났을 뿐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 물론 장비의 세대교체로 전투력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북한 지상군 전력을 110만여 명으로 볼 때 2022년 육군 병력은 36만5천 명으로 감소되어, 절대병력수의 대비는 3대1로 줄어들게 된다.15

그렇다면 지상군의 공백을 메울 항공전력이 증가했는지 살펴보면 F-35 40대가 추가된 이외에 눈에 띄는 증가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나마 스텔스 전투기의 도입으로 적의 전략목표에 대한 타격 역량을 현격히 증강하였지만, 줄어든 지상군을 직접 지원할 항공전력은 여전히 요원하다. AH-64 아파치 36대가 도입됐지만, 이는 원래 2000년대 초반에 추진되던 사업이 무려 15년 이상 지연되다가 애초에 요구했던 전력의 절반을 도입한 것에 불과하다. 즉 육·해·공군 각 군의 요구에 따른 사업 진행은 나름 차분히 진행되고 있을지 몰라도, 전쟁수행능력 전체 차원에서 조율과 통제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3. 기술발전과 전쟁수행 방식의 괴리 극복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무기체계 도입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 이미 우리 군이 가진 타격체계 자체는 북한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할 지도 모른다. 문제는 눈과 귀다. 상대적으로 작은 병력으로 다수의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로 오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미군이 군사변환에서 정보 우위를 강조하고 과거 C4I(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와 ISR이 분리되었던 기능을 C4ISR로 통합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의 C4ISR에서 소대급 제대가 적의 공격규모와 루트를 무인정찰기로 확인하여 전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대나 분대급이 드론봇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관련산업이 초보단계로 현대전장의 요구에 맞는 드론봇 무기체계를 아직 만들 능력이 부족할뿐더러, 여전히 휴대폰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드론운용 채널로는 전시 역량을 확보하기 힘들다. 우리 군의 차기 군용통신인 TICN은 2017년에서야 보급되기 시작됐는데, 와이브로 기술을 채용한 탓에 현재 LTE 사양으로 업그레이드가 실시되고 있다.16 이렇듯 기술적 한계를 알지 못하면 첨단 무기체계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결국 기술과 교리를 충분히 통합시키지 못한 한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 기술을 피상적으로 인식하고 본질적인 역량을 이해하지 못하면 현장의 요구를 무기체계로 결합시킬 수 없다. 예를 들어 미래의 무기체계로 주목받는 ‘엑소스켈레톤’이 실용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17 미군의 경우 선도 보병여단전투단(E-IBCT)이 해외의 기지로 가장 먼저 도착하기까지 96시간이 걸리는데,18 이 나흘을 증원이나 보급 없이 전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엑소스켈레톤이 실용화되려면 최소한 96시간의 작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 2차전지 기술로는 96시간의 작동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전배치가 되지 못하고 있다.

국방개혁을 논의하면서 치명성이나 생존성 등 다양한 개념들이 제시되지만, 각 무기체계와 함께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되지 못할 경우 이는 언어유희에 불과하게 된다. 구체적인 수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실전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최소한 실전적인 전투실험의 반복을 통하여 구체적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잇단 국방개혁의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싸울 것인가(how to fight)”를 검증하는 과정은 매우 소홀하다. 심지어는 각 군에 전투실험을 실시할 독자적인 예산조차 충분하지 못하다. 『국방개혁 2.0』이 정예전력 건설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다고 평가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의 도입이나 신 교리의 개발에 만족하지 말고 객관적인 전투실험을 통하여 검증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렇게 검증된 역량이 군사전략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결합해야만 한다.

 

진정한 『국방개혁 2.0』을 기다리며

 
전쟁은 시대에 따라 형태를 달리 한다. 한 나라가 맞이하는 위협도 그 나라의 국력과 위상이 변함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태세도 시대의 요구와 자국의 역량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국방태세를 새롭게 하는 국방개혁은 정치세력이 바뀔 때마다 일어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한 나라의 국방정책에서 일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방개혁에 앞서 명확히 해야하는 목표가 있다. 바로 강력한 국방력으로 국민과 재산, 영토를 지켜내고 주권을 관철하여 국가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이 우리의 국가이익이냐 하는 문제이다.

통상 국가이익을 사활이 달린 생존이익, 생존이익을 보장하는 핵심이익, 그리고 중요이익과 부차적 이익으로 나눌 때, 국익수호의 마지노선이나 군사력 사용의 한계점은 핵심이익까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국가이익은 국가가 세워진 이념과 국민의 정서, 시대의 도덕을 판단 기준으로 하게 된다. 이를 우리에 대입하면 대한민국의 이념과 가치는 자유민주공화체제의 수호와 평화통일이 우선이며, 인권보장과 복리증진, 국제적 지위향상과 세계평화 이바지 등도 중요한 가치가 된다. 결국 대한민국의 생존이익은 자유민주공화국을 유지하고 번영시키는 것이며,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핵심이익은 평화의 억제력 확보, 국제사회의 영향력 확보, 그리고 이러한 역량 확보를 위한 경제적 번영의 3가지로 지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방의 목표도 바로 이러한 억제력, 영향력, 경제력 3가지를 확보하고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림 1> 대한민국의 국가이익

캡처2

 

결국 국방개혁도 이러한 3가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구상되어야 한다. 단순히 첨단무기를 더 도입하고 구조를 바꿔서 강군을 만든다고 국방개혁이 아니다. 북핵과 비대칭 도발에 대한 억제력, 북중일러 등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 그리고 자유무역에 기반하는 경제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하는 국방력 건설이야말로 진정한 국방개혁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첨단 무기체계의 획득이나 전문적 국방인력 양성도 결국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과 번영을 지켜내는데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가안보에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 그러나 현재 누가 위협이며 누가 도움이 되는지 그러한 관계가 유지되는 기본적인 관계나 이념 또는 이익의 배경을 명확히 살핌으로써 노력을 방향을 잘 배분해야 진정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을 이룩할 수 있다. 본질에 충실한 국방개혁 2.0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군이 그 전략적 기조를 만들어낼 것을 기대한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대한민국 국방부,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 「국방개혁 2.0」: 국민과 함께합니다.』 (계룡: 국군인쇄창, 2019.2), p. 21.
  • 2. “’3/4분기 국방개혁 2.0/스마트 국방혁신 추진점검회의’ 개최”, 국방부 보도자료 2020년 9월 28일 참조.
  • 3. “병력·복무기간 줄어도 전투력은 더 강하게…국방개혁 방향”, 『노컷뉴스』, 2018년 2월 12일 보도.
  • 4. “육군의 4분3 지휘하는 매머드 지상작전사령부 오늘 창설”, 『중앙일보』 2019년 1월 9일 보도.
  • 5. “육군 2개 군단·6개 사단 해체…‘인구 절벽’ 대비 부대구조 정예화”, 『경향신문』 2019년 11월 12일 보도.
  • 6. ‘그레이 존’(grey zone)은 확실하게 그 경계를 구분하기 힘든 영역을 지칭할 때 사용되며, 어떤 세력의 영향권 내에 속해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거나, 피아(彼我) 식별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도 사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나, ‘그레이 존’ 분쟁(Gray Zone Conflict)은 이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그레이 존’ 분쟁이란 직접적인 무력충돌을 피하면서 다양한 국가역량을 활용하여 장기간에 걸쳐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국가를 강압하는 국가활동을 가리킨다. 특히 상대국이 이를 도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상대국의 역량을 잠식하여 자국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활동으로, 주로 군사적 역량이 부족하거나 확립된 국제질서에 도전하고자 하는 국가가 활용하는 분쟁전략이다.
  • 7. “[국감] 최재성, ‘핵잠수함’ 도입 논의 본격화해야,” 『머니투데이 the 300』 2019년 10월 10일 보도.
  • 8.“한국형 경항모, 수직이착륙기 탑재 ‘3만t급’ 가닥…가성비 논란은 여전”, 『중앙SUNDAY』 2020년 8월 22일 보도.
  • 9. 국회사무처, 제381회 국회(임시회) 제1차 국방위원회회의록 제1호 (2020년 8월25일), p. 8.
  • 10. “2020 KIDA 국방세미나 (국방부장관) 기조연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0년 6월 15일 참조.
  • 11. IISS, The Military Balance 2020, pp. 259~265 참조.
  • 12. “The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UN website, https://www.un.org/en/conf/npt/2005/npttreaty.html.
  • 13. “미 육군총장, 중국 군사력 대응 위해 한국 등 동맹국 중요”, 『연합뉴스』 2020년 8월 1일 보도.
  • 14. “문 대통령, 군기 잡으며 ‘자주국방’ 강력 주문”, 『한겨레』 2017년 8월 28일 보도.
  • 15. “육군, 2022 년까지 병력 10 만명 감축…전투효율 극대화”, 『연합뉴스』 2019 년 10 월 11 일 보도.
  • 16. “와이브로 고수하던 국방망, LTE 전환 ‘가닥’”, 『정보통신신문』 2020년 2월 19일 보도.
  • 17.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이란 인체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골격 기계장치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지지하고 향상시키는 등 신체능력을 강화하여 무거운 짐을 진 채 행군하거나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다. 마치 옷처럼 사용자가 착용하는 방식이므로 착용형 로봇이나 엑소수트(Exo Suit)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 18. E-IBCT는 선도 보병여단전투단(Early Infantry Brigade Combat Team)을 가리키며, 96시간 내에 전세계 어느 곳이든 파견할 수 있는 신속전개부대이다.

About Experts

양욱
양욱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1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방송을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4세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