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硏, ‘아산 플래넘 2025’ 4월 23일 개최

보도자료 - Press Re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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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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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硏, ‘아산 플래넘 2025’ 4월 23일 개최

 
아산정책연구원(이사장 윤영관)은 2025년 4월 23일(수)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해방 8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80 Years of Independence and 60 Years of Korea-Japan Normalization)’이라는 주제로 ‘아산 플래넘 2025’를 개최한다. 올해 플래넘은 주제에서 보듯 지난 80년, 그리고 60년 사이 변화된 한반도와 동북아 국가 관계를 돌아보면서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고 국가간 화해도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과거를 넘어 어떻게 미래로 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몽준 명예이사장이 환영사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미즈시마 코이치(Mizushima Koichi) 주한 일본대사가 축사를 할 예정이다. 이어 커트 캠벨(Kurt Campbell)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의 기조연설이 이어진다.

또한 폴 월포위츠(Paul Wolfowitz) 전 미국 국방부 부장관 및 전 세계은행 총재, 카렌 하우스(Karen House) 전 월스트리트저널 발행인, 존 햄리(John Hamre) CSIS CEO, 랜달 슈라이버(Randall Schriver) 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빅터 차(Victor Cha) CSIS 한국 석좌, 쟈칭궈(Jia Qingguo) 베이징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교수 및 전 국가안보실장, 안호영 경남대 석좌교수 및 전 주미 한국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Nagamine Yasumasa) 전 주한 일본 대사 등 글로벌 외교∙안보 전문가 50여 명이 참여한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조망하는 이번 아산 플래넘은 총 7 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주변 국가 관계, 동북아의 미래 비전, 아시아의 안보 구조, 변화하는 전쟁의 양상, 경제안보의 새 지평, 북한의 핵 위협 등 한국과 동북아의 미래 안보와 번영에 영향을 주는 주요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현장의 공간 제약으로 인해 참석은 부득이 외교/통일부 상주 출입기자단에게 우선적으로 제공할 예정인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 회의는 영어로 진행되며, 영한 동시통역이 제공됩니다.

*행사 관련 문의:
아산정책연구원 홍보실 02)3701-7338, communications@asaninst.org

[중앙일보] 한국·시리아 수교와 북한 정권의 외교 고립

193개 유엔 회원국 중 대한민국의 유일한 미수교국이던 시리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0일 극비리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했고, 마침내 양국 수교가 성사됐다. 외교 첩보극 같은 장면이었다. 시리아 과도 정부를 이끄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가능해진 놀랍고도 반가운 일이다.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알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들었던 HTS는 지난해 12월 수도 다마스쿠스를 단숨에 장악했다. 정부군이 제대로 저항도 못 하자 혼비백산한 ‘다마스쿠스의 도살자’ 알아사드는 후원국인 러시아로 도주했다.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한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이래로 54년의 부자 세습 독재 정권이 막을 내렸다.

한국은 북한과만 수교해 온 쿠바와 지난해 2월 외교 관계를 맺었고, 이번에 시리아와 수교에 성공하면서 북한을 제외한 모든 유엔 회원국과 수교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조태열 장관은 그 순간을 “마무리 홈런”이라고 표현했다. 북중미와 중동의 해외 공작 핵심 거점을 잃은 북한은 외교적 고립에 빠질 것이다. 실제로 혈맹인 알아사드 정권 붕괴 당시 현지의 북한대사관은 허겁지겁 철수했다.

북한과 닮은 점이 유달리 많은 시리아 독재 정권의 몰락은 북한에 실존적 불안감을 줄 것 같다. 알아사드 정권과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대를 이어 친분을 이어왔다. 1970년대부터 시리아군은 북한제 무기로 무장했고, 1990년대에는 대량살상무기(WMD)를 함께 개발했다. 2010년대 들어 양국은 전시가 아닌 평시에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러 유엔 인권조사위원회가 구성될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알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국이 러시아였던 것처럼 북한 정권도 지난해 6월 북·러 동맹 조약(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을 맺으며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까지 포함해 러시아에 명운을 걸었다. 알아사드와 김정은은 해외 유학파라는 공통점도 있다.

시리아 내전 기간에 자국민을 화학무기로 학살한 알아사드 정권은 붕괴 직전까지도 러시아·중국·이란의 비호를 받았다. 예컨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려고 12차례나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러시아는 매번, 중국은 여섯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란은 친이란 노선의 레바논 군사 정파 헤즈볼라까지 시리아 내전에 투입하며 알아사드 정부군을 도왔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공습으로 시리아 정부군에 화력을 지원했다. 아랍연맹은 알아사드 정부군이 내전에서 승기를 잡자 2023년 시리아를 연맹 회원으로 12년 만에 다시 받아들였다.

견고해 보이던 알아사드 정권이 순식간에 무너진 계기는 예상치 못한 중동 정세의 급변이었다. 2023년 10월 친이란 성향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그것이다. 당시 아랍과 이스라엘의 데탕트 움직임에 따라 궁지에 몰린 하마스가 흐름을 뒤엎으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제2의 독립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제압한 데 이어 레바논의 헤즈볼라 세력까지 제거했다.

그 과정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뒷배 역할을 해온 이란 혁명수비대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HTS가 다마스쿠스를 향해 진격할 때 이란은 알아사드 정권을 도와줄 여력이 없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이 묶인 러시아도 무기력했다. 친이란 하마스의 기습 도발이 친이란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졌으니 ‘중동의 나비효과’인 셈이다.

외부 세력의 수 싸움으로 점화된 시리아 독재 정권의 급격한 몰락을 지켜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러 행보와 강력한 대중 압박이 북한에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 궁금해진다. 북·러 군사동맹을 생존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북한은 미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가 어디까지 진전될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트럼프의 친러·반중 대전략이 북한과 한반도에 초대형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한국과 시리아의 수교는 분명 자축할 외교적 사건이지만, 국제정세는 갈수록 예측 불가다. 외교·안보 당국이 경계하고 다각도로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 본 글은 4월 16일자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