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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소개
PRESS RELEASE
아산정책연구원은 2월 6일(금) 장지향 수석연구위원, 성일광 교수(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강충구 책임연구원의 아산리포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그 후 2년 무엇이, 어떻게, 왜 변했나’를 발표했다. 2023년 10월 7일, 친이란 이슬람 급진 무장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납치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일어났다. 이례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은 ‘제2 독립전쟁’을 선포하며 하마스 궤멸과 인질 귀환을 목표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펼쳤다. 예상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하며, 가자지구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했다.
2025년 10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평화안’을 전격 발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 휴전과 인질 석방을 포함한 1단계 합의를 이끌어냈다. 앞으로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 철군, 가자 재건 등 후속 단계 협상이 남아 있으나, 단기적 긴장 완화 효과는 분명했다. 이 보고서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대내외 권력 구도와 여론 변화, 그리고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중동 주요국과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 재구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스라엘은 2023년 하마스 기습 이후 기존의 ‘잔디깎기’식 갈등 통제·관리 전략을 폐기하고 갈등 원천을 제거하는 예방적 선제 공격 전략을 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고, 하부조직 토대를 타격하면서 이란 대리조직 연대인 ‘저항의 축’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해체했다. 더불어 이란의 전략 자산을 무력화하기 위해 방공망·정보·지휘 체계와 핵시설 및 탄도미사일 인프라를 파괴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전쟁 초기 ‘결집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장기화된 전쟁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이스라엘 내 전쟁목표는 하마스 궤멸에서 인질 귀환과 휴전 합의로 바뀌었다.
하마스는 2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으로 지도부 손실과 내부 분열을 겪으며 조직 자체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 속에 하마스 책임론이 확산됐고, 2025년 유엔 회의와 아랍연맹의 결의안에서 하마스의 가자지구 행정 배제가 공식화되면서 대표성도 크게 약화됐다. 팔레스타인(서안과 가자지구)에서도 전쟁 발발 직후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장기화한 전쟁의 피해 누적, 심각한 경제난과 부패로 하마스 통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하마스 지지는 전쟁 전 수준으로 회귀했고, 하마스는 통치 정당성 위기에 처했다.
이란은 지난 20년간 ‘저항의 축’과 미사일 전력을 결합해 역내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2025년 6월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12일 전쟁’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으로 핵시설과 군사 인프라가 심각하게 훼손되며 시아파 종주국으로서의 위신이 크게 손상됐다. 그 결과 경제 위기와 민심 이반이 심화되고, 핵협상 재개를 둘러싼 엘리트 분열과 정권 정당성 논쟁이 불거지면서 이란은 1979년 혁명 이후 최대의 전략적 기로에 직면했다.
전쟁 기간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스라엘·아랍 간 통합 방위체계와 대이란 억제 구도를 활용하는 한편,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된 후에는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의를 이끌어 수니파 대표국 입지를 강화했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에는 미국과 경제·안보·기술 협력 심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결의안을 채택하는 유엔 회의를 주도해 유럽 주요국과 협력을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이 행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트럼프 2기 체제하에서 새 중동 데탕트의 조정국이자 역내 질서 재편의 핵심 행위자로 부상하는 기반이 됐다.
튀르키예는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를 공개적으로 옹호하고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하며 이슬람권 내 영향력 강화를 시도했으나, 이는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약화시켰다.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증가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친하마스 노선을 더욱 선명화했고, 이 과정에서 아랍 주요국 및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입장 차이도 부각됐다. 이러한 대외 노선은 국내 정치위기 속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으나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켰다. ‘12일 전쟁’으로 이란·하마스 축이 약화되고 트럼프 2기 정부가 주도하는 이스라엘-걸프 협력 구도가 부상하자, 튀르키예는 전략적 고립을 완화하기 위해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통치 배제 원칙에 지지를 표명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전쟁 대응의 경우, 전쟁 초기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의 자위권과 하마스 궤멸을 지지하며 유엔 안보리의 휴전 촉구 결의안에 세 차례 반대했다. 그러나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심화로 국내외 여론이 악화하자 즉각 휴전과 ‘두 국가 해법’에 기초한 평화구상을 제시하고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압박하면서 정책을 급선회했으나 실효성은 없었다. 이후, 트럼프 2기 정부는 걸프 산유국과의 대규모 투자·무기·첨단기술 거래를 연속적으로 성사시키고, 특히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전략적 밀착을 기반으로 중동 질서 재편에 나섰다. ‘12일 전쟁’에서는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승인해 이란의 역내 영향력을 크게 약화시켰으며, 이어 10월에는 즉각 휴전, 인질 석방,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 재건을 포함하는 ‘가자지구 평화안’을 발표해 단기적 긴장 완화에 기여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은 군사 억지와 외교 조율 능력을 재확인했다. 이에 걸프 산유국들은 미국 안보 우산을 유지하되, 이란 약화 국면을 활용해 자주국방 역량을 병행 및 강화하는 전략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방산·에너지·기술 협력 기반을 기초로 신뢰 가능한 안보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으며, 한-GCC FTA와 한-UAE CEPA는 방산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또 한국이 미국 주도의 평화안 원칙에 맞춰 가자지구 전후 재건 및 팔레스타인 인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한다면, 단순 경제 협력을 넘어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의 외교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산리포트 관련 문의:
장지향 수석연구위원 02-3701-7313, hjang@asaninst.org
강충구 책임연구원 02-3701-7343, ckkang@asanins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