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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북한의 섞어 쏘기, 핵 공격 가성비 높인다

작성자
양욱
조회
47
작성일
25-11-0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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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고농축 우라늄을 위주로 꾸준히 핵물질을 생산한다. 아산정책연구원은 미국 랜드연구소와의 공동 연구에서 북한의 연간 핵물질 생산량을 ‘핵폭탄 12~18발 분량’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 추산에 따르면 북한은 이미 2020년에 핵탄두 100발 분량의 핵물질을 누적 생산했으며, 2027년에는 210발에 이를 것이다. 당장 올해 말까지의 누적량은 180발 분량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핵탄두로 만든 것은 50~60발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은 모두 구형 핵탄두로, 신형 미사일에는 바로 탑재하기 힘들다. 결국 차세대 핵탄두인 ‘화산-31’ 전술핵탄두가 생산돼야 실전적 핵태세가 갖춰진다. 물론 생산에 앞서 탄두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제7차 핵실험으로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성능이 검증되면 북한은 남은 핵물질로 핵탄두 100여 기를 만들어 실전 배치할 것이다.

 

핵무기가 적을 때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협박용’으로 쓰인다. 그러나 수가 많아지면 군사적 활용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술핵도 파괴력을 5킬로톤(kt) 이하로 낮추면 낙진이 적게 생겨서, 목표한 특정 표적만 제압하기에 용이하다. 북한이 전술핵을 채용한 이유다.

 

그런데 점점 촘촘해지고 있는 우리 국군의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방공망이 문제다. 예를 들어 한 공군기지를 완전히 제압하려면, 격납고와 활주로 등 핵심 시설에 5kt 전술핵 무기를 최소 2발 이상 명중시켜야 한다. 공군기지 10개를 제압하려면 이론상 20발이 필요한데, 요격당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2배 이상의 탄두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런 식이라면 핵무기라도 숫자가 부족하다.

 

이때 장거리 자폭드론과 대구경 방사포가 ‘길잡이’이자 ‘해결사’ 역할을 한다. 핵공격에 앞서 우리의 방공망을 소진시키는 것이다.

 

북한은 제1파 공격으로, 자폭드론 편대로 7번 이상의 제파공격(공격 제대를 연속 투입해 방어선을 단계적으로 돌파하는 전술)을 가하거나 대구경 방사포를 4연발로 수차례 발사할 것이다. 이어 제2파 공격에서는 주전력인 순항미사일 6발과 탄도미사일 2발로 주요 목표물을 제압하는 방식이다. 1파가 순항·탄도미사일이 소진되지 않도록 길을 정리하고, 2파에서 마무리 짓는 가성비 공격전술이다. 이렇게 하면 값비싼 탄도·순항 미사일을 아끼면서도 목표 달성률을 높일 수 있다.

 

이 전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 시에 활용했던 방법으로, 북한도 이번 참전에서 이 전술을 배워왔기에 곧 실전에 적용할 것이다. 이렇게 북한이 자폭드론·방사포·순항·탄도무기를 조합해 ‘가성비 높은’ 공격을 수행할 경우, 우리의 방어 체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 본 글은 112일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양욱

연구위원, 실장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2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뉴스매체를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실,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북한의 군사동향과 현대전쟁에 관한 연구를 계속 중으로,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현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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