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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친중 좌파'라는 경고음과 위기의 한미동맹

작성자
최강
조회
144
작성일
26-06-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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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주 ‘APEC CEO 정상회의특별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미국의 소중한 친구이자 동맹국이라 했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모범 동맹국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불안한 경고음이 감지된다. 최근 미 정보당국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평안북도 구성에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 정보 유출 위험으로 보고 한국과의 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으로 안보 혜택을 보면서도 미국 지원에 소극적인 동맹국 중 하나로 한국을 거명했다.

 

미국 조야와 싱크탱크들도 한국의 정치와 외교 기조를친중(親中) 좌파로 규정하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전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초한국에 새로운 진보(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베이징과 평양에는 유화적이고 워싱턴에는 더 적대적일 테니 중국이 매우 환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중국은 친중국 성향으로 알려진 한국 민주당의 부상을 긍정적인 상황 전개로 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천명했지만, 엇갈린 행보로 미국에 오해와 불신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은 지난 2월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공중 연합훈련에 불참했으며, 서해상에서 실시한 주한미군의 공중훈련에 대해 항의했다.

 

이러한 신뢰 훼손으로 방산, 통상 영역에서도 한국의 배제가 감지된다. 미 국방부는 자국의 첨단 스타트업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 50여 기업 간 방산 공급망을 구축해 드론을 대량 생산하기로 했으나, 이 거대한드론 동맹에서 한국은 제외됐다. 최근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도한 지휘통제체제 연동 네트워크(IMN)에서도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필리핀 등 태평양 핵심 동맹국들은 대중국 군사작전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있는데 한국만 빠져 있다. 통상 분야에서는 데럴 아이사 미 연방하원의원이한국의 친중 좌파 정부가 메타와한국의 아마존쿠팡 등 미국 기업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고,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하원의원 54명은 한국 내 미국 기업 차별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보냈다.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 동맹의 방기(放棄)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된다. 중국은 2049년까지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중국몽을 내걸고 북한, 이란, 러시아 등 권위주의 체제와 연대해 미국 주도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 북한은 핵 능력 고도화로 우리에게핵 그림자(Nuclear Shadow)’를 드리울 태세를 구축했다. 거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적극 지원하지 않은 NATO 동맹국들에 분노하며 NATO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만약 우리 정부가주권 강화라는 명분만 내세운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9500마일 떨어진 대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듯 주한미군 감축이나 전작권 조기 전환 등을 대북·대중 협상 카드로 던질 수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작권 전환에 대해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면 안 된다고 경고한 이유다. 미국 국방전략서(NDS)는 중국 팽창 저지를 위해 규슈, 남사군도, 타이완, 루손, 보르네오를 잇는1도련선내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조한다. 조셉 힐버트 미 8군 사령관도 최근한국 역시 제1도련선에 속해 있다고 못박았다. 중국 눈치를 보는 동맹국들은 미국 방위선에서 제외하는 ’21세기의 에치슨 라인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워싱턴이 한국을 중국의 압력에 흔들리고 동맹의 핵심 요소마저 양보할 수 있는 국가로 오해한다면철통같은 동맹이란 구호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안보를 볼모로 삼는 국내용 포퓰리즘을 멈춰야 한다. 미국 조야의 깊은 우려를 해소하고 무너진 한미동맹을 재건할 정교한 전략과 실질적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본 글은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최강

원장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원장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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