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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향, 이태희
1932026.02.03
2025년 12월 말 테헤란 전통시장에서 촉발된 민생고 시위는 31개 주 전역으로 확산하며 다양한 사회 계층이 결집한 반체제 시위로 빠르게 발전했다. 이로 인해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979년 수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슬람 법학자인 울라마(Ulama)와 혁명수비대를 축으로 한 강경파 지배연합은 이미 2025년 6월 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의 참담한 패배와 자국민 보호 실패로 시아파 맹주로서의 위상과 체제 정당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전후에도 지배연합은 핵·미사일 재무장을 선언했고, 같은 해 9월 유엔 제재 복원으로 리알화 폭락과 물가 폭등이 겹치며 민생 위기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시위대는 ‘이슬람 공화국에 몰락을', ‘샤(Shah, 과거 이란 국왕)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체제 자체를 전례 없이 정면 부정했고 강경파 엘리트는 대규모 유혈 진압과 인터넷·국제전화 전면 차단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했다. 시위 발발 약 3주 만인 2026년 1월 중순, 시위대 사망자 수가 최대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반체제 시위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현재 이란은 표면적으로 체제 안정이 유지되는 듯 보이지만, 집권 엘리트 내부에서는 결속 약화와 동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자국민 학살에 준하는 폭력이 자행된 후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Ali Hosseini Khamenei) 체제에 대한 불신과 위기감이 정권 엘리트층으로 퍼지면서, 성직자 집단의 분열과 혁명수비대의 파벌화 등 권력층이 이반되는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권위주의 체제 특유의 억압과 불신 구조 속에서 이러한 균열은 은폐되고 엘리트와 반대 세력 모두 결정적 순간까지 선택을 유보하겠지만, 누적되는 압력은 예기치 않은 계기로 언제든 임계점에 도달해 급격한 전환에 직면할 것이다.
수석연구위원, 센터장
장지향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수석연구위원이자 지역연구센터 센터장이다. 외교부 정책자문위원(2012-2018)을 지냈고 현재 산업부, 법무부,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사, 정치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연구 분야는 중동 정치경제, 정치 이슬람, 비교 민주주의와 독재, 극단주의 테러와 안보, 국제개발협력 등이다. 대표 저서로 중동정치를 비교분석한 «최소한의 중동 수업» (시공사 2023), 클레멘트 헨리(Clement Henry)와 공편한 The Arab Spring: Will It Lead to Democratic Transitions? (Palgrave Macmillan 2013), 논문으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정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전망” (아산이슈브리프 2022), 『중동 독재 정권의 말로와 북한의 미래』 (아산리포트 2018), “Disaggregated ISIS and the New Normal of Terrorism” (Asan Issue Brief 2016), “Islamic Fundamentalism”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the Social Sciences 2008)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와즈 게르게스(Fawaz Gerges)의 «지하디스트의 여정» (아산정책연구원 2011)이 있다.
view more연구원
이태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연구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터프츠 플레처 스쿨에서 국제안보 및 분쟁 해결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연구 관심 분야는 권위주의 체제, 평화구축, 분쟁 취약국 개발협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