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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물 | 이슈브리프
정구연
6822026.01.06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사건은 미국이 강대국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제한적 무력 사용이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날지 보여주는 단초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주권국가에 대한 정권 교체(regime change)나 전면적 군사개입이 아닌, 국제적 범죄 혐의를 받는 개인에 대한 형사사법 집행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무력 사용 역시 체포 작전을 수행하는 미측 작전 수행 인원을 보호하기 위한 제한적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과거 미국이 이라크 혹은 리비아에서 보여주었던 정권 교체 중심의 개입 모델과 분명히 구별된다. 이번 사건은 민주화나 국가 재건을 목표로 한 장기적인 개입이 아니라, 특정 범죄인의 제거 혹은 사법처리에 초점을 둔 개입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대외개입 유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비용과 위험이 큰 전면적 개입을 피하는 대신, 법적 정당성과 제한적 군사력 사용을 결합하여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려 함을 보여준다.
동시에 마두로 대통령 체포는 미국, 중국, 러시아 간 강대국 전략 경쟁의 공간적 확장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여년 간 중국, 러시아, 이란이 중남미 지역에서 구축해온 가장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 중 하나였으며, 이들과의 관계는 베네수엘라에게 있어 제재 회피와 정권 생존의 핵심 기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체포되었다는 사실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외부 후원, 특히 중국과 러시아와의 협력관계가 정권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신호를 국제사회에 전달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마두로 체포 직후 미국이 이란, 콜롬비아, 쿠바 등 복수의 행위자들을 향해 유사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번 작전이 베네수엘라에 국한된 예외적 사건이라기보다 반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선례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객원연구위원(비상근)
정구연 교수는 현재 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직 중이며, 미국 외교안보정책, 인도태평양 지역안보아키텍쳐, 해양안보, 회색지대 분쟁, AI 군사적 활용 및 거버넌스 등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 현안을 주요 연구 주제로 한다.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레스(UCLA)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동대학원 강사, 국립외교원 객원교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을 거쳤으며,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해군발전자문위원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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