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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범
1402025.06.20
지난 4년간 북한 노동당은 6개월 주기로 당 전원회의를 통해 매번 중폭의 인사 교체를 단행했는데, 소수의 내각 전문 관료와 공안 기관 책임자에게 열려있을 뿐, 내부 승진과 정치국과 비서국 직위 겸직이 일반화된 폐쇄성을 보였다. 이와 같은 인사개편을 종합해 볼 때 김정은 용인술의 특징은 조용원 조직비서 등 핵심 그룹 중심의 폐쇄적 중앙당 관리, 전문성보다 충실성 중심의 권력 엘리트 충원, 정책 개발보다는 조정‧통제 기능 활성화, 김정은의 선호에 따른 회전문 인사 빈번으로 요약된다. 그 결과 8차 당대회 이후 북한의 권력 구조는 선당정치가 정착되고 당의 조정‧통제 기능이 유효하게 작동되어 김정은의 권위는 제고되어 유일 지배를 가능하게 했다. 한마디로 다소 과장한다면 김정은은 조용원 덕분에 핵미사일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수령의 권위 격상과 당의 통제 강화는 역기능도 뒤따랐다. 수령 독재의 외양상 견고성과는 달리 권력층 내 정책 갈등이 점증했고 간부들의 패배주의는 극심해졌다. 김정은의 정책 편향과 및 독단성이 증대되면서 체제의 활력은 고갈되었다. 간부들의 패배주의에 따른 정책 부진은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비판할 지경에 이르렀고, 9차 당대회 계기로 중간층 대상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노동당 인사개편이 암시하는 중장기적 북한의 권력 구조 변화 전망은 김정은의 당 중심 체제가 김정일식 측근 정치, 선군정치로 변질하면서 권력층 균열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할 때, 우리의 대북정책도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수령 독재체제 속성 변화를 유도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군사모험주의와 한미동맹 이간 책동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객원선임연구위원
한기범 박사는 국가정보원에서 20여년 북한 분석관으로 활동하다가 2009년 2월 3차장(북한 업무 총괄)을 끝으로 퇴임했다. 퇴임 후 고려대 초빙교수,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13년 4월 ~ 2016년 2월 국정원 1차장(북한 및 해외 업무 총괄)을 다시 맡았다. 이후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에 이어 북한연구소에서 석좌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2024년 1월부터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으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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