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정책연구원 (원장 함재봉)은 2011년 11월 10일(목)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10 26 표심으로 2012년을 전망한다”라는 주제로 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스마트폴(Smart Poll)’ 조사자료를 이용하여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 대한 심층적 분석 및 향후 정국과 내년 대선 전망, 그리고 새로운 여론조사 방법이 갖는 의미를 짚어보았습니다.
일시: 2011년 11월 10일(목), 10:00-12:00
장소: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강당
주요내용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태블릿 PC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법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 수석부장)
“10 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응답자 사전 모집 후 투표당일 휴대전화를 통해 수행된 예측조사와 태블릿 PC를 이용한 출구조사인 ‘스마트폴’이 함께 실시되었다. ‘스마트폴’은 후보자 득표율 예측에 국한되었던 기존의 출구조사와는 달리, 유권자의 투표행태와 인식을 다양한 문항과 변수로 분석을 할 수 있는 차별적인 장점이 있다. 이번에 실시한 예측조사를 통해서는 일주일간의 지지후보 변화 양상, 투표자와 비투표자의 응답자 특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스마트폴’인 출구조사를 통해서는 기본적 인구학적 변수와 후보자 평가, 쟁점 이슈, 2012년 총선과 대선 전망 등과 관련한 34개 세부 문항을 통해 투표자의 투표이유와 행태를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예측조사와 출구조사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1) 40대/중도/’행동하는 무당층’이 선거의 승패를 갈랐다는 점 2) 세대효과(유권자 연령)가 두드러졌다는 점, 3) 경제변수(직업 및 주택소유 여부 등)에 의한 투표에 주목하여야 한다는 점, 4) ‘박근혜’, ‘안철수’ 지원효과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층분석: 무당파와 그들의 투표행태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선거에서 무당파는 선거의 당락을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양당제의 전통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연고주의가 쇠퇴한 이후에 급격하게 상승한 시민들의 민주적 욕구와 제도의 불일치로 젊은 층의 ‘정치적 무관심(political apathy)’이 만연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국내 정치에 대한 정치적 무관심은 미국에 비해 무당파(non-partisans)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방증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의 표심을 얻기 위한 후보자들의 경쟁과 네거티브 캠페인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이번 발제에서는 ‘스마트폴’ 출구조사 자료를 이용한 ‘무당파’의 인구학적 속성, 후보자 선택, 대선 지지정당 및 후보 선택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과연, 한국의 부동층은 누구이고 어떤 정치적 특성을 갖는가?”에 대해 밝혀냈다. 분석결과, 한국의 무당파는 주로 20~30대의 젊은 층이었고, 고등교육을 받은 화이트 칼라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무당파 유권자들이 2007년 대선이나 2010년 지방 선거 때보다 야권후보인 박원순 후보에게로 옮겨간 경향이 뚜렷했으며, 차기 대선에서 야권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결국, 2011년 한국사회의 무당파는 현 이명박 정부에 불만이 많고, 이번 선거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에서도 야권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유권자 집단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향후 정국과 대선 전망
우정엽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복지 포퓰리즘 논쟁에서 시작된 이념 및 정파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되었다. 이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중도,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집결은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택뿐만 아니라, 코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과 정국 전망에 대한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이번 태블릿 PC를 이용한 ‘스마트폴’ 조사는 유권자들의 투표행위를 설명하는 이념성향, 지지정당, 사회인구학적 변수 등의 전통적 요인과 더불어, 이번 선거의 의미(이명박 정부 평가), 향후 국정과제, 내년 대선후보 적합도, 대선 지지정당 및 지지후보자 등에 대한 문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정국에 대한 예측을 경험적 자료에 근거하여 할 수 있게 했다. 분석결과, 1)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는 후보자 선택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젊은 층의 유권자들은 ‘이명박 정권 심판론’에 동의하고 있었다. 2) 한국사회 우선과제에 대한 의견에서도 후보자 선택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는데,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소득 재분배’를 우선과제로 여기고 있는 반면에 나경원 후보 지지자들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간주하고 있었다. 또한, 3) 이번 보궐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내년 대선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응답한 비율이 ‘한나라당 후보’ 지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 ‘안철수’ 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에서 지지의향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야권이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펼쳐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력한 대선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의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또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할 것이라는 의견과 안철수씨의 대선출마를 가정한 대선 지지율이 박근혜 의원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결과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읽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