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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난달 대선후보를 확정했다. 미(美) 대선결과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인은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8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 대선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다.1 미 대선후보 호감도는 “0점=전혀 호감이 없다”에서 “10점=매우 호감이 있다”의 척도를 이용해 국가수장 호감도와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했다. 조사결과, 민주당 클린턴 후보는 5.94점이었고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1.87점이었다.

미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결과를 국가수장 호감도와 비교했다. 이번 달 주요 국가수장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 6.51점, 중국 시진핑 주석 4.47점, 일본 아베 총리 1.84점, 북한 김정은 위원장 0.99점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클린턴 후보는 호감도가 시진핑 주석보다 높고,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낮았다. 반면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비호감 범위(0~4점)에 머무른 일본 아베 총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재 한국인에게 비친 모습으로 보면 클린턴 후보 호감도는 트럼프 후보 보다 월등했다.

한국인이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 호감을 보인 이유는 한미 FTA, 방위비 분담에 부정적 발언을 쏟아낸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불편하게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립주의’로 미국의 이익만을 강조한 트럼프 후보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클린턴 후보가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 또 클린턴 후보가 퇴임을 앞둔 대통령으로는 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정당소속이라는 점도 한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발표된 CNN/ORC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54%였다.2

그러나 트럼프 후보의 한미 FTA, 방위비 분담에 대한 강경발언을 제외하면, 두 후보는 한반도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따라서 이번 달 미 대선후보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정책에 기반한 정교한 평가가 아니다. 현재로선 언론을 통해 비춰진 두 후보의 이미지에 대한 단순한 호불호에 가깝다. 9월 이후 두 후보의 아시아 및 한반도 정책 방향이 제시되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알려지면 정책 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앞으로 대선후보 토론에서 민주당 클린턴 후보 역시 보호무역을 강조할 것이 확실시 되므로, 이러한 미국 내 논의가 한국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도 주목할만하다.

국가수장 호감도의 경우, 조사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6점대를 상회한 오바마 대통령 호감도는 6월 6.34점, 7월 6.40점, 8월 6.51점으로 상승했다. 반면 시진핑 주석 호감도는 5점대 초반을 기록한 2015년에 비해 하락세에 있다. 특히, 이번 달 시진핑 주석 호감도는 4.47점으로 6월 4.81점, 7월 4.85점보다 더 떨어졌다. 중국이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연일 공세를 퍼부으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뉴스가 없었던 일본 아베 총리 호감도는 계속 1점대에 머물렀다. 핵실험, 미사일 실험 등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올해 1월 이후 0점대를 기록하며, 2015년 평균치인 1.11점에도 못 미치고 있다.

그림1. 국가수장 호감도 (단위: 0~10점)

그림1

한국인의 미 대선후보 호감도가 향후 보다 뚜렷해질 두 후보의 한반도 정책 노선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11월 미국 대선까지 추적해 볼 예정이다.

* 본 블로그의 내용은 연구진들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About Experts

우정엽
우정엽

연구위원

우정엽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안보정책프로그램 연구위원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 학사,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Georgetown University) 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밀워키 (University of Wisconsin at Milwaukee) 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의 한국학연구소 (Korean Studies Institute) 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여론문제, 제3국의 내전 무력개입에 관한 국제분쟁 등이다.

강충구
강충구

연구부문

강충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책임연구원이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정책소통지수 개발" 연구에 참여했고, 연구 관심분야는 양적연구방법, 조사설계, 통계자료 분석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