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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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8 / 17. 재상(宰相)의 자격

소신•강직 황희 정승도 요즘 같은 청문회 통과 못할 것

18년간 영의정을 지내며 조선의 기틀을 다진 황희. 하지만 그의 인생 면면을 살펴보면 흠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사위가 저지른 폭행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청탁을 하는가 하면, 첩에게서 태어난 아들 중생이 물건을 훔치는 일이 발생하자 “내 아들이 아니다”고 부인하기도 한다. 청백리, 진재상(眞宰相)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황희마저 이런데, 다른 이들은 오죽하겠는가. 모든 정승이 훌륭할 수는 없었지만, 대체로 시대적 필요성, 그리고 그 정도면 무난하다는 ‘합의’를 통해 영의정에 올랐다. 500년이 넘는 조선왕조 역사 속 168명의 영의정들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단점만 보지 말고 능력과 함께 전체를 보라’는 것이 아닐까? 어느 때보다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총리의 역할이 중요한 이 시점에서, 완벽한 도덕군자를 기대하기 보다는 보다 큰 그림을 보고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사진 및 PDF 출처는 중앙선데이 2014년 6월 8일자 15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