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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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부원장이 말하는 ‘아산의 어제와 오늘’

 

‘아산’ 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충청남도 아산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겠죠.

외국 사람들은 ‘Asian’을 잘못 쓴 것이 아닌가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산정책연구원을 아는 분이라면 고(故)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님을 쉽게 떠올리실 겁니다.

그렇다면 아산 정주영 회장은 누구인가요? 최근 관객수가 1,300만을 돌파했다는 영화 <국제시장>을 보신 분이라면 젊은 시절의 정주영 회장이 나온 장면을 기억하시겠지요.

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정주영 회장이 “외국에서 돈을 빌려 와 이 땅에 조선소를 짓겠다”고 말하자 아이들은 “어떻게 배를 만들어?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라며 비웃습니다.

어떻게 배를 만들어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  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어떻게 배를 만들어?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 / 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이 장면을 보며 웃을 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정주영 회장이 일구어 낸 현대그룹은 조선소를 지었을 뿐 아니라 국산 자동차도 만들어 세계시장에 진출했고, 현대건설은 국내외 많은 역사적 사업을 주도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의 산업화, 국제화를 이루며 한국 경제발전을 선도한 겁니다.

그뿐이었겠습니까?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우리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데도 기꺼이 나섰습니다. 정주영 회장이 아산사회복지재단 창립식에서 했던 말씀은 지금까지도 우리 마음에 큰 울림을 줍니다.

“인류에게 가장 큰 고뇌는 질병과 빈곤이다.
질병과 빈곤은 악순환의 연속이다.
질병으로 인해 빈곤하고 빈곤하기에 치료를 못 받아 더욱 가난해지는 것이다.
수많은 건강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창조하는 현대의 재산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나의 오랜 소망이었다.”

정주영 회장은 젊은 세대의 교육을 위해서도 힘썼습니다. 울산과학대학교에 있는 정주영 회장의 창학정신비에 적힌 글에서 교육에 대한 그의 진심과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
어느 학교 공사장에서 돌을 지고 나르면서 바라본 대학생들은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나에게는 한없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때 이루지 못했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여기에 배움의 주춧돌을 놓게 하였으니
젊은이들이여,
이 배움의 터전에서 열심히 학문을 익혀
드높은 이상으로 꾸준히 정진하기 바랍니다”

교육에 대한 이런 열정으로 청운중학교와 청운고등학교, 현대중과 현대고, 현대공고,
그리고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대학교에 이르는 학교들을 설립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아산정책연구원일까요?
그 전에 우선 실패라고는 모를 것만 같은 정주영 회장이 딱 하나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주영 회장의 호(號)인 아산은 고향인 강원 통천군 아산리에서 따온 겁니다. 그가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고향을 향한 마음으로 정주영 회장은 남북통일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썼습니다. 1998년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을 기억하십니까? 민간차원의 합의로 민간인이 군사구역인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간 것은 분단 이후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소 1차분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을 통과한 정 회장의 소떼 방북은 이후 10여 년 간의 활발한 남북 민간교류를 촉발한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소떼 방북이 통일을 실현시켜 주지는 못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했고, 핵실험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정주영 회장의 고향 마을은 지금도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에 신음하고 있을 겁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나아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과 역량 그리고 이를 실행할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정몽준 명예이사장은 2008년에 아산정책연구원을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설립 목적은 통일∙외교∙안보, 거버넌스, 공공정책과 철학 등을 연구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및 번영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위해 외교안보센터, 글로벌거버넌스센터, 여론∙계량분석센터, 지역연구센터, 한국학연구센터 등 5개 연구센터를 두어 깊이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인 만큼, 현재 세대의 성장을 넘어 미래의 핵심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을 아산서원 프로그램으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아산나눔재단과 함께 설립한 아산서원이 키워낸 학생은 149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국내에서 인문학 소양과 공동체 의식을 기른 후 미국 워싱턴 DC 및 중국 베이징에 있는 씽크탱크나 비영리단체에 파견되어 실무와 국제감각을 익힙니다. 아산서원이 길러낸 이 젊고 재능 있는 학생들이 통일한국의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직접 더 발전시켜 나갈 때까지 아산정책연구원이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35.6’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숫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이건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연구원들의 평균연령입니다. 서른대여섯 살 먹은 젊은이를 떠올려보신다면 패기 있게 도전하는 모습을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통일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아산 정주영 회장의 바람뿐 아니라 도전에 대한 용기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에서는 ‘해보기나 해봤어?’란 말을 자주 씁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했던 아산 정주영의 도전 정신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죠.

아산정책연구원은 35.6세의 젊은 청년이기도 하지만, ‘비빔밥’이기도 합니다. 저희 연구진의 배경은 실로 다양합니다. 사회과학 전공을 한 사람도 있지만, 인문학이나 원자력공학을 한 사람도 있고, 한국사람도 있지만 미국사람, 중국사람도 있습니다. 또 아산정책연구원 건물 안을 거닐어 보시면 여기저기서 각기 다른 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쉽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야말로 갖가지 밥, 나물, 양념이 아산정책연구원이라는 그릇에 담겨 맛 좋은 비빔밥이 된 것 같지 않나요?

또 아산정책연구원은 국제적인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우리의 목소리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아산정책연구원에 와서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서로 소통하고 더 나은 정책을 제안하기를 원합니다. 어떤 나라의 사람이든 어떤 분야에 대해서든 상관 없습니다. 사랑방에 드나드는 객들이 편안하게 수다 떨 듯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가장 좋은 정책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사랑방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입니다.

도전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7년 간의 경이로운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We’ve only just begun(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숫자로 보는 연구원 7년

 
개원 7주년을 맞은 연구원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여정을 숫자로 알아본다.

70현재 직원 수

2008년 창립 이후, 2010년 초까지 아산정책연구원의 직원은 서너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구위원과 연구원이 늘어나고 아산서원도 문을 열면서 지금은 직원 수가 70명에 달하는 큰 조직이 되었다.

154발간된 출판물 권수

아산정책연구원의 첫 출판물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초청해 ‘북 핵 문제와 동북아시아’라는 주제로 열린 1회 아산기념강좌(Asan Memorial Lecture)의 강연록이었다. 2010년 3월에 발간한 이 첫 출판물 이후로 연구원은 지금까지 총 80권 이상의 단행본과 보고서를 쏟아냈다.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2011년 1월 첫 발간 후 꾸준히 월 평균 2.4 개의 이슈브리프를 출간해 정책제언을 해오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빠른 성장에는 각종 이슈를 적절히 다뤄 양질의 출판물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끊임없는 고민이 뒷받침됐다.

300연평균 회의 개최 건수3,000연평균 회의 개최 건수

연간 평균 300 건의 회의 개최. 휴일을 제외하면 일년 내내 아산정책연구원의 행사에 상시로 학술회의가 열린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그저 그렇고 지루한 회의’를 생각하면 안 된다. 한국의 외교부•통일부 장관, 미국 정부 고위 인사, 중국과 일본 유수 대학의 저명한 교수들을 비롯해 각계의 전문가들의 예리한 견해를 들을 수 있는 양질의 회의다. 아산이 특히 7년 만에 국내외에 이름을 떨치는 연구기관이 될 수 있었던 데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신선한 조합을 통해 타 연구기관에선 찾기 어려운 새로운 관점을 이끌어낸 컨퍼런스의 공이 크다.

196,926웹사이트 연간 방문인원

아산정책연구원은 출판물 외에도 웹사이트를 이용해 소통과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2013년 7월에 발행된 외교안보정책전문 영문 웹저널 ‘The Asan Forum’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외교안보 이슈에 대한 아시아의 시각과 목소리를 담아 소개한다. 2015년에는 좀 더 시의성 있는 대안 제시를 위해 ‘아산포커스’가 새롭게 만들어져 더욱 다양한 정책현안에 대한 아산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또 한국 이야기 중에서도 청년의 관심사와 정서를 정책과 연관 지어 외국에 소개하는 ‘사이드뷰’도 시작했는데 젊은 시각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다양한 연구결과를 보기 위해 아산정책연구원 웹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은 2014년 한 해 19만 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