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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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함재봉 원장)은 2015년 12월 11일(금) 중국 공산당 우호대표단을 초청하여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대표단은 2015년 10월 29일 폐막한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중국의 경제, 정치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션춘야오(沈春耀) 전국인민대회대표 상무위원회 부비서장은 “지난 5년 동안 중국은 경제•사회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으며 여전히 중대한 전략적 기회와 직면하고 있다”며 “또 내용에 있어서는 ‘신창타이(新常態)’라는 큰 변화가 생겼는데 경제에서의 신창타이가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들을 비롯한 한국 학계, 언론계 인사들과 중국 공산당 우호대표단의 발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션춘야오 전국인민대회대표 상무위원회 부비서장

이번 5중전회에서 중국은 고속성장 유지, 산업의 고차원화, 도시화 추진 등의 새로운 목표와 계획들을 세웠다. 특히 인구의 도시화와 7천 여 만 명의 빈곤인구를 구제하는 철저한 전면적 빈곤 퇴치가 시급하다. 이 같은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혁신•조화•녹색•개방•공유를 새로운 5대 발전이념으로 선정했다.

‘혁신’이 자원, 에너지, 토지, 노동력을 기반으로 했던 중국의 기존 발전체제에 새로운 원동력을 찾아내는 일이라면 ‘조화’는 균형이다. 차가 달리려면 원동력이 필요하지만 균형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와 농촌, 동부-남부-해안지역 간의 발전 차이를 줄여나가야 한다. ‘녹색’은 인류와 자연의 상생을 고민하는 개념이다. 중국은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 감소, 에너지 소모 감소, 오염퇴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개방’은 국내외 협력 발전을 의미한다. 중국의 발전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관계돼 있으며, 이에 중국은 세계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제적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마지막 ‘공유’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더 느낄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출산, 복지, 교육, 취업 문제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5대 발전은 어느 하나도 한국과 떼어놓을 수 없다.
 

Q. 12년 만에 중국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이하 ‘중련부’) 부장이 교체됐다. 왕자루이의 후임인 쑹타오 부장은 대외연락부보다는 외교부 인물로 더 알려져 있다. 중련부가 북한과의 점진적인 우호 관계를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면이 있었던 만큼 이번 인사 교체는 북중 관계의 미묘한 변화를 드러낸다는 주장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자오레이(赵磊)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6국(동유럽•중앙아시아국) 국장 =우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은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한다. 평화와 안정이 깨지면 중-한 양국을 비롯한 반도 국가의 발전은 불가능하다.

중국 외교는 하나의 커다란 판이다. 이 판은 중앙에서 총괄적으로 운영한다. 중련부든 외교부든 정치외교의 참여자일 뿐이다. 물론 참여자도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중앙에서 내린다. 때문에 집행에 있어 한 부분의 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중련부에서 하기 좋으면 중련부에서 하고, 외교부가 하기 좋으면 외교부가 한다. 담당의 문제지 정책 변화와는 무관하다.

 

Q. 중국은 내부적으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하는 구조조정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일대일로 등의 전략을 펼치며 주변의 약소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모순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가.
또한 일대일로를 보면 중국의 비전략적 특징이 기존 지정학 중심에서 지경학 중심으로 옮겨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동쪽에 치우쳐있는 지정학적 협력 대상인 한국의 전략적 가치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되나. 최근 한중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고 하지만 중국의 발전 방향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 자오레이 = 중국 서부의 직할시 충칭(重慶, 중경)에선 현재 빠르게 대외 개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 빠른 발전을 가능케 한 중요한 계기가 바로 충칭-신장-유럽을 연결하는 위신오우(渝新欧) 국제 고속철도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국내 요구와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일대일로를 비롯한 이니셔티브들은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 세워졌다. 동쪽에도 전혀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국을 포함한 북한, 일본, 미국, 호주, 캐나다가 모두 동쪽에 위치해 있다. 이 나라들과의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성과를 이룰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현재 중한 관계가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베이징에 많은 한국 스타들이 방문하고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많은 중국인들이 유학이나 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 교역량도 어마어마하다. 정상들의 방문도 빈번했고 인적 교류도 해마다 천 만 명을 넘어서며 항공편도 많다.

중국과 한국은 무역, 인적 교류, 교육, 안보 등 지역 문제 및 국제 문제에 있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한중 FTA나 AIIB 등을 통해 우리는 많은 중요한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옥스퍼드 이코노미에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에 세계 46개 주요 국가 중에 한국이 4번째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이 중국 경제에 받는 영향이 크다. 5개년 경제 계획을 중국에서 발표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중국 경제를 불신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 동력을 바꾸는 시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한 최근에 아시아나 세계 경제의 엔진이 중국에서 인도로 바뀐다는 얘기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션춘야오 = 세계 경제가 회복이 느린 저성장 상태에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이는 객관적 사실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약 3~6%로 유지되고 유럽은 1%도 되지 않는다. 일본은 1~2%다. BRIC 국가의 경우 인도 외에 다른 국가들은 만족하지 못할 만큼의 성장세를 유지한다. 중국도 그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예전과 같은 8~9% 성장에는 못 미치지만 아직도 6~7%는 유지한다. 단지 예전만큼 높지 않은 것이다.

외부에서 중국 경제를 우려한단 얘길 해주셨는데 우리도 이해한다. 국내에도 같은 우려가 있으며 당과 정부는 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직면한 도전에 따라 새로운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므로 이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이런 우려는 중국 경제에 대한 일종의 긍정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경제가 예전 같았으면 좋든 나쁘든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았을 거다. 이 우려는 중국 경제가 현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추세가 조금만 약화돼도 다른 나라들이 우려를 표한다.

현재 중국 내수 시장은 공급 능력이 지나치게 강력하다.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너무 많다. 계획경제 시기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너무 많고 생산량은 한정돼있어서 문제였는데 오늘날 시장경제에 들어서는 오히려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공급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사람들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개인적인 특색 있는 수요 패턴이 대두하는데,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에 가서 쇼핑을 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다. 중국에서도 화장품을 살 수 있는데, 브랜드나 질의 문제로 한국에 가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중국이 공급 방식에 대해 고민할 것이 많다고 본다.

우리는 이전까지는 규모가 큰 투자에 의존해 왔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경험을 통해 미래를 본다면 소비가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엔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5년 전부터 수요를 3차 산업으로 전환했고 이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의 투자 위주의 경제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내수 경제를 이끌어내는 건 좋은 변화다.

그러나 중국 수출입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 전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전세계적으로 상품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우리도 추세를 따랐고, 그래서 가격을 지표로 한 수치는 떨어졌지만 세계 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인도는 10억 인구를 가진 대국이다.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이런 나라는 발전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 발전이 중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중국, 중-한, 동북아 발전에도 인도 발전이 악영향을 끼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인도가 잘됐으면 좋겠다.

 
일시: 2015년 12월 11일(금) 오후 4:00 – 6:00
장소: 아산정책연구원 4층 회의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