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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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7월 26일(수), 제15회 <아산서평모임>을 개최했다. 주제도서는 김홍중 교수(서울대 사회학과)의  『사회학적 파상력』(문학동네, 2016)이었다. 모임은 정수복 작가의 사회, 저자인 김홍중 교수의 발제로 진행됐으며, 김무경 교수(서강대 사회학과), 변현태 교수(서울대 노어노문학과)가 지정 토론을 맡았다. 이날 모임에는 김기봉 교수(경기대), 남진우 교수(명지대), 신경숙 작가 등 20명의 서평위원이 참석했다.

 

◈ 김홍중 교수= “꿈, 사회적 실천의 중요한 행위능력의 지도원리”

김홍중 교수는 2015년의 논문 ‘꿈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에서 ‘꿈의 사회학’이라 불릴 수 있는 연구기획의 이론적 기초를 다각적으로 검색했다. 해당 논문에서 김 교수는 “꿈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을 시도하며, 이를 위해 ‘꿈’을 “욕망과 희망의 작용을 통해 구성/교섭/변형되며, 실천의 흐름에 방향과 의미를 부여하는 미래의 소망표상”으로 정의한다. 그는 “이렇게 정의된 꿈은 사회적 실천의 중요한 행위능력의 지도원리가 된다”며, “행위자는 실천적 존재인 동시에 꿈꾸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꿈꿀 수 있는 능력이 개인의 실천과 집합적 역사공간을 구성하는 것”이며, “이런 관점을 지지하는 이론적 토대로서 부르디외와 벤야민의 이론을 재구성해 꿈-자본과 역사적 몽상구성체라는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본 저서는 “해당 논문에서 제시되었던 주제들을 심층적이고 실체적으로 다루며, ‘꿈의 사회학’의 학문적 가능성을 중국 학계에 소개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저자는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꿈, 조직의 꿈, 그리고 개인의 꿈이 연합하고 균열되는 방식에 따른 한 시대의 지배적 꿈의 구조를 파악하며, 역사적 변동과정에서 꿈의 역할을 강조하는 이론적 관점을 제안하고 있다.

* 서평모임 발제문은 저자의 생각과 구상이 잘 드러나 있는 논문으로 대체합니다.

 

◈ 김무경 교수= “‘마음’의 실천학적 개념화와 사회학적 조작화를 통한 방법론적 도약”
김무경 교수는, “‘분열선들이 구성하는 차이의 사회학'(421쪽)이 저자가 추구하는 사회학일 것”이라며, “보다 이론적인 탐구로부터 현장에 가까이 가려는 에세이적 묘사(특히, 작가론과 작품론) 사이의 오고감은 이 책을 더욱 아름답고 유니크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파상력, 마음, 풍경, 꿈, 얼굴, 탈존, 합정성, 합의성 등이 저자에 의해 제안되는 새로운 개념들이거나 연구대상들인데, 이 개념들을 고전적인 저자들로부터 동시대의 저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철학으로부터 예술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들며 그들의 영감과 이론적 자원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책의 독해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배움의 즐거움이면서 학문적인 정진을 독려하는 부분”이라고 평했다.

또한 마음의 사회학과 관련하여, “필자는 마음을 ‘실천학적 개념’으로 이론화하고, 다시 ‘합리성’, ‘합정성’, ‘합의성’으로 구분하여 이론화하는 데에서 이 문제의식을 사회학적으로 조작 가능하게 하고자 하는 이론적, 인식론적, 그리고 방법론적 차원의 놀라운 노력을 경주한다”며, “이 이론화에 있어서 저자는 놀랄만한 종합정신과 창의적 노력을 보여주며, 각 ‘발견’의 순간을 저자가 즐기고 있음을 독자 또한 엿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마음가짐’이라는 개념의 동양의 ‘전통’과의 연관성에 대한 물음과, 김홍중 교수가 제안한 ‘마음의 레짐’의 요소들에 ‘시간적 차원’의 요소 도입을 제안했다.

 

◈ 변현태 교수= “우리 시대의 파상적 체험에 대한 ‘총체화’ 작업”

변현태 교수는 ‘파상’과 ‘파상력’ 개념들에 주목했다. 변 교수는 ‘파상’과 관련하여 김홍중 교수의 작업을, “우리 시대의 파상적 체험에 대한 ‘총체화'”로 평했다. 그는“‘마음의 사회학’의 저자답게 파상은 일단 어떤 객관적 구조나 체제의 파편일 뿐만 아니라, 아니 파편이라기보다는 그것에 대한 ‘체험’으로 정의”되며, “일단 김홍중이 파상으로 포착하는 현실은 21세기의 사태들”이라고 말했다. 그는“‘21세기’라는 말이나 그가 분석하는 것이 당대의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김홍중의 글에는 흥미로운 부재가 발견되는데 최근 세간에서 상용되고는 하는 ‘후근대’나 ‘탈근대’와 같은 개념어의 부재가 그것이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자본주의적 근대에 대한 김홍중의 독법이 다소 일면적인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주지하듯이 모든 것을 파괴하는 자본주의적 마성, 즉 파상적 동력의 이면은 이를테면 ‘자본주의적 총체성’에 대한 추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홍중 교수의 ‘사회학의 정치화’의 문제적인 지점에 관해, “문제는 윤리/정치의 경계”라며, “학문적 자율성이나 예술적 자율성과 달리 삶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윤리/정치는 자율적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홍중이 통감 속에서 작업하는 사회학자는 ‘나’의 고통과 우울과 마음의 부서짐을 글쓰기의 내부에서 직접 표현할 수 있고, 도리어 그것을 과학성의 장애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의 윤리적∙인식론적 전제로 삼는다”고 말했다.

 

발제 및 지정토론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앞선 지정토론자의 질문을 바탕으로 현 시대에서 문제가 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관점, ‘마음’의 사회학적 연구 방법에 관한 문제, 정치학과 인문학의 연구방법론 및 학제적 개념 공유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 제15회 <아산서평모임> 세부일정표, 발제문 및 토론문(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