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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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2일(목),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존스홉킨스대학교 폴니체 고등국제대학(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orea Institute)와 ‘북핵의 미래’를 주제로 합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제1세션에서 조엘 위트 한미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북핵의 미래’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한미연구소가 미 국방대 대량살상무기(WMD)연구센터와 함께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위성 사진, 지상 촬영 사진, 북한 언론, 다른 핵 보유국들의 사례를 분석하고 북핵의 위협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했다.

프로젝트는 북한 핵의 향후 5년(2015-2020)을 저·중·고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각 시나리오마다 북핵의 위협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추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북한의 핵무기가 현재보다100% 늘어나는 저강도 위협 시나리오에서는 북한은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고 핵분열물질 생산을 위한 시설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며 단 한 개의 우라늄 생산시설만이 가동된다. 중강도 위협 시나리오에서는 핵무기 비축량은 현재 추정보다 212.5% 상승한다. 고강도 위협에선 비축량이 525% 늘어나며 2020년까지 핵탄두 100기를 보유하게 된다. 이 시나리오에서 북한은 열핵 물질 반응 분석과 핵탄두 소형화의 기술 진전을 위해 매년 핵실험을 실시하게 된다.

위트 연구위원은 “이러한 시나리오로부터 북한이 지역 안보 정세를 위협하기 위해 추가 핵 실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향후 목표는 사정거리가 늘어난 이동식 지상발사 미사일, 해상 플랫폼 기반의 순항 및 탄도 미사일, 대형 발사체 고체 로켓연료 탑재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의 주요 관심사는 미사일의 사정거리, 이동성, 생존성 향상에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위트 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며, 북한이 기술적, 공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외국의 지원을 얻는데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트 연구위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화 없는 외교’, ‘처벌 없는 제재’, ‘경고 없는 비판’은 방향을 잃은 명목상의 3개 접근”이라며 “결국 망신만 당하고, 북한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정책적 대안과 관련,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할 수단을 갖춘 현실주의’와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할 수단도 없는 초현실주의’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붕괴, 한반도 통일,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 등이 안보 위협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초현실주의다. 반대로, 현실주의는 새로운 강압 전략을 통한 상호 위협 감축, 비핵화 협상과 평화 협정을 위한 조건 없는 대화에 근거를 둔다.

두 번째 세션인 ‘미 전문가 견해’에서는 로버트 칼린(스탠포드 대학교), 존 쉴링(Aerospace Corporation), 셰인 스미스(미 국방대학교), 레오나드 스펙터(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같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주요 의제로 북한이 개발 중인 미사일 유형, 한미 관계와 역내 동맹의 함의, 확장억제, 전세계적 비확산 레짐의 쇠퇴 가능성, 그리고 동북아 내 핵확산 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내에 북한이 보다 우수한 위성을 발사하고 잠수함 발사 미사일 능력을 갖추며, 노동 미사일같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무기체계와 KN-08대륙간탄도탄을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버트 칼린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무기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으며,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마치면 ‘굉장히 끔찍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중요한 점은 지난 7년간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늘어났어도 국제사회는 아직도 북한의 행동에서 변화를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핵 능력 확산을 억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레오나드 스펙터 박사는 “‘전시효과’로 인해 비확산 레짐은 쇠퇴할 것이며 이에 따라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핵억지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존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면서 “이는 동북아시아와 기타 지역에서 핵확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사찰, 미국과 UN의 경제 제재 등 강력한 비확산 조치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확보했다. 레오나드 박사는 “북한이 세계 주요 강대국이 보호하는 국제 금융 및 재정 시스템으로부터 철저히 분리돼 있어 비확산 조치에 특별히 면역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핵 개발을 결정하는 데는 기술, 국내 정치, 문화, 미국의 외교적 압박, 비확산 레짐의 제약 같은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다. 그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북한과 중국의 핵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을 추진하더라도 최소 5년에서 10년이 걸리므로 핵무장을 하기까지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북한 핵이 국제사회의 비확산 조치를 피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북한과 같은 고립 상황에 처한 나라가 달리 없고 동북아시아 혹은 이외 지역에서 핵개발을 추진하는 나라도 없기 때문에 국제 비확산 레짐을 심각한 수준으로 약화시키거나 핵확산을 촉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란 핵 협상이 실패하고, 북한과 이란의 핵무장 효과가 결합된다면 국제 비확산 레짐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특정 국가에서 일어난 시민 봉기의 결과로 그 나라 정부가 핵무기 통제권을 상실할 경우 이는 국제 사회에 대한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는 아산정책연구원 함재봉 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됐으며, 최강 부원장이 세션 1 사회를, 조엘 위트 연구위원이 세션 2 사회를 맡았다.

 
일시: 2015년 11월 12일(목), 오전 09:30 – 오후 12:45
장소: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