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THAAD)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7월 19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왜 이 시점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는지 궁금해진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로 남한의 안보 불안감을 증가시켜 사드 배치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요즘 국내 사드 배치 논란은 안보 문제에서 점차 소음, 전자파 등과 같은 안전과 환경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해 사드에 관한 안보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고 남한의 사드 국론이 안보와 안전으로 분열되는 상황을 조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사드 배치가 대한민국의 안보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각한 안보 도전과 위험을 끌어 들인다는 점을 부각시켜 남남갈등을 확대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사드의 효용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시험에서 북한은 스커드 혹은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비행시간이 짧은 미사일을 사드로 요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국내에서 계속 지적돼 왔다. 북한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행동, 즉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사드 무용론을 국내에 확산시켜 배치를 저지하려는 것이 목적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사드를 배치해도 수도권 방어는 어렵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도 또 다른 의도다. 정부 발표대로 성주 지역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수도권과 전방은 북한이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사드의 보호를 못 받는다. 북한은 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안보를 위해 배치된다는 사드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거주하는 수도권과 전방을 방어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후방만 방어하는 사드가 한국의 전체적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의문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사드의 필요성을 재확인해 준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대응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굳이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한국과 미국이 자원과 시간을 낭비하도록 하는 것이 북한에겐 나은 선택이다. 북한의 사드 배치 반대는 이 무기 체계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장비라는 점을 확인해 준다고 봐야 한다. 사드와 관련해 우리는 주로 요격부분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요격 미사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사일과 관련된 북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탐지 레이더다. AN/TPY-2 레이더를 배치할 경우 우리의 미사일 탐지능력은 향상되고 4D 전략(detect, disrupt, defend, destroy)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사드 논란이 환경과 안전의 문제에서 다시 안보의 문제로 돌아갈 수 있다. 그 점이 바로 북한의 노림수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의도를 간파하고 대응해야 한다. 또한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드와 관련된 안정성 논란과 관련하여 과학적인 근거와 열린 대화를 통해 국민적 이해를 구하고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
* 본 블로그의 내용은 연구진들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