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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강한지 약한지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하마스와 치열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지난 25일 새벽 4시30분 헤즈볼라에 대해 선제타격을 했다. 헤즈볼라의 기습공격이 임박했음을 알아채고 먼저 대응한 것이다. 헤즈볼라는 5시에 320발의 다연장로켓 공격을 했지만, 이스라엘의 피해는 미미했다. 신속한 선제타격이 아니었다면 피해는 더욱 컸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200여 명이나 사망하고 250여 명이 피랍됐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수행하면서 팔레스타인 측도 3만8000명이 사망했다. 이렇듯 적의 공격에 대비하지 못해 전쟁으로 비화하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그래서 하마스와 연대하는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했다. 헤즈볼라와 전쟁이 발발하면 서안지구뿐만 아니라 레바논까지도 전장에 포함된다. 도발에 무르게 대응해 대대적 공격을 허용하면 이스라엘은 2개 전선에서 양면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과격파 제거 작전을 꾸준히 전개한다. 지난 7월 30일 국제테러범이자 헤즈볼라 군사지도자인 푸아드 슈크르를 제거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너를 죽이러 오는 자가 있나니, 일어나서 그를 먼저 죽이라.’ 유대의 격언이다. 적이 명백히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때, 이를 방관해 피해를 키우기보다는 사전에 막는 것이 응당 국가가 취해야 할 자세다. 물론 적국이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만으론 선제타격의 조건이 될 수 없다. 선제타격은 예방타격과는 달리 적 공격이 임박했을 때만 허용된다. 적대적 의도를 가진 상대가 병력과 무기를 동원해 공격을 준비하는 중이라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선제타격은 한국형 3축체계 가운데 킬체인과 같은 개념이다. 킬체인이 대응해야 하는 위협은 테러 집단의 로켓이나 드론 공격이 아니라, 북한의 전술핵 공격이다. 실패하면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만큼 국가적 사활을 걸고 준비해야 한다.

북한은 최근 ‘화성-11라’ 미사일 발사 차량 250대를 실전배치했다. 차량 1대에 4발의 화성-11라가 탑재되는데, 북한은 지난해 3월 ‘화산-31’ 전술핵탄두(파괴력 5㏏)가 화성-11라에도 장착될 것임을 암시했다. 즉, 전술핵이 탑재될 수 있는 미사일 1000발이 전방지역에 실전배치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킬체인의 중요성은 커졌다.

국군은 선제타격 능력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킬체인은 예산에 우선순위가 부여돼 각종 스마트 정밀타격무기가 각 군에 배치돼 있다. 그러나 타격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적의 의도와 움직임을 감시할 눈과 귀다. 정보 우세를 통해 적의 임박한 공격을 감시·판단하는 능력이 우선돼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겨우 지난해 말에야 ‘425’ 정찰위성을 우주 공간에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 9·11테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 공격도 모두 적(敵)의 기습을 사전에 탐지하지 못한 정보 실패에 기인한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도 적의 이상 징후를 탐지하지 못한 책임이 작지 않다. 우수한 정보 능력이 있어야 강한 군사력도 잘 활용할 수 있다. 한국형 3축체계에 우수한 정보 역량이 결합될 때 북핵 위협을 저지할 수 있다.

 
* 본 글은 8월 28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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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양욱

외교안보센터

양욱 박사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 전문가로서 20여년간 방산업계와 민간군사기업 등에서 활동해왔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군사기업 중 하나였던 인텔엣지주식회사를 창립하여 운용했다. 회사를 떠난 이후에는 TV와 뉴스매체를 통해 다양한 군사이슈와 국제분쟁 등을 해설해왔으며, 무기체계와 군사사에 관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왔다.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연구위원이자 WMD 센터장으로 북한의 군사전략과 WMD 무기체계를 분석해왔고,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실, 국방부, 합참, 방사청, 육/해/공군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북한의 군사동향과 현대전쟁에 관한 연구를 계속 중으로, 한남대학교 국방전략대학원,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군사혁신론과 현대전쟁연구 등을 강의하며 각 군과 정부에 자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