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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무차별적인 대걸프 공세는, 역설적이게도 미국·이스라엘의 압도적 군사력에 의해 수뇌부가 대거 제거되고 지휘통제 체계가 와해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궁지에 몰린 혁명수비대 강경파는 내부 조율 기능을 잃고 조직 생존에 급급해졌으며 그 결과 지역 단위의 파편화된 공격과 저가 드론 기반의 비대칭 전술을 감행했다. 이와 함께 위안화 결제를 통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요구, 소형 고속정 및 기뢰를 동원한 해상 비대칭 위협을 병행했다. 하지만 미국과 걸프 국가가 구축한 통합 방공망은 이번 전쟁에서 90%가 넘는 요격률을 기록하며 다층 방어 체계와 실시간 정보 공유·상호운용성의 전략적 가치를 입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 역시 미국의 역봉쇄를 유발해 자국 경제를 압박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다만 이번 전쟁은 걸프 안보 체계에 중저가 요격 체계 확보와 미사일 비축량 확대라는 당면 과제를 남겼다. 이에 GCC는 회원국 안보의 불가분성을 강조하며 집단안보 체제 마련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으로 걸프 국가는 이스라엘이 편입된 미 중부사령부(CENTCOM)를 중심으로 집단안보 체제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독보적인 감시·정찰 자산과 통합 지휘체계를 대체할 대안이 없는 데다, 미국의 개입에 대한 피로감보다 이란발 실존적 위협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미 UAE는 미국·이스라엘과 공조해 대이란 본토 공습에 참여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제한적 군사 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UAE와 바레인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구상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아이언빔이 UAE에 전격 배치되면서 이들 간의 안보 결속은 긴밀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고려해 외교적 헤징(Hedging)을 구사하나 안보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방어 체계를 수렴할 것이다. 결국 걸프의 안보 지형은 UAE의 선도적 참여와 바레인의 교두보 역할을 발판 삼아 미 CENTCOM에 기반한 통합 체계로 발전할 전망이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력과 걸프 국가의 자본, 자국의 지휘·정보 역량을 결합한 현지 조달형 집단안보 체제를 통해 역내 전략적 부담을 분산하려 할 것이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수석연구위원, 센터장
장지향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수석연구위원이자 지역연구센터 센터장이다. 외교부 정책자문위원(2012-2018)을 지냈고 현재 산업부, 법무부, 국방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사, 정치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연구 분야는 중동 정치경제, 정치 이슬람, 비교 민주주의와 독재, 극단주의 테러와 안보, 국제개발협력 등이다. 대표 저서로 중동정치를 비교분석한 «최소한의 중동 수업» (시공사 2023), 클레멘트 헨리(Clement Henry)와 공편한 The Arab Spring: Will It Lead to Democratic Transitions? (Palgrave Macmillan 2013), 논문으로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정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전망” (아산이슈브리프 2022), 『중동 독재 정권의 말로와 북한의 미래』 (아산리포트 2018), “Disaggregated ISIS and the New Normal of Terrorism” (Asan Issue Brief 2016), “Islamic Fundamentalism”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the Social Sciences 2008)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와즈 게르게스(Fawaz Gerges)의 «지하디스트의 여정» (아산정책연구원 2011)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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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연구원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터프츠 플레처 스쿨에서 국제안보 및 분쟁 해결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연구 관심 분야는 권위주의 체제, 평화구축, 분쟁 취약국 개발협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