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류

아산정책연구원은 2010년 9월 16일(목)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연구원 1층 강당에서 “정당정치와 여론조사: 정당의 후보공천과 정당간 후보단일화에 있어서 여론조사 활용의 문제”를 주제로 제3회 ASAN Symposium을 개최하였습니다.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명지대학교 김형준 교수, 아주대학교 문우진 교수, 동국대학교 박명호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하였고, 아산정책연구원 김지윤 박사,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서성교 행정관,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 조선일보 홍영림 기자가 토론자로 참여하였습니다.

기획의도

여론조사결과를 후보경선 혹은 후보 단일화의 방법으로 활용해야 하는가는 많은 논의가 필요한 주제입니다. 여론조사의 활용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자발적인 당원들의 상향식 공천방식에 한계가 있으며, 당내투표에 제한된 경선은 동원정치를 야기할 수도 있고, 여론조사를 고려해 결정된 후보자가 결선투표에서 더 큰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반면, 여론조사의 활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당내 사정에 민감하지 않은 일반 국민들이 정당을 대표하는 후보를 결정짓는 것은 모순이며 후보자의 보여 지는 이미지에 기대는 이미지 정치와 포퓰리즘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당원들의 당론과 민심의 차이가 클 경우, 정당정치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여론조사와 정당정치 분야에 전문가인 학자들과 실제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가까이서 지켜 보는 정치인, 언론인, 여론조사 기관 종사자들이 모여 이 주제에 대한 심도 있고 현실적인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발제자 발표 내용 (가나다 순)

김형준: “한국 여론조사 방식 문제점과 공직 후보 선출 대안 모색에 관한 고찰”

김형준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불완전하고 내재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거나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잘못된 정치적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대신 완전 국민경선제로 지칭되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오픈 프라이머리 역시 완벽한 제도가 될 수 없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는 보다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여야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하고, 국민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통해 참여 민주주의를 구현한다는 원칙에 기반한 한국형 오픈 프라이머리의 도입과 정착을 위한 생산적이고 예측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문우진: “여론조사 공천이 정당 정치에 미치는 영향: 위임문제(delegation problem)와 파급효과를 중심으로”

문우진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여론조사 공천방법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여론조사 공천이 초래하는 파급 효과들을 대의 민주주의에서의 위임문제라는 분석틀로 살펴보았습니다. 문 교수는 여론조사 공천 방법이 정당을 약화시키고 의원의 독립성과 인물투표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하였고 특히 대의 민주주의 정치과정에서 위임실패, 정치거래의 시장거래화, 정치참여의 감소 및 불평등한 정치참여 촉진, 그리고 책임정치의 약화라는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박명호: “여론 조사의 바람직한 활용 방향”

박명호 교수는 여론 조사를 정당의 당세가 약한 지역에서의 당세 확장과 지지자 확보를 위해 ‘제한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정당 정치 환경이 디지털 시대화 되는 추세에 부합하기 위해 안정적이지만 시대착오적일 수 있는 “조직으로서의 정당”보다는 “지지자 중심 정당”으로의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박 교수는 정당의 정치적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여론조사 사용을 무조건 지양하기 보다는 그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공직 후보 선정 과정의 개방성, 민주성 그리고 대표성을 제고하며 디지털 시대라는 정당 정치 환경에 부응할 필요성이 있다면, 균형의 다른 한편으로는 정당 제도화라는 목표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당 제도화라는 목표를 정당 정치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현실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박 교수는 주장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