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들어가면서 : 한미동맹의 시험기가   2018

2017년 한미 관계는 예상치 못한 여러 급변 상황으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직면했었다. 미국은 2016년 대선 결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를 맞이하게 되었고 미국의 국제 역할과 리더십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자유주의질서의 붕괴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한국은 스캔들과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정치적 변화가 이루어졌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고 수 차례의 부침이 있었다. 7월 1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의혹도 감소하였으나, 2017년 후반부로 올수록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 시작은 10월 31일 발표된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결과에서부터였다. 협의결과에 포함된 3不(No missile defense, No additional THAAD, No trilateral alliance among the U.S., Japan and Korea)은 미국의 불만과 우려를 초래했고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참여정부 2.0)에 대한 의문으로 연결되었다.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한미관계는 다시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2017년 12월 문재인-시진핑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한반도 4대 원칙(한반도 전쟁 불용,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합의와 “한중 운명공동체” 발언은 미국 내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다시 고개를 들게 하였다.

한미간 핵심 이슈인 북한문제와 대북공조는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는 한 한미간에는 별 이견이 없는 듯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 발표 이후 1월 5일 트럼프-문재인간 전화통화가 있기까지 한미간에는 대북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있는 듯 보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를 복원하고 국면전환을 모색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미국은 지금이 대화를 모색할 시기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대화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관한 고위급대화라는 점을 한국이 강조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는 한국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잠정결론이 났다. 그러나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되어 한국이 취한 조치는 대북공조에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이후 북한이 평화 및 대화공세를 지속하며 한국에 대해 선택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고, 북한의 평화공세에 맞선 한미간 협의와 공조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북핵문제 뿐만 아니라 2018년에는 한미간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 개정과 방위비분담이 가장 대표적인 문제이다. 이 두 가지 현안을 둘러싼 한미간 협상이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특히 돈과 일자리와 관련된 문제)를 통한 지지확보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미래사령부의 구조에 관한 문제도 해결해야 할 이슈이다.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라는 기존 합의가 준수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적으로 조기전환 주장이 커지고 있고 미래사령부의 구조(새로운 작전계획도 고민해야 할 사항임)에 대한 합의가 부재하다는 점은 한미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지역차원에서는 중국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인식과 접근법, 인도-태평양 지역차원 에서의 동맹의 의미와 역할, 그리고 한미일 3국 안보협력 문제도 한미간에 협의하고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2018년 한미관계는 그리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위대한 동맹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실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17년의 성과에 만족하거나 안일한 태도 한미관계를 다루려 할 경우 우리가 치를 대가는 예상외로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금년도 한미간에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이슈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과 행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한미간 주요 이슈들

1. 대북정책 공조

지난 1년간 증대되고 있는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은 강한 의지와 결의를 보여왔다. 북한은 김정은의 신년축사를 통해 동계올림픽 참여 의지를 밝혔고 평화공세를 펼치며 한반도를 임시적 긴장완화 모드로 몰고 갔지만 주요 당사국들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한미동맹은 보다 포괄적인 제재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무기와 관련된 북한의 기존 입장도 확고하다. 즉 2월까지 유지될 화해 분위기가 동계올림픽 이후 북미 대화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선제공격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한반도는 예측 불가한 분위기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지금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미국의 대북정책 옵션을 파악하고 앞으로 전개 가능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상대로 미국은 여러 가능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재 강화와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반응에 따라 군사적 행동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옵션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조성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에게 제재 완화와 평화협정, 외교관계 정상화와 주한미군 철수•감축 또는 연합군사훈련 중지 등을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이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트럼프 정부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미국 본토와 동맹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에 발간한 미국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미국 본토는 물론 동맹국들인 한국과 일본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 확산 가능성을 국제 안보 문제로 다루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방치할수록 위협은 악화되고 군사적 옵션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비핵확산방지 조약 (Non-Proliferation Treaty – NPT) 을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을 시도한 유일한 국가로 만일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경우 북한의 NPT 탈퇴에 굴복하는 사례를 남기게 될 뿐 아니라 NPT의 존립근거와 정당성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 된다. 즉 미국의 NPT에 대한 의지와 북한에 대한 위협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

협상이 불가능 하다면 또 다른 방법은 극단적인 군사행동을 통해 북한을 강제로 비핵화 시키는 방법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서는 제한적 선제공격(limited preemptive strike) 또는 예방공격(preventive strike)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선제공격은 상대방의 공격 징후가 명백할 때 선제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타격 범위는 위협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국은 선제공격으로 북한의 위협을 무력화하여 북한이 확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보복을 하지 않고 비핵화의 대화로 나오는 상황을 계산하고 있다.  예방공격의 경우 상대방의 공격 징후는 없지만 미래 공격에 앞서 예방적인 차원에서 적을 공격하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이 예방공격을 실시할 경우 이라크 전쟁과 같이 북한의 핵무기 시설은 물론 지휘 및 통제(command and control)를 제거하고 북한의 군사력을 무력화시킨 후 강제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다. 관건은 미국의 극단적 군사행동으로 인해 북한이 보복 공격을 할 가능성이다. 만약 북한의 보복으로 분쟁이 확전되어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물론 주변 국가들인 중국, 러시아와 일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한반도로 국한되었던 분쟁이 중국, 러시아 또는 일본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인해 더욱 포괄적인 지역적 분쟁으로 확장 된다면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의회 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CRS)이 지난 11월에 발간한 보고서의 의하면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1 CRS는 북한이 서울을 향해 1분에 박격포 10,000발을 발사 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분쟁 발생 1시간안에 발생할 사망자 수는 30,000~300,000명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만 적어도 2천500만명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객관적으로 고민해 봤을 때 한미동맹은 모든 면에서 북한을 상대로 확전의 주도권(“escalation dominance”)을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 북한은 패할 가능성이 높으나 승자인 미국과 한국은 그 대가로 많은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만약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입하게 된다면 한미일이 치르게 될 대가는 더욱 높다. 제임스 메티스 미 국방장관이 말했듯이 만약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 난다면 “파국적일 것이고”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의 일생에서 최악의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극단적인 군사행위는 매우 위험하고 피해 가능성이 높은 옵션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북한이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의 선제/예방 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은 2017년 7월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북한의 핵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옵션을 구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 라며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가 덴버 같은 도시를 파괴하는 것이어서 내가 해야 할 임무는 그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군사적 옵션을 마련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2

셋째 옵션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통해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는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이 방법은 더욱 포괄적인 제재와 군사적 압력을 통해 핵무기에 대한 북한의 기대와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핵무기가 보장하는 억제력이 오히려 북한을 위험한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북한은 핵을 포기 하거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과 체제 유지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의존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평가 하고 있다. 물론 체제 유지가 보장된 상황이라면 그 이상의 추가적인 조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함으로 파멸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셈법이 바뀔 수 있을까? 북한의 계산을 바꾸려면 체제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압박이 필요하다. 전쟁의 문턱까지 가던가 경제적인 봉쇄작전 또는 정보공작으로 북한 시민들의 여론을 바꾸는 방법을 활용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두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먼저 압박 수위를 높일수록 긴장은 고조 될 것이고 상대방의 계산 착오(miscalculation) 또는 오해(misperception) 가능성 또한 증가하며 의도치 않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될 수 있다.3 따라서 전쟁의 위험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자체가 북한의 핵무장 논리를 정당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만큼 북한이 미국의 의도에 대해 의심할 가능성이 있고 핵 개발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핵무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4그렇다면 미국이 압력을 가하더라도 북한은 핵 개발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논리를 따른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궁극적인 이유는 미국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5 즉 미국이 어떠한 자세나 입장을 유지한다 해도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군사행동을 취하여 북한의 강제적인 비핵화를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미국이 극단적인 군사 옵션을 심각하게 고려 하고 있다면 미국은 군사행동을 어떻게 시행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군사행위에 방아쇠가 있는지, 그리고 안전장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미국과 긴밀한 합의가 필요하다. 만약 한미의 대북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적절한 민방위 준비로 부수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군사적 행위를 시행하지 않는 한 최대의 압박과 관여만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마지막 옵션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되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냉전시대에 유지 했던 공포의 균형을 조성하는 방법이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을 봉쇄하여 핵무기 확산을 방지 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국방예산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신무기 개발이 필요하다. 방어 또는 공격형 무기를 통해 여러 군사적 옵션을 열어 놓고 준비 태세를 강화하며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넓혀야 한다. 신무기 개발과 구매는 물론 국방계획 또한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이 직면하게 될 문제는 중러북의 반응이다.

특히 한중 관계에 있어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으나 한미 동맹을 강화하며 군사자산과 준비태세를 확장한다면 중국의 안보위협 인식 또한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반응으로 짐작했을 때 이러한 예상은 놀랍지 않다. 문제는 한국이 이러한 시점에 도달했을 때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 이다. 사드 배치를 하나의 사례로 본다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우려되고 경제·외교·안보적 보복조치가 예상된다. 이에 앞서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인 의존도를 낮추고 안보적 리스크를 미일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관리해 나아 가야 한다. 물론 한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에게 한미 동맹의 억제력 강화와 북한 봉쇄 작전이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위에 거론된 네 가지 전략 중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옵션은 억제력 강화와 북한을 압박하고 봉쇄하는 방법이다. 이 전략은 한반도 비핵화를 단기적으로 포기하고 핵으로 무장된 북한을 어려운 현실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북한이 무력행위를 시도하거나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제약을 두는 방법이다. 비록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으나 인명 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분쟁을 피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전략에 대비해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며 한중/한러 외교관계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중/한러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다른 국가들과 통상·외교 관계를 더욱 확장시킬 필요도 있다. 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국방준비 태세와 군사기능을 지속적으로 향상해야 한다.


 2. 한미 자유무역협정

전적으로 한미 FTA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미 무역 교역량은 2007년 1060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40% 증가한 약 1450억 달러였다.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에 의하면 한미 FTA는 일자리 창출과 한국의 대미 투자를 촉진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6년 직접투자율(Foreign Direct Investment-FDI)을 살펴보면 409억 달러로 2011년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는 47,000개가 늘었고 1인당 평균 소득이 92,000 달러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6

그림1. 미국의 대한 무역

미국의 대한 서비스 무역흑자는 2010년 61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100억 달러로 약 60%나 증가했다. 미국의 상품수출 또한 2010년390억 달러에 비해 2016년에는 7%나 증가한 420억 달러였다. 미국 무역통상대표부에 의하면 미국의 한국 제조품 수출은2011~15년 사이 8.4%가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7 같은 시기에 미국이 한국으로 수출한 자동차가 2배 이상 증가했었고 대한 자동차 수출량이 전 세계 수출량에 비해 14배나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미 무역에 있어 문제점도 있다. 미국의 2016년도 상품 수출은 2011년에 비해 30억 달러가 감소한 426억 달러였고,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2011년의 54억 달러에서 2016년의 170억 달러로 약 3배 넘게 증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한 무역 적자를 흑자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올해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유권자 들에게 FTA 개선을 하나의 성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재협상을 통해 얻어내기 위해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올리거나 한국이 수출자율규제(Voluntary Export Restraint-VER)에 동의해야만 한다.

그림2. 미국 대한 무역

 

그림3. 미국의 대한 무역 상품 대 서비스

물론 한국의 자동차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 정책위원회는 대한 무역적자의 80%가 미국의 자동차 수출에 국한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수입 자동차는 자동차 시장의 15% 정도를 차지 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에서는 수입 자동차들이 총 공급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8 한국의 규제환경이 문제로 제기 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산 자동차의 수요는 가격과 품질 그리고 소비자의 개인 성향에 따라 좌우된다.  즉 자동차 규제를 완화해서 무역적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미국의 요구가 더욱 자유로운 무역이 아니고 무역적자를 흑자로 바꿀 수 있는 균형 잡힌 무역이라면 이러한 제안에 대해 한국 여론의 반대의견이 지배적일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FTA 가 폐지 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지난 11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서 1,0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한미 FTA 개정 협의 과정 중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있을 경우 ‘한미 FTA 폐기’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3.1%였다.9 이러한 결과가 정치적 이념 성향이나 연령대 또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지역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자유무역에 대해 낙관적인 편이다. 2017년 5월에 발간된 아시아 연구 네트워크 조사에 의하면 한국(63%)은 일본(50%), 인도네시아(53%), 호주(49%) 또는 중국(55%)에 비해 자유무역체제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한다.10 동맹국인 미국이 FTA개정에 있어 과도한 요구를 한다면 여론의 다수가 FTA 폐기를 지지한다는 것은 이 이슈에 대한 한국의 여론 인식이 얼마나 확고한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FTA 폐기는 미국과 한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미 의회 조사국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CRS)이 2014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은 한국의 2번째 무역 파트너로 한국의 한미 무역 의존도가 미국보다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11  한국은 미국의 6번째 무역 파트너이며 한미 FTA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자유 무역 협정 중 하나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FTA 가 파기될 경우 미국에게 160억 달러가 추가적인 무역적자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림4. GDP 대비 무역 비중

양국의 총 무역 교역량과 경제 규모를 비교해 보면 한미 무역은 미국 GDP의 0.01% 이하 수준이고 한국의 경우 약 0.07~0.08% 정도이다. 미국이 한국과 유지하고 있는 무역 수지는 전체적인 미국 경제수준을 고려하면 터무니 없이 작은 부분인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2016년 GDP는 18.6조 달러로 같은 해 한미 무역적자인 176억은 미국 경제의 0.0001%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에 비해 다소 작은 1.87조 달러이며 무역 교역량이 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 하고 있다. 즉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FTA가 종료되면 미국에 주는 영향은 미미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 경제에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를 문제 삼는 이유에는 이러한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유지하고 있는 무역 교역량은 유럽, 중국, 캐나다와 멕시코에 비해 20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한미 FTA가 폐기된다고 해도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공약이었던 FTA 폐기를 실천으로 옮긴 사례를 내세워 이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FTA 폐기 이후 무역관계가 어떻게 재정립 되는지에 따라 각국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산업연구원이 지난 6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FTA가 종료되는 경우 양국은 최혜국(Most Favored Nations-MFN) 세율을 상호 적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의 대한 관세율은 1.6%, 한국의 대미 제조업 관세율은 4%, 그리고 전 산업 관세율은 17.1%로 한국이 미국에 비해 높은 관세율을 적용 할 것으로 보고 있다.12 물론 미국이 통상정책을 수정하여 관세율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으나 미국이 단기적으로 단순히 FTA 폐기를 통해 대한 무역 수지를 흑자로 돌리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양국의 교역 감소는 생산과 소비 감소로 이어져 양국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한국 무역 수입 품목을 살펴보면 자동차와 기계 또는 다른 소비재 물품이 대표적이지만 미국이 한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의 대부분은 자동차를 제외한 기구 또는 산업용 부품과 식품들이다.  한국이 이러한 제품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대체하지 않는다면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산업보다는 소비자들이 한국 수출품에 대한 가격 인상으로 인해 불편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수입과 소비 자료를 비교해 보았을 때 상품소비와 수입이 서비스 소비와 수입에 비해 더욱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소비 보다는 상품 소비가 더욱 우려된다.

그림5. 미국 개인 상품서비스 소득 대비 상품서비스 수입

한미 FTA가 양국에 주는 경제적 효과를 떠나 자유무역협상의 정치와 상징적 의미를 평가할 필요도 있다.  한미 동맹 관계는 안보 조약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전통적으로 양국은 자유주의국제질서에 대한 가치와 정책을 선호해 왔다. 한국이 지난 60년 동안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거듭나고 IMF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 경제가 개방적인 무역 관계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은 통상관계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또한 성공적인 자유무역협정과 통상관계를 통해 한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며 한반도에서 리더십을 발휘 할 수 있었던 점도 인정해야 한다. 즉 한미 FTA 폐기는 동맹의 문제로 해석될 것이고 양자관계에 작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은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해야만 한다. 첫째로 한국의 안보협력 기반은 한미 동맹관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유무역협정이 폐기된다 하더라도 안보동맹의 기본 관계와 양국의 의무에 대해 재확인하고 가능하다면 확대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둘째, 한미 FTA 폐기 가능성과 그 역효과 문제에 있어서 다행히 한국은 세계 여러 국가와 많은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대시켜 나아가며 미국과의 통상관계를 조절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만약 한국이 FTA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경우 한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에게 얻을 수 있는 안보나 외교적인 요구 사항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즉 FTA 폐기를 하나의 경제적 패배로 인식하지 않고 기회로 삼는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

 

3.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미래지휘구조 문제

2018년 기간 중 한미 양국이 다루어야 할 주요한 안보문제 중 하나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미래지휘구조 문제이다. 취임 전후 문재인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에 관한 입장을 수 차례 수정해왔고,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과 신뢰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에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즉각 전환(실제 용어는 환수)을 주장하였으나, 취임 후에는 임기 내 전환으로 바뀌었다. 7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전환으로 다시 바뀌었다. 최근의 입장은 조기에 조건을 충족하여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즉 조건과 시기를 절충한 형태로 최종 입장이 설정되었다.

표1.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일지

송영무 국방장관은 2018년 국방부 업무보고를 통해 검증이전평가(pre-IOC : Pre-Initial Operation Capability)를 생략하고 바로 기본운용평가(IOC : Initial Operation Capability, 혹은 초기운용능력평가라고도 함)를 검증하여 전시작전권 전환 절차와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의 계획과 절차는 “검증이전평가→기본운용능력→완전운용능력(FOC: Full Operation Capability)→완전임무수행능력(FMC: Full Mission Capability)”이라는 4단계였다. 문제는 왜 검증이전평가를 생략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명확하고 설득력이 있는 답이 없다는 점과, 운용능력과 관련된 평가 대상과 기준의 적절성 여부이다. 한미 양국은 “전략동맹 2015”에 근거하여 6개분야13 110개 과제를 운용능력평가 대상으로 선정하였었다. 문제는 “전략동맹 2015”를 수립할 당시와 현재의 군사안보상황은 질과 양적 모두에서 큰 변화가 있었으며, 이러한 변화가 평가대상의 선정과 기준 설정에 적절히 반영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 대해 미국은 아래와 같은 인식과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를 노무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군사안보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이념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 현 상황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문제를 재검토하기에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 변화하는 북한 위협 대응에 필요한 능력(주요 무기체계 및 기획/지휘/운용 능력을 포함)을 목표하는 시간 내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또한 한국 정부의 빈번한 입장(정부가 바뀔 때마다 입장이 변경되어온 점) 변경은 전작권 문제에 대한 미국 내 피로감과 한국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방향에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협력적 자주국방”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전작권 문제를 통해서 본 문재인 정부는 “참여정부 2.0”으로 비추어지고 있고, 군사안보적 상황보다는 정치적/이념적 성향과 정체성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문제는 과거 럼스펠트 국방장관이 반미 분위기가 한국 내(특히 정부의 성향)에서 확산되는 것을 보고 전작권을 한국측에 조기 이양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과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많은 미국 내 전문가들은 동맹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미국 내 분위기는 북한의 위협이 근본적으로 변화(전략적 변화라고 평가함)하고 있고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 하에서 왜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에 관한 논의는 한국 방위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연합방위체제가 흔들리고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북한의 오판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전작권 전환은 미국의 대한반도 방위 의무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한국방위의 책임을 미군 장성이 맡고 있는 상황과 한국군이 맡고 있는 상황은 어느 정도의 지원전력을 미국이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능력이 획기적으로 확충되어 한국 주도 방어가 실현될 수 있는 상태라면 전작권 전환을 미룰 이유는 없지만 현재 그리고 당분간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자 전망이다. 이와 관련된 것은 한국의 군사력과 운용능력이 과연 목표하는 수준으로 향상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국방력 확충을 위해 국방비를 증액한다 하더라도 2020년대 초반까지 한국이 주도하는 한국방위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14 무슨 전력을 어느 시점까지 어느 정도를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한미간에 협의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주로 3축(Kill-Chain, KAMD, KMPR)과 관련된 전력증강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미국측은 기초전력과 전쟁지속능력부분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의 우려는 한국군 지휘관의 전쟁지휘통솔능력이다. 한국군의 기획과 실전 경험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전작권 전환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문제는 미래지휘구조이다. 즉 한국군으로 전작권이 전환되고 난 이후 어떠한 지휘구조를 가져야만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국방부는 “한국군 4성 장군을 사령관, 미군 4성 장군을 부사령관으로 임명해 현 연합사와 유사한 지휘·참모체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때 미측은 “통합단일지휘 체계(integrated single command structure)”가 유지되는 한 누가 사령관직을 맡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었다. 빈센트 사령관은 이 문제에 대해 직답을 피했고 그간 진행되어 왔던 논의가 중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을 다른 나라의 장성이 지휘한다는 것에 대해 워싱턴(특히 의회)의 분위기는 매우 부정적이고, 정서상 수용하기 힘든 방안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단일 지휘구조를 유지하여 군사적 효율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접근하여야 하며, 한국 장성의 지휘통솔능력을 미측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고 시행해야 한다.

 

4. 방위비 분담 문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한 여건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1991년부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합의에 관한 협상을 정기적으로 진행하여 분담금에 합의하고 집행해 왔다. 현재 9차 합의는15 2018년까지 유효하며 2018년 말까지 협의를 진행하여 합의를 도출해야 2019년부터 10차 방위비 분담 사이클로 들어갈 수 있다.

표2 한국의 방위비분담 현황

다가오는 10차 방위비 분담 협상이 지난 9차례의 협상에 비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아젠다이기 때문이다. 2017년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한국을 포함한 일본, 사우디, 그리고 유럽 각국들이 적정수준의 방위비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고, 2017년 7월 1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1차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의 불공정성과 함께 공정한 방위비 분담문제를 제기했다.16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와 입장과는 달리 의회를 포함한 미국측 분위기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분위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거나 협상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방위비 분담 총액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가장 핵심적 이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비용100% 분담을 요구한 바 있고, 이 액수는 약 2조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사드 배치, 증가되고 변화된 연합훈련의 횟수와 강도, 주한미군 전력 증강 등을 주장하며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100% 방위비 분담은 수용할 수 없으나, 어느 정도의 방위비 분담 증액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 문제가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감정적 앙금을 남기고 미국의 대한반도 방위공약의 약화(예를 들어 한국이 제공하는 수준으로의 주한미군 규모 축소 혹은 훈련 규모/횟수/내용 축소 등)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표3. 한국의 방위비 분담 체계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최대한 방위비 분담 증액 비율을 낮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위비 분담은 늘리되 반대급부를 확보하는 것이다. 첫 번째 방안과 관련하여 한국이 주장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미국산 무기구매이다. 한국은 미국 무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연간 약 6-7조원 가량의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방위비 분담 이외 부분에서 한국의 기여를 부각시키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한미간 방위산업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시장으로의 진출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안 모두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고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방위비 분담과 이 두 가지 문제를 연계하는 것에 부정적일 수 있다.

다른 방안은 방위비 분담액을 늘리되 반대급부를 확보하는 것이다. 보다 가시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확장억지조치를 요구하거나, 방위비 분담의 형식과 내용, 투명성 제고, 잔여금 이월 등에 관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요구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제공하는 방위비가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감독하는 장치를 마련하여 우리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5. 한미일 안보협력의 진전 그리고 인도-태평양구상에 참여

미국이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확대와 격상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안보도전을 둘러싼 안보협력을 현 수준보다는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하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으로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넘어 군수지원 협력을 확대하고,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과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지역차원에서의 안보문제를 중심으로 한 협력도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트럼프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인도-태평양 구상에 한국이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동맹수준의 안보협력(혹은 사실상의 동맹, virtual alliance)으로 만들어 가길 원하며, 한미동맹을 한반도를 넘어서는 지역차원의 동맹으로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문제를 둘러싼 미국 및 일본과의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배경에는 중국과의 관계와 한일간 역사문제가 깔려 있다.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지역 안보동맹으로 변환하지는 않더라도 한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다음 단계에 대한 입장과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17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임무분장과 체제가 필요한지를 판단하여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요구된다. 한국이 답을 피할수록 미국과 일본의 독자행동과 협력의 가능성은 증가하고 한국은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미일 안보협력에 소극적 혹은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기 보다는 참여를 통해 한국의 입장이 반영되고 조정될 수 있도록 하는 접근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또 한 가지 한국이 고려해야 할 사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동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발표한 “인도-태평양 구상”이다.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해서는 아직 미국도 구체적인 개념이나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2018년을 경과하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구상을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구상에는 인도, 일본, 호주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각기 다른 이해와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 중 유일하게 한국은 이 구상에 대해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 배경에는 인도-태평양 구상이 대중국 봉쇄 전략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고, 한국이 인도-태평양 구상에 참여할 경우 한중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태평양 구상이 구체화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보인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구상에 참여할 경우 한국은 또 하나의 전략적 수단을 확보하게 되고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참여를 거부할 경우, “중국 경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탐색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처음부터 참여를 통해 한국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하는 접근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나가면서: 한미동맹의 구조적 변화?

2018년은 한미동맹의 시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 뿐만 아니라 한미자유무역협정 개정과 방위비분담은 물론 전시작전권통제권 전환에 있어 한미 정부의 입장이 갈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가장 우려해야 할 점은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성향과 미국의 내부정치 상황이 한미 관계에 주는 영향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적 성과를 통해 유권자의 지지율을 확보하려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자유무역협정과 방위비분담은 물론 북한문제를 통해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내부 정치 환경 또한 주의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에 있어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조기전환 주장이 제기 되고 있는 상황이고 미래사령부의 구조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차원에서는 중국문제를 비롯해 증가하고 있는 북한 위협을 대상으로 한미간 인식과 접근법 그리고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2018년은 그 어느 때 보다 더 한미관계에 있어 구조적인 변화가 가능한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양국 입장에 차이가 있는 만큼 동맹에 대한 접근방식이 신중해야 하는 반면 한국의 국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과 행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들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Kathleen J. McInnis, Andrew Feickert, Mark E. Manyin, Steven A. Hildreth, Mary Beth D. Nikitin, Emma Chanlett-Avery, “The North Korean Nuclear Challenge: Military Options and Issues for Congress,” CRS, 2017. 11. 06.
  • 2. Nahal Toosi. “Dunford: Military option for North Korea not ‘unimaginable’,” Politico, 2017. 07. 22.
  • 3. Robert Jervis. 1976. Perception and Misperceptions in International Politics.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J.
  • 4. Robert Jervis. 1978. “Cooperation Under the Security Dilemma,” World Politics, 30(2): 167-214.
  • 5. James D. Fearon. “The big problem with the North Koreans isn’t that we can’t trust them. It’s that they can’t trust us,” Monkey Cage, Washington Post. 2017. 08. 16.
  • 6. Troy Stangarone, “Withdrawing from KORUS: an own goal for the United States,” PacNet #35, 2017년 5월 3일.
  • 7. Fact Sheet: Four Year Snapshot: The US-Korea Free Trade Agreement. Office of the US Trade Representative. 201.03.14. https://ustr.gov/about-us/policy-offices/press-office/fact-sheets/2016/March/Four-Year-Snapshot-KORUS#
  • 8. Brian Padden. “US Auto Execs Agree with Trump on Unfair South Korea Trade Deal.” VOA News. 2016년 7월 28일.
  • 9.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미FTA 폐지 등 KSOI 11월 정기여론조사 결과.” 2017년 11월 12일.
  • 10. Simon Jackman, Gordon Flake, et al., “The Asia Research Network: Survey on America’s Role in the Indo-Pacific.” United States Study Centre at the University of Sydney and Perth USAsia Centre at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May 2017.
  • 11. Brock R. Williams, Mark E. Manyin, Remy Jurenas, Michaela D. Platzer. “The US-South Korea Free Trade Agreement: Provisions and Implementation.” CRS. 2014.09.16.
  • 12. “한미 FTA 재협상과 우리의 대응 방향” i-KIET 산업경제이슈, 제21호, 2017.06.05
  • 13. 6개 분야는 전구작전지휘체계, 군사협조체계, 신작전계획, 전구작전수행체계, 전작권 전환 기반, 연합/합동연습체계 구축 등이다.
  • 14. 국방부는 2018년 업무보고에서 연합방위를 주도하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와 관련, 6월 중으로 기존에 수립했던 계획을 재검토하고, 이 검토 결과를 고려해 2019년 예산과 5년 단위 국방중기계획,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등의 조정 소요를 판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국방예산 중 방위력개선비의 비중을 올해 31%에서 내년 33%, 2023년 37%로 각각 상향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5. 9차 협의에서 한국과 미국은 1차년도(2014년)에 9200억원을 제공하고 매년 전년도 물가상승율 수준의 증액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 16.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미국이 기대한 수준으로 ‘조정’되지 않으면, 방위조약 철회 또는 동맹국들의 핵무장까지 용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있다.
  • 17. 미국, 특히 군 인사들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역할과 참여를 강조하고 있고, 한국이 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불만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와 관련된 협력의 강화, 대잠수함 작전, 대기뢰작전 등을 주요 협력 항목으로 보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유사시 민간인 소개문제도 협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bout Experts

최강
최강

연구부문

최강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부원장이자 수석연구위원이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립외교원에서 기획부장과 외교안보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동 연구원에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교수로 재직하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미주연구부장을 지냈다. 또한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아태안보협력이사회 한국위원회 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국제군축연구실장,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방현안팀장 및 한국국방연구 저널 편집장 등 여러 직책을 역임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정책기획부 부장으로서 국가 안보정책 실무를 다루었으며, 4자회담 당시 한국 대표 사절단으로도 참여한 바 있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구분야는 군비통제, 위기관리, 북한군사, 다자안보협력, 핵확산방지, 한미동맹 그리고 남북관계 등이다.

J. James Kim
J. James Kim

워싱턴 사무소, 연구부문

J. James Kim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미국연구프로그램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Columbia University 국제대학원 겸임 강사이다. Cornell University에서 노사관계 학사와 석사학위를 마치고 Columbia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ersity, Pomona의 조교수(2008-12)와 랜드연구소의 Summer 연구원(2003-2004)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주요연구 분야는 비교민주주의 제도, 무역, 방법론, 공공정책 등이다.

김선경
김선경

연구부문

김선경은 아산정책연구원의 연구원이다. 한양대학교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파리 Sciences Po 대학원에서 국제 안보(International Security)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관심분야는 동북아시아 안보, 핵안보 체제, 북한 핵문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