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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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신화 만든 코스타리카의
곤잘레스 외교장관 연구원 방문

“한국‘꽃보다 할배’팀
이슬라 누블라스 섬 방문 뒤
커피 투어로 마무리 했으면”

고명현 박사 mhgo@asaninst.org

한ㆍ중남미 고위급 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한 마누엘 곤잘레스 산스 코스타리카 외교부 장관이 지난 1일 본 연구원을 방문했다.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Luis Guillermo Solis) 대통령의 초대 외교부 장관인 그는 변호사 출신으로서 통상부 장관, 유엔대사를 역임했다.

코스트라카에 대한 한국의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서울을 방문한 곤잘레스 장관은 함재봉 원장 등 연구원의 전문가와 면담을 갖는 자리에서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투자와 경제 교류를 위해 지리적 거리보다 더 먼 두 나라간의 심리적 거리를 줄여 코스타리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고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곤잘레스 장관은 “코스타리카는 천연자원도 유명하지만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진출했을 정도로 인적 자원도 탄탄하다”며 “지금까지는 미국이 이 분야의 중요 수혜자였지만 앞으로 한국도 진출해 혜택을 얻었으면 한다”며 “한국의 코스트리카 투자는 현재 4억 달러 정도로 크지 않으며 투자가 활성화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행한 마누엘 로페즈 주한 코스타리카 대사는 “사해라는 이름의 섬유 회사가 조만간 투자할 예정”이라며 “우리 나라는 중남미의 한국학 중심지이며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강조했다.

Costa-Rica-Map

코스타리카 지도

이에 연구원 측은 코스트리카가 ‘지구촌 행복지수 랭킹 1위’의 국가이며 국토의 반이 원시림으로 덮여 웰빙과 환경관광지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점, 특산물인 커피에 관련한 관광코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특히 코스트라카의 이슬라 누블라(Isla Nublas,구름섬)섬이 스티븐 스필버거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 쥬라기(Jurassic) 공원의 배경이라는 점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코스타리카엔 한국인이 좋아하는 요소가 많으며 이런 아이템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한국의 미디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인기 방송중인‘꽃보다 할배’ 출연진이 이슬라 누블라 섬을 환경 관광한 뒤 커피 투어에 나서는 미디어 이벤트를 코스타리카 측이 추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장관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동의했다.

또 연구원 측은 코스타리카를 중남미의 한국학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과 코스타리카가 강조하는 인권정책이 한국에 참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타리카는 인권정책이 대외정책의 중요 축이며 현지엔 미주 인권재판소가 있다.

◇코스타리카=인구 500만 명 정도인 이 나라는 영국의 씽크탱크인 신경제재단 (New Economic Foundation)이 2009년과 2012년 발표한 지구촌 행복지수 랭킹 1위의 국가다. 대한민국은 63위. 코스타리카는 150년 가까이 민주주의를 유지해온 몇 안되는 나라의 하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달리 원주민 수탈의 역사가 없었고 자작농 중심의 농업을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해 왔다.

1949년엔 군을 해산해 모든 중남미 국가들이 시달려온 군의 정치개입을 원천 봉쇄했다. 안보 측면에선 무력 대신 다자간 안보체제에 집중했다. 코스타리카는 대다수 서유럽 국가들보다 먼저 인권을 국가적 이익에 결부시키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외교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1969년엔 미주인권조약(American Convention of Human Rights), 또는 조약이 서명된 코스타리카 수도의 이름을 딴 ‘산호세 조약’을 체결했다. 중남미에선 1980년대 후반까지 군사독재가 지속됐음을 생각할 때 시대를 앞선 행보라고 평할 수 있다. 이후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코스타리카가 내 건 인권과 사회정의라는 가치는 거의 모든 중남미 국가 정책에 반영됐다.

Oscar Arias

오스카르 아리아스 (Oscar Arias) 대통령

코스타리카는 인권과 지역평화라는 가치를 ‘에스끼뿔라’ 조약에 반영, 극심한 내전에 시달려온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같은 나라들로 하여금 체결에 합류하게 함으로써 지역 평화 구축에 크게 기여한다. 이를 입안한 오스카르 아리아스 (Oscar Arias) 대통령은 198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