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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댜오위다오(Senkaku/Diaoyu Dao) 분쟁은 동중국해 분쟁을 대표하는 일본과 중국 간 분쟁이다. 특히 영토 분쟁과 해양 분쟁이 결합되어 있는 이 분쟁은 이미 잘 알려진 분쟁임에도 최근 분쟁 양상이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을 개관하고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분쟁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센카쿠/댜오위다오는 일본 오키나와 섬으로부터는 약 410km, 중국 본토로부터는 약 330km, 대만으로부터는 북동쪽으로 약 170km 떨어진 위치에 있다. 센카쿠/댜오위다오는 5개의 섬과 3개의 암초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중국은 이 지형들 중 가장 큰 섬을 ‘댜오위다오’라 부르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은 가장 큰 이 섬을 ‘우오쓰리’(Uotsuri)라 부른다.

센카쿠/댜오위다오를 놓고 일본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대만 간 분쟁은 상당히 격렬하다. 기본적으로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영토 분쟁이다. 청일전쟁 중이던 1895년 1월 일본은 센카쿠/댜오위다오 중 몇몇 섬들을 ‘오키나와 현’ 소속으로 일본 영토로 편입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청일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체결된 시모노세키 조약 제2조는 중국(청나라)이 일본에게 대만 및 대만에 부속된 모든 섬들 그리고 팽호 열도를 할양할 것을 규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체결된 1951년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에 따라 일본은 대만(및 대만에 부속된 모든 섬들) 그리고 팽호 열도를 포기했으나 (일본에 의해 오키나와 현에 속하게 되었던)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는 명시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오키나와 현은 1972년까지 미국을 시정권자로 하는 신탁통치 하에 놓이게 된다. 오키나와 현이 일본으로 반환되는 과정에서 일본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센카쿠/댜오위다오도 일본으로 반환될 예정이었는데, 대만과 중국 모두 공식적으로 이에 반대하면서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대표적인 동중국해 분쟁으로 떠오르게 된다.

특히 가장 큰 섬인 우오쓰리/댜오위다오를 포함하여 몇몇 섬들은 일본인이 사유하고 있었는데,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이를 ‘국유화’하면서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하나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극에 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댜오위다오에 대한 각각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일본은 1895년 당시 ‘무주지’였던 센카쿠/댜오위다오를 일본 영토로 편입했고, 특히 센카쿠/댜오위다오가 오키나와 현 소속으로 편입되었기 때문에 센카쿠/댜오위다오는 오키나와 현의 운명과 함께 할 수밖에 없으며, 오키나와 현이 일본으로 반환된 이상 센카쿠/댜오위다오에 대한 주권은 당연히 일본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센카쿠/댜오위다오는 역사적으로 중국인이 처음 발견한 중국의 고유영토이며, 대만에 부속된 섬들인데,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일본에게 대만과 함께 할양되었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대만도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이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일본이 1951년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에 따라 대만(및 대만에 부속된 모든 섬들) 그리고 팽호 열도를 포기한 이상 당연히 대만에 부속된 센카쿠/댜오위다오의 주권도 대만(중국의 입장에서는 중국)에게 회복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영토 분쟁을 넘어 해양 분쟁으로도 간주될 수 있는가?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이후 중국 관공선이 센카쿠/댜오위다오의 ‘접속수역’ 및 ‘영해’에 나타나는 횟수 자체가 급격히 증가했다. 사실 2009년만 해도 중국 관공선은 단 한 번도 센카쿠/댜오위다오의 접속수역 및 영해에 진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센카쿠/댜오위다오의 국유화 이후 2016년~2017년경까지 평균적으로 매월 센카쿠/댜오위다오의 접속수역에 약 50척 이상 그리고 영해에는 약 10척 정도의 중국 관공선이 진입했다. 이러한 양상이 2018년에는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2019년 이후 다시 증가하여 센카쿠/댜오위다오의 접속수역에 매월 100척 정도의 중국 관공선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급기야 2020년 10월에는 중국 해경 함정이 센카쿠/댜오위다오의 ‘영해’에 약 57시간 정도 머무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영토 분쟁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중국은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를 해양 분쟁으로 치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중국 관공선의 센카쿠/댜오위다오 주변 수역 진입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퇴거를 요구하고 외교적 경로를 통해 엄중하게 항의하는 선에서만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최근 몇몇 이슈로 인해 더욱 악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11월 공개된 중국 해경법(안)이 무기사용 문제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일본은 이러한 무기사용의 대상으로 센카쿠/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을 항행하는 일본 어선(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또한 2020년 11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센카쿠/댜오위다오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범위에 속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대하여 중국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 아니다. 해양 분쟁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일본과 중국 간 분쟁이 미국과 중국 간 분쟁으로 확대되는 경우 동북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최대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비록 한국은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나 2020년 10월과 11월을 기점으로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 본 글은 2021년 1월호 해군지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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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범
이기범

국제법센터

이기범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국제법센터 연구위원이다.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법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법학박사 학위 취득 후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광운대학교, 전북대학교 등에서 국제법을 강의하였다. 주요 연구분야는 해양경계획정, 국제분쟁해결제도, 영토 문제, 국제기구법, 국제법상 제재(sanctions) 문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