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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는 두 나라가 군사기밀을 주고받기 위한 법적 보장 장치로 서로 상대국으로부터 제공받은 군사기밀을 제3국 또는 제3자에 누설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협정이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위협이 커지자 이와 관련된 정보를 우선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협정을 2016년 11월 체결했다. 2011년 체결 여부로 한 차례 파동을 겪은 이후 5년 만에 다시 체결을 하게 된 것이다.

지소미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군사적인 위협과 관련된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오는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국이나 일본에 수분 안에 도달하기 때문에 이를 먼저 탐지한 나라가 협정 상대국에 제공함으로써 방어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방위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효율적으로 협조하기 목적도 존재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팽창에 따른 동아시아 전체에 다가올 위기에 한·미·일이 연대해 대처하려는 미국의 글로벌 안보전략에 참여하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2017년 발사한 ICBM은 일본 열도를 지나 태평양 상공에서 소실됐는데 한국이 보유한 레이더 탐지 거리 너머였다. 당시 일본은 ICBM의 탄두가 대기권에 고속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고열과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수㎞ 상공에서 해체된 과정을 탐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북한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중요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위기와 복원 필요성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우리 군의 그린파인 레이더 탐지거리 밖이어서 미사일의 최종 낙하에 따른 기술 정보를 일본으로부터 지원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거의 한국을 표적으로 하는 무기다. 일부에서는 동해로 가는 미사일의 최종단계를 우리가 알 필요가 있나 하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사전에 그 궤적과 비행의 최종단계를 파악해 놓아야 우리 쪽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일본은 한국이 수집할 수 없는 북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동해안에 배치된 일본의 각종 정보수집 레이더, 조총련 커넥션으로 확보할 수 있는 북한 정보 등이 있다. 또한 유사시에는 한국을 돕기 위해 증원되는 미군 병력과 물자 및 무기, 유엔군 등이 주일미군기지를 경유해 한반도에 투입된다. 따라서 지소미아에 근거해 일본이 신속하게 한국을 지원할 수 있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한·일은 등가원칙에 따라 2급 이하 군사정보를 교환했다고 하는데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하다는 점에서 한·일 지소미아의 의미를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인 한국의 인식과는 달리 미국이 생각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은 다목적이다.

미국의 경우 북한 위협 억제 못지않게 중국을 대상으로 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전개하고자 한다. 또한 한·미·일 자체로 끝나지 않고 호주,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그리고 인도에 이르는 동맹 및 우방국 네트워크를 연결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이기주의적 행보, 아베 정부의 역사수정주의, 그리고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우선적 사고로 인해 한·미·일 협력에 위기 징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동맹 네트워크 강화와는 반대의 움직임이다. 동맹국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미국 주도의 네트워크에 동맹국들의 기여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협력의 당사자인 한국이나 일본 모두 미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받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유사하다. 그렇다보니 안보협력이 활성화되기 보다는 내부적인 갈등만 쌓이고 있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한·일간 협력의 장애물이다. 그 결과 아베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순탄한 때는 한 번도 없다시피 되었다. 물론 한국의 대응이 매번 적절했던 것은 아니다. 의도적으로 아베 총리를 외면했던 시기가 있었고 현 정부 들어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일본의 교섭 요청을 무시함으로써 상황이 악화된 측면도 존재한다. 역사 문제만 빼고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을 공유하는 근접한 이웃 나라로서 관계가 나쁠 이유가 없는데 여전히 남아 있는 역사문제에 대한 불편함이 양국관계와 한·미·일 안보협력의 장애가 되고 있다.

한국의 남북관계 우선주의 역시 한·미·일 안보협력의 장애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 한국은 북한의 현존하는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왔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북한의 핵능력과 첨단 재래식 능력을 고려할 때 이미 한국 단독으로는 북한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며 다른 한편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온 것이다. 문제는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된 작년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의 거부감을 반영해 그런지 몰라도 한·미·일 안보협력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미·일 안보협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북한 핵위협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다. 강대국 간의 경쟁이 거세질 경우 북한 핵문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미·중·러 모두 서로간의 사활적 경쟁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며, 북한 핵문제는 관리 정도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한은 이러한 정세를 적극 활용하며 핵보유를 고착화 하려 들 것이다. 자칫 미국이 이러한 북한의 핵보유 의도를 꺾지 못하고, 국내정치용 임시방편으로 일관한다면 지난 30년간의 비핵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북한 핵문제가 주변 정세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역내 강대국의 입장차에 기인한다. 미국은 역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북한으로부터 비롯되는 핵무기 및 기타 군사적 위협을 해결하려는 입장이다. 반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개발 자체를 달가워하진 않지만 미국의 역내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가진 것으로 파악한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성공한다면 궁극적으로 한미동맹과 미국의 한반도 주둔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으로서는 북한 카드를 적극 활용해 역내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 한다. 국제사회의 과도한 압박으로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거나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할 경우 미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만일 이를 우려한 중국이 북한을 품에 두고자 보이지 않는 지원을 한다면 비핵화 협상은 성공하기 어렵다. 북한은 중국의 지원을 배경으로 미국과 보다 지루한 협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지쳐 양보를 하게 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물건너 가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북한의 핵보유 의도를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효율적인 외교를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은 외교적 고립 속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미동맹의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의 복원은 우리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다.
 
* 본 글은 11월 07일자 미래한국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About Experts

신범철
신범철

안보통일센터

신범철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다. 1995년 국방연구원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한 이래 국방연구원 국방정책연구실장(2008), 국방현안연구팀장(2009), 북한군사연구실장(2011-2013.6) 등을 역임하였다. 신 박사는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2009-10)과 외교부 정책기획관(2013.7-2016.9)을 역임하며 외교안보현안을 다루었고, 2018년 3월까지 국립외교원 교수로서 우수한 외교관 양성에 힘썼다. 그 밖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국회 외통위, 국방부, 한미연합사령부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북한군 시크릿 리포트(2013)” 및 “International Law and the Use of Force(2008)” 등의 저술에 참여하였고, 한미동맹,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학술지와 정책지에 기고하고 있다. 신 박사는 충남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하였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군사력 사용(use of force)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