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반을 넘어서는 2018년 말 시점에서 볼 때 외교안보 부문에서 가장 많은 자원이 투입된 부분은 한반도 문제와 북한의 비핵화 과제다. 이와 함께 꾸준히 추진된 외교정책이 동북아평화플랫폼,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으로 구성되는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구상이다. 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 구상에서 동북아평화플랫폼, 신북방정책은 한반도 문제와 연관된 부분이 있다. 2018년 북한 변화 가능성과 함께 동북아평화플랫폼, 신북방정책은 많은 기대를 모았다.

반면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인도와 경제관계에 무게가 주어지면서 상대적으로 한반도 문제와는 큰 연관성이 없는 것 처럼 여겨졌다. 지난 5월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것을 제외하고 신남방정책과 한반도 문제의 직접 연관성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신남방정책 추진이 이제 2년차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신남방정책 추진의 추가적 동력을 얻기 위해, 그리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 추가적인 도구를 확보하기 위해 신남방정책과 한반도 문제를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 아세안 지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세안이 한반도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면 북한 비핵화를 넘어선 경제 개방, 북한 내부 개혁, 그리고 외교적 정상국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의 외교, 안보, 전략적 잠재력에 주목해야 하고, 한국 정부는 신남방정책, 특히 신남방정책의 평화협력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아세안은 한반도 문제에서 남과 북 사이 중립적이면서도 양쪽과 모두 일정한 협력 관계를 가진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신남방정책은 이런 아세안의 특성과 그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아세안의 특별한 역할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신남방정책이 추구하는 3P, 즉 사람 (people), 번영 (prosperity), 그리고 평화 (peace)의 원칙이 북한의 개혁과 개방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북한의 장기적 변화를 비핵화 이전과 비핵화 이후의 두단계로 나눌 때 특히 비핵화 이후 북한 개혁과 개방에 아세안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과 아세안이 신남방정책 평화협력의 하나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양측 모두가 작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성취하고 아세안은 개방된 북한이라는 경제적 기회를 활용하고 지역 평화, 안보 문제 해결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세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

 

기존 한국의 아세안 정책이 보인 한계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한국의 대 아세안 정책과 아세안의 한반도 문제 관여 의지는 지속적으로 엇박자를 냈다. 한국이 북한 문제 관련 아세안의 지지를 요청할 때 아세안은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생각이 없었고, 반면 아세안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보일때는 한국이 아세안을 변수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세안의 한반도 문제에 관한 인식이 일부분 이런 엇박자를 가져오는데 영향을 주었다. 즉, 지역평화 문제인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이를 강대국의 문제로 인식하고 한반도에 관여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곤란한 상황을 우려해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소극적 태도를 가졌다.

그러나 이런 엇박자의 중요한 원인은 한국에 있다.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면서도 아세안을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행위자로 여긴 적이 별로 없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의 대 아세안 시각은 도구주의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시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만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접근을 강화했다. 북한의 도발을 비난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등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적극적 비판, 행동을 주문했다. 과거 냉전 시기 비동맹권에 대한 외교를 답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아세안 국가들 입장에서는 남북 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남북관계의 긴장은 필연적으로 남측 혹은 북측 중 하나의 상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아세안의 외교, 대외정책 전통상 이런 양자택일 상황에서 아세안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더 나아가 한반도 긴장국면은 그 이면에 미국과 중국이라는 변수도 있다.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간접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 선택의 문제도 된다.

한반도 상황이 대화국면에 있을 때 아세안은 보다 한반도 문제에 적극 관여한다. 남북 사이 대화 국면에서 남북대화의 지속,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주문은 남북 사이 어느 일방으로 기우는 입장이 아니다. 더 나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아세안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 전략적으로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시기 한국은 한반도 대화국면 관리를 위해서 아세안 등 지역, 국제적 여론을 관리하여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보다는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해 강대국 쪽에 외교적 자원을 더 투입해왔다.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아세안은 주요 외교적 노력의 대상이 아니었고, 아세안의 보다 적극적 역할 제안은 한국 정부에 의해서 크게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한반도 문제, 북한 핵문제에 있어 한국이 아세안에 대해서 가졌던 도구주의적 관점, 즉 아세안을 한국이 필요할 때는 이용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방치하는 접근법은 몇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한반도 문제라는 중대한 안보 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한과 이를 둘러싼 강대국간 문제로 파악하는 관점이 아세안을 주변적 변수로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아세안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이고 지역이나 글로벌 안보 문제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약소국 집합이라는 우리 시각도 아세안을 도구화 하는데 일조했다. 아세안을 약소국, 개발도상국 집합으로 판단하는 순간 아세안이 한반도 문제 관리 및 해결에서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크게 평가절하된다. 아세안이 북한 문제 해결에서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이런 재평가를 바탕으로 어떻게 아세안을 한반도 문제에 관여시킬 것인가 고민할 때 신남방정책은 한-아세안 협력관계의 심화 외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된다.

 

북한과 동남아 관계

신남방정책이 한반도 문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먼저 북한과 동남아 국가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북한과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이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서로 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도발이 있던 시기에도 아세안-북한 관계는 큰 변화가 없었다. 북한은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경우 동남아 방면에서 활로를 모색할 정도로 동남아를 중요한 상대로 생각한다.1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 11월 말 리용호 북한 외상은 베트남을 방문해 상호 경제협력과 개혁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고 보도되었다.2

북한이 동남아 방면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것은 북한이 다른 국가나 지역에 비해서 아세안 지역, 아세안 국가들은 훨씬 편안한 상대로 본다는 의미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아세안 국가들과 북한 사이 역사적, 정치-외교적, 그리고 경제적 관계를 살펴보면 북한과 아세안 국가들 관계가 어느 정도이고, 아세안이 북한에 대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한국은 아세안 국가와 긴밀한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답을 찾을 수 있다.

먼저 북한과 동남아 국가간 공식적인 관계를 보면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북한과 수교를 하고 있다. 아세안 10개국 모두가 남북한 동시수교 국가들이다. 이 국가들 중에서 북한은 브루나이와 필리핀을 제외한 8개 국가에 공관을 설치하고 있다. 반면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는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만이 평양에 공관을 설치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2017년 벌어진 김정남 암살사건 이후 현재는 평양의 말레이시아 대사관과 쿠알라룸푸르의 북한 공관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양자간 수교연도는 개별 국가의 사정에 따라 다른데 과거 공산권 국가, 비동맹 운동 (Non-Aligned Movement)에 활발했던 국가들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수교연도가 비교적 빠른 편이며 나머지 국가들은 대부분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수교를 했다. 필리핀 (2000년), 브루나이 (1999년)은 비교적 늦은 편이고, 중간에 단교를 했던 미얀마는 2007년 국교를 재개했다.3

북한과 아세안 국가의 역사적 관계는 더욱 긴밀하다. 이 역사적 관계에서는 특히 개인적 친분과 유대 관계가 크게 작용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Sukarno)와 북한 김일성의 관계다. 북한과 인도네시아는 모두 비동맹운동에서 매우 중심적인 국가였고, 수카르노 전 대통령과 김일성의 친분 관계는 여기서 비롯된다. 두 사람의 친분 관계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예는 1965년 김일성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였다. 이 방문에서 수카르노는 김일성과 함께 보고르 가든 (Bogor Garden)을 방문해 즉석에서 마카사르 (Makassar) 산 난초에 김일성화 (Kimilsungia)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4

캄보디아도 북한 지도부와 개인적 친분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캄보디아의 경우 전 국왕인 시하누크 (Norodom Sihanouk)와 김일성 사이 친분 관계로부터 양국 관계가 시작된다. 두 사람의 관계 역시 비동맹 운동에서 만들어졌다. 시하누크 국왕이 북한 망명시절 김일성은 저택을 지어 시하누크가 머무를 수 있도록 했고, 시하누크가 캄보디아로 돌아갈 때 북한군을 경호원으로 대동하도록 했다.  이런 친분 관계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 한 예가 바로 프놈펜의 김일성 거리 (Kim Il Sung Boulevard)다.

그림 1

그림 1. 김일성화 (Kimilsungia, 왼쪽)와 프놈펜의 김일성 거리 (오른쪽)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는 역시 여전히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에서 발견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베트남과 라오스다. 베트남은 여전히 공산당 통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이념을 공유하는 틀 안에 묶여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당대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역시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라오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북한과 베트남, 라오스 사이에는 지난 10년만 봐도 거의 매년 당 서기장, 국회의장 (최고인민회의 의장, 상임위원장), 총리, 장관급 (외상, 외교부장관, 공안부장관, 인민무력부장, 군 총참모장) 등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과 아세안 국가 사이 경제 관계는 점차 약화되는 추세다.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의 경제관계 및 국가 관계가 긴밀해지고, 상대적으로 북한 경제가 낙후되는 추세 속에 자연스러운 변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세안 몇몇 국가들은 꾸준히 북한과 지속되는 무역관계를 가지고 있다. 북한 무역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지만 북한의 무역 상대국 10위 안에 꾸준히 아세안 국가가 포함된다. 최근 몇년간 꾸준하게 싱가포르와 태국은 북한의 10대 무역국에 속했다. 2016년 이후에는 필리핀도 10위권 안으로 새로 진입했다 (부록 1 참조). 양자 무역관계를 넘어서 북한의 기업들이 동남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김정남 암살사건에서 확인되었던 말레이시아의 북한 기업, 그리고 과거 청천강호의 운송비용을 지불했다고 알려진 싱가포르에 등록된 진포해운 등이 대표적인 동남아 지역에 법인화 된 북한 기업들이다.5

여기서 언급된 북한과 아세안 국가 관계는 몇몇 잘 알려진 관계이며, 그 이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소한 교류관계들이 훨씬 많다. 북한의 이미지가 국제사회에서 나빠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북한과 아세안 국가 사이의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여전히 동남아 국가들을 가장 가까운 국가들로 생각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강대국도 아니며, 북한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국가들도 아니고, 핵개발 등에 대해서 앞장서 북한을 비난하지도 않았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경우 앞서 언급한 바 처럼 아세안 지역에서 꾸준히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고 강대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강대국 관계는 자신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극단적 벼랑 끝 전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세안 국가는 이런 벼랑 끝 전술이나 북한의 모험주의적 대외관계와 전략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북한 입장에서 아세안 국가들은 비교적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줄 수 있는 세력들로 인식된다. 북한에게는 강대국 관계 보다 아세안 국가와 관계가 더 중요할 수 있고 더욱 잘 만들어 가야 하는 관계일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기존 교류 관계를 바탕으로 북한에 우호적 충고를 할 수 있는 국가들이며, 북한 역시 거의 유일한 출구이자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도 아세안 국가들의 충고를 더 들을 가능성이 높다.

 

신남방정책 3P 원칙의 한반도 적용과 아세안의 역할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대 아세안 정책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 물론 신남방정책의 추진은 일차적으로 한국과 아세안 사이 협력의 강화가 제 1 목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신남방정책의 효과적 추진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 건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신남방정책 추진의 동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실제로 신남방정책이 표방하는 3P, 즉 사람 (people), 번영 (prosperity), 그리고 평화 (peace)는 북한 핵문제, 한반도의 평화정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시 말해 한국과 아세안의 양자협력이 3P의 원칙 하에 심화되고 이 심화된 협력 관계는 다시 같은 3P의 원칙과 비전 하에 한국과 아세안이 협력적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나서는 바탕이 된다.

북한의 변화를 위한 아세안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하나의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현 상황으로부터 북한의 근본적 변화와 개방까지의 변화과정을 두 단계로 나눌 필요가 있다. 첫번째 단계는 현 상황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혹은 북한 핵위험의 현저한 감소까지다. 이 단계를 거치게 되면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현저히 완화되거나 북한의 완전환 비핵화에 따라 경제제재 역시 완전히 해제될 수 있다. 두번째 단계는 비핵화를 넘어서 북한이 대내적 개혁을 대하고 대외적으로 개방을 하여 정상국가화를 추구하는 단계이다. 이 두 단계에 적용되는 남북 사이 동학, 북한과 국제 사회 사이의 동학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앞선 단계가 보다 전통 안보의 힘이 충돌하는 국면이라면 후자의 경우는 보다 연성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설득과 유인이 필요한 단계다.

현재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과정에서 역시 중심적인 행위자는 북한과 미국, 한국,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등 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좁게는 북한과 미국 사이 동학이 북한 비핵화의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 이 과정에 동남아 지역의 중소국가 연합인 아세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거나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단계에서 아세안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고 관련 당사국들이 꾸준히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하는 국제적인 여론을 만들거나 이에 힘을 보태는 정도의 역할이 아세안에게 현실적으로 기대되는 역할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다면 아세안은 이미 아세안 내에 비핵지대 조약 (Southeast Asian Nuclear Weapon Free Zone, SEANWFZ)을 선언한 조약을 체결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조약은 동남아 국가들을 구속할 뿐만 아니라 아세안은 이제 동남아를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에게도 이 비핵지대 조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아세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일정한 도움을 주거나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서 서로 충돌하는 이익 간에 중재 혹은 관련 당사자들을 모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실질적 행동 외에도 한국은 아세안이 비핵지대 선언을 하기까지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도전과 어려움에 대해서 미리 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핵화 혹은 북한 핵 위협의 현저한 감소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화된다면 다음 과제는 북한의 대외 개방, 대내적 개혁이라는 두번째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이 단단부터 아세안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고 신남방정책 3P중 두 항목 즉, 번영 (prosperity)와 사람 (people)항목이 본격적으로 이 단계에 적용된다. 이 단계에 들어서 아세안에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은 1) 북한에 대한 투자 등 경제적 관여, 2) 북한의 내적 거버넌스의 개혁을 위한 아세안의 역할, 3) 그리고 무엇보다 북한의 외교적 정상국가화를 위한 아세안의 역할 등이다. 세번째 북한의 외교적 정상국가화를 위한 아세안의 역할은 가장 중요하며 다른 국가나 지역이 담당할 수 없는 아세안만의 공헌이 될 수 있다. 이 항목은 다음 섹션에 별도로 언급할 것이다.

번영의 문제는 한국과 아세안 사이 선순환적 경제협력, 상호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협력을 추구하겠다는 한국의 의지 표현이다. 이런 한-아세안간 경제협력은 범위를 확대해 한반도와 아세안 사이의 선순환적 경제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다. 북한과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은 북한과 꾸준한 무역 관계를 가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이 세국가와 북한 사이 무역액은 총 5억1천만 달러에 달한다.6 북한 경제의 대외 개방이 추진된다면 이는 아세안 국가들에게도 새로운 경제적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즉, 아세안 국가, 기업들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염두에 두고 무역과 투자를 확대해 개방된 북한이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

경제제재가 완화되면 북한은 경제회복과 성장을 위해 대외적으로 일정한 경제적 개방을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경제적 안정과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북한 경제가 가진 잠재력을 보고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두겠지만, 북한의 경제 현실을 볼 때 선진국의 대 북한 투자보다는 오히려 선진국과 북한 사이 큰 경제적 격차를 감안할 때 그 중간에 위치하는 동남아 국가와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기에 보다 적절할 수 있다. 동남아 기업의 투자가 북한 경제 회복과 성장에 보다 현실적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북한과 동남아 국가 사이 기존 관계나 어느 정도의 신뢰, 동남아를 강대국 보다 북한에 우호적으로 인식하는 북한을 볼 때 오히려 동남아 국가와 기업의 투자가 북한의 대외적 개방을 불가역적으로 만드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반대로 동남아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투자를 통해 동남아 경제가 가진 중진국 함정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도 있다. 반면 북한은 아세안의 투자를 통해서 낙후된 경제의 재건과 장기적 발전 기반의 형성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람 (people) 항목은 한-아세안 협력에서 두개의 함의를 가진다. 우선 한-아세안 간 협력은 사람을 가장 최상의 가치로 본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과 아세안 사이의 정치안보, 경제협력, 사회문화 협력은 국가나 특정 세력의 이익이 아닌 일반 사람들의 정의와 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다. 두번째로 사람은 사회문화 부문, 특히 한-아세안 사이 인적교류의 활성화를 통한 상호이해 및 신뢰의 기반을 형성을 목표로 한다. 사람 항목 역시 한반도 문제에 아세안이 보다 깊게 관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시 말해 북한이 안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안보 문제 해결을 통해 사람이라는 가장 최상의 가치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동남아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개방을 할 때 국내 거버넌스 개혁의 문제가 등장한다. 경제적 개방을 위한 국내 법과 제도적 정비, 북한의 인권 문제 등 인간안보 문제의 해결 등이 이런 국내 거버넌스 개혁의 문제다. 국제사회는 물론 국제경제체제와 오랫동안 거리를 두었던 북한 입장에서 국제사회와 경제체제 속에 안착을 위해 이런 개혁은 시급한 과제다. 이 과정에서 외부의 적절한 투입과 조언,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이나 미국 등 북한을 둘러싼 국가들이 이런 개혁과 관련해 북한에 조언을 하고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나 미국 등은 북한이 당면한 경제적 체제 전환의 경험도 없고 북한 입장에서 조언을 받고 긴밀히 협력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반면 동남아에는 베트남, 미얀마와 같은 체제 전환, 내적 거버넌스 개혁의 경험이 있는 국가들이 있다. 베트남은 도이모이 (Doi Moi)이후 성공적으로 경제체제 전환을 이루어 냈고 빠른 산업화에 성공했다. 미얀마 역시 오랜 군사독재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 끝에 2011년부터 시작된 정치 개혁이후 국제사회와 경제 체제에 편입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동남아 국가들이 유사한 개혁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공유하고 조언을 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사람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도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북한과 동남아 국가간 기존의 우호적 관계로 볼 때 선진국이나 강대국보다 아세안의 주도와 조언이 북한 입장에서는 더 현실적으로 정치적 부담없이 받아들 일 수 있을 것이다.

신남방정책의 평화 원칙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한-아세안 사이 협력의 대 전제에 해당한다. 한국과 아세안 사이 안보 협력을 넘어서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한국, 아세안과 같은 중견세력에 어울리는 지역 평화 건설을 위한 협력을 의미한다. 한국과 아세안은 안보협력의 심화를 위해 필수적인 공통의 안보위협을 결여한 반면, 지역의 중견세력으로 평화라는 명제를 추진하기에 바람직한 세력이다. 강대국의 하드파워에 대응하여 평화라는 도덕적이고 규범적인 명제의 추진에는 중견세력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역 평화건설 이슈에 다른 분쟁과 안보 관련 사안 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 북한 핵문제도 포함될 수 있다. 아세안은 북한과의 기존 교류 관계로 인해 북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충고하기에 이상적 세력이다. 한국도 한반도 긴장 상태가 완화되면 지역 평화 건설의 주도세력으로 자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랫동안 아세안 국가들은 특히 남북 관계 긴장시 남북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며 북한 문제에 대한 뚜렷한 입장 표명을 꺼려왔다. 이로 인해 아세안이 주도하는 ARF 회의에서는 남북간 경쟁이 늘 있어 왔다.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이 암살당하면서 이런 아세안의 입장에 약간의 변화가 왔다. 김정남 암살사건은 말레이시아의 주권을 침해하는 사건이었다.7 또한 2017년 한 해 북미 사이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남북 관계에 대해서 아세안은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실험 등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8 뿐만 아니라 2018년 들어서 조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아세안 국가들은 이런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 환영의 입장을 보이며 적극적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아세안의 높아지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을 잘 활용해야 한다.

 

북한의 개방과 외교적 고립 탈출에서 아세안의 역할

북한의 외교적 정상국가화 문제에서 아세안의 영향력은 매우 크고 그 역할이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싱가포르 순방에서 있었던 싱가포르 렉처 (Singapore Lecture)에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는 언급을 했다.9 한국의 대통령이 한반도 및 북한 문제 관련해서 아세안 국가의 특별한 역할에 관해서 말한 몇 안되는 사례의 하나이다. 매우 간단한 문장이지만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고 경제적으로 그리고 외교적으로 대외에 개방을 하는 단계까지 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신남방정책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서 이 정책의 성공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공헌을 할 수 있도록 선순환적 관계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를 짚어 내고 있다.

1980년대 후반 개혁 개방을 시작한 중국이 첫번째로 국제무대에 발을 디딘 것은 바로 아세안을 통해서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세안을 통해서 중국은 본격적인 세계 외교 무대에 등장하기에 앞서 경험을 축적했다. 국제 사회와 본격적 교류에 앞서 인권, 민주주의 등 문제에서 중국과 입장이 유사한 아세안 국가들과 먼저 교류를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을 통해서 1990년대에는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당시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수상이 제안한 동아시아경제그룹 (East Asia Economic Group: EAEG), 아세안이 창설을 주도한 아세안안포포럼 (ASEAN Regional Forum: ARF) 등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주도적 움직임을 보이는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진출했다. 동남아 안에서도 베트남의 경우 도이모이 이후 가장 먼저 찾은 외교무대가 바로 아세안 가입이었고, 아세안+3 등 동아시아 차원의 다자협력 무대였다.

북한이 대외 개방을 통해 국제 외교무대로 나온다면 그 시작 역시 이 지역이 될 것이다.북미수교, 북일수교 등이 선행된다고 하더라도 본격적으로 양자관계를 먼저 추진하는 방향은 북한이 보다 편안하게 느끼는 아세안 방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관계를 가진 북한 입장에서는 아세안 국가와 양자관계를 더욱 심화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지역 다자협력체에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북한은 아세안의 적극적 노력으로 ARF에는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상황이다. ARF를 넘어서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 (East Asia Summit: EAS), 아세안국방장관회의플러스 (ASEAN Defense Ministers’ Meeting Plus)등에 순차적으로 가입하면서 활동 반경을 넓혀 갈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아태경제협력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PEC)에도 참여할 수 있고 지역자유무역협정인 지역포괄적경제협정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등에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변수는 아세안의 적극적 역할과 아세안의 동의 여부다. 전자의 경우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을 지역 다자협력 기구에 참여시키는데 아세안 국가 보다 이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집단은 없다는 의미다. 후자의 경우는 북한이 지역 다자협력에 가입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세안이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이 있다는 의미다. 적극적 의미에서 북한을 지역 다자협력 기구에 초청하고 참여시키는 역할은 이미 2000년 북한이 ARF에 가입할 때 증명되었다. 1994년 시작된 ARF는 한반도에서 북핵위기와 역사를 같이 한다. 1994년부터 시작된 북한 핵문제는 ARF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였다. 2000년 당시 의장국인 태국의 외교장관인 수린 피추완 (Surin Pitsuwan)은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기 위해 적극적 관여의 방향을 설정하고 북한을 ARF로 끌어 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북한은 2000년 부터 ARF에 참여하고 있다.10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지역 다자협력이 바로 이 ARF다.

반대로 아세안 국가들은 북한의 지역 다자협력 기구 가입을 어렵게 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아세안의 동의를 얻어야만 이런 지역기구들에 회원 자격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과 러시아의 EAS 가입이다. 2005년부터 시작된 EAS는 16개의 회원국 (아세안 10개국, 한, 중, 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로 출범했다. 미국은 EAS는 물론이고 아시아경제위기를 즈음하여 시작된 아세안+3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경우 EAS 출범 초기부터 가입을 희망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미국의 대 아시아 피봇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동아시아 다자협력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변화했고, 2009년 미국이 오랫동안 서명을 꺼렸던 아세안우호협력조약 (ASEAN Treaty of Amity and Cooperation: ASEAN TAC)에 서명하면서 기본 자격을 갖추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두가지 조건 즉, 아세안 TAC 서명과 ‘아세안과의 실질적인 협력관계’라는 조건을 맞춰야 했다. 전자의 경우 서명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 아세안 국가들의 주관적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다. 실질적으로 오랫동안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 왔어도 아세안 국가들이 부족하다고 결정을 내리면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실질 협력 관계가 좀 부족하다고 해도 아세안의 정치적 결정에 의해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하면 이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보면 아세안의 결정에 의해서 특정 국가의 지역 다자협력 기구 가입이 가능하게도, 불가능하게도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아세안을 둘러싼 지역 다자외교 무대의 동학이 의미하는 것은 아세안이 북한의 지역 다자외교 무대 등장을 촉진할 수도 있고 이를 원천적으로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세안에 대한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이런 차원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과 번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구상과 정책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세안에 대한 신남방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이를 통해서 한-아세안 관계가 다방면에서 더욱 심화되고 아세안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번영 문제에 보다 큰 관심을 가지고 이해 상관자로 참여한다면 아세안을 통한 북한의 지역 다자협력 무대 진출도 그만큼 수월해질 것이다. 이렇게 북한이 지역 다자외교 무대에 보다 많이 관여할수록 북한의 대외적 개방은 더욱 더 불가역적인 현상이 될 수 있다.

 

결론 신남방정책의 한반도 의제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북한의 비핵화 혹은 북한 핵 위협의 현저한 감소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가 완화되고 북한의 변화가 시작될 때 아세안이나 동남아 국가들이 북한 변화과정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많다. 북한의 경제적 개방, 내적 거버넌스 개혁, 그리고 무엇보다 외교적 정상국가화에서 아세안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욱이 기존 북한과 아세안 국가와 관계를 감안하면 북한의 변화 과정에서 아세안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진다.

이런 아세안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 기대를 현실화하는데 한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비핵화 이후의 과정이라고 미룰 필요도 없고 미루어서도 안된다. 지금부터 아세안이 향후 이런 역할을 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 국가들과 보다 긴밀한 전략 대화를 통해 아세안을 한반도 문제에 관여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를 꾸준히 그리고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아세안 국가 정부와 한국 사이 이런 업데이트를 위한 채널을 별도로 만들어 아세안을 중시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나아가 향후 아세안이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아세안에 설명하고 아세안 국가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신남방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 성공적 신남방정책 수행을 통해 아세안과 한국 사이 전반적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 한국의 문제가 아세안의 문제가 되고 아세안의 고민이 한국의 고민이 되는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경제와 사회문화 협력을 넘어 아세안 국가와 한국 사이 한반도 문제와 아세안의 안보 문제, 나아가 지역 안보와 전략 문제까지 논의하는 평화협력을 더욱 내실화 하고 심화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신남방정책 추진과 성공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신남방정책 추진의 추가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과거 한국 정부가 취했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방주의적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기존에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는데 가졌던 우려를 해소하고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아세안 국가의 적극적 역할이 한국 뿐 아니라 아세안의 이익임을 잘 설득해야 한다. 지역에서 가장 큰 안보 이슈인 한반도 문제에서 아세안의 적극적이고 건설적 역할이 아세안정치안보공동체 나아가 아세안 공동체 건설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 그동안 남중국해 문제를 포함한 아세안의 안보 문제나 지역 전체의 안보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무관심 했던 정책 방향을 재고하고 지역에서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중시해야 한다.

 

부록 1. 최근 북한의 10 교역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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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건의 내용은 필자의 견해로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1. 남유철. 2006. “북한 김정우 동남아 순방” 시사저널. 5월 17일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17337); 정아름. 2012. “북한, 동남아 외교 집중 배경은?” 자유아시아방송. 6월 5일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k_diplomacy/southasia-06052012165046.html/); 김영권. 2014. “북한 리수용 외상 동남아 5개국 순방…외교 고립 탈피 노력” VOA. 8월 15일 (https://www.voakorea.com/a/2413712.html); Hashima Macdonald. 2015. “Foreign ministry delegation leaves for Southeast Asia” NK News.org. January 29 (https://www.nknews.org/2015/01/foreign-ministry-delegation-leaves-for-southeast-asia/?c=1532478204572).
  • 2. 민영규. 2018. “리용호, 베트남 총리와 1시간 비공개 면담…도이모이 집중논의” 연합뉴스. 12월 2일.
  • 3. 이재현. 2017. “북한과 동남아시아” 아산정책연구원 이슈브리프. No. 2017-08.
  • 4. 이 당시 만들어진 인도네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예를 들어 2015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수카르노 재단에서 수여하는 인도네시아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북한이 인도네시아 국립대학에 김정은 강좌 개설을 요청한 바도 있다. (https://thediplomat.com/2015/08/north-koreas-leader-wins-indonesian-peace-award/)
  • 5. 김정남 암살 직후 이 암살에 가담했던 북한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에 있는 북한 회사의 직원인 것으로 밝혀져 동남아에서 북한 기업 활동이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다. Rozanna Latiff and A. Ananthalakshmi. 2018. “Malaysia further downgrading ties with North Korea a year after airport assassination: sources” Reuters. 13 February. 인도네시아는 김정남 사후 인도네시아에 있는 북한 식당들의 불법활동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Asia Correspondent. 2017. “Indonesian cops to probe N. Korean restaurant in Jakarta over alleged spying” Asia Correspondent. 21 February. 진포해운에 관해서는 Eda Erol and Leonard S. Spector. 2017. “Countering North Korean Procurement Networks Through Financial Measures: The Role of Southeast Asia” CNS Occasional Paper No. 35를 볼 것.
  • 6.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태국과 북한의 무역액은 총 2억 7천2백만 달러, 싱가포르와 무역액은 1억 5천3백만달러, 그리고 필리핀과 무역은 8천6백만 달러에 달한다. KOTRA. 북한 대외 무역 동향 (2013-2017) 자료.
  • 7. Kavi Chongkittavorn. 2016. “ASEAN’s soft response to North Korea is cause for concern” NIKKEI Asian Review. January 21; Kavi Chongkittavorn. 2017. “N Korea: An enemy at ASEAN’s gate?” The Bangkok Post. 26 December.
  • 8. ASEAN. 2017. “ASEAN Foreign Ministers’ Statement o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DPRK) Nuclear Test” (https://asean.org/asean-foreign-ministers-statement-on-the-democratic-peoples-republic-of-koreas-dprk-nuclear-test/)
  • 9. 문재인 대통령 싱가포르 렉쳐 원문 (https://www1.president.go.kr/articles/3845)
  • 10. Rodolfo C. Severino. 2009. The ASEAN Regional Forum. ISEAS: Singapore pp. 25-27; Wall Street Journal. 2000. “North Korea Applies to Join ARF: North, South Korea Agree on Agenda” The Wall Street Journal. May 11; Suthichai Yoon. 2017. “ASEAN cant’s play role of bystander in Korean crisis” The Nation. May 12.
  • 11. KOTRA. 북한 대외 무역 동향 (2013-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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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이재현

연구부문

이재현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아세안-대양주 연구프로그램 선임연구위원이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 학사, 동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고, 호주 Murdoch University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이후, 한국동남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외교통상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외교안보연구소에서 객원교수를 지냈다. 주요 연구분야는 동남아 정치, 아세안, 동아시아 지역협력 등이며, 비전통 안보와 인간 안보, 오세아니아와 서남아 지역에 대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주요 연구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Transnational Natural Disasters and Environmental Issues in East Asia: Current Situation and the Way Forwards in the perspective of Regional Cooperation" (2011), “전환기 아세안의 생존전략: 현실주의와 제도주의의 중층적 적용과 그 한계“ (2012), 『동아시아공동체: 동향과 전망』(공저, 아산정책연구원, 2014), “미-중-동남아의 남중국해 삼국지” (2015), “인도-퍼시픽, 새로운 전략 공간의 등장”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