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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트럼프 대항마 불투명
중도·보수 유권자 트럼프 선호
한국이 동맹 관리에 앞장서야

미국 대선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2주 앞두고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몇 개월간 28명의 후보가 12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등 5∼6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각주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바이든이 압도적이지만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극좌파인 샌더스와 워런의 지지층보다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바이든의 평균 지지율은 약 27%였다. 샌더스와 워런은 각각 19∼20%를 기록하고 있다. 두 후보의 평균 지지율을 합하면 35∼40% 정도가 되는 셈이다. 물론 다른 중도 성향 후보들인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전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주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지지층이 바이든을 중심으로 통합을 이룬다면 바이든의 경선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블룸버그와 함께 앤드루 양 그리고 톰 스타이어 같은 부유한 기업인 출신들이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경선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후보들이 경선에 오래 남을수록 민주당의 대통합 가능성은 작아질 수밖에 없고, 민주당의 분열 가능성 또한 커진다.

하원에서 상원으로 옮겨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재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샌더스와 워런은 유세를 하지 못한 채 워싱턴에 있어야 한다. 또한, 탄핵 재판 결과가 트럼프와 민주당 경선 후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타격을 줄지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경선전이 혼미한 가운데, 앞으로 진행될 미 대선의 시나리오는 3가지로 예상된다. 우선, 샌더스나 워런 등 극좌 진보 성향 민주당 대선 후보가 트럼프의 상대가 되는 것이다. 이 경우 공화당은 물론 무소속 유권자도 극좌 후보 대신 트럼프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에게 불만이 있더라도,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선호하는 의료보험 개편이나 개방적인 이민 정책, 부유세 정책은 더 싫기 때문이다.

둘째, 바이든이나 블룸버그 등 중도 성향 후보가 트럼프의 상대가 되는 것인데 이 경우에도 트럼프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고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 중 약 3분의 2가 2020년 대선에서 다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분할 투표 선호 유권자 중 대부분은 학력이 낮은 백인들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호전된 경제 상황과 반이민 정책에 호감을 느끼며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든 상관없이 제3당 후보가 출현하는 경우다. 제3당 후보는 트럼프에 맞서 출마하는 만큼 성향은 트럼프보다 민주당 후보에 가까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지지표가 분산돼 트럼프는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경제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돌발적인 대형 악재가 발생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또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등 핵심 경합주의 표심이 최종적으로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2016 대선처럼 이번 선거에도 많은 새로운 변수가 출현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선 11월 3일 대선의 승자는 트럼프가 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시대가 4년 더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동맹과 대북 정책을 신중히 관리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국내외 변수가 많은 미 대선 정국에 한·미 동맹에 파열음이 발생하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대북 제재를 무력화시킬 북한 개별 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후부터 추진해온 인도·태평양 전략도 트럼프 재선 시에는 더욱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는 만큼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좀 더 전향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한·미 동맹은 6·25전쟁 와중에 많은 이의 희생과 노력을 바탕으로 구축된 것이다. 동맹이 있었기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한 오늘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 더구나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해인만큼 한·미 정상이 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하면서 미래 비전을 새롭게 그려볼 필요가 있다. 6·25 70주년의 해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다.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북핵 위협시대 한·미 동맹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새삼 되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 본 글은 1월 22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이며, 아산정책연구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닙니다.

About Experts

J. James Kim
J. James Kim

미국연구센터, 워싱턴사무소

J. James Kim 박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의 미국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며 Columbia University 국제대학원 겸임 강사이다. Cornell University에서 노사관계 학사와 석사학위를 마치고 Columbia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ersity, Pomona의 조교수(2008-12)와 랜드연구소의 Summer 연구원(2003-2004)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주요연구 분야는 비교민주주의 제도, 무역, 방법론, 공공정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