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아산정책연구원은 5월 22일(수), 제26회 <아산서평모임>을 개최했다. 주제 도서는 모종린 교수(연세대학교)의 『골목길 자본론』(다산북스, 2017)이었다. 이번 모임은 정수복 작가의 사회, 저자 모종린 교수의 발제로 진행됐으며, 김도현 교수(국민대학교)와 장대련 교수(연세대학교)가 지정 토론을 맡았다. 이날 모임에는 유걸 건축가(아이아크), 김명구 교수(연세대학교), 김기봉 교수(경기대학교) 등 서평 위원 15여명이 참석했다.

◈ 모종린 교수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골목상권”

모종린 교수는 집필 동기로 세 가지 키워드 ‘라이프스타일, 골목길, 창조적 커뮤니티’를 들며, “라이프스타일 혁신이 우리의 시대정신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골목길, 더 정확히 말하면 창의적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창조도시, 창조적 커뮤니티를 건설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모 교수는 “골목길은 라이프스타일 혁신의 현장으로 골목길에 소비자의 체험, 문화, 감성 소비를 만족시키는 탈물질주의 업종이 들어섰고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모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골목상권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에 모 교수는 “탈물질주의 경제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탈물질주의 수요를 만족하는 골목상권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골목상권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생활권 경제의 구축”이 중요한 조건이라며, “골목상권이 도시산업 생태계로 기능하려면 주택, 교육, 대중교통 등 주거환경의 개선이 필수적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현실에서 창조적 커뮤니티가 가능한 것은 골목상권”이고,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산업은 중앙 정부의 산업정책을 통해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 인재와 계층이 자발적으로 모여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 김도현 교수 “골목길 자본론과 small town entrepreneurs”

김도현 교수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물적기반에서 인적기반으로 산업이 변화되고 있다”고 하며, 이에 따라 일터와 삶터의 구분이 필요 없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골목길 자본론』에서 일터와 삶터가 구분되지 않는 세 가지 유형, 즉 “홍대와 도야마처럼 일터 옆에 삶터가 있는 ‘일터 옆 골목들’, 성수동처럼 ‘골목에 일터 만들기’, 샌프란시스코처럼 ‘일터를 부르는 골목’을 발견했다”며, “골목길은 일과 사람이 만드는 좋은 지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책에서 대학의 역할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며, “대학이 일터와 삶터를 만나게 하는 좋은 기반이지만 한국대학들은 스스로를 지역대학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대학들이 현재 지역과 관계된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찾아보면 지역을 위한 대학의 역할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모종린 교수가 제시한 장인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골목 장인 기획사’라는 대안에 대해서는 “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과연 수익이 회수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며 의문을 던졌다. 또한 한 지역에 뿌리내린 장인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small town entrepreneur’와 같이 작은 골목에 머물되, 세계를 상대로 사업하는 이들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 장대련 교수 “문화 유산으로서의 골목길과 그 가치”

장대련 교수는 “현재 한국은 어떻게 발전할지, 그리고 무엇을 추구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성장만을 위한 발전을 하게 될까 우려를 나타내며 말문을 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손에게 남겨줘야 하는 유산 중 하나는 문화이고, “골목길도 하나의 유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골목길 자본론』에서 공감하는 주장으로 골목길이 크기에 비하여 그 상징적 가치가 크다는 점을 꼽으며, “K-Pop, K-Beauty, K-Drama 등에 힘입어 문화의 정체성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장 교수는 골목상권 시장실패의 주된 원인이 공동체문화의 부재라는 주장에 공감하면서, “골목문화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소비자와 상인 간의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속되기가 어렵다”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이에 골목상권 활성화에 필요한 요구 조건으로서 ‘5C(Culture, Clustering, Creativity, Cool-Factor, Coziness)’라는 보완 모델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현재 reinvention 중인 뉴욕 허드슨야드나 현대 판교 백화점을 예로 들면서, “온라인 샵이 오프라인 샵으로 들어서는 추세고 소위 ‘Total life style one-stop shop’이 생기고 있다”며 몰링(Malling)상권이 쇠퇴한다는 모종린 교수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자유토론

발제 및 지정토론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김명구 교수(연세대 이승만연구소)는 “골목상권을 생성하는 전제조건으로 골목문화를 들었는데, 이것이 과거 동네문화와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모종린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로 골목길을 주목했고 이는 옛 공동체와는 다른 ‘취향 공동체’”라며, “개인주의를 중심으로 필요에 의해 형성되는 ‘느슨한 연대’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유걸 건축가(아이아크)는 “책에서 말하는 ‘골목길’이 한국의 골목인지 아니면 도시 구조 속에서의 골목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문화의 성격상 개방성과 다양성을 보자면 안정보다는 변화 지향적이라며, “도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구 유입 혹은 인구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골목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하고 늘 새롭게 변하는 소재가 있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 제26회 <아산서평모임> 세부일정표, 발제문 및 토론문 (첨부파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