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활동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은 1월 16일(수), 제24회 <아산서평모임>을 개최했다. 주제 도서는 장세훈 교수(동아대학교)의 『냉전, 분단 그리고 도시화: 남북한 도시화의 비교와 전망』(알트, 2017)이었다. 이번 모임은 정수복 작가의 사회, 저자 장세훈 교수의 발제로 진행됐으며, 김백영 교수(광운대학교)와 안창모 교수(경기대학교)가 지정 토론을 맡았다. 이날 모임에는 김명구 교수(연세대학교), 유걸 건축가(아이아크), 이상훈 부원장(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 서평 위원 20여명이 참석했다.

◈ 장세훈 교수 = “전혀 다른 듯 닮은 남북한 도시 경관 탄생의 전말”

장세훈 교수는 남북한의 독특한 도시화 양상을 설명하기 위해 “서구 이론 적용의 한계를 넘어 그 해답을 한반도 밖이 아니라 안에서 찾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20세기 후반 한반도의 사회 변동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로 냉전 도시화와 분단 도시화의 개념을 새롭게 제안했다. 또한 저자는 “남북한 쌍방 중 어느 한 쪽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외눈박이 인식’을 교정함으로써 한반도 전체를 조망하며 냉전과 분단 속 남북한 도시화 양상을 새롭게 재해석하고자 책을 썼다”고 했다.

장 교수는 냉전 도시화와 분단 도시화를 잣대로 삼아 남북한의 도시화 양상과 도시 경관을 비교함으로써 그 차별성과 동질성을 밝히고자 했다. 그는 “냉전과 분단이 남북한 사회가 각각 자본주의적 도시화와 사회주의적 도시화라는 전혀 다른 궤도를 달리도록 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남북한 모두 치열한 체제 대결로서 대내외적 과시를 위한 도시화를 추진함으로써 동질화된 도시 경관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1990년대 탈냉전이 앞선 도시화의 흐름에 균열을 일으켜 남북한 모두에게 새로운 도시화 경로를 모색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백영 교수 = “도시사회학자의 눈으로 본 한반도 분단”

김백영 교수는 한국도시화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도시사회학과 지역사회학적 관점에서 연구를 지속해온 저자가 그 성과를 북한도시화에 대한 탐색적 연구와 결합하여 ‘냉전 도시화’와 ‘분단 도시화’라는 개념적 우산 아래 하나의 저서로 묶어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저자가 독창성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논문들로 각 챕터를 구성했으며, 분단과 냉전이라는 개념이라는 하나의 해석틀 속에 꿰어내는 도전적 시도를 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반면 “주요 개념이 구체적인 이론화나 경험적 논의에 뒷받침되지 못한 채 단지 시론적인 수준의 논의에 그치고 마는 한계가 보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서 그는 도시 연구서임에도 지도와 도면 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도면을 통해 공간적 분석을 할 때 생동감 있는 실증적 이해를 가능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다차원적 분석과 이론적 확장 가능성을 넓혀주지 않을까”라며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식민지 유산’이라는 역사적 요인에 대한 엄밀한 검토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식민화와 탈식민화가 분단과 전쟁에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검토 없이 분단 도시화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 안창모 교수 = “남과 북의 도시화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해석”

안창모 교수는 책의 내용이 자신의 주된 연구 분야라며, “다른 분야에서 같은 주제를 고민하는 분의 연구를 접하는 것은 제가 갖고 있는 공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 깊게 읽었다”고 이야기하면서 토론을 시작했다. 안 교수는 “저술에서 남과 북을 바라보는 상이한 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데, 특히 책의 앞부분에서 남과 북에 대한 묘사를 하면서 나타나는 표현의 편향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과연 평양이 대외 전시용 도시인가?”라는 의문을 던지며, “평양이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북의 모든 도시가 따라야 할 모델 도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북한 체제 경쟁으로 인한 요새도시, 병영도시의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대규모 건축물의 등장배경과 이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전혀 달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벗어나고자 했다는 ‘외눈박이’의 관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토론

발제 및 지정토론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김명구 교수(연세대 이승만연구원)는 “저자가 남북한 도시가 냉전과 분단의 산물로 도시화되었다고 했지만, 과연 적절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화와 도시화를 함께 설명했다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더 뒷받침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또한 현상만 보고 도시화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읽어갈 수 있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대홍 기자(KBS)는 “주민들이 원하는 삶의 형태로 끌고 가는 것도 도시의 한 모습일 텐데, 너무 지나치게 이데올로기적으로 서울과 평양을 묘사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도시 창조 행위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도시화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음을 덧붙였다. 이어 “남북한 체제 경쟁으로 도시화가 되었다면, 그 과정을 패턴이나 모델로 시각화하여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 제24회 <아산서평모임> 세부일정표, 발제문 및 토론문 (첨부파일 참조)